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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여자의 진정한 사랑…우리가 몰랐던 [아가씨] 파격 베드신의 의미와 비하인드

17.01.02 18: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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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년 국제적으로 가장 화제가 된 한국 영화를 꼽자면 단연 박찬욱 감독의 [아가씨] 이지 않을까? 

[부산행][곡성]도 분명 2016년 개봉작 중 세계인에 어필된 화제작 이었지만, 박찬욱이라는 이름의 상징성, 동양적인 아름다움 속에 담긴 섬뜩한 비주얼, 파격적인 메시지는 화제와 논란을 불러오기에 충분했다. 

특히 이 영화가 선보인 두 여주인공 히데코와 숙희의 농도 짙은 베드신은 "남성적 로망의 포르노 VS 아름다운 두 여성의 사랑"으로 표현될 정도로 극명한 호불호를 불러온 영화 속 최고의 논란의 대상이었다.

하지만 이 장면에는 [아가씨]의 진짜 메시지를 의미심장하게 담고 싶었던 박찬욱 감독의 남다른 고심과 파격 연기를 선보여야 했던 두 여배우를 위한 제작진의 배려가 담겨있었던 것으로 알려져 다시금 주목을 받고 있다.

해외 영화 매체 벌쳐는 2016년 12월 7일 기사로 10명의 영화감독이 완성한 문제적 베드신의 비하인드를 정리했다.

[내 여자 친구의 결혼식]의 폴 페이그, [슬리핑 위드 아더 피플]의 레슬리 헤드랜드, [와일드 씽]의 존 맥노튼, [아메리칸 싸이코]의 메리 해론, [쇼 걸]의 폴 버호벤 등 여러 감독들이 직접 자신의 영화 속 문제적 장면들의 의미와 촬영 방식에 대해 설명한 가운데 박찬욱 감독은 [아가씨]의 베드신은 "두 여자의 진정한 사랑의 의미을 전달하려 했다."고 정의했다. 

다음은 박찬욱 감독이 매체를 통해 직접 설명한 베드신의 비하인드로, 이중에는 우리가 몰랐던 촬영장 분위기와 감독이 의도한 장면이 상세하게 설명돼 있어, 베드신 장면의 의미를 더해주고 있다. 

(쉬운 설명을 위해 전문과 달리 해석본은 축약 또는 변형했음을 미리 밝힙니다. 좀 더 자세히 알고 싶으신 독자 분들은 아래 영문 기사를 참고하시기 바랍니다.)

☞벌쳐 기사전문: How Do You Direct a Sex Scene? 10 Directors Tell Their Secret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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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여성의 베드신이 나오는 장면인 만큼, 이 부분이 남성의 시각으로 그려지지 않기 위해 얼마나 고민했는지 상상할 수 있겠는가? 이 장면을 진정한 사랑처럼 표현하기 위해 문제의 장면에서 오랫동안 고심해야만 했다. 이 영화는 기본적으로 남성의 시선에서 주제를 취하고 있지만, 동시에 그 시선에서 벗어나려 하는 여성에 관한 이야기다. 그녀가 이 상황에서 벗어날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은 다른 여성을 찾아 연대를 형성하고 남성의 압박으로부터 저항하는 것이다.

나는 먼저 배우들(김민희, 김태리)에게 이 장면(베드신) 이후 그들에게 어떤 변화가 올 것인지에 대해서 분명하게 이야기했다. 그리고 그들의 이해를 돕기이해 신체의 어느 부분을 어떻게 노출할지를 담을 스토리보드를 상세하고 구체적으로 만들었다. 그녀들이 이것을 통해 "저는 이런 각도의 앵글이 싫어요."와 같은 상세한 피드백과 의견을 나에게 줄 수 있도록 하기 위해서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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촬영 당일 날, 나는 촬영장에 있는 모든 남자 스태프들을 세트 밖으로 나가도록 했고, 붐 마이크를 사용할 수 있는 여성 스태프만 남겼다. 카메라는 원격 조종하도록 설정해 세트장에 두 여배우만 남기도록 했다. 그리고 세트장 안에 잔잔한 음악을 틀고, 향초를 피우고, 와인을 배치해 배우들이 부담 없이 편안하게 휴식을 취할수 있도록 배려했다. 동시에 나는 가능한한 모든 장면을 빨리 끝내기 위해 한번 혹은 두 번의 테이크로 문제의 장면을 완성 시켰다. 

또 하나 고심했던 부분은 노출의 초점이었다. 이 장면에서 배우들의 가슴과 엉덩이가 잠깐이라도 관객의 눈에 강조되게 들어온다면, 그 부분이 이 장면의 포커스가 될 수 있기에 최대한 여성들의 얼굴을 보여주는것에 집중했다. 그 장면에는 두 여성의 친밀감, 감정적인 교감을 남기고 싶었으며, 그것이 이 베드신이 필요한 이유였다. 나는 최대한 이 장면에서 그 점을 강조하려고 노력했다.



최재필 기자 (보도자료/제휴 문의/오타 신고) movierising@hrisi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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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CJ엔터테인먼트/모호필름/용필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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