(인터뷰) 여전히 소년같은 천진난만한 아저씨 [사랑하기 때문에]의 차태현
16.12.30 16:43
차태현은 어느덧 40세의 배우가 되었다. 하지만 항상 보며 느낀 것은 신인 때나 지금이나 여전히 외모적으로 나이 들었다는 모습이 전혀 느껴지지 않는다는 점이었다. 외모뿐만 아니라 인터뷰 내내 보여준 여유로움과 시종일관 웃음을 자아내게 만드는 쾌활한 성격도 2,30대의 모습을 보는것 같았다. 작품마다 유머와 따뜻한 모습을 보여주려는 것은 이미지 관리가 아닌 원래부터 그런 마음씨를 지닌 그의 진심을 보여주기 위함이 아니었을까 생각되었다.
다음은 일문일답.
-완성된 결과물에 대해 정말 솔직하게 이야기하자면?
할 때마다 느끼는 건데 좋기도 하고 아쉽기도 하다. 그래도 나와주신 분들 모두가 잘해주셨다. 제작 전 감독님하고 내가 많이 의논했던 부분이 내가 많이 안나왔으면 좋겠다는 거였다. 내가 너무 중간마다 나오면 흐름을 깰수 있으니까. 그래서 캐스팅에 많은 공을 들였다. 처음 이 영화의 출연을 결정한 것은 유재하 님의 음악을 소재로 한 영화라는 점이었는데, 완성된 영화에는 생각보다 음악이 적게 사용된 게 아쉬웠다. 원래 계획보다 조금 벗어난 것 같더라. (웃음)
-[사랑하기 때문에]를 선택한 이유는?
故 유재하 님 음악을 소재로 하 다는 점 때문에 선택했다. 빙의라는 소재 때문에 물론 고민도 했었다. 새롭지는 않지만, 그분의 음악을 소재로 한다는 기획이 나에게는 매우 좋았다.
-유재하 님 음악 중 어떤 게 좋은가?
지난날, 그대 내 품에, 사랑하기 때문에 거의 모든 음악이 좋아한다. 우리 또래는 유재하 님 음악을 들어서 그런지 아마도 향수가 있는 것 같다. 개인적으로 첫장면 교통사고 장면에서 사랑하기 때문에가 나오는 부분이 묘하게 느껴지더라. 다행히 어린 친구들도 거부감 없이 들어서 더 좋았다.
-다양한 군상을 연기하는 게 쉽지 않았을 것 같은데…
[헬로우 고스트]와 비슷한 설정이지만 상황은 그 반대다. 이번에는 내가 그분들 몸에 들어가는 상황이다. 그래서 이번 작품에는 배우분들이 나를 관찰하는 일이었고, 내가 별로 많이 등장하지 않았기에 어려운 건 없었다.
-이번에 네 명의 배우들이 본인을 따라하는 데 가장 놀란 부분은?
성우형 연기에 놀랐다. 내 모습이 이렇게 표현될 수 있다니…(웃음) 남자가 남자를 연기하는 모습이 놀랍더라. 형이 많이 고민을 한 것 같다. 내 말투를 많이 따라 하시더라. 성우 형이 나에 대해 많이 연구한 것 같았다.
-교복을 입은 파격 변신은 본인 생각이었나?
원래 각본상에 있었다. 크게 생각한 부분이 아닌데 보는 사람들은 교복 입은 게 아주 신기하다고 하더라. 사람들이 많이 모인 시내에서 입고 다녀야 하는 상황이라 좀 창피했다. 근데 사람들이 여고생 교복을 입은 나를 잘 알아보지 못하더라. (웃음) 실제 고등학생 애들이 와서 웃고 사진 찍고 좋아했다.
-가장 마음에 크게 다가온 에피소드는?
각본상 박근형, 선우용녀 선배님들이 나오는 부분이 가장 마음에 크게 와 닿았다. 시나리오상에는 그 부분이 거의 후반부였다. 워낙에 많은 인물이 등장한 탓에 너무 많은 분량과 인물들의 등장 신이 많이 삭제되었다. 그 부분에 있어서는 주환이와 현진이에게 미안하게 생각한다. 어쩔 수 없었다. 그래도 다양한 세대별 군상들의 모습이 나오는 소재여서 그런지 공감해 주시는 분들이 많더라. 특히 대화가 없는 부부의 이야기에 많이 공감하는 분들이 의외로 많아 놀랐다.
-DJ 경력 때문인지 음악에 대한 애정도 남다른 것 같다. 이번에도 [복면 달호][과속 스캔들] 처럼 뮤지션 캐릭터이며, 주연작의 OST도 감성 음악을 더 우선으로 하고 있다. 음악과 관련한 캐릭터에 더 애정이 있으신지?
그러고 보니 그렇네? (웃음) 하다뵈 그런 것 같다. [복면달호] 같은 경우는 남들이 다 안 한다고 하는 작품이어서 관심이 갔다. 가수이고, 복면을 쓰고 노래를 부른다는 설정이 너무 재미있어서 하게 되었다. 특볗히 음악과 뮤지션 캐릭터에 애정이 있어서 선택하거나 애정이 있는 건 아니다. 일단 각본을 보고 재미있으면 선택한다. [과속스캔들] 이후에도 제안된 작품들 중에는 유독 음악 영화가 많았는데, 전부 다 비슷한 작품들이어서 거절한 적이 많았다.
-특별출연한 장혁, 홍경민, 조달환은 어떻게 출연했나? 의리였나? (웃음)
혁이는 감독님과의 인연으로 출연했고, 경민이는 내 부탁으로 출연했다. 달환이는 마지막까지 출연하게 될 줄 몰랐다. (웃음) 제작자인 우리형이 나보다 인맥이 좋아서 이번 캐스팅에 큰 공을 들였다. 내가 제대로 데려온 사람은 성우형(배성우) 한 명? (웃음)
-김유정이 스컬리 역할을 너무 잘해줘서 놀라웠다.
그러게 말이다. 김유정의 스컬리 캐릭터가 참 좋았다. 캐스팅과 섭외중 가장 잘한 캐릭터다. 무엇보다 실제 나잇대에 맞는 배우가 그 역할을 맡게 되니 너무 좋았다. 서로 반말하는 모습이 지금 봐도 너무 재미있더라. (웃음)
-김유정이 영화에 출연한 시기는 [구르미 그린 달빛] 전이었나?
그렇다. 드라마 찍기 전에 영화에 합류했었다. 신인 배우들이 영화 찍기 전 뜨는 모습이 참 좋았다. 나는 물론이고, 감독님에게도 복이다. 사람들이 내가 [구르미 그린 달빛]에 출연한 게 보검이 때문에 출연한 거로 알고 있는데, 사실은 유정이 때문이었다. (웃음)
-그러고 보니 박보검, 송중기 등 기획사 동료들이 상승세다.
그러게 말이다. 요즘 모두 상승세다. 대표 입장에서는 매우 뿌듯하겠지. (웃음) 연말에 누가 상을 받을지 벌써 기대된다. (웃음) 잘 나가는 만큼 내가 말 조심을 해야지 (웃음) [1박 2일][냉장고를 부탁해]에서 말 한마디 한 거에 기사화 되는 것 보고 조심해야겠다 생각이 들더라.
-아무래도 "바꿀 수 있다면 다이어트 중인 아내의 몸을 바꿔주고 싶다"는 발언 때문에? (웃음)
(웃음) 이 영화의 특성 때문에 달리 표현할 게 많이 없더라. 한번은 정우성 형 몸에 들어가고 시다고 계속 이야기했는데, 너무 식상해서 와이프로 바꿔본 거였다. (웃음) 그래서 결국 집에 가서 많이 혼났다. 그 부분이 나올 줄이야. (웃음)
-그런 자극적인 부분만 나와도 예능 출연을 꺼리지 않는 것 같다.
우리 영화의 홍보를 위해서는 나가줘야 한다. 되도록 겹치지 않게 출연하려고 체크한다. 아무래도 [1박 2일]에 출연하다 보니 제약이 많더라. [런닝맨] 출연하고 싶은데 같은 시간대고, 방송사도 틀리다 보니 힘들잖아. (웃음) 두 팀의 콜라보를 만들어 본다면 예능 최고의 역사를 만들 것 같은데 한 번 안될까? (웃음)
-김유정을 비롯해 전작에서 화제가 되는 여배우들과 연이어 좋은 케미를 낼 수 있는 비결은 뭐라 보나?
글세, 그건 잘… 아무래도 그분들이 나를 편안하게 생각하는 것 같다. 아마 내가 유부남이어서? (웃음) 그렇게 더 중요하다. 여배우뿐만 아니라 내가 연기 스타일을 받아주는걸 하다 보니 자연스럽게 그렇게 되는 것 같다. 그런데 정작 하지원, 송혜교 씨와 같은 유명한 분들과 함께 했을때는 좋은 결과가 나오지 않는다. (웃음) 그분들한테 너무 미안하네 (웃음) 그래도 유명하기 전 함께한 배우들이 잘되는 모습을 볼 때마다 너무 뿌듯하다. 내가 남우주연상을 못 받더라도 나로 인해 감독상, 신인상을 받게 되는 게 더 좋잖아.
-그렇게 보면 남우주연상까지는 아니더라도 영화계 전체로 봐서는 공로상을 줘야 하지 않을까? (웃음)
벌써? (웃음) 글쎄 예전보다 흥행 타율이 떨어져서 도움이 될런지 (웃음) 그런데 내가 극장에 오는 관객입장에 봐도 대작을 선호할수 밖에 없더라. 물론 그런 대작을 이겨낼 정도로 매력적인 영화를 만드는게 내 일이다. [럭키][형]과 같은 흥행작이 그런걸 충족시켜준 대표작이라 생각한다. [형]은 경수와 정석이가 하는 케미가 새로웠고, [럭키]는 해진이 형의 모든 모습들이 다 집약돼 있어서 좋을 수 밖에 없었다. 그런류의 영화들을 성공 시키는 게 참 대단 한 것 같고 부럽더라. 나는 천만 배우가 되고 싶은데 그 느낌을 잘 모르겠다.
-특정 장르에 묶여 있는 게 아쉬우면서도 한편으로는 장점이 될 수 있지 않을까?
이번 기사 시사회서 차태현표 영화라 표현하는 걸 들었는데, 그 표현이 너무 좋더라. 당연히 다른 모습을 보여줘야 한다 생각한다. 물론 매번 그런 모습을 보여줄 수 없지만, 나에게는 이런류의 각본이 자주 들어온다. 스릴러 영화와 악역 제안 영화도 들어오고 있지만, 누가 봐도 내가 악역 인게 딱 보여서 거절한 작품들이 많다. 며칠 전 촬영한 [신과 함께]의 경우네는 새로운 시도였다. 굉장히 다른 느낌의 영화가 나올 것 같다.
-따뜻한 성향의 작품을 선택하는 이유는?
아무래도 내가 그런 성향을 좋아해서 그런 것 같다. 그렇다고 영화를 볼 때 따뜻한 영화만 보는 건 아니다. 내가 연기하게 되면 유독 그런 모습이 많이 보여지더라.
-[헬로우 고스트][파랑주의보]와 이번 [사랑하기 때문에[의 영향 때문에 삶과 죽음에 대한 가치관이나 생각이 은연중에 들지 않았나?
그러네 그런게 있었네. (웃음) 그런 건 전혀 생각해 본 적 없다. 예전에 [꽃찾으러 왔다]라는 드라마를 한 적이 있었는데, 거기서 극중 이름이 호상인데, 호상인체로 죽었다. (웃음) 그러고 보니 [바보]에서도 죽었네. (웃음) 왜 그런지 모르겠지만, 나 개인적으로 아이와 함께 나와서 죽는걸 해보고 싶더라. (웃음) 웃기면서도 자연스러운 감동을 줄 수 있는 작품을 해보고 싶어서 그런것 같다. 개인적으로 [헬로우 고스트]의 감독님의 유머코드가 너무 달라서 아쉬운게 많았다. 더 재미있게 할 수 있는데, 그분은 너무 재미있는 걸 싫어하는 것 같더라. 개인적으로 코미디 영화로만 봤을 때 깔끔하게 웃기는 영화가 좋다.
-최근 연예계 인터뷰에서 젊은 후배들이 존경하는 선배로 자주 언급된다고 한다.
최근 댓글에 너무 웃긴 걸 봤다. '차태현 늙어서 젊은 애들에 묻어가려 한다'고 (웃음) 그렇게 볼 수도 있다. 근데 뭐 희한하게 나는 인성이와 관계가 있었고, 그로 인해 중기, 경수 이렇게 만나게 된 거였다. 맨날 카톡에서 대화하는 정도다. 그래서 이렇게 친하게 격없이 지내다 보니 그런 말을 듣는 것 같다.
-최종 목표는?
죽을 때 까지 연기하는 거다. 요즘 연예계 시스템이 참 재미있다. 나 때만해도 앨범을 내고 이런 게 쉽지 않았잖아. 지금은 그런 경계가 없잖아. 배우들이 가수도 하며 다 하는게 참 대단하고 신기하더라.
-그 분야에서는 태현 씨가 원조 선배이지 않은가? (웃음)
(웃음) 실력이 너무 차이가 나잫아. 지금 친구들은 전문으로 배운 프로들이다. 그러고 보니 드라마 [프로듀사] 에서 나온 대사 중에 "야 방송국 가면 다 배울수 있어"라는 대사가 너무 웃기고 공감하더라. 내가 활동하던 시기가 바로 그런 때였다. 지금은 그와 달리 기획사 시스템으로 돌아가는 형태잖아. 어떻게 그런 대사를 만들었는지, (웃음) 그러고 보니 거기서 나온 인상깊은 대사가 몇 개 있다. "예능은 끝이 아닐 수가 없다"라는 부분이 그렇다. 결국 망해야 끝난다는 운명이 너무 안타깝더라. 그게 바로 예능인과 희극인의 숙명인 것 같다. 그러니 매일 최선을 다해야지. (웃음)
[사랑하기 때문에]는 1월 4일 개봉한다.
최재필 기자 (보도자료/제휴 문의/오타 신고) movierising@hrising.com
(사진=NEW)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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