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모니 스니켓의 위험한 대결] 리뷰:보지 말라고 해도 계속 보게하는 묘한 매력 ★★★★
17.02.27 17:51
[레모니 스니켓의 위험한 대결,2017]
감독:배리 소넨필드 외 2인
출연:닐 패트릭 해리스, 패트릭 워버튼, 말리나 와이즈먼, 루이스 하인즈, 윌 아넷, 코비 스멀더스
줄거리
보들레어 3남매가 부모님의 갑작스러운 사망에 대한 비밀을 밝혀내고 이들의 유산을 빼앗으려는 친척 올라프 백작에 맞서 싸우는 이야기.
짐 캐리 주연의 동명의 2005년 작품과 달리 이번에 넷플릭스를 통해 드라마로 완성된 버전은 원작 소설 시리즈의 색채와 세계관을 그대로 이어받았다. 원작이 의외로 방대한 탓에 이를 축약한 영화 버전이 다소 아쉬울 수밖에 없었다. 그렇기에 드라마 버전의 [레모니 스니켓의 위험한 대결]은 영화의 아쉬움을 덜어줄 만한 요인들이 많다.
우선 이 드라마를 재미있게 보기 위해서는 [레모니 스니켓의 위험한 대결]이 가지고 있는 성향과 특징에 대해 어느 정도 알고 있어야 한다. 아이들의 시선으로 그려진 이야기에 초점을 둔 탓에 다소 유치하게 느껴질 법한 구성이 담겨 있어 이 부분에 대한 적응이 필요하다. 아이들 보다 더 바보같고 어리석은 성인들의 과장된 모습은 원작이 지니고 있는 아이들의 눈으로 본 어른 세계에 대한 풍자다. 이야기의 화자인 레모니 스니켓이 직접 등장해 "해피엔딩을 기대했다면 과감하게 접으라." 라는 반복되는 경고 멘트도 알아둬야 하는 필수 요소다. 그의 말처럼 이 드라마는 해피엔딩을 지향하지 않고 예상치 못한 죽음과 비극의 향연을 각 에피소드를 통해 표현된다.
이 두 개의 요소를 이해했다면 [레모니 스니켓의 위험한 대결]의 진가를 확인할 수 있게 될 것이다. 팀 버튼의 세계관과 영상미를 연상시키는 기괴함과 아기자기한 정서의 만남과 성인 어른들의 탐욕과 음모를 다양하게 풍자한 묘사들이 강렬하게 그려진다. 잔인하게 설정된 장면들이 등장하지만 혐오스럽다는 느낌이 전혀 들지 않는 것은 잔혹한 부분을 빼고, 풍자와 여운이 담긴 장면들로 대처했기 때문이다.
이러한 분위기를 기반으로 악당인 올라프 백작의 변장과 음모에 맞서는 보들레어 삼남매가 매 회 에피소드마다 지혜와 기지를 발휘해 위기에서 벗어나며 진실에 들어가는 과정이 긴장감을 높여주며 다음 에피소드를 기대하게 한다. 치밀한 구성을 기반으로 한 각본에 영화 버전에 맹활약한 짐 캐리 못지않은 팔색조 연기를 보여주는 닐 패트릭 해리스의 연기도 볼만한 요소다. 극중 연극 배우 출신의 악당인 만큼 나이와 외모, 성별을 넘나드는 다양한 캐릭터로 변신하는 모습은 색다른 재미를 선사한다.
그의 이러한 파격적인 변신은 이 작품에 출연한 성인 배우들이 선보이는 망가진 연기가 이 영화가 지향하는 또 다른 흥미 요소임을 의미하고 있다. 아이들을 도우려는 캐릭터들은 하나같이 정신적인 문제와 괴짜들로 묘사되지만, 그 안에는 순수한 마음이 강하게 담겨있다. 반면 악당들은 치밀하지만 자신들의 자존심과 이기심으로 단 한번의 실수를 저지르며 계획한 일을 그르친다. 선과 악이 분명한 어른들의 대결을 '음모론'과 같은 복잡한 요소로 표현해 이 작품이 지니고 있는 세계관을 깊이 있게 묘사한 대목도 인상적이다. 그만큼 [레모니 스니켓의 위험한 대결]은 우리가 몰랐던 에피소드와 이야기가 다양한 작품으로 지속적으로 보게 만드는 장점이 가득했다.
음모, 추리 형태의 어드벤처를 기반으로 어른 세계를 묘사하고 있지만, 이를 통해 지금의 아이들에게 보다 현실적인 메시지를 전하고자 한 의도가 담겨있다. 어른들의 탐욕과 음모속에서 지혜와 성숙함을 통해 위기를 벗어나고 세상을 보는 눈을 키워나가며 성장하는 보들레어 삼남매의 모습이 바로 그것을 말해주고 있다. 지금의 순수한 아이들이 탐욕스런 성인이 되는 냉정한 현실을 인정하면서 그 안에 조금의 선한 마음을 잊지 않기를 바라는 진심 어린 조언이 '해피엔딩'을 반대하는 이 드라마가 유일하게 전하는 희망적 메시지였다.
[레모니 스니켓의 위험한 대결]은 넷플릭스를 통해 방영 중이다.
작품성:★★★☆
오락성:★★★☆
연출력:★★★☆
연기력:★★★★
총점:★★★★
-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 담당 부사장 브라이언 라이트와의 인터뷰-
Q.[레모니스니켓의 위험한 대결]은 이미 영화로도 제작된 바 있으며, 작품의 개성과 특징도 뚜렷해 독창적인 작품으로 만들기가 쉽지 않았을 것이다. 이번 넷플릭스 버전이 영화 버전과 다른 점, 제작 방식에 있어 가장 중점을 두었던 것은 무엇인가?
에피소드 대부분을 감독한 배리 소넨펠드는이번 시리즈에 대한 굉장한 비전을 가지고 있었다. 개인적으로는 이번 시리즈의 톤이 원작의 톤과 훨씬 가깝다고 본다. 작가들은 원작의 코믹요소와 반항성을 완벽하게 담아냈으며, 닐 패트릭 해리스는악당이지만 동시에 굉장히 재미있는 캐릭터로
시리즈의독특한색깔을 잘표현해냈다. 무엇보다 제작진은 [레모니 스니켓의 위험한 대결]이 아이들과 어른들 모두가 좋아할만한시리즈라는 것을 중요하게 생각한다.이 작품은 온 가족이 함께 시청하기좋은수준 높고정교한 콘텐츠로, 제작가치 또한 높게 평가되고 있다.
Q. 넷플릭스가 길에르모 델 토로, 베리 소넨필드 등 다양한 개성을 지닌 아티스트 연출진들과 연달아 손잡을 수 있었던 비결은?
넷플릭스는 진정한 비전을 가진 작가, 감독, 배우들에 투자한다. 우리는 최고 수준의 작품을 제작할 수 있다고 믿는 사람들과 함께하며, 때로는 모험을 하기도 한다. 그 예로는 ‘더퍼 형제(Duffer Brothers)’가 있는데, 그들이 신인이었던 시절 우리는 상당한 투자를 했다.‘숀 레비(Shawn
Levy)’가 그들을 멘토링하며 도움을 줬고 (숀은[기묘한 이야기]의 총 제작자다), 그들을 신뢰한 결과 좋은 결실을 맺었다. 모든 것은 재능에 달려있으며, 그 재능에 우리가 투자하고 있는 것이다. <레모니스니켓의 위험한 대결>에서 감독 배리 소넨펠드는<맨 인 블랙>의 시각적 스타일과 <겟쇼티>의 코미디 스타일을 재현하며, 그가 가진전문성과 비전을 모두 쏟아냈다.그야말로인상적인 작업이었다고 생각한다.
Q. 넷플릭스 합류 전에는 어린이 채널 니켈로디언(Nickelodeon)에서도 일했다. 키즈, 가족 콘텐츠의 전문가로서 가장 먼저 지향하고 있는 바는 무엇인가?
넷플릭스는아이들과 어른들을 위한 콘텐츠에 똑같이 집중하고 있으며,[레모니스니켓의 위험한 대결]은 두 연령층 모두를 움직일 수 있는콘텐츠의 훌륭한 예다. 이 시리즈는 어른들이 흥미를 느낄만한 정교함과 아이들이 좋아할만한 모험, 환상 같은 요소를 모두 가지고 있다.또한 넷플릭스는
오리지널 콘텐츠를지속적으로 확대해나감에 따라, 전세계 가입자들이 감상할 수 있는 우수한 가족 및 청소년 콘텐츠에 투자할 수 있어 기쁘게 생각한다.
Q. 최근 넷플릭스는 [옥자]와 같은 한국 콘텐츠 제작에도 열중하고 있다. 향후 대한민국의 키즈, 가족 콘텐츠 분야의 자체 제작 계획도 있는지? 대한민국 콘텐츠 시장 진출에 대한 향후 계획과 구체적인 청사진을 알고 싶다.
안타깝게도 국내 오리지널 시리즈 관련 계획에 대해서는 말할 수 없지만, 현재 주력하고 있는 가족 및 청소년 콘텐츠에대해 얘기하자면 이달 말 [로스트 인 스페이스]의 제작이 시작된다. 이 작품은 1960년대의 놀라운 가족 생존기이야기에 대한 리메이크로, 부모들과 어른들이 좋아하고 즐겨 찾게 될 작품이자 아이들도 함께 즐길 수 있는 또 하나의 콘텐츠다. 상당히 규모 있는 작품이며, 2018년까지는 공개되지 않을 예정이다.
넷플릭스는 가족 콘텐츠뿐만 아니라 가족, 부모, 또는 10대 청소년 모두 시청할 수 있는 수준 높은 청소년 콘텐츠에도 투자하고 있다.올해 공개될 작품 중 하나는 [루머의 루머의 루머(13 Reasons Why)]다. 이 시리즈는 2007년 출판된 유명 청소년 소설을 원작으로 하며, 같은 반 친구 ‘해나’가 자살로 세상을 떠난 지 얼마 되지 않아 그녀로부터 카세트테이프 박스를 받는 소년 ‘클레이’의 이야기를 담는다.
다음 학생에게 전달하라는 지시사항과 함께 보내진테이프에서 ‘해나’는 12명의 친구들에게 자신이 목숨을 끊게 된 13가지 이유를 제시하며,12명 개개인이 그녀의 죽음에 어떻게 일조했는지 설명한다. [루머의 루머의 루머]는 강력한 작품으로, 굉장히 중요한 주제를 다룬다. 지난해 [스포트라이트]로 오스카상을 받은 감독 토마스맥카시의작품이며, 셀레나고메즈가제작자로 참여한다.아직 협상 중이라 밝힐 수는 없지만 넷플릭스는이 외에도 다양한 작품들을 공개예정이며, 가족 및 청소년 콘텐츠 부문에서 대대적인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최재필 기자 (보도자료/제휴 문의/오타 신고) movierising@hrising.com
(사진=넷플릭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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