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해 첫 주말에 뭐 볼까? 1월 4일 개봉작 별점, 간단평 모음
17.01.06 00:03
신카이 마코토 감성 애니의 최고봉 [너의 이름은]
[너의 이름은,2016]
감독:신카이 마코토
목소리 출연:카미키 류노스케, 카미시라이시 모네
줄거리
천년 만에 다가오는 혜성 기적이 시작된다. 도쿄에 사는 소년 ‘타키’와 시골에 사는 소녀 ‘미츠하’는 서로의 몸이 뒤바뀌는 신기한 꿈을 꾼다. 낯선 가족, 낯선 친구들, 낯선 풍경들… 반복되는 꿈과 흘러가는 시간 속, 마침내 깨닫는다. 우리, 서로 뒤바뀐 거야? 절대 만날 리 없는 두 사람 반드시 만나야 하는 운명이 되다. 서로에게 남긴 메모를 확인하며 점점 친구가 되어가는 ‘타키’와 ‘미츠하’ 언제부턴가 더 이상 몸이 바뀌지 않자 자신들이 특별하게 이어져있었음을 깨달은 ‘타키’는 ‘미츠하’를 만나러 가는데…
간단평
신카이 마코토는 '체인지'라는 운명적 상황속에서 두 남녀가 교감하고 결국에는 기적과 같은 '만남'의 순간을 이뤄내는 과정을 보여주려 한 것이다. 그 과정에는 예상치 못한 설렘의 여운, 서정성이 담긴 모험이 있으며, 운명을 거스르는 기적의 힘이 담겨있다. 전체적으로 깊은 여운이 담긴 감성을 느낄 수 있었던 것은 역시나 신카이 마코토 특유의 디테일한 그림체가 가져다주는 진수다. 영화의 컷과 미장센을 보는듯 한 화면 구성을 유지한 가운데, 주인공 타키와 미츠하가 살고있는 도쿄와 시골 마을의 건물과 자연 배경은 실제 영상을 보는 것처럼 세밀하게 묘사되었다.
서로의 자아가 바뀐 상황에서 보여주게 되는 남녀 간 다른 움직임은 웃음과 함께 의외의 섬세한 정서를 만들어낸다. 서로의 몸속에 들어간 남녀가 평소와 다른 행동을 하게 되자, 주변인들은 그들의 행동을 이상하게 보기 마련이다. 다음날, 자신들의 변화된 행동을 주변인들에게 듣게 된 타키와 미츠하는 부끄러움을 느끼며, 노트 또는 스마트폰을 통해 메시지를 남기며 티격태격하다 일상에 적응하며 서로에게 도움을 준다.
성별이 바뀌게 된 캐릭터의 특이한 행동과 그를 통한 소통과 교감의 주제는 [너의 이름이] 지니고 있는 기본적인 전개 방식이자 작품이 지닌 대표적인 흥미포인트다. 유머 가득한 코미디와 공감적인 십 대 드라마의 정서를 오가는 가운데, 결국에는 설렘 가득한 로맨스로 이어진다. 하지만 작품이 지니고 있는 신비감 가득한 정서가 말해주듯이, [너의 이름은] 후반으로 흘러가면서 예상치 못한 이야기의 흐름을 이어나간다.
남녀간 성별이 바뀌게 되는 상황을 극적으로 다루는 동시에, 예상치 못한 장르적 변형을 하게된다. 이야기의 긴장감과 흥미를 높여주는 과감한 시도인 동시에 영화의 제목이 지니고 있는 의미를 다시 돌아보게 만듬으로써 다시 한번 특유의 강렬한 정서를 전달한다. 그 정서에 완성에는 특유의 아름다운 그림체와 작품의 분위기를 그대로 전달하는 신나고 서정적인 OST 음악이 함께 가세하게 되면서, 뮤직비디오를 보는듯한 감각적인 감성을 더하기에 이른다.
장르적 변형과 과감한 시도 속에서 산만함의 위험에 빠지지 않는 유연한 연출력과 세밀한 편집은 어느 영화 못지않은 완벽한 완성의 정점을 찍게 된다. 절대로 만날수 없는 타키와 미츠하의 기적적인 교감과 소통이 말해주듯 [너의 이름은] 기적의 작품이자 그것을 믿는 우리안의 순수한 믿음을 발견하게 되는 소중한 시간이 될 것이다.
작품성, 오락성, 연출력, 시각효과:★★★★★
총점:★★★★★
우주의 [타이타닉] OR 재앙 같은 영화 [패신저스]
[패신저스,2016]
감독:모튼 틸덤
출연:제니퍼 로렌스, 크리스 프랫, 마이클 쉰, 로렌스 피시번
줄거리
120년 후의 개척 행성으로 떠나는 초호화 우주선 아발론 호. 여기엔 새로운 삶을 꿈꾸는 5,258명의 승객이 타고 있다. 그러나 알 수 없는 이유로 인해 짐 프레스턴(크리스 프랫)과 오로라 레인(제니퍼 로렌스)은 90년이나 일찍 동면 상태에서 깨어나게 된다. 서서히 서로를 의지하게 되는 두 사람은 우주선에 치명적인 결함이 있다는 사실을 발견하게 되고, 마침내 그들이 남들보다 먼저 깨어난 이유를 깨닫게 되는데…
간단평
화려함과 첨단으로 치장된 우주선에 기대 100년 동안 아무것도 하지 않고 동면해야 하는 인류의 모습은 과학기술에 대한 지나친 맹신을 적나라하게 담은 대목이다. 우주선이 기계적 문제로 인해 이상을 일으키며 자체적인 참사를 불러오기까지를 그 누구도 예측하지 못했다는 사실은 생각만 해도 아찔하다. 최초 깨어난 남자주인공 짐은 과학 맹신 사회가 만들어낸 대표적인 피해자로 볼 수 있다.
기계의 오작동으로 인해 짐이 져야 할 피해는 가혹할 정도다. 우주선이 가져다주는 생활, 오락 등 편의적인 것들을 마음껏 즐길 수 있지만, 이 모든 것을 혼자 외롭게 즐겨야만 하는 운명이다. 그 모습은 마치 기술, 자본, 편의 사회가 만들어낸 인간의 심리적 고립을 적나라하게 다룬 대목이다. 그런 상황속에서 그가 자신의 외로움을 덜고자 오로라를 깨우는 것에 갈등하는 장면은 심각한 윤리적 딜레마가 담긴 질문이다.
[가디언즈 오브 갤럭시]서 보여준 낙천적인 모습과 절망적 인간의 모습을 동시에 보여준 크리스 프랫과 강인함과 여성미를 반반 섞은 제니퍼 로렌스의 조합은 나름 괜찮은 비주얼을 만들어낸다. 그들만의 장점이 담긴 매력을 보여주고 있지만, 아쉽게도 이들의 연기가 기존의 프랜차이즈 영화서 보여준 오락적 모습에 그쳐 그다지 깊은 인상을 주지 못했다.
가장 아쉬운 부분은 로맨스에 기댄 나머지 극적으로 그려져야 할 재앙의 순간이 기대에 못 미칠 정도로 미흡하게 그려졌다는 점이다. 영화의 하이라이트인 동시에 짐과 오로라의 관계를 더 애틋하게 표현될 부분이지만, 로맨스에 모든 이야기 요소와 갈등을 집약시킨 나머지 재앙을 다루는 부분에서는 긴장감과 에피소드가 다소 미흡하다는 느낌을 가져다준다. 재앙의 과정이 긴장감 있게 천천히 진행되어야 하는 것과 달리 흐름은 예상과 달리 빨리 진행되고, 그로 인해 극적으로 다뤄줘야 할 두 사람의 갈등은 너무 쉽게 해결된다.
인간의 외로움과 윤리성에 대한 질문을 초월해야 할 후반부의 메시지와 결말도 아무렇지 않게 넘어간다. 결과적으로 우주의 [타이타닉]으로 정의하기에는 미흡한 이야기와 연출이 정점을 찍지 못했지만, 로맨스와 소재적인 면에서는 흥미로운 부분도 있어 무난하게 볼 수 있는 영화인 것은 분명하다.
작품성:★★★
오락성:★★★
연출력:★★☆
연기력:★★☆
총점:★★☆
차태현표 코미디로는 굿! 유재하 헌정 영화로는 글쎄?
[사랑하기 때문에,2016]
감독:주지홍
출연:차태현, 김유정, 서현진, 박근형, 선우용여, 성동일, 배성우, 김윤혜
줄거리
사랑하는 그녀에게 고백하러 가던 날, 갑작스러운 사고로 사랑에 서툰 사람들의 몸에 들어갈 수 있는 뜻밖의 능력(?)을 가지게 된 작곡가 '이형'(차태현) 여고생 K양을 시작으로 이혼위기 P씨, 모태솔로 노총각 Y씨 첫사랑만 찾는 치매할머니 K씨까지! 유일하게 자신의 비밀을 알아챈 4차원 소녀 '스컬리'(김유정)의 도움으로 인생 최대의 위기를 기회로 바꿔보기로 한다. '이형'은 과연 인생 최고의 순간을 맞이할 수 있을 것인가?
간단평
유재하라는 서정적인 의미를 강조하고 있지만, 영혼이 체인지되는 설정과 그에따른 코미디에 집중했다는 점에서 [사랑하기 때문에]는 [헬로우 고스트]와 비슷한 정서를 지니고 있다. 학생, 대학교 선후배 시절의 짝사랑, 노부부, 이혼 직전의 부부를 조명해 그들 각자가 마음속에 품고 있었던 속마음을 드러내는 부분에서 진정한 사랑이 이뤄진다. 주인공이 시기에 따라 바뀌는 에피소드 형식의 전개를 유지하고 있지만, 영화는 이 부분을 나누지 않고 한 번의 이야기 전개 형태를 통해 유머와 드라마를 동시에 잡으려 한다. 그러한 일괄적인 전개와 너무 많은 인물과 개성파 배우진의 포진으로 인해 [사랑하기 때문에]는 다소 정리가 되지 않은 산만한 여운을 남긴다. [사랑하기 때문에]는 감독의 유연한 연출보다는 차태현과 김유정을 중심으로 전개되는 배우들의 연기와 개성에 의존한다.
첫번째 여고생의 사랑 에피소드 부터 개연성 없는 전개방식에서 감성을 강요하고, 짧은 시간안에 인물들의 감정을 일사천리로 해결하려는 불안한 대목에서 부터 연출력의 부재를 보이게 된다. 그러한 부족함은 의미있게 담으려 한 유재하 음악과의 정서적 결합을 더욱 어설프게 보일 뿐이다. 이야기 전개의 미흡함은 결국 배우들이 메꿔야 하지만, 그러기에는 배우들의 연기차와 존재감이 달라 에피소드마다 극과 극 편차를 드러내게 된다. 완성도 면에서는 아쉬운 부분이지만, 배우들의 특유 개성이 담긴 연기력으로 완성된 유머와 드라마는 편하게 즐길 수 있는 수준이어서 무난하게 감상하기에 충분하다.
작품성:★★
오락성:★★★☆
연출력:★★☆
연기력:★★★☆
총점:★★☆
김하늘의 파격변신이 돋보인 충격적이고 신선한 문제작 [여교사]
[여교사,2016]
감독:김태용
출연:김하늘, 유인영, 이원근
줄거리
계약직 여교사 효주(김하늘)는 자기 차례인 정교사 자리를 치고 들어온 이사장 딸 혜영(유인영)이 몹시 거슬린다. 기억조차 없는데 학교 후배라며 다가와 살갑게 굴지만, 어딘가 불편한 느낌을 지울 수 없다. 그러다 우연히, 임시 담임이 된 반에서 눈여겨보던 무용특기생 재하(이원근)와 혜영의 관계를 알게 된다. 처음으로 이길 수 있는 패를 가진 것만 같은 효주는 다 가진 혜영에게서 단 하나 뺏으려 하는데…
간단평
여성들이 주인공인 영화지만 [여교사]는 특유의 부드러움과 섬세함 같은 정서를 강조하기보다는 묵직하면서도 날카로운 정서를 우선시하고 있다. 특정한 직업도 없이 효주의 집에서 바둥거리며 작품 하나 완성시키지 못하는 소설가 남자친구(이희준), 동료 여성에 대해 적나라한 뒷담화를 나누는 남자 교사들, 그리고 여성의 부드러움을 대신하며 두 성인 여성의 마음을 흔드는 '남성 롤리타' 재하의 존재가 대표적이다.
남성 성(性)과 여성 성(性)이 뒤바뀐 듯한 이러한 분위기 속에서 주인공 효주는 두 개의 성(性)을 동시에 갖춘 특별한 존재로 그려진다. 갑과 을의 관계가 확실히 정의된 학교 사회의 절대적 을인 기간제 교사지만, 독립적이면서도 강한 자존심을 갖고 있으며 그에 따른 외로운 정서를 지닌 존재다. 반면 재하에 대한 마음을 드러내는 부분과 그로인한 질투적 면모는 여성 특유의 욕망 적 정서를 분명하게 드러낸다.
[여교사]는 효주라는 강한 개성을 지닌 캐릭터의 시각에서 이야기를 진행하며, 그녀로 인해 예상치 못한 사건이 발생하는 과정과 그녀의 시각에서 그려지는 한국사회의 문제점을 긴장감 있게 담아낸다. 사회적 지위와 위치로 봤을때 절대적 약자였던 효주지만, 상대의 약점을 파고들며 괴롭히는 부분에서는 여성의 질투가 낳은 악녀적 본색을 드러내게 된다. 관객은 효주가 단순한 선역이 아닌 이중적 성격을 지닌 인물임을 깨닫게 되고, 그녀의 다음 행동을 지속적으로 주목하게 된다. 여기에 입장차로 인해 뒤바뀐 갑과 을의 관계는 사회적 지위가 아닌 인간이 지닌 위선에 의해 만들어지고 있음을 보여주는 놀라운 메시지를 갖고 있다.
욕망 적 라이벌인 혜영을 제친 효주는 재하를 제자의 장래를 돕기위한 스승의 위치에서 접근하게 되지만, 재하와 함께 하는 시간이 길어질수록 둘의 관계는 묘하게 흘러가고 급기야는 금기를 넘어서는 관계로 이어지게 된다. 다소 윤리적 논란을 불러올 수 있는 대목이지만, 영화는 이 논란을 활용하기보다는 욕망에 충실할 수 밖에 없는 인간 성인 여성이 지닌 심리적 변화에 주목한다.
김태용 감독은 인간이 금기를 넘어서게 되는 관점을 다루기보다는 그럴수 밖에 없는 내면적 이유를 세밀하게 포착한다. 효주의 행동에 동의할수 없어도 공감하게 만듦으로써 인간이 위험을 무릅쓰고 욕망에 다가서려는 '충실함'에 대해 이야기하고자 한 것이다. 그로 인해 격정의 멜로와 변화된 효주의 심리를 부드럽게 다루며 다음 이야기를 궁금하게 만드는 사이 세 번째 대목에서 예상치 못한 반전적 상황을 만들며 이야기를 극단으로 몰고 가기에 이른다.
로맨스 여신의 타이틀을 벗고 한 인간이자 여성의 욕망을 세밀하게 연기한 김하늘의 파격 변신과 공감 있는 연기의 힘이다. 이 영화로 그녀만의 새로운 가능성과 변신을 보여준 만큼 앞으로 한국 영화계에 새로운 입지를 넓히게 될 그녀의 다음 행보가 벌써부터 기대된다. 그녀의 질투와 욕망을 뒷받침한 유인영, 이원근의 활약 또 한 유심있게 봐야할 부분이다.
작품성, 오락성, 연출력, 연기력:★★★★
총점:★★★★
고양이가 구한 행운남의 이야기 [내 어깨 위 고양이, 밥]
[내 어깨 위 고양이, 밥,2016]
감독:로저 스포티스우드
출연:루크 트레더웨이, 루타 게드민타스, 조앤 프로갯
줄거리
아무런 희망도 미래도 없는 버스킹 뮤지션 ‘제임스’는 길거리에서 상처 입은 고양이 ‘밥’을 우연히 발견한다. 자신과 같은 처지인 고양이 ‘밥’을 위해 생활비를 모두 쏟아 치료해준 후, 여느 날처럼 거리 버스킹 공연을 시작한 ‘제임스’는 평소와 다른 분위기를 눈치채게 된다. 어느샌가 고양이 ‘밥’이 ‘제임스’ 옆자리를 지키고 있었던 것. 평생 한번도 받아보지 못했던 사람들의 따뜻한 환호 속에 ‘제임스’는 고양이 ‘밥’과 함께 버스킹 공연을 이어나간다. 우연한 만남을 통해 인생의 두번째 기회를 맞이하게 된 ‘제임스’와 ‘밥’의 버스킹 프로젝트가 계속 되던 중, 이들을 시기한 사람들의 방해로 인해 둘은 인생의 또 다른 시련에 맞닥뜨리게 되는데…
간단평
마약 중독에 노숙자를 전전한 최악의 삶을 산 버스킹 가수가 길거리 고양이와 공존하게 되면서 재기하게 되었다면 믿어지시겠는가? 기적 같은 실화를 이야기한 [내 어깨 위 고양이, 밥]은 밑바닥을 경험한 한 남자가 다시 사회로 재기하기까지의 과정에 초점을 둔다. 고양이는 극 중 큰 역할을 하지 않지만, 남자의 삶과 인생을 애정어리게 바라보는 관찰자적인 캐릭터다. 영화는 마약중독의 후유증과 중독자를 바라보는 사회의 냉정한 시선을 동등하게 담는 동시에 피폐한 인간의 내면속 자아가 다시 성숙해지는 과정을 담는다. 다소 뻔한 교훈과 익숙함이 담겨있지만, 내면의 어두움과 현실 속 따뜻함을 함께 담으며 훈훈한 분위기의 드라마를 구축한다.
작품성, 오락성, 연출력, 연기력:★★★
총점:★★★
최재필 기자 (보도자료/제휴 문의/오타 신고) movierising@hrising.com
(사진=무비라이징 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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