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녀와 야수] 리뷰: 전설의 사랑…현실이 되어 돌아오다 ★★★☆
17.03.05 23:21
[미녀와 야수,2017]
감독:빌 콘돈
출연:엠마 왓슨, 댄 스티븐스, 루크 에반스, 조시 게드, 이완 맥그리거, 이안 맥켈런, 엠마 톰슨
줄거리
똑똑하고 아름다운 ‘벨(엠마 왓슨)’은 아버지와 살고 있는 작은 마을에서 벗어나 운명적인 사랑과 모험을 꿈꾼다. 어느 날 행방불명된 아버지를 찾아 폐허가 된 성에 도착한 벨은 저주에 걸린 ‘야수’(댄 스티븐스)를 만나 아버지 대신 성에 갇히고, 야수 뿐 아니라 성 안의 모든 이들이 신비로운 장미의 마지막 꽃잎이 떨어지기 전에 저주를 풀지 못하면 영원히 인간으로 돌아올 수 없는 운명임을 알게 된다. 성에서 도망치려던 벨은 위험한 상황에서 자신을 보호해 준 야수의 진심을 알게 되면서 차츰 마음을 열어가기 시작하는데…
명작의 반열에 오른 동명의 디즈니 클래식 애니메이션을 실사화한 작품인 탓에 [미녀와 야수]에 대한 실사 버전에 대한 기대와 우려는 단연 클 수밖에 없다. 누군가에게는 추억의 애니를 실사화 하는 것에 대한 기대를 불러오게 하지만 또 다른 누군가에게 있어서는 원작을 망칠거라는 걱정거리를 전해주기 때문이다. 이 두 관객층을 만족시키기 위한 최선의 방법으로는 원작 애니메이션의 형태를 그대로 재연하는 것이다. 디즈니 또한 누구보다 그 방식을 잘 알기에 성공적인 재연을 위해서는 연출진부터 출연진까지 모두 최고의 실력파 배우들로 포진시킨 것이다. 그만큼 [미녀와 야수]의 실사판은 디즈니의 명예가 걸린 작품이었다.
예상대로 [미녀와 야수]는 우리가 알고 있는 원작 애니메이션의 재연에 충실했다.
클래식으로 남겨진 뮤지컬 OST 음악과 애니메이션속 주인공의 행동을 그대로 따라 하는 배우들의 모습이 약간은 생소하게 느껴질수 있지만 이것이 이 영화의 가장 흥미로운 요소이자 원작 팬들이 기대한 대목일 것이다. 주인공 벨을 연기하는 엠마 왓슨이 마을의 풍경과 일상을 노래로 표현하자 그녀의 뒤로 마을 사람들로 분한 수많은 군중이 합창으로 답하는 오프닝인 '리틀 타운'이 대표적인 장면이다. 원작 애니메이션을 기억하는 관객이라면, 노래의 음절과 영화버전으로 재해석된 장면을 원작과 비교하는 재미를 느끼게 될 것이다.
여기에 애니메이션으로 대변되는 만화적 상상력과 뮤지컬 영화의 기반을 충실히 따르는 음악, 화려한 군중 무용과 시각효과도 상당수를 차지하며 풍성한 볼거리를 자랑한다. 주인공인 벨과 야수가 애틋한 사랑을 나누는 장면들이 실사물 특유의 사실적 묘사를 통해 아름다우면서도 화려한 현실적 장면 그대로 재연해 냈다. 음울함이 담긴 야수의 성이 은색의 빙판처럼 아름다운 빛의 공간으로 바뀌고 상황에 따라 자신의 감정을 노래하는 캐릭터들과 이를 꾸며주는 다양한 시각효과는 원작 동화와 애니메이션의 정서가 하나로 합친듯한 신비스러운 분위기를 자아낸다.
물론 디즈니가 전통적으로 추구한 유머, 가족적인 정서 그리고 최근 부각되기 시작한 독립적인 여성에 대한 묘사도 빠지지 않는다.
이번 [미녀와 야수]에 기대와 우려가 교차했던 부분은 야수의 성을 지키고 있었던 장식품 하인들에 대한 묘사였을 것이다. 애니메이션에서는 유머와 정서적 요인을 자극하는 중요한 조연들이었던 만큼 이들에 대한 묘사가 제대로 이뤄지지 못한다면 실사화 프로젝트는 사실상 실패로 끝나게 된다. 다행히 디즈니 제작진은 이들에 대한 적절한 시각효과와 캐릭터 설정을 대입했으며, 이를 훌륭하게 꾸며줄 배역들을 경험 많은 배우들로 채워냈다.
이완 맥그리거, 이안 맥켈런, 엠마 톰슨, 스탠리 투치등의 연기파 배우들의 성우 연기는 극의 안전감을 불어 넣어주기에 충분했으며, 애니메이션과 다른 캐릭터에 대한 재해석을 보여주며 애니메이션과 다른 영화만의 색다른 재미를 이끌어냈다. 원작에서도 익살스러웠던 황금 촛대 시종 르미에를 담당한 이완 맥그리거는 특유의 활기찬 음색으로 극의 활기를 불어넣었으며, 이안 맥켈런의 시계 시종 콕스워스는 원작과 다른 근엄한 개성이 강조된 모습을 선보였다. 엠마 톰슨의 미세스 팟은 특유의 자상한 분위기를 유지하며 영화의 주제곡을 따뜻한 감성으로 전달한다.
[미녀와 야수]의 영화 버전의 대표적인 정서는 바로 이들에 의해 완성되었다. 벨과 야수의 로맨틱한 분위기를 연출하는 모습과 한평생 야수를 떠나지 않고 함께하려는 유기적 공동체의 모습은 디즈니가 전통적으로 강조하는 '가족주의'에 대한 메시지이자 실사 버전이 지닌 독보적인 정서임을 보여준다.
전형적일 수도 있는 부분이지만 무생명체인 장난감과 도구에 정서를 발견하며 감성을 자극했다는 점에서 [토이 스토리]로 대변되는 디즈니의 창작 동화 세계에 더 기반을 두고 있음을 보여주는 대목이 아닌가 여겨진다. 여기에 벨을 [겨울왕국][모아나] 와 같은 독립적이고 자주적인 여주인공으로 묘사해 스스로 운명과 사랑을 완성하는 인물로 재해석한 부분도 그러한 디즈니만의 새로운 전통성을 이어나가려 한 시도라 생각된다.
디즈니의 자기 복제가 단순한 눈요기가 아님을 보여주며 기대치를 충족하는 화려한 볼거리와 색다른 감성과 정서를 전달해 주고 있는 [미녀와 야수]지만 야심만큼 눈에 띈 선명한 문제점은 아쉽게 느껴진다. 애니원작의 정서를 실사로 옮긴다 해서 그와 관련한 정서와 개연성까지 전부 그럴듯하게 옮겨지는 것은 아니다. 사실적인 개연성을 우선으로 하는 실사물과 만화적 상상력과 정서를 강조하는 애니메이션의 흐름은 당연히 큰 차이를 보이기 마련이다.
[미녀와 야수]는 종종 인물 간의 관계와 갈등을 연결해줄 개연성을 쉽게 흘러버리고는 한다. 애니메이션에서는 인물의 행동과 노래로 넘겼던 정서적 요소들과 사실적인 묘사가 영화에서는 상세하게 그려져야 했지만 영화는 그 부분을 간과했다. 화려한 볼거리와 뮤지컬에 힘을 쏟은 나머지 후반부의 이야기가 급격한 전개로 인해 너무 쉽게 빨리 흘러가려는 듯한 느낌을 주며 지나치게 호흡이 빨리 흘러간다는 여운을 가져다 준다. 이야기의 기본기를 유심히 보는 관객이라면 조금은 거슬리게 느껴질 법한 설정이다.
하지만 관객은 디테일하고 완벽한 [미녀와 야수]의 탄생을 기대하지 않았다. 과거 애니메이션이 가져다준 감동을 그대로 재연해 냈다면 그것으로 충분하다. 엠마 왓슨의 아름다운 외모와 청순함이 부각된 정서와 연기파 배우들이 선보이는 흥미로운 성우 연기, 그리고 마지막 이 최고의 조합이 모습을 드러내며 함께하는 장면은 예상치 못한 깜짝 선물처럼 다가와 영화를 보는 모든 관객이 흐뭇한 미소를 짓게 할 것이다.
[미녀와 야수]는 3월 16일 개봉한다.
작품성:★★★
오락성:★★★★
연출력:★★★
연기력:★★★☆
총점:★★★☆
-[미녀와 야수] 제작진, 주요 출연진과의 간략한 인터뷰-
Q.캐스팅 당시의 기분은?
엠마 왓슨
믿을 수 없을 만큼 신나고 흥분되었다. 최초의 뮤지컬 출연이었고, 처음으로 노래를 불러야 해서 내 실력을 보여주기 위해 엄청난 노력을 했다.
Q.벨은 원작보다 더 적극적인고 진취적인 여성으로 재해석되었다. 최근 디즈니가 창조한 여성 캐릭터가 이러한 모습을 지니고 있는데, 이러한 흐름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나?
엠마 왓슨
그 점에 대해서는 굉장히 긍정적이라 생각한다. 이러한 영화는 오늘날 우리 사회와 문화적 부분에 큰 영향을 끼치게 된다. 이를 통해 여성들이 좀 더 동등한 대우를 받는 순간이 현실이 되지 않을까 생각한다. 나와 같은 아티스트들도 디즈니 영화들의 이러한 반응을 긍정적으로 본다.
Q.미국 일부 주에서 성 소수자 묘사 때문에 상영하지 않겠다 했다. 이 부분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하나?
빌 콘돈 감독
나는 모든 사람이 포용력을 가졌으면 한다. 일부 사람들이 이 영화의 진심과 메시지를 왜곡하고 있다. 이 영화의 진정한 메시지는 바로 포용이다. 나는 근래 디즈니가 여러 작품을 통해 포용력을 보여주고 있는 자세에 지지한다.
조쉬 게드
나도 그 점에서 이 영화가 매우 자랑스럽다. 디즈니의 역사에서 포용이란 메시지는 언제나 존재했다. 사람들이 책 표지만 보지 말고 구분하지 않았으면 한다.
Q.애니메이션을 리메이크한 영화다. 재연하는 과정에서 원작 애니에 구속된다는 느낌을 받지는 않았나?
댄 스티븐슨
순간순간 그럴 때가 있었다. 애니메이션을 복제하려고 시도해 우리만의 것을 만들어야 한다 생각했다. 이번 영화의 야수의 경우 센스있고, 따뜻하고, 바보스러운 모습을 보여줘야 한다 생각했다. 엠마와 함께 의논하며 어떻게 하면 위트있는 사람으로 보일까 고민했다.
엠마 왓슨
원작은 정말로 멋지고 훌륭하다. 단지 어떻게 하면 실사로 잘 표현할 수 있을지가 우리의 고민이었다.
Q.댄 스티븐슨의 목소리 연기가 너무 좋았다. 본인 목소리가 맡는지 의심스러울 정도였는데, 본인이 맞는지?
댄 스티븐슨
맞다. 내 목소리다. 캐릭터를 위해 저음을 강조하려고 했다. 그러다 보니 점점 목소리가 저음으로 변했다. (웃음)
Q.모션 캡처 연기와 분장은 어떻게 한 건가?
댄 스티븐슨
야수의 모습을 보이도록 노력했다. 모션 캡처를 직접 하며 행동과 얼굴 변화에 신경 썼다. 내 얼굴에 페인트 칠을 하며 20대가 넘는 카메라가 내 얼굴을 찍었기에 미묘한 움직임 하나하나에 집중했다.
Q.루크 에반스는 데뷔가 뮤지컬인 것으로 알고 있다. 다시 돌아온 소감은?
루크 에반스
무대에서 노래 한지가 10년 전이 되었다. 그래서 나에게 뮤지컬 영화가 오기를 소망했다. 내가 노래하는 것을 아주 좋아하기 때문이다. 그 때문에 감독님께 감사하다. 힘들기도 했지만, 잘 쓰인 각본과 게스톤의 노래 덕분에 굉장히 즐거웠다. 상상 속의 캐릭터를 현실로 만드는 것은 너무나 신나는 일이다.
Q.여주인공 벨의 이름의 뜻은 무엇이라고 보는가?
엠마 왓슨
프랑스어 어원 그대로인 미녀의 의미에 가깝다 본다. 하지만 내가 생각한 것은 내면의 아름다움이라는 의미가 크게 적용되었다고 생각한다. 무엇보다 아버지의 아름다운 딸이니 아버지의 사랑이 더 강하게 적용되지 않았을까?
Q.무도회장 장면이 인상적이다. 이와 관련한 에피소드가 있나?
엠마 왓슨
원작 애니메이션의 장면을 그대로 참고했지만, 현실에서는 꽤 어려움이 많았었다. 커다란 신체를 지닌 야수와 춤을 추는 만큼 그에 걸맞게 야수의 발을 밟고 춤을 추어야 했다. 그래서 실제로는 기둥과 함께 춤을 춘 기분이었다. (웃음)
최재필 기자 (보도자료/제휴 문의/오타 신고) movierising@hrising.com
(사진=월트 디즈니 컴퍼니 코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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