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 큐어] 리뷰:힐링과 치유를 섬뜩하게 전하는 미스터리물 ★★★
17.02.14 19:12
[더 큐어,2017]
감독:고어 버빈스키
출연:데인 드한, 미아 고스, 제이슨 아이삭스, 셀리아 아임리
줄거리
야심 많은 젊은 간부 ‘록하트’는 의문의 편지를 남긴 채 떠나버린 CEO를 찾아 스위스 알프스에 위치한 ‘웰니스 센터’로 향한다. 고풍스러우면서 비밀스러운 기운이 느껴지는 ‘웰니스 센터’. '록하트’는 그곳의 특별한 치료법을 의심스럽게 여긴다. 예상치 못한 사고로 ‘웰니스 센터’에 머무르게 된 ‘록하트’는 그곳에서의 치료가 필요하다는 진단을 받게 되고, 비밀을 파헤치려 할수록 알 수 없는 일들이 벌어지는데…
[더 큐어]는 [링][캐리비안의 해적][론 레인저]를 통해 남다른 영상미와 시각효과를 추구한 고어 버빈스키 감독 특유의 신비로운 정서와 색채가 강하게 묻어나 있다. 그에게 있어서 매우 정상적인 접근 방식이지만, 제삼자의 입장에서는 섬뜩하기 그지없는 정서와도 같다. 그만큼 이번 영화는 그만이 추구한 영상을 통해 이야기와 주제를 강조하는 메시지 격인 작품이어서 그의 시각 효과적 장점을 어떻게 이해하고 받아들이느냐에 따라 다르게 정의될 것이다.
'깊은 산속의 정신 병원'이 지닌 미스터리한 정서와 배경이 된 장소가 지니고 있는 민담을 바탕으로 구성된 알프스의 웰니스 센터는 호기심을 절로 불러오게 한다. 현시대의 자본과 물질적 탐욕에 사로잡힌 뉴요커 록하트의 시선은 이 영화를 보는 관객의 시선과도 같다.
아름다운 알프스 산맥의 분위기와 노인들에게 있어 낙원과도 같은 이곳은 의심할 여지 없는 완벽한 의료 시설이다. 하지만 이 낯선 곳을 바라보는 주인공의 시선은 언제나 호기심을 불러오기 마련. 록하트와 CEO의 퇴원을 만류하는 병원 관계자와 저녁마다 이상한 행동을 하는 직원들의 모습에 자연히 의심을 느끼게 되고, 그 의심은 적중한다.
영화는 록하트의 시선에서 병원 내 미스터리를 하나씩 풀어가는 방식으로 이야기를 전개하며 특유의 긴장감을 높인다. 주인공과 관객들이 진실을 마주하는 순간은 상징적이지만 다소 충격적인 시각효과로 구현된다. 섬뜩한 정서 속에는 인간의 탐욕에 대한 풍자가 담겨있다. 고액 연봉과 승진을 위해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은 록하트의 야심, 건강하길 원하는 노인들, 그들의 그러한 야심을 이용하는 무서운 실체는 탐욕이 가져다주는 파국을 의미한다.
예고편을 통해 논란이 되었던 뱀장어와 문제의 소녀 한나는 이 탐욕의 미스터리를 푸는 '키'가 된다. 이상한 느낌을 자아내는 존재들이지만 탐욕을 지닌 인간보다 가장 순수하고 여린 존재다. 록하트는 이것을 통해 병원 내 무서운 실체를 직접 마주하게 되지만, 결국 큰 위험을 믿게 된다. 여러 개의 위기와 긴장감을 오가는 호러 스릴러물 특유의 전개과정을 유지하며, 강한 상징성이 담긴 예술적인 영상미를 선사한다.
충격적인 영상이 가져다주는 정서는 이 영화가 추구한 공포 적 분위기와 불안한 인간 내면에 대한 탐구로 이어진다. 장르적, 예술성의 결합을 통해 웰메이드한 아트 스릴러에 대한 야망을 키운 [더 큐어]는 매혹적인 영상이 지닌 상징성에 모든 것을 축약한 나머지 이를 받쳐줘야할 이야기의 개연성이라는 기본을 놓치는 중대한 실수를 저지른다.
록하트의 의심과 진실 추적이 영화의 흥미를 유지할 기본 바탕이라 하지만 그 이후 전개되는 이야기는 반복적인 구도다. 병원의 음모를 밝히다 위협에 빠진 주인공이 위기에서 벗어나 다시 붙잡히는 상황이 반복적으로 그려진다. 영화의 전체적 이야기가 웰니스 센터에 머무르며 한정적 공간의 미스터리에만 기댄 나머지 이후의 이야기를 풀어나가는 방식은 무의미한 상징적 영상에 기대는 식이다.
미스터리를 풀 과거 전설과 현재를 연결하는 방식에서도 구체적인 설명과 개연성을 생략해 의문만 더해준다. 반전의 연속과 실타래 같은 미스터리와 치밀한 구조의 이야기를 원했다면 그 기대를 내리는 게 좋다. 아름다운 시각효과와 영상을 통한 예술적 추구에 신경 쓴 나머지 각본 완성도에 힘을 뺀것 같아 아쉬움만 더해준다.
복잡한 미스터리를 직접 머리속으로 푸는 것보다 영화가 보여주는 함축적인 시각효과를 통해 의미를 하나씩 풀어나가는 방식이 주는 관점에 초점을 맞추고 본다면 흥미롭게 감상할 수 있다.
[더 큐어]는 2월 15일 개봉한다.
작품성:★★★
오락성:★★★
연출력:★★☆
연기력:★★★☆
총점:★★★
최재필 기자 (보도자료/제휴 문의/오타 신고) movierising@hrising.com
(사진=이십세기폭스코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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