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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통사람] 리뷰: 1987년 '보통사람'들은 위대했다 ★★★

17.03.15 17: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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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통사람,2017]
감독:김봉한
출연:손현주, 장혁, 김상호, 라미란, 지승현, 오연아, 조달환

줄거리
열심히 범인 잡아 국가에 충성하는 강력계 형사이자 사랑하는 아내(라미란), 아들과 함께 2층 양옥집에서 번듯하게 살아보는 것이 소원인 평범한 가장 성진(손현주). 그날도 불철주야 범인 검거에 나섰던 성진은 우연히 검거한 수상한 용의자 태성(조달환)이 대한민국 최초의 연쇄살인범일 수도 있다는 정황을 포착하게 되고, 이로 인해 안기부 실장 규남(장혁)이 주도하는 은밀한 공작에 자신도 모르는 사이 깊숙이 가담하게 된다. 한편, 성진과는 가족과도 같은 막역한 사이인 자유일보 기자 재진(김상호)은 취재 중 이 사건의 수상한 낌새를 눈치채고 성진에게 이쯤에서 손을 떼는 것이 좋겠다고 말하지만, 다리가 불편한 아들의 수술을 약속 받은 성진은 규남의 불편한 제안을 받아들이고 만다. 아버지로서 할 수 밖에 없었던 선택, 이것이 도리어 성진과 가족들을 더욱 위험에 빠트리고 그의 삶을 송두리째 흔들기 시작하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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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동안 80년대를 배경으로 한 영화들이 독재, 민주화 운동을 바탕으로 삼았듯이 [보통사람] 또한 그와 다르지 않다. 제목이 의미하듯 그 시절을 살아간 평범한 사람들을 주인공으로 내세우고 있지만, 평범한 소시민을 주인공으로 내세운 영화들은 너무 많다. 그럼에도 80년대를 배경으로 한 영화들이 꾸준히 나오는 것은 시대가 지닌 의미와 정서가 아직까지 강하게 남아있기 때문일 것이다. 

[보통사람]의 장점이자 강점이라면 연기력을 인정받은 '신 스틸러'출신의 조연급 배우들을 전면으로 내세우며 그들의 개성을 잘 유지시켰다는 점이다. 이미 주연 자리를 꿰찬 손현주와 장혁을 비롯해 이제 막 분량을 늘려나가기 시작한 김상호, 라미란 등 배우들의 인간미가 담긴 특유의 연기를 마음껏 즐길 수 있다. 

덕분에 영화는 인간미 있는 유머와 따스한 드라마의 정서가 가득하다. 80년대의 분위기를 잘 반영한 골목길, 패션, 헤어스타일과 같은 외적 요소와 그 시절의 암울함과 정감을 상징하는 직업군의 캐릭터를 잘 연기한 배우들의 연기가 적절하게 조화를 이루며 실제 80년대의 분위기를 디테일 하게 살려냈다.

비슷한 성향을 지닌 2004년 작품 [효자동 이발사]가 대통령의 머리를 자른 이발사의 시선에서 권력과 시대를 풍자했다면, [보통사람]의 주인공은 국가와 가정에 충실한 경찰 형사다. 80년대 소재 영화에 경찰은 그 시절을 암울하게 만든 주범으로 그려졌지만, 다르게 본다면 상급 권력의 명령과 인간적인 시선 사이에서 갈등할 수 밖에 없는 불행한 존재들이다. [보통사람]은 주인공 성진을 이러한 애매한 상황에 위치시켜 그의 인간적인 딜레마를 중점적으로 다루려 한다. 

가정을 위해 상급 기관의 지시에 따라 공작행위에 가담해야 하는 상황과 인간적 양심 사이에 갈등하는 그의 모습을 통해 그 시절 '보통사람'으로 살아가기가 얼마나 힘들었는지를 다룬다. 유머와 드라마를 적절하게 배분하며 성진의 인간적 고뇌를 무난하게 잘 다루다 후반부에 들어서는 민주화 운동의 중축으로 바로 서게 되는 보통사람들의 저항을 의미 있게 다루기 시작한다. 그것은 권력의 끄나풀이었던 성진이 양심을 통해 자각적인 행동을 하게 되는 장면으로 한 인간의 자각이 세상을 변화시키는 위대한 선택인지를 의미한다. 

투박한 정서와 지나치게 감성적인 요인에 매여 너무 다소 뻔한 80년대 민주화 영화로 끝난 점이 아쉽지만, 조연 출신 배우들이 보여주는 인간미 있는 정서의 분위기와 메시지가 의미 있게 다가오며 무난한 감동을 전해준다. 

[보통사람]은 3월 23일 개봉한다. 

작품성:★★★
오락성:★★★☆
연출력:★★★
연기력:★★★☆

총점:★★★



최재필 기자 (보도자료/제휴 문의/오타 신고) movierising@hrisi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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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오퍼스픽쳐스/㈜트리니티 엔터테인먼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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