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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정과 광기를 지닌 찬란한 연기의 신(神), 잭 니콜슨 최고의 연기 TOP 10

17.01.25 22: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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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출처:Lynette McNeill Studios

얼마 전 영화팬 모두가 안타까워할 믿지 못할 소식이 전혀졌다. 할리우드의 명배우이자 6, 70년대 고전 영화 시대부터 현시대를 이어주는 가교 역할을 한 잭 니콜슨이 사실상 연기를 은퇴했다는 소식이다. 

2013년 기억장애를 겪으며 더는 활동을 지속하기 어렵다는 뉴스가 전해진 바 있었지만, 그 스스로 은퇴설을 부인하며 복귀를 희망하고 있었다. 

하지만 투병 소식 이후 복귀에 대한 소식은 여전히 잠잠한 상태였으며, 2010년 [에브리씽 유브 갓] 이후 7년이라는 오랜 공백 기간을 유지하고 있었다. 어느덧 80세의 고령이 된 그이기에, 다시 복귀 할 수 있다 해도 전성기의 모습을 보여주기에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1956년 데뷔 이후 2010년까지 꾸준히 달려온 잭 니콜슨은 할리우드 연기파 배우를 대표하는 상징적인 존재였다. 잘생긴 미남, 근육질의 스타는 아니지만, 스타성이라는 이미지에 의지하지 않은채 선역과 악역을 자유롭게 오가는 탁월한 재주꾼이었다. 매번 생명력을 불어넣어 완성한 그의 캐릭터는 대부분의 출연작을 명작으로 만드는 일등 공신과도 같았다. 매 순간 최선을 다하며, 몸을 사리지 않은 열연을 펼친 잭 니콜슨의 열정은 현시대의 모든 연기자들게 귀감이 되어야 할 본보기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오늘은 잭 니콜슨이 선보인 명연기와 그로 인해 탄생된 명작 10편을 나름의 주관을 통해 선정했다. 번 접할 수 없는 열정과 천재적 광기를 발휘하며 영화계의 찬란한 순간을 선사한 그를 모두가 기억하길 바라며…


10위.[어 퓨 굿 맨](199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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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독:로브 라이너
출연:톰 크루즈, 잭 니콜슨, 데미 무어, 케빈 베이컨, 케빈 폴락

줄거리
쿠바의 관타나모 기지에서 산티아고 사병이 2명의 해병에게 거친 폭행 끝에 죽는 사건이 발생한다. 이 사건은 즉각 워싱턴에 보고되고, 합의에 의한 사건 해결이 뛰어난 캐피 중위(톰 크루즈)에게 맡겨진다. 그는 이 사건을 위해 겔로웨이 소령(데비 무어)과 한 팀이 되는데, 겔로웨이는 캐피와 달리 합의보다는 진실을 추구하기 때문에 두 사람은 매번 충돌한다. 하지만 그녀에게 떠밀려 조사를 계속하던 캐피는 사건의 심각성을 인지하게 되고 이 사건을 법정으로 가져가야 한다는 결론을 내린다.  문제의 2명의 해병대는 직속 상사 캔드릭(키퍼 서덜랜드)의 비공식적인 명령를 받은 것뿐이라 하지만, 캔드릭이나 제셉 장군(잭 니콜슨)은 그 사실을 부인하고, 유일한 증인 마킨슨( J.T. 월쉬)의 권총 자살로 사건은 더욱 미궁에 빠진다. 그러나 재판이 진행됨에 따라 캐피는 심판대에 올라야 할 것은 군부 자체가 아닌 제셉 개인이라는 사실을 깨닫는다. 결국 캐피는 제셉을 증언대에 세우고 마지막 싸움을 벌이는데…

잭 니콜슨의 출연분은 그리 긴 편은 아니었지만, 극 중 존재감은 [어 퓨 굿 맨]의 전체적 흐름에 큰 영향을 미칠 정도로 매우 중요했다. 진실의 키를 거머쥔 인물이자 극의 반전을 불러오는 절대 악이라는 사실이 밝혀지게 되지만, 잭 니콜슨의 제셉은 최후의 순간까지 자신의 행위가 정당하다고 믿고 있다. 범행을 시인하면서, 그 모든 것이 자유 세계와 군인 정신을 지키기 위한 행동이라고 당당하게 외치는 모습은 강렬하다 못해 소름을 돋게 한다. 약자를 희생시킨 비열한 권위주의자의 오만함 같지만, 그의 모습에는 냉혹한 군대 문화를 만든 현대 문명의 야만적인 이면이 담겨 있다. 잭 니콜슨의 카리스마와 이에 지지 않으려는 젊은 톰 크루즈의 불꽃 같은 연기가 조화를 이룬 후반부 신은 이 영화가 만들어낸 최고의 명장면이다. 



9위.[마지막 지령](1973) - 버더스키 부사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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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독:할 애쉬비
출연:잭 니콜슨, 오티스 영, 랜디 퀘이드

줄거리
두 명의 해군 하사관(잭 니콜슨/오티스 영 분)이 죄수 한 사람(랜디 퀘이드 분)을 호송하여, 노포크 해군 기지를 출발하여 워싱턴 뉴욕 보스턴 지나서 포스머스의 해군 교도소로 간다. 죄수가 지은 죄는 모금함에서 40달러를 훔치다가 잡힌 것인데, 사령관 부인이 하는 소아마비 기금 모금함이기 때문에 무려 8년형에 불명예 제대라는 중벌을 받게 된다. 세상 물정에 대해 아무 것도 모르는 어린 죄수를 데려가는 두 하사관은 짧은 기간 동안이나마 아버지의 마음으로 세상을 가르친다.

어린 죄수와 그를 호송하는 해군 부사관이 정을 나누게 되는 과정을 로드 무비 형태로 그려낸 작품. 잭 니콜슨이 연기하는 버더스키는 엄격하고 깐깐한 군 부사관의 이미지와 달리 능청스러움과 인간적인 면을 지닌 친근한 캐릭터다. 한 순간의 실수로 8년이라는 가혹한 판결을 받은 죄수에게 동정심을 느낀 버더스키는 그에게 자신이 전해줄 수 있는 세상의 교훈과 인생의 가치를 전해주려 한다. 그 가르침은 '총각 딱지' 때기, 욕, 농담, 패싸움 같은 다소 불량해 보이는 행동(?)으로, 이들의 행보를 한 치 앞을 내다볼 수 없게 만든다. 잭 니콜슨의 파격적인 군인 상은 보수적인 미국 사회를 향한 풍자적 시선을 지니면서, 보이지 않는 억압을 당하는 청춘을 향한 따뜻한 위로의 메시지를 지니고 있다. 잭 니콜슨은 이 영화로 제27회 칸영화제, 전미비평가협회, 뉴욕비평가협회, 영국 아카데미 시상식의 남우주연상을 받게 된다. 



8위.[배트맨] (1989) - 조커/잭 니파이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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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트맨,1989]
감독:팀 버튼
출연:마이클 키튼, 잭 니콜슨, 킴 베이싱어, 로버트 월

줄거리
범죄와 부패, 탐욕의 도시 ‘고담시’. 두 명의 강도가 길가는 선량한 가족을 턴 뒤, 건물 옥상에서 분배하려는 순간, 검은 그림자가 이들을 덥치곤 어디론가 사라져 버린다. 신문 1면의 톱기사 배트맨(Batman) 뉴스를 담고 있으며 친구이냐 미치광이냐고 보도한다. 어릴 때부터 악의 세계를 주름잡아 온 악당 잭 니파이어(잭 니콜슨)는 배트맨에게 걸려서 약품 속에 쳐박혀 간신히 살아나긴 했지만 창백한 흰 얼굴에 머리칼은 초록색 그리고 입술은 진홍색이고 게다가 안면 신경이 파손되어 늘 웃고 있는 상태의 광대 얼굴 조커(The Joker)가 된다. 그는 정서적으로 불안되고 영리하며 화학에 능해 여러 화학 가스로 웃고 있는 얼굴과 개명한 이름처럼 즐거움을 추구하는 무시무시한 악당이 된다. 고담시의 모두가 배트맨에 대해 궁금해 하고 있을때 전쟁터에서 활약한 경험까지 있는 유능한 사진기자 비키 베일(킴 베신저)은 동료기자와 배트맨을 취재한다. 그러나 비키 앞에는 매력적인 의문의 백만 장자 브루스 웨인(마이클 키튼)이 나타나고 그에게 사랑을 느낀다. 그가 바로 해가 지고 고담시의 악당이 나타나면 웨인의 저택 지하에 있는 초현대식 박쥐 동굴에서 하이테크 갑옷을 입고 범죄 현장으로 달려가는 배트맨이다. 심야 영웅 배트맨과 미래 악당 죠커의 정면 대결과 미모의 기자 비키와의 어드벤쳐 로맨스가 시작된다.

[배트맨]에서 잭 니콜슨이 선보인 조커는 [다크나이트]의 히스 레저, [수어사이드 스쿼드]의 자레드 레토에게 큰 영향을 미쳤다. 코믹북에서만 묘사될 수 있는 캐릭터라 생각된 이 기괴한 악당을 잭 니콜슨은 극단적인 정서 불안과 사이코패스를 지닌 절대 악으로 완성했다. 특유의 익살스러움 속에 "사그라지는 달빛 아래서 악마와 춤을 춰본 적이 있느냐?"고 말하는 조커의 미소는 섬뜩하게 다가온다. 만화적 이미지와 현실 속 사이코패스 범죄자의 모습을 결합한 잭 니콜슨의 조커는 오늘날 코믹스 원작 팬과 히어로 영화 매니아들이 열광하는 빌런의 표본이 되었다. 



7위.[디파티드] (2006) - 프랭코 코스텔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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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독:마틴 스콜세지
출연: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 맷 데이먼, 잭 니콜슨, 마크 월버그, 마틴 쉰

줄거리
남부 보스턴 매사츄세츠 주 경찰청은 프랭크 코스텔로(잭 니콜슨)가 이끄는 막강한 세력을 지닌 보스턴 최대 범죄조직망을 일망타진하기 위해 신참 경찰 빌리 코스티건(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을 조직에 침투시킨다. 빌리가 경찰 뱃지를 반납하고 보스턴 길거리를 떠돌다 코스텔로의 신임을 얻기 위해 애쓰는 동안 또 다른 신참 콜린 설리반(맷 데이먼)은 경찰청 내에서 승승장구하여 특별 수사반에 배치된다. 특별 수사반의 임무 역시 코스텔러를 제거하는 것. 그러나 사실 콜린은 경찰청에 투입된 코스텔로의 첩자. 경찰청의 동태를 사전에 코스텔로에게 알리는 게 그의 진짜 임무였던 것이다. 결국 갱단과 경찰이 서로 상대방의 조직에 위장 침투한 것이다. 빌리와 콜린이 서로의 임무를 수행하는 동안 양쪽 조직 모두 첩자의 존재를 눈치챈다. 언제 정체가 탄로날지 모르는 상황 속에서 두 사람은 상대방의 정체를 캐내기 위해 혈안이 된다. 상대보다 한발 늦으면 자신이 죽는 상황, 두 남자는 서로의 운명에 비극의 총구를 겨눈다.

원작 [무간도]에서 증지위가 연기한 한침은 악당이라기보다는 번 접할 수 없는 카리스마와 인간미를 지닌 전형적인 조직 보스의 이미지였다. 잭 니콜슨은 이러한 한침을 갱스터 영화 역사상 가장 잔인무도한 존재인 프랭코 코스텔로로 탈바꿈시켰다. 잭의 프랭코는 인간미라고는 전혀 찾아볼수 없는 광인 같은 존재로 타인의 마지막 피까지 쥐어짜는 냉혈한이자 오랫동안 지닌 권력에 미쳐버린 제왕이었다. 그 때문인지 그의 최후는 원작의 한침의 최후와는 전혀 다른 추하고 처절한 여운이 담겨있다. 잭 니콜슨 본인도 이 캐릭터를 위해 자신 안의 악마를 끄집어냈다고 할 정도였다. 



6위.[어바웃 슈미트](2003) - 워렌 슈미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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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독:알렉산더 폐인
출연:잭 니콜슨, 홉 데이비스, 더모트 멀로니, 렌 카리오우, 캐시 베이츠

줄거리
렌달 무시하기, 주특기는 화장실에 앉아서 쉬~하기와 하루 77센트를 후원하는 탄자니아 꼬마에게 편지 쓰기다. 세상 모든게 공허하게 여겨지던 어느날, 그만 와이프가 죽어버리는 대형 사고가 터진다. 튕기면 더 끌리고 없으면 보고 싶은게 사람 마음. 아내의 빈 자리를 되새기며 슬픔에 잠겨 물건을 정리하던 슈미트의 눈앞에 딱!걸린 건 죽은 아내의 비밀 연애편지. 뒤늦게야 아내의 바람 사실을 안 그는 졸도를 넘어 환장수준까지 이르고... 이제부터라도 자신의 행복을 찾으리라 결심해 보지만 직장도 마누라도 없는 슈미트에게 행복이란 딴 세상 이야기다. 이제 그에게 남은 것이라곤 결혼을 앞둔 유일한 딸!! 예비 사윗감 렌달은 슈미트 만큼이나 듬성듬성한 머리 숱에 실적까지 나쁜 물침대 외판원이다. "그래 그 밥맛 없는 렌달부터 내 딸한테 떼놔야겠어!" 딸의 결혼 방해를 인생의 목표로 정한 슈미트는 그 길로 딸이 살고 있는 덴버로 향하는데…

전자에 소개한 [마지막 지령]서 방황하는 청춘의 지표가 되었던 남자는 나이가 들어 자기만 생각하는 이기적인 노인으로 변해버렸다. [어바웃 슈미트]의 잭 니콜슨은 인생의 말년에 최악의 순간을 마주한다. 평생 반려자였던 아내의 죽음, 그녀의 불륜 사실을 접하게 된 사연, 딸의 결혼, 한참 모자른 예비 사위 등 모든 것이 마음에 들지 않는다. 품위라고는 찾아볼 수 없는 노망든 노인의 발악은 남의 이야기 같지 않은 것은 이러한 공감적인 사연이 담겨 있었기 때문이다. 더 이상 삶에 행복을 느끼지 못한 채 죽음만을 기다리는 노인의 공허함과 소소함 속에 작지만 가치 있는 행복을 발견하며 눈물을 흘리는 잭 니콜슨의 모습은 큰 감동과 진한 여운을 남긴다. 



5위.[이지 라이더](1969) - 조지 핸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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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독:피터 폰다
출연:피터 폰다, 데니스 호퍼, 잭 니콜슨

줄거리
웨트와 빌리, 장발의 두 젊은이는 미국의 의미를 찾고자 미국을 횡단하는 여행을 시작한다. 서부개척시대에 반항이라도 하듯 거꾸로 동쪽으로 향한다. 마약을 팔아서 여비를 마련하고 가진거라곤 달랑 오토바이 두 대 뿐. 이들의 여행에 어차피 계획이란 없다. 여행길에서 이들은 아주 독특한 사람들을 만나게 되는데, 목장 주인과 그의 가족, 히치 하이커와 히피 공동체 사람들, 또 창녀와 남부의 백인 노동자들이 그들이다. 하지만 무엇보다도 눈에 띠는 사람은 바로 조지 핸슨. 직업은 변호사이지만 주인공들처럼 정착을 싫어하고 자유롭길 원하는 사람인 조지는 이 여행에 기꺼이 합류한다. 자유를 실천에 옮기는 두 사람에게는 그것을 이론으로 완성시켜주는 이론가를 하나 얻은 셈이었다. 조지는 웨트와 빌리에게 사람들이 그들을 싫어하는 이유는 바로 그들이 누리는 자유 때문이라고 일러준다. 빌리는 그저 자신들의 긴 머리 때문이라고 생각했는데 말이다. 하지만 이런 깨달음을 얻은 그날 밤 누군지도 모르는 사람들에게 습격을 당한다. 결국 조지는 이 사고에서 목숨을 잃고 그의 지갑에서 나온 돈과 카드 등으로 창녀촌에서 흐드러지게 하루저녁을 즐긴다. 불안한 심정으로 창녀들과 묘지에서 섹스를 하는 등 애써 흐르는 시간을 잊으려하는데…

[이지 라이더]의 잭 니콜슨은 주연이 아닌 짧게 등장하는 조연이지만 이 영화의 핵심 주제와 메시지를 전하는 중요한 배역이다. 히피로 상징되는 두 괴짜 청년과 달리 조지는 변호사라는 안정적인 직업을 지녔으나, 썩어 문드러진 세상에 환멸을 느끼며 두 히피 청년의 자유로움을 동경한다. 그들의 여행에 합류한 조지는 둘의 멘토가 되어주며 그들의 여정에 힘을 불어 넣어준다. 양복을 입은 괴짜 히피의 모습을 보이며, 활기를 불어 넣어준 잭 니콜슨의 영화 속 존재감은 짧지만 강한 여운을 남기며 [이지 라이더]가 지닌 저항의 의미에 정점을 찍는다. [이지 라이더]의 출연은 잭 니콜슨의 연기 인생의 방향을 바꾸게 되고, [차이나 타운][뻐꾸기 둥지 위로 날아간 새]와 같은 전성기적인 작품을 접할 수 있었다. 



4위.[샤이닝](1980) - 잭 토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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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독:스탠리 큐브릭
출연:잭 니콜슨, 셜리 듀발, 대니 로이드

줄거리
소설가인 잭은 콜로라도 산맥의 오버룩 호텔에 관리인으로 취직한다. 폭설로 호텔이 고립되자 투시와 텔레파시 능력이 있는 잭의 아들 대니는 유령들이 아버지를 미치게 하고 있음을 알아 차린다. 그리고 잭은 과거 아내와 두 딸을 죽인 예전 관리인인 그래디의 유령을 만나게 되는데…

[샤이닝]의 광인은 잭 니콜슨의 역대 연기를 상징하는 장면이 되었다. 1980년 개봉당시 [샤이닝]이 저평가된 바람에 잭 니콜슨의 연기와 존재감 또한 큰 화제가 되지 못했지만, 훗날의 재평가는 그의 명예와 재능을 발견하게 된 계기가 되었다. 창작에 몰두하는 남자가 유서 깊은 호텔의 악에 의해 동화되는 과정을 얼굴표정과 심리를 통해 그려내는 모습은 보는 내내 섬뜩한 여운을 자아낸다. 특유의 능청스러운 미소와 농담을 던지며 신이 나듯이 도끼를 휘두르며 아내와 아들을 죽이려 하는 모습은 실존하는 살인마의 모습을 재연한 것 같았다. 재미있는 사실은 잭 니콜슨의 이러한 모습을 끌어내기 위해 스탠리 큐브릭은 같은 장면에 270번 이상의 NG 컷을 불러냈다고 한다. 한마디로 [샤이닝]은 두 사람의 광기가 만들어낸 괴물같은 작품이었다. 



3위.[이보다 더 좋을수 없다](1997) - 멜빈 유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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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독:제임스 L.브룩스
출연:잭 니콜슨, 헬렌 헌트, 그렉 키니어, 쿠바 구딩 쥬니어

줄거리
멜빈 유달은 강박증 증세가 있는 로맨스 소설 작가이다. 뒤틀리고 냉소적인 성격인 멜빈은 다른 사람들의 삶을 경멸하며, 신랄하고 비열한 독설로 그들을 비꼰다. 그의 강박증 역시 유별나다. 길을 걸을 땐 보도블럭의 틈을 밟지 않고, 사람들과 부딪히지 않으려고 뒤뚱뒤뚱 거린다. 식당에 가면 언제나 똑같은 테이블에 앉고, 가지고 온 플라스틱 나이프와 포크로 식사를 한다. 이러한 신경질적인 성격 탓에 모두들 그를 꺼려한다. 그러나 식당의 웨이트레스로 일하는 캐롤 코넬리만은 예외이다. 언제나 인내심있는 태도로 멜빈을 대하는 그녀는, 그의 신경질적인 행동을 참고 식사 시중을 들 수 있는 유일한 사람이다. 그러나 그녀에게도 어려움은 있다. 그녀는 천식으로 괴로워 하는 어린아들이 있지만, 변변한 치료도 못할 정도의 빠듯한 살림을 아이 아빠없이 혼자 꾸려나가야 하는 것이다. 내 삶의 방해자? 아니면 구원자? 멜빈이 못마땅하게 생각하는 사람들 중의 하나는 이웃에 사는 게이 화가인 사이먼이다. 그는 멜빈이 자신의 생활 방식을 싫어하며 또한 그의 작고 귀여운 개 버델도 미워한다는 것을 알고 있다. 사이먼의 작품 중개인이자 연인인 프랭크는 멜빈이 사이먼에게 못되게 굴 때마다 물리적인 위협으로 멜빈을 으르기도 한다. 하지만 모든 것은 변한다. 사이먼이 강도들로부터 구타를 당하자 멜빈이 사이먼의 애견, 버델을 돌봐야 하는 상황이 된 것이다. 처음에 멜빈은 버델을 싫어하지만, 이 작은 강아지로 인해 멜빈의 얼음같은 심장은 서서히 녹기 시작한다. 그는 버델을 잘 돌볼 뿐만 아니라 사이먼과 캐롤의 개인적인 곤경에 대해서도 관심을 갖게 된다. 어느덧 자신 안의 인간미를 느끼게 된 멜빈은 버델의 주인인 사이먼과의 우정을 가꾸고, 그리고 따뜻하게 마음을 열어준 캐롤과의 로맨스를 시도하는데…

[이보다 더 좋을 수 없다]는 잭 니콜슨이 얼마나 다양한 성격의 인물을 실감 나게 연기하는 천재적인 연기자인지를 증명한 작품이다. 결벽증 환자의 일상적인 행동과 타인을 경멸하는 그의 솔직한 내면을 살려낸 부분이 대표적이다. 여기에 모두가 싫어할 수 밖에 없는 남자의 슬픈 이면과 아이 같은 순수한 감성을 끌어내는 공감 어린 부분에서는 다시 한번 감탄할 수밖에 없다. [이보다 더 좋을 수 없다]는 잭 니콜슨에게 두 번째 아카데미 남우주연상을 선물하며 그의 연기 인생을 길이 빛낸 대표적인 작품으로 남게 되었다. 



2위.[차이나 타운](1974) - 제이크 기티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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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독:로만 폴란스키
출연:잭 니콜슨, 페이 더너웨이, 존 힐러맨

줄거리
사립 탐정인 기티스는 의뢰인들을 상대로 남의 뒷을 캐내 불륜 관계 등을 발켜내는 일을 하는 사람이다. 어느날 어느 부인의 부탁으로 남편인 멀레이라는 수력발전의 권위자의 뒤를 캐내어 그가 어느 여자와 사귀고 있음을 밝혀낸다. 하지만 멀레이의 부인인 에블린이 나타나 의뢰했던 멀레이의 부인은 가짜임이 나타난다. 그런데 얼마 후 멀레이가 시체로 발견된다. 그가 익사가 아닌 살인임을 알게 된 기티스는 에블린의 처녀때 성이 크로스임을 알고 에블린의 아버지인 크로스와 남편 에블린이 옛 동료임을 알게 된다. 크로스를 만난 기티스는 멀레이가 사귀던 여자를 찾아달라는 이치에 맞지 않는 부탁만 듣는다. 그리고 멀레이가 사귀던 여자가 에블린의 동생 캐서린임을 알게 되고, 기티스는 범인으로 멀레이의 부인 에블린을 의심한다. 하지만 멀레이의 동료였던 크로스가 못쓰는 땅을 헐값에 사들인 후 저수지 물을 그쪽으로 빼돌려 옥토로 만든 후 비싼 값으로 팔아먹으려는 계획을 세웠고, 멀레이가 그 사실을 눈치채자 크로스가 살해해 버린 사실을 밝혀 내는데…

1970년대 네오 누와르 영화의 걸작으로 추대되는 [차이나타운]은 로만 폴란스키의 치밀한 연출력과 잭 니콜슨의 연기의 정점이 만들어낸 최상의 결과물이었다. 대공황 이후 미국 사회의 변화와 그 속에서 자행된 각종 범죄, 추악한 음모, 부조리한 행위를 '차이나타운'에 비유하는 메시지와 영화 역사에 남을 반전은 당시로써는 충격적인 설정이었다. 잭 니콜슨의 기티스는 그러한 거대한 음모를 마주하려는 정의로움과 인간적인 면을 지닌 사립탐정이다. 낭만, 품위, 질긴 성격을 지닌 그는 하드보일드 추리물의 거장 레이몬든 챈들러가 탄생시킨 탐정 필립 머로우의 개성을 이어받은 매력적인 존재이기도 하다. 사건의 키를 쥔 여성과 사랑에 빠지지만, 자신이 마주한 사건의 진실을 밝히기 위해서 폭력도 불사하는 냉정하면서도 저돌적인 성격을 지닌 다중적인 인물이다. 그랬던 그가 감당하기 힘든 진실 앞에 무기력해지는 모습은 비도덕과 부패의 승리를 바라볼 수 밖에 없는 한 개인의 슬픈 초상을 보는 것 같았다. 그래서인지 시종일관 강인하고 자신감 넘치던 잭 니콜슨의 마지막 표정과 뒷모습은 공감할 수 밖에 없는 씁쓸함과 슬픈 여운을 남긴다. 



1위.[뻐꾸기 둥지 위로 날아간 새](1975) - 랜들 패트릭 맥머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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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독:밀로스 포먼
출연:잭 니콜슨, 루이스 플레터, 윌리엄 레드필드, 브래드 듀리프

줄거리
범죄자인 맥머피는 교도소에서 정신 병원으로 후송된다. 정신 병원이 감옥보다는 자유로울 것으로 생각했던 맥머피는 전혀 그렇지 않다는 것을 깨닫는다. 정신 병원에 수감되어 있는 하딩, 마티니, 체스윅, 빌리, 데버, 시멜로, 추장등과 생활하면서 맥머피는 그들이 겉으로는 전혀 문제가 없어 보이지만 보이지 않는 병원내의 압력에 의해 짓눌려 사는 죽은 인간들임을 간파한다. 그리고 그러한 압력의 주범이 레취드 간호원임을 알게 된다. 맥머피는 환자들을 끌고 병원을 빠져나가 낚시를 다녀오거나 파티를 여는 등 의도적인 반항을 시도하지만 레취드 간호원으로 대표되는 병원내의 시스템이 너무나 막강하다는 것을 꺼닫고 탈출을 결심하게 된다.

[이지 라이더][차이나 타운]으로 기존의 권력과 세대를 향한 저항의 대표주자가 된 잭 니콜슨은 억압된 세상 속에서 자유를 꿈꾸는 인간들의 이야기를 담은 [뻐꾸기 둥지 위로 날아간 새]에 주인공으로 캐스팅 된다. 그가 연기한 맥머피는 정이라고는 찾아볼 수 없는 악랄한 범죄자지만, 자신보다 더한 병원 내 권력의 권위와 그로 인해 핍박당하는 정신병원 동료들의 모습에 분노해 자신안에 숨겨진 정의감을 발견하게 되는 인물이다. 자신만의 방식으로 병원내 권력에 맞서, 세상으로부터 격리된 동료들에게 자유와 인간적인 우정을 나누는 모습은 이 영화의 백미이자 가장 큰 감동을 불러오는 순간이다. 다혈질에 무모하기 그지없지만, 담백한 인간미를 지닌 맥머피는 우리가 알고 있는 잭 니콜슨의 본 모습이라 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 잭 니콜슨은 이 영화로 생애 첫 아카데미 남우주연상을 받게 되고, 70년대 뉴아메리칸 시네마의 전성기를 이끈 대표적 배우로 길이남게 된다. 



최재필 기자 (보도자료/제휴 문의/오타 신고) movierising@hrising.com
 
 
(사진=IM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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