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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버 더 펜스] 리뷰: 오다기리 죠, 아오이 유우의 '최고의 사랑' ★★★★

17.03.08 14: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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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버 더 펜스,2016]
감독:야마시타 노부히로
출연:오다기리 죠, 아오이 유우, 마츠다 쇼타, 키타무라 유키야

줄거리
인생도 사랑도 봄날을 기다리는 두 남녀, ‘시라이와’와 ‘사토시’가 서로에게 다가가며 시작된 어쩌면 특별한 일상 로맨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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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영화계에서 남다른 비주얼과 개성파 연기를 자랑하는 두 배우가 펼치는 멜로라는 점에서 [오버 더 펜스]를 일반적인 로맨스로 기대했다면 조금은 당황스럽게 느껴질 것이다. 멜로 영화인건 맞지만 단순한 사랑이 아닌 인생에 대한 보편적인 메시지와 가치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다는 점에서 우리의 삶을 다시 돌아보게 하는 교훈적인 작품에 가깝다. 

영화의 관점이 멜로보다는 인생과 삶에 더 깊이 있게 맞춰져 있기 때문이다. 영화는 남자 주인공 시라이와(오다기리 죠)의 시점에서 이야기를 진행하며 그의 인생, 그의 주변인들과 그의 주변을 맴도는 여자 사토시(아오이 유우)의 삶에 초점을 맞추며 공감 어린 인생의 이야기를 진행한다. 

중년의 나이에 직업 학교에 들어와 목수일을 배우는 시라이와와 그의 주변인들은 사회에서 뒤처졌거나 실패한 삶을 살아 재기를 꿈꾸는 인물들로 뜻대로 되지 않은 인생의 쓴맛을 본 이들이다. 

영화는 각기 다른 사연을 지닌 이들에게 애정어린 시선을 유지하며 주인공 시라이와의 캐릭터에 친밀한 공감대를 형성하려 한다. 경쟁주의와 안일한 사회의 시스템에 희생양이 된 그들이지만 직업 학교의 엄격한 규율에 길들여져야 하는 이들의 모습은 전쟁의 패잔병이자 교도소의 죄수처럼 그려진다. 서로의 아픈 사연을 농담으로 공유하며 위로하지만, 영화는 이들에게 아름다운 시선을 유지하려 하지 않는다. 

직업 교육에 부적응자인 힘없는 약자를 향한 냉정한 시선, 같은 처지지만 이러한 동료를 무시하고 따돌리는 이지메적인 행동, 술집 여성들을 향한 성적인 농담을 던지는 그들의 부정적인 모습에는 현실에 뒤쳐진 개개인의 슬픈 자화상이 담겨있다. 잠시 등장한 조연격 캐릭터에도 애정어린 시선을 지닌만큼 주인공 시라이와에 대한 영화만의 시선도 남다를 수 밖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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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수가 적지만 타인들이 건넨 농담과 사연에 미소를 지으며 답하는 그의 모습에 어떤 사연이 담겨 있음을 느끼게 한다. 그러한 의문점에 답을 찾아주는 이가 바로 아오이 유우가 연기하는 사토시다. 사라이와와 로맨스를 만들어 나가는 여주인공이자 자칫 진지할 수도 있는 이 영화에 활기를 불어넣어 주는 중요한 캐릭터다. 청순한 외모와 달리 슬랩스틱에 가까운 새의 구애 행동을 몸소 실천하며 시라이와를 당황스럽게 만드는 사차원적인 캐릭터지만 그녀 또한 나름의 혼란스러운 자아를 갖고 있으며, 그 누구보다 진실된 삶을 추구하고자 노력하는 인물이다. 

사랑스러운 모습과 정신이 나간듯한 돌발 행동을 반복하는 사토시의 모습은 삶을 향한 자유로 그려지게 되고, 이는 깊은 상처 속에 숨어살던 시라이와를 일깨우는 계기가 된다. 사토시의 새의 구애 재연은 시라이와를 향한 무조건적인 사랑이자 새가 지닌 자유를 향한 메시지와 같다. 인생의 패배자와 그런 그를 향해 진심 어린 사랑을 전하는 여자의 로맨스는 유머러스함과 따뜻한 시선을 지니며 인생에 대한 깊이 어린 성찰을 전하기에 이른다.

야마시타 노부히로 감독은 특유의 연출력으로 로맨스와 인생의 성찰을 적절하겐 조율하며 [오버 더 펜스]를 다양한 시선으로 해석하고 바라보는 영화로 완성하며 오랫동안 기억될 여운을 선사한다. 타구가 외야와 관중석 사이의 울타리를 넘는 '오버펜스'의 의미를 따왔던 것을 생각하면 '파울, 홈런'과 같은 인생의 실패와 성공의 삶을 개의치 않고 세상의 울타리를 벗어나는 도전적인 삶에 대한 애정어린 응원을 전하고 싶었던 것 같다.

보편적 남성들의 삶을 공감 있게 연기한 오다기리 죠의 연기와 아오이 유우의 개성 넘치는 연기가 시종일관 잔잔한 공감의 드라마와 유머를 불러오며 영화만의 흥미를 높여준다.

[오버 더 펜스]는 3월 16일 개봉한다.  

작품성:★★★★
오락성:★★★
연출력:★★★☆
연기력:★★★★

총점:★★★★



최재필 기자 (보도자료/제휴 문의/오타 신고) movierising@hrisi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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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씨네룩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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