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말에 뭐볼까? 2월 15, 16일 개봉작 별점, 간단평 모음
17.02.17 10:14
우리는 아직도 [변호인]이 필요하다 [재심]
[재심,2017]
감독:김태윤
출연:정우, 강하늘, 김해숙
줄거리
대한민국을 뒤흔든 택시기사 살인사건 발생! 유일한 목격자였던 10대 소년 현우는 경찰의 강압적인 수사에 누명을 쓰고 10년을 감옥에서 보내게 된다. 한편, 돈도 빽도 없이 빚만 쌓인 벼랑 끝 변호사 준영은 거대 로펌 대표의 환심을 사기 위한 무료 변론 봉사 중 현우의 사건을 알게 되고 명예와 유명세를 얻기에 좋은 기회라는 본능적 직감을 하게 된다. 그러나 실제로 현우를 만난 준영은 다시 한번 정의감에 가슴이 뜨거워지는 자신을 발견하게 되고 현우는 준영의 도움으로 다시 한번 세상을 믿어볼 희망을 찾게 되는데…
간단평
문제의 사건을 영화가 다루는 방식은 법정 물 특유의 진실 게임 방식이 아닌, [변호인]이 사용한 공권력의 적나라한 폭력묘사를 빌려온다. 주인공이 형사들의 폭력적인 강압에 못 이겨 가해자가 되는 과정은 공권력의 부패와 폭력으로 해석돼 '약촌 오거리 사건'이 단순히 한 개인의 사건이 아님을 이야기한다. 청산되지 않은 불행한 역사가 남아있듯이, 심판받지 못한 불합리한 공권력의 남용은 시대가 변한 지금까지도 지속해서 이어지고 있음을 보여준다.
살인 사건을 상징적으로 정의한 [재심]은 이후 사건과 관련한 주변 인물들의 인간적인 모습을 중점적으로 다루는 데 주력한다. 이로 인해 사건의 존재감 대신 캐릭터와 인물의 정서가 더 부각된다. 변호사 준영은 정우 특유의 낙천스러움을 기반으로, 친정으로 떠난 아내와 아이를 데려오기 위해 어떻게든 사적인 이익을 위한 변호를 우선시하려는 인간적인 캐릭터다. 다소 유머러스하면서도 인간적 모습이 강한 캐릭터는 관객들이 공감하고 함께 따라 갈수 있 는 존재이자, 드라마를 무난하게 전달해줄 인물이다.
그런 인물이 공권력의 폭력으로 세상을 향해 분노하는 다혈질적인 피해자와 함께 호흡해 사건의 진실을 밝혀내고 인간관계를 형성하는 이야기는 흥미로운 부분이다. 하지만 이를 단순한 흥미 요소로 그리기보다는 '사익'을 추구하던 개인이 타인의 아픔을 통해 '공익'을 추구하게 되는 변화적인 모습을 통해 사회적 메시지를 극적으로 전달하려 한다. 준영의 변화는 곧 피해자인 현우가 사회적 억압을 극복하는 상호작용적인 관계로 이어져 인간미가 담긴 진한 여운을 남긴다.
이렇듯 [재심]은 유머, 정서적 드라마와 같은 따뜻한 시선과 개인의 자각, 사회적 메시지를 무난하게 전하고 있지만, 정작 사건을 본질적으로 다루는데 있어서는 소극적인 모습을 보인다. 약촌 오거리 사건의 진실을 추적하는 과정에서 정서적 요인이 과도하게 사용돼 이야기의 개연성을 떨어뜨리는 우를 범하기에 이른다. 사건의 본질과 인물의 변화와 같은 냉철한 시각으로 바라봐야 할 때도 감정적인 요인에만 의지해 후반부에 들어서는 다소 피로한 느낌을 전해준다.
법을 소재로 한 작품이지만 정작 중요한 법 관련 장면은 중요하게 다뤄지지 않는다. 사건과 법정이라는 긴박한 소재를 가지고도 이를 극적인 이야기로 살리지 못한 것은 아쉬울 따름이다. 장르 영화 특유의 흥미와 메시지의 파급효과를 보다 높게 해줄수 있는 요소들이지만, 이를 활용하려 하지 않는다. 사건에 대한 본질과 긴박감이 담긴 법정물의 묘미를 원했다면 실망스럽게 느껴질 것이다.
작품성:★★★
오락성:★★★
연출력:★★☆
연기력:★★★☆
총점:★★★
힐링과 치유를 섬뜩하게 전하는 미스터리물 [더 큐어]
[더 큐어,2017]
감독:고어 버빈스키
출연:데인 드한, 미아 고스, 제이슨 아이삭스, 셀리아 아임리
줄거리
야심 많은 젊은 간부 ‘록하트’는 의문의 편지를 남긴 채 떠나버린 CEO를 찾아 스위스 알프스에 위치한 ‘웰니스 센터’로 향한다. 고풍스러우면서 비밀스러운 기운이 느껴지는 ‘웰니스 센터’. '록하트’는 그곳의 특별한 치료법을 의심스럽게 여긴다. 예상치 못한 사고로 ‘웰니스 센터’에 머무르게 된 ‘록하트’는 그곳에서의 치료가 필요하다는 진단을 받게 되고, 비밀을 파헤치려 할수록 알 수 없는 일들이 벌어지는데…
간단평
영화는 록하트의 시선에서 병원 내 미스터리를 하나씩 풀어가는 방식으로 이야기를 전개하며 특유의 긴장감을 높인다. 주인공과 관객들이 진실을 마주하는 순간은 상징적이지만 다소 충격적인 시각효과로 구현된다. 섬뜩한 정서 속에는 인간의 탐욕에 대한 풍자가 담겨있다. 고액 연봉과 승진을 위해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은 록하트의 야심, 건강하길 원하는 노인들, 그들의 그러한 야심을 이용하는 무서운 실체는 탐욕이 가져다주는 파국을 의미한다.
예고편을 통해 논란이 되었던 뱀장어와 문제의 소녀 한나는 이 탐욕의 미스터리를 푸는 '키'가 된다. 이상한 느낌을 자아내는 존재들이지만 탐욕을 지닌 인간보다 가장 순수하고 여린 존재다. 록하트는 이것을 통해 병원 내 무서운 실체를 직접 마주하게 되지만, 결국 큰 위험을 믿게 된다. 여러 개의 위기와 긴장감을 오가는 호러 스릴러물 특유의 전개과정을 유지하며, 강한 상징성이 담긴 예술적인 영상미를 선사한다.
장르적, 예술성의 결합을 통해 웰메이드한 아트 스릴러에 대한 야망을 키운 [더 큐어]는 매혹적인 영상이 지닌 상징성에 모든 것을 축약한 나머지 이를 받쳐줘야할 이야기의 개연성이라는 기본을 놓치는 중대한 실수를 저지른다. 록하트의 의심과 진실 추적이 영화의 흥미를 유지할 기본 바탕이라 하지만 그 이후 전개되는 이야기는 반복적인 구도다. 병원의 음모를 밝히다 위협에 빠진 주인공이 위기에서 벗어나 다시 붙잡히는 상황이 반복적으로 그려진다. 영화의 전체적 이야기가 웰니스 센터에 머무르며 한정적 공간의 미스터리에만 기댄 나머지 이후의 이야기를 풀어나가는 방식은 무의미한 상징적 영상에 기대는 식이다.
미스터리를 풀 과거 전설과 현재를 연결하는 방식에서도 구체적인 설명과 개연성을 생략해 의문만 더해준다. 반전의 연속과 실타래 같은 미스터리와 치밀한 구조의 이야기를 원했다면 그 기대를 내리는 게 좋다. 아름다운 시각효과와 영상을 통한 예술적 추구에 신경 쓴 나머지 각본 완성도에 힘을 뺀것 같아 아쉬움만 더해준다.
작품성:★★★
오락성:★★★
연출력:★★☆
연기력:★★★☆
총점:★★★
동서양의 전사들 '진격의 괴수'와 맞서다! [그레이트 월]
[그레이트 월,2017]
감독:장이머우
출연:맷 데이먼, 페드로 파스칼, 경첨, 유덕화, 윌렘 대포
줄거리
세상에서 가장 강력한 무기를 찾아 미지의 땅으로 떠난 최고의 전사 ‘윌리엄’(맷 데이먼)과 ‘페로’(페드로 파스칼)는 60년마다 존재를 드러내는 적에게 공격을 당해 동료들을 잃게 되고, 이 정체불명의 적으로부터 인류를 보호하는 최정예 특수 부대 ‘네임리스 오더’와 마주하게 된다. 한편, 세상을 지키는 유일한 장벽, ‘그레이트 월’까지 놈들로부터 공격을 입게 되자, 윌리엄과 페로는 인류의 운명을 지키기 위해 네임리스 오더에 합류하고, 피할 수 없는 거대한 전쟁에 휘말리게 되는데…
간단평
[그레이트 월]의 액션과 전술은 '방어전(戰)'에 기반을 두고 있다. 극 중 괴수 타오티에는 게임 '스타크래프트'속 저글링과 히드라를 섞어놓은 듯한 형상으로 성인 인간보다 조금 크면서 늑대보다 더 잔인한 존재로 그려진다. 그런 타오티에를 1대 1로 상대할 수 없기에 인간들은 만리장성이라는 거대한 장벽 안에서 다양한 화약, 타격 무기와 무술로 맞선다.
거대한 상상력이 응집된 전투 묘사는 [그레이트 월]은 화려한 볼거리와 처절한 액션의 묘미를 선사한다. 우려되었던 맷 데이먼의 캐릭터는 유럽에서 온 떠돌이 서양 전사로 설정되어서 영화의 진행과 주제를 강조하는 역할을 무난히 이행한다. 이번 작품에서 그의 화려한 활솜씨와 검투 액션은 박진감을 전해주기에 충분했다. 상대 배우인 중국 여배우 경첨의 비중과 영어 연기도 좋았다.
다만, 화려하고 긴박했던 타오티에 무리와의 첫 격전이 너무 강렬한 탓인지, 이후에 반복되는 방어전 전투 장면은 다소 지루한 느낌을 주고있다. 서양인 무리들의 배신과 인물간의 갈등이 두서없이 빠르게 전개된 것도 아쉽다. 맷 데이먼과 경첨의 관계와 정서적 교류를 주고 받는 것까지는 좋았으나 다른 인물 간의 교류와 호흡이 다소 적어 드라마적 여운이 약하다. 그럼에도 장이머우 감독이 완성한 동양적인 색채의 괴수 판타지와 스펙터클만으로도 흥미로운 볼거리와 세계관만으로도 오락 영화로서의 가치를 충분히 입증시킨 작품이다.
작품성:★★☆
오락성:★★★☆
연출력:★★★
연기력:★★★
총점:★★★
씻을수 없는 아픔을 받아들이기까지…[맨체스터 바이 더 씨]
[맨체스터 바이 더 씨,2017]
감독:케네스 로너선
출연:케이시 애플렉, 미셸 윌리엄스, 카일 챈들러, 루카스 헤지스
줄거리
보스턴에서 아파트 관리인으로 일하며 혼자 사는 '리'(케이시 애플렉)는 어느 날 형 '조'(카일 챈들러)가 심부전으로 위독하다는 소식을 듣고 고향 맨체스터로 향한다. 하지만 결국 형의 임종을 지키지 못하고, 자신이 조카 '패트릭'(루카스 헤지스)의 후견인으로 지목됐다는 사실을 알게 된다. 혼란에 빠진 '리'는 조카와 함께 보스턴으로 돌아가려 하지만 '패트릭'은 떠날 수 없다며 강하게 반대한다. 한편 전 부인 '랜디'(미셸 윌리엄스)에게서 연락이 오고, 잊었던 과거의 기억이 하나 둘 떠오르게 되는데…
간단평
크나큰 상처를 지닌 주인공이 상처를 극복하는 이야기가 아닌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기까지의 과정을 현실적인 시각에서 그리고 있다. 죄책감, 상실 등 인간의 모든 내면적 상처를 담고 있지만, 잔잔한 드라마로 완성하는 과정이 돋보인다. 괴로운 상처와 내면을 지닌 남자를 연기한 케이시 애플렉의 연기가 일품이다. 상처에 대한 묘사와 일부 에피소드가 반복적이어서 약간의 지루함을 느낄 수 있다.
작품성:★★★☆
오락성:★★☆
연출력:★★★☆
연기력:★★★★
총점:★★★☆
너의 원수 아니 가족을 사랑하라…디즈니가 선택한 한국 가족영화 [그래, 가족]
[그래,가족,2017]
감독:케네스 로너건
출연:케이시 애플렉, 미쉘 윌리엄스, 카일 챈들러, 루카스 헤지스
줄거리
번듯한 직장이 없는 철부지 장남 성호(정만식) 잘난 체 해도 결국 흙수저인 둘째 수경(이요원) 끼도 없으면서 쓸데 없이 예쁜 셋째 주미(이솜) 닮기는커녕 달라도 너무 다른 오 씨 남매 앞에 갑자기 나타난 막둥이 오낙(정준원) 징그러운 세 남매도 모자라 하루아침에 네 남매가 되어버렸다! 성호의 계략으로 낙이를 떠맡게 된 수경은 짐인 줄 알았던 낙이가 사상 최대 특종 사건의 유일한 희망임을 깨닫게 되고 낙이와 함께 대한민국을 들었다 놓을 기상천외한 작전을 펼치기 시작하는데…
간단평
월트디즈니가 투자한 한국형 가족 영화. 대화와 관계가 단절된 우리 시대 가족의 이야기를 정겨운 유머와 무공해 드라마로 완성했다. 가족이 주는 상처가 크다는 말을 공감 있게 잘 그렸으며, 숨겨둔 막내 동생으로 인해 삼 남매가 하나가 되는 과정이 흥미롭게 전개된다. 과하게 재미있거나, 드라마적으로 완벽하지는 않지만 편하게 볼 수 있는 가족 영화다. 막내 오낙을 연기한 정준원의 연기가 인상적이며, 거칠지만 다정한 모습을 보여준 정만식의 장남 연기도 볼만하다.
작품성:★★★
오락성:★★★☆
연출력:★★★
연기력:★★★☆
총점:★★★
디즈니식 퀄리티를 기대하지 말것! [트롤]
[트롤,2017]
감독:마이크 미첼, 월트 도른
출연:안나 켄드릭, 저스틴 팀버레이크, 주이 디샤넬
줄거리
모두가 행복한 트롤 왕국의 긍정공주 '파피' 노래와 춤이 끊이지 않던 트롤 왕국에 우울종결자 '버겐'이 쳐들어온다! '파피'는 '버겐'에게 납치된 친구들을 구하기 위해 걱정병 친구 '브랜치'와 함께 위험천만한 모험을 떠난다. 사사건건 충돌하는 '파피'와 '브랜치'는 힘겹게 버겐 타운에 도착하는데…
간단평
아이들과 함께 보는 가족 애니메이션으로는 무난. 하지만 드림웍스가 디즈니보다 무엇이 부족한가를 보여준 작품. 이야기의 정교함, 캐릭터의 완성도, 음악을 활용하는데 있어서는 디즈니 작품들보다 한참 부족하다는 느낌을 받게 된다. 시작부터 위기 상황을 전개한 탓에 이후에 진행되는 이야기들은 흥미롭지가 않은 산만한 이야기들이다. 귀여운 캐릭터들의 개인기와 노래로 의존하는 대목은 낭비에 가까우며, 노래 또한 분위기와 흐름에 맞지않게 등장해 공감이 가지 않는다.
작품성:★★
오락성:★★★
연출력:★★
시각효과;★★☆
총점:★★
최재필 기자 (보도자료/제휴 문의/오타 신고) movierising@hrisi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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