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날과 주말에 뭐볼까? 25일 개봉작 별점, 간단평 모음
17.01.26 10:10
원조 걸크러쉬 女의 마지막 게임! [레지던트 이블:파멸의 날]
[레지던트 이블:파멸의 날,2017]
감독:폴 앤더슨
출연:밀라 요보비치, 알리 라터, 이아인 글렌, 숀 로버츠, 루비 로즈
줄거리
엄브렐라가 개발한 치명적인 T-바이러스가 전 세계에 퍼지고, 바이러스에 감염된 언데드들이 세상을 뒤덮는다. 인류의 유일한 희망인 ‘앨리스’(밀라 요보비치)는 폐허가 된 도시를 떠돌던 중 엄브렐라가 T-바이러스를 해독할 백신 개발에 성공했다는 것을 알게 된다. 그녀는 백신을 손에 넣기 위해 모든 사건의 시발점이자 엄브렐라의 본거지인 ‘라쿤 시티’로 돌아가 모든 것을 끝낼 마지막 전쟁을 시작하는데…
간단평
단순히 강인한 여성이 최강의 적을 쓰러뜨리고, 남자들도 하지 못하는 미션을 수행하는 액션은 [레지던트 이블] 시리즈만이 지닌 흥미 요소다. 이번 마지막 시리즈는 여주인공 앨리스가 ‘라쿤 시티’로 돌아가 자신의 본질을 찾아가는 남다른 의미를 담고 있다. 돌이켜보면 앨리스는 수많은 적을 상대하며 자기희생과 대의를 지켜나가는 방식을 배우며 인간으로서 성장을 경험한 여전사다.
지난 15년간 [레지던트 이블] 시리즈를 돌아보면 게임 스테이지를 하나하나씩 클리어해 가는 방식으로 진행되어 왔음을 알 수 있다. 미션이 주어지고 소소한 퀘스트를 겪으며 엔딩을 향해 한 걸음씩 뚜벅뚜벅 걸어간다. 이 구성은 처음에 기존 액션영화 시리즈와 차별화되는 독특함으로 다가왔지만, 한 작품 속에서도 두세 번씩 과도하게 이어지는 위기의 반복은 팬들을 지치게 만드는 요소다. 이 구성은 신작에서도 이어진다. “하이브로 가서 백신 바이러스를 탈취하라”는 최종 미션이 주어지고, 그 사이사이 ‘언데드 퇴치’ ‘공성전’ 등 중간 미션들을 해결해 나간다.
시리즈 내내 이어진 독보적인 액션과 보다 거대해진 비주얼, 결말에 대한 궁금증을 이끌고 나가는 힘은 꽤 확고하다. 하지만 스테이지가 점프하는 듯한 장면 전환, 다소 뜬금없는 갑작스러운 반전 등 영화와 어울리지 않는 게임적 구성은 이이갸기 전개의 당위성을 따지면서 바라보는 관객의 입장에서는 설득력이 떨어져 보인다. 그럼에도 시리즈의 대미를 장식하는 마지막이라는 명분에 걸맞는 의미있는 피날레를 선사한다.
작품성:★★☆
오락성:★★★☆
연출력:★★★
연기력:★★★
총점:★★★
인간의 끝없는 탐욕, 지옥문을 열다 [딥워터 호라이즌]
[딥워터 호라이즌,2016]
감독:피터 버그
촬영:마크 월버그, 딜런 오브라이언, 케이트 허드슨, 커트 러셀, 존 말코비치, 지나 로드리게즈
줄거리
2010년 4월 20일, 미국 루이지애나주 앞바다 멕시코만 석유 시추선 ‘딥워터 호라이즌’ 호. 무리한 작업량으로 인하여 이미 배가 시한폭탄 같은 상태임에도 본사는 일정과 비용을 이유로 안전검사를 무시한다. ‘딥워터 호라이즌’ 호의 총 책임자 ‘지미’(커트 러셀)와 엔지니어 팀장 ‘마이크’(마크 월버그)는 이에 반대하지만, 본사 관리자 ‘돈’(존 말코비치)은 이런 항의를 묵살하고 작업을 강행한다. 본격적인 작업이 시작된 직후, 굴착반 ‘케일럽’(딜런 오브라이언)은 시추관에서 이상 징후를 감지한다. 그리고 그 순간, 배 전체를 뒤흔드는 폭발음과 함께 ‘딥워터 호라이즌’ 호는 거대한 화염에 휩싸이는데…
간단평
[딥워터 호라이즌]은 인물 간의 대립이 분명한 심리적 긴장감을 전면에 내세우며, 재앙이 발생하는 과정을 디테일하게 묘사해 시간이 흐를수록 위기감이 고조되는 과정을 긴장감 있게 다룬다. 얼마전 개봉한 [판도라]를 본 관객이라면 이같은 설정이 익숙하면서도 흥미롭게 느껴질 것이다. 깊은 바다속의 균열로부터 시작된 재앙은 시추선의 장비들을 하나하나 망가뜨리며, 급기야는 수습 불가의 상황으로 연결된다.
전반부가 심리적 긴장감을 다뤘다면, 참사가 발생한 중반부부터는 폐쇄된 공간을 탈출하려는 인간들의 처절한 드라마에 초점을 맞춘다. 영화의 가장 압도적인 순간은 생생한 대폭발을 실감있게 묘사한 시각 효과와 현장에 있는 듯한 착각을 불러오는 음향 효과의 묘미다. [딥 워터 호라이즌]의 사실적인 시각효과와 재앙 묘사는 단순한 볼거리 차원을 넘어서 이 영화가 말하고자 한 메시지와 드라마적 요인을 성공적으로 전달하는 정서적 파급효과를 불러온다.
보는 이를 압도하는 대폭발 장면은 이 순간을 바로 앞에서 목격한 영화속 인물들의 표정에 다양한 심리적 상황을 묻어나게 한다. 그로 인해 재난이 발생하기 전 자신의 신분과 위치를 들먹이며 자존심 싸움을 벌이던 인물들은, 눈앞에 벌어진 재앙 앞에 고군분투하는 이기적 또는 이타적인 면을 드러낸다. 현장을 벗어나기 위해 안간힘을 쓰는 그들의 행동이 반영된 순간은 재난 영화의 모든 긴장 요소가 총동원돼 마지막 탈출의 순간까지 긴장감을 놓지 않는다.
작품성:★★★☆
오락성:★★★☆
연출력:★★★☆
연기력:★★★
총점:★★★☆
오 그대는 아름다운 대통령의 여인 [재키]
[재키,2016]
감독:파블로 라라인
출연:나탈리 포트만, 피터 사스가드, 그레타 거윅, 빌리 크루덥, 존 허트
줄거리
우아하고 기품 있는 스타일과 친근한 이미지로 국민들에게 큰 사랑을 받았던 존 F. 케네디 대통령의 부인, 재클린 케네디. 하지만 퍼레이드 도중 충격적인 암살 사건으로 대통령이 사망하면서 그녀는 혼란에 빠진다. 남편의 죽음을 가장 가까이에서 지켜본 슬픔을 달랠 새도 없이, 의연하게 장례식을 준비해야 하는 그녀. 더 이상 퍼스트 레이디가 아닌 재키는 백악관을 지휘하는 데 어려움을 겪지만 곧 자신이야말로 남편의 시대를 마무리할 수 있는 한 사람이라는 것을 깨닫는다.
간단평
관객이 마주한 재클린은 역사와 매체가 기록한 우아하고 기품있는 모습과는 전혀 다르다. 충격으로 히스테리적 증세를 지닌 채, 홀로 남아 음악을 듣거나 담배를 자주 피우는 불안한 모습을 보인다. 관객이 마주하게 된 재클린은 정신적 충격 속에 헤어나오지 못한 연약한 여인으로, 그녀가 느끼는 감정은 클로즈업 된 화면을 통해 체감적인 슬픔으로 전달된다.
이후 영화는 비극적 현실을 받아들이는 한 개인의 자아 성찰에 집중한다. 슬픔에 오랫동안 빠져있기도 전에 퍼스트 레이디이자 두 아이의 엄마로서의 자신의 위치를 자각하며, 남편의 마지막 가는 길을 역사의 한 페이지로 담아내기 위해 노력하는 모습은 그녀의 운명이자 의무처럼 그려진다. 짧은 재임 기간에도 역사의 한 획을 긋지 못한 케네디가 미국인들이 기억하는 대통령으로 남을수 있었던 것은, 재클린 케네디의 그러한 노력이 있었기 때문이었다. 남편의 마지막을 의미 있게 만들어낸 그녀는 그렇게 만인의 여인이자 위엄있는 퍼스트 레이디가 될 수 있었다.
깊이 있고 강렬한 정의에도 불구하고 [재키]는 지나치게 주인공에게 집중된 이야기 시점, 과도한 클로즈업, 심리적 변화에 맞춰진 전개 방식 탓에 다소 지루한 분위기를 연출한다. 전개상 기승전결의 연결구도를 느낄수 있는 흐름이 느껴지지 않은 탓에 이야기의 정서적 흐름과 긴장감이 느껴지지 않는 대목도 아쉽다.
의미있는 이야기 소재를 고정된 시각으로 다루는 연출력의 한계 등 많은 단점을 노출했지만, [재키]가 인상깊은 영화로 다가올 수 있었던 것은 재클린 케네디의 다양한 감정을 진정성 있게 표현한 나탈리 포트만의 열연이 있었기 때문이다. 그녀의 존재는 이 영화의 생명력을 불어넣은 동시에 재클린의 어둡고 불안한 정서마저 공감하게 만드는 강력한 설득력을 지니고 있다.
작품성:★★★☆
오락성:★★★
연출력:★★★
연기력:★★★★
총점:★★★☆
내 남편 전 부인에게 돌려보내기…명랑한 뉴요커의 인생 고찰기 [매기스 플랜]
[매기스 플랜,2015]
감독:레베카 밀러
출연:그레타 거윅, 에단 호크, 줄리안 무어, 빌 헤이더, 트레비스 핌멜
줄거리
아이는 갖고 싶지만 결혼은 원치 않는 감성파 뉴요커 ‘매기’(그레타 거윅)는 소설가를 꿈꾸는 어른아이 같은 대학 교수 ‘존’(에단 호크)을 우연히 만나게 된다. ‘존’은 자신을 이해하고 소설을 좋아해주는 사랑스러운 ‘매기’와 불 같은 사랑에 빠지게 된다. ‘존’과 결혼을 하고 그토록 원하던 귀여운 딸과 함께 행복한 결혼생활을 원했던 ‘매기’. 하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존’이 변해가는 것을 느끼게 되고, ‘매기’는 뜻밖의 결심을 하게 되는데…
간단평
[매기스 플랜]은 자유롭고 지적인 뉴요커들의 시선에서 인생에 대한 고찰의 메시지를 유쾌하게 풀어낸다. 다양한 감성과 지식들이 인물들의 수다스러운 대사를 통해 상세하게 전해져 다소 어렵게 다가올 수 있지만, 영화의 묘미는 겉모습과 달리 불만족스러운 삶을 살아가는 인물들의 모습에 담겨있다. 사랑해서 결혼했지만, 만족하지 못한 결혼 생활에 불만을 느끼기 시작한 매기, 이혼 후 자식 육아에 대한 고민과 서로에 대한 끌림을 다시 느끼게 되는 존과 조젯 부부는 자신들의 욕망에 충실하게 되고, 그 결과 예상치 못한 일을 저지르게 된다. 현재의 아내, 전 부인 그리고 이 두 사람의 남자가 삼각관계를 형성하게 되는 과정은 대립적인 막장 드라마의 일부 처럼 흘러갈 수 있었지만, [매기스 플랜]은 인간적인 그들의 캐릭터를 부각해 공감도를 끌어내며 한편의 흥미로운 대안 가족극과 인생에 대한 고찰이 담긴 드라마를 형성한다. 우디 앨런의 영화에서나 볼법한 유머러스한 대사와 겉과 속이 다른 인물들의 조화는 익숙하면서도 흥미를 높여주는 요소가 된다. [프란시스 하]에서 특유의 엉뚱함과 발랄함을 선보인 그레타 거윅의 매력이 다시금 돋보인 영화다.
작품성, 오락성, 연출력, 연기력:★★★☆
총점:★★★☆
최재필 기자 (보도자료/제휴 문의/오타 신고) movierising@hrising.com
(사진=무비라이징 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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