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택트] 리뷰:섬뜩한 공포와 예상밖의 메시지를 전할 놀라운 SF 영화 ★★★★
17.01.31 16:38
[컨택트,2016]
감독:드니 빌뇌브
출연:에이미 아담스, 제레미 레너, 포레스트 휘태커
줄거리
어느 날 갑자기 찾아온 12개의 쉘. 의문의 신호, 18시간마다 열리는 문 15시간 내 그들이 온 이유를 밝혀야 한다! 그들의 방문 목적을 알아내기 위해 정부는 언어학자 루이스 뱅크스(에이미 애덤스)를 필두로 한 조사팀을 파견한다. 인류가 전 지구적 차원의 전쟁을 시작하려는 움직임을 보이자 뱅크스와 조사팀은 해답을 찾기 위해 서두른다.
외계의 갑작스러운 등장이라는 설정 탓에 침략과 공습이 난무한 SF 액션 대작을 기대했다면, 일찌감치 그 기대치를 내리는 게 좋다. [컨택트]는 분명 대작이 지니고 있는 영화적 흥미와 묵직한 메시지를 지닌 작품임은 분명하지만, 그것을 전달하는 방식이 너무나 특별해 영화팬에게 있어 진귀한 경험을 선사할 작품이 될 것이다.
어느 날 갑자기 외계의 존재들이 출현하고 그들과의 접촉을 시도한다는 설정은 스티븐 스필버그의 1982년 영화 [미지와의 조우]와 조디 포스터 주연의 영화 [콘택트]를 자연적으로 떠올리게 한다. 서로 다른 방식을 추구하고 있지만, 외계와의 접촉과 대화 과정에 초점을 맞춘 작품이란 공통된 요소를 지니고 있다. [컨택트]는 테드 창의 단편 소설을 바탕에 두고 있지만, 드니 빌뇌브 감독은 이 두 영화가 지니고 있는 기본 방식을 차용해 조금은 색다른 관점을 지닌 '새로운 [미지와의 조우]'를 완성했다.
[컨택트]의 흥미 포인트는 바로 이러한 미지의 존재를 만나 다양한 감정을 느끼게 되는 영화 속 인류의 시선과 심리를 스크린 밖의 관객에게 체감적으로 전달하는 방식에 있다.
외계 적 존재의 등장에 아무런 대응을 하지 못한 채, 암묵적인 두려움과 혼돈을 느끼는 사람들의 모습, 이성적인 대화 시도와 무력을 통한 시위 방식이 첨예하게 대립하는 장면은 이상하리만큼 현실을 보는듯한 체감 효과를 불러온다. 현실적 시각을 통한 설정은 외계와 첫 만남을 갖게 되는 장면에서도 동일하게 묘사된다.
무엇보다 인류가 인식하고 있었던 외계라는 미지의 존재에 대한 관념을 철저히 깨뜨린 부분이 흥미롭다. 영화 속 UFO는 기존에 알려진 타원형이 아닌 형이상학적 외형의 물체라는 점, 우주가 아닌 다른 차원을 통해 지구로 진입한 미스터리한 기술력, 괴물로 인식될 수밖에 없는 외계 생명체의 외형과 언어 방식은 기이한 느낌을 가져다준다. 18시간마다 열리는 우주선 문을 향한 접근, 문제의 우주선에 진입해 중력을 체험하고 외계와 접촉하게 되는 모든 과정이 주인공 루이스의 시선을 통해 세세하게 그려져 실감 나는 공포와 긴장감으로 연결된다.
루이스가 느끼게 되는 감정은 곧 모든 인류의 시선이자 감정으로 정의된다. 외계라는 미지의 존재를 만난다는 사실에 기대, 두려움, 신비감을 갖게 되는 것은 모든 인간이 지니고 있는 심리적 반응일 것이다. 드니 빌뇌브가 이번 영화를 통해 선보인 시각 효과와 영상은 바로 그러한 심리적 반응을 자극하기 위한 주요 요소였던 셈이다.
[컨택트]는 이러한 신비하고 기이한 분위기 속에 지적 호기심의 흥미까지 더하는 대담한 설정을 더 한다. 이는 마치 우리가 '실제로 외계의 지적 생명체를 만났을 때 어떤 반응을 보일 것인가?'에 대한 물음을 받은 것과 같다. 그것은 바로 외계와 언어적 소통을 이뤄내는 과정이다. 인간과 전혀 다른 외형을 지닌 존재인 만큼 [컨택트]의 외계인들은 자신들만의 특이한 언어습관과 소통방식을 지니고 있다.
루이스 일행이 첫 소통에 성공한 이후 외계인들이 전한 글씨를 분석하고 추리하는 과정 또한 이 영화가 지닌 긴장 요소 중 하나다. 호주에 처음으로 정착한 서양인들이 캥거루에 호기심을 느껴 원주민에 이를 문의하다 엉뚱한 대답을 듣게 된 일화는 언어와 문화의 충돌이 전해주게 될 파장을 잘 대변한 영화 속 예시다. 이렇듯 혹시 모를 파장을 막기 위해 외계의 존재에 왜곡되지 않은 진심을 전달하기 위해 다양한 소통을 시도하며, 서로의 언어를 배우는 과정은 인간 관계와 사회에 대한 깊이 있는 정의로 연결된다.
외계와의 정보를 공유하기 위해 인류는 연합 전선과 정보를 공유하려 하지만 자국의 이익과 오해로 인해 분열의 긴장감을 불러오게 된다. 결국, 모든 관계를 연결해주는 것은 언어 체계가 아닌 서로가 담고 있는 진심이며, 그것이 얼마나 어려운 것인지를 인간과 외계의 접촉을 통해 의미있게 구현한다.
외계와의 조우로 인한 심리적 긴장감과 지적 호기심이 가져다주는 드라마에 초점을 맞춘 영화는 후반부 예상치 못한 반전을 통해 지금까지 눈에 보인 모든 장면과 순간을 뒤집으며, 이 영화가 숨기고 있었던 진짜 메시지를 내놓는다.
메시지와 주제관이 영화의 스케일에 비해 지극히 개인적인 관점을 다룬 탓에, 보는 이에따라 모호하게 느껴질 수 있는 대목이지만, 인간의 삶에 대한 깊이 있는 성찰과 전체적인 이야기를 감성적으로 풀어냈다는 점에서 의미 있게 다가온다.
어쩌면 후반부의 결말은 외계와의 소통에 성공한 장면이 말해주듯이, 과학과 상식으로 설명할 수 없는 영화라는 예술의 놀라움과 위대함을 의미하는 바 아닐까?
드니 빌뇌브의 영리한 연출력과 이야기 구성이 돋보인 [컨택트]는 2월 2일 개봉한다.
작품성:★★★★
오락성:★★★☆
연출력:★★★★☆
연기력:★★★☆
총점:★★★★
최재필 기자 (보도자료/제휴 문의/오타 신고) movierising@hrising.com
(사진=UP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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