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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녹터널 애니멀스] 리뷰:짐승만도 못한 아내를 향한 작가 남편의 기괴한 복수극 ★★★☆

17.01.10 17: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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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녹터널 애니멀스,2016]
감독:톰 포드
출연:에이미 아담스, 제이크 질렌할, 마이클 새넌, 애런 존슨

줄거리
모든 것을 가졌지만 결코 행복하지 않은 삶을 살고 있는 ‘수잔’어느 날, 소설가를 꿈꾸던 헤어진 연인 ‘에드워드’로부터 '녹터널 애니멀스’라는 제목의 소설을 받는다. 그의 이야기 속 슬프고 폭력적인 사연의 주인공이 되어 있는 ‘수잔’은 잊었던 과거의 기억으로 혼란과 충격에 빠지게 되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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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녹터널 애니멀스]는 시작부터 충격적이다. 풍만한 신체를 지닌 여성이 나체 상태로 요염하게 춤을 추는 오프닝 장면에서는 '혐오'라는 감정이 절로 느껴진다. 톰 포드 감독 특유의 강렬한 미장센의 여운이 담긴 이 장면은 [녹터널 애니멀스]의 강렬한 영상 속에 추악한 본 모습이 담겨 있음을 암시한다. 성공한 큐레이터의 삶을 살아가는 수잔의 숨겨진 과거가 바로 그것이다. 전 남편이 쓴 소설을 통해 밝혀지는 그녀의 숨겨진 진실은 지극히 개인적이지만, 그에게 있어서는 인생의 큰 상처와도 같다. 

[녹터널 애니멀스]는 독특한 형식의 이야기를 전개 방식을 지향한다. 주인공 수잔의 일상과 그녀의 시선에서 비춰지는 과거 회상, 그리고 전 남편 에드워드가 보내준 소설의 내용을 재연한 장면들이다. 메인 스토리는 수잔의 이야기지만, 톰 포드 감독은 극 중 허구인 소설에 대한 묘사마저 허투루 그려내려 하지 않는다. 소설은 이야기의 긴장감을 극대화하는 장르적 장치와도 같은 중요 부분이다. 여기에 수잔의 일상과 심리를 다루는 묘사와 연결되는 상징적 묘사가 많아 현실과 허구를 구분 못 하게 하는 혼란을 가져다  준다. 

다소 산만한 구성 탓에 각 이야기의 전개에도 개연성의 문제가 간혹 보이고는 한다. 하지만 분산되어 있는 에피소드들의 중첩되는 부분과 이야기만의 특징을 파악하게 된다면, [녹터널 애니멀스]만의 흥미로운 부분을 찾을 수 있다. 수잔의 이야기는 과거에 대한 불안감에 사로잡힌 한 개인의 심리극으로, 소설은 인간의 광기와 악한 본성을 극대화한 범죄 스릴러물의 관점으로 봐야 한다. 이 둘의 연결 고리가 수잔의 내면이다. 

수시로 등장하는 톰 포드 특유의 기괴하면서도 강렬한 미장센이 담긴 화면구성은 서늘하다 못해 묘한 긴장감을 전해준다. 소설속의 상징적인 이미지와 절대악으로 묘사된 개인은 현실속 수잔에 대한 에드워드만의 묘사다. 소설이 긴박하게 진행될수록 글을 읽고 있는 수잔의 표정과 내면은 점점 불안에 치닫게 되고, 병처럼 따라온 불면증의 증세마저 심화된다. 불안한 인물의 내면과 광기로 치닫는 소설의 이야기가 하나의 정서를 만들어 내는 후반부는 섬뜩한 여운마저 자아낸다. 소설이 의미하는 상징성을 깨달았을 때 영화는 수잔이 에드워드에 향한 과거의 잘못을 폭로한다. 에드워드의 복수는 수잔을 영원히 잠 못들게 만드는 야행성 동물로 만들었다. 

그리고 이 영화가 편협한 시각으로 창작 세계를 평가하는 이 세상의 모든 독자 (혹은 관객)를 향한 창작자만의 냉철한 복수극 이었음을 깨닫게 한다. 에이미 아담스를 비롯한 모든 출연진이 짧지만 강한 여운과 개성이 남긴 강렬한 연기 변신을 선보였으며, 이 영화를 통해 골든 글로브에서 남우조연상을 수상한 애런 존슨의 죄책감 없는 악역 연기가 인상적이다. 

다소 어렵고 난해하며, 큰 반전을 원했다면 아쉬움이 들만한 영화다. 대신, 특유의 독특한 구성으로 영리한 이야기 전개와 강한 비주얼을 선사한 톰 포드만의 영리한 스릴러물 임은 분명하다.  

[녹터널 애니멀스]는 1월 11일 개봉한다. 

작품성:★★★☆
오락성:★★★
연출력:★★★☆
연기력:★★★★

총점:★★★☆



최재필 기자 (보도자료/제휴 문의/오타 신고) movierising@hrisi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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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UP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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