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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이프] 리뷰: 인류, 종말과 마주하다 ★★★☆

17.03.30 13: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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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이프,2017]
감독:다니엘 에스피노사
출연:제이크 질렌할, 레베카 퍼거슨, 라이언 레이놀즈, 사나다 히로유키, 앨리욘 버케어, 올가 디호비치나야

줄거리
인류 역사상 가장 위대한 발견을 한 6인의 우주인 화성에서 발견한 생명체의 등장에 지구 전체가 들뜨지만, 생명체가 움직이기 시작하자 위대한 발견은 곧 가장 위험한 존재가 된다. 순식간에 인류를 위협하는 지능과 능력을 지닌 존재로 진화한 생명체 70억 인류를 구하기 위해 6인의 우주인은 결국 목숨을 건 선택의 기로에 놓이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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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이프]의 첫 시작은 [그래비티]를 연상시켰다. 우주정거장을 배경으로 지구와 우주의 전경을 모두 담아낸 인상적인 롱테이크 장면은 이 영화가 우주의 위대함을 담은 또 하나의 작품이 될 것이라 예고하는 듯했으나, 이후에 발견된 생명체의 등장은 이 영화가 전 우주적 재앙을 담은 무서운 호러물임을 증명해 주었다. 

초반부터 재앙을 이야기한 것은 아니다. 모든 생명체가 죽었다고 여겨진 화성에서 조그마한 세포가 발견됐다는 것은 분명 위대한 발견이다. [라이프]의 초반은 이 위대한 발견에 의미를 부여하는 것에 초점이 맞춰졌다. 살아있는 화성 세포 캘빈의 발견에 들뜬 과학자들, 미디어를 통해 발견을 접한 지구인들의 지대한 관심, 캘빈에 애정을 느끼며 자식 키우듯이 관심을 주는 우주인 대원은 미지의 생명체와의 조우를 긍정적으로 바라보고 싶어 하는 인류의 순수하면서도(또는 순진한) 희망적인 시각을 담고 있다.

순수한 과학도적인 시각에서 캘빈이란 생명체의 성장과 진화 과정을 보여준 영화는 초중반을 넘어서면서 서서히 본색을 드러내기 시작한다. 캘빈이 단순한 세포가 아닌 본능에 따라 움직이는 생명체임을 드러내면서 순식간에 재난 호러물의 색채를 띠기 시작한다. 

아메바와 같은 연체동물의 특징에 가까운 캘빈은 손바닥 만한 크기였지만, 자신의 신체를 자유롭게 변형하는 능력과 엄청난 생존 본능을 지닌 생명체였다. 인간의 팔 하나를 쉽게 부러뜨리는 괴력과 함께 밀폐된 공간을 도구로 활용해 탈출할 정도로 수준 높은 지능까지 지니고 있었다. 가장 무서운 것은 이 생명체는 바로 육식이라는 점. 캘빈은 자신보다 큰 생명체를 괴력으로 죽인 다음 바로 몸속에 들어가 신체를 잡아먹는 잔인한 모습을 보여준다. 생명체를 먹을수록 손바닥만 한 캘빈은 금세 성인 인간의 크기로 몸집을 키우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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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비티]를 지향할줄 알았던 [라이프]의 지향점은 [에이리언] 이었던 셈이다. 우주라는 밀폐된 공간에 갇힌 6인의 우주인과 괴생명체 캘빈의 쫓고 쫓기는 생존 대결 설정은 시종일관 긴장감을 유지한다. 특히, 우주정거장이 가진 특수한 공간성을 잘 활용한 설정들이 인상 깊다. 불에 타지 않는 도구와 중력에 적응하기 위한 구조, 산소와 통로를 차단하는 방식과 우주복에 담겨진 특수한 물질을 언급하는 세밀한 묘사가 SF 우주 영화가 지니고 있는 특징들을 한층 부각한다. 

가장 흥미로운 설정은 재앙적인 존재 캘빈의 본능을 괴수이자 악역으로 그리기보다는 순수한 자연적인 존재의 본능으로 해석한 점이다. 캘빈이 본능을 들어낸 계기를 떠올려 본다면 (약간의 스포가 될수 있어 생략) 그것은 생존을 위해 고군분투하는 본능으로 볼 수 있기 때문이다. 강한 존재가 약한 존재를 이기고 생존하게 되는 약육강식의 논리를 떠올려 본다면 캘빈과 인간의 대결은 '종'의 대결인 셈이다. 이는 선과 악의 싸움이 아닌 자연적인 본능에 의한 싸움으로, 지금의 인류가 어떻게 생존했는지를 보여주는 상징적인 대목이기도 하다. 영화의 제목인 [라이프]의 의미는 바로 그러한 생존과 삶이라는 의미로 해석된다. 

이러한 자연의 법칙을 우선적으로 적용한 상황에서 인간이 지닌 이성이 얼마나 부질없는지를 6인의 우주인을 통해 보여주고 있다. 

캘빈이 자신처럼 몸이 불편한 이들에게 한 가닥 희망이 될 거라 생각하며, 괴생명체에 애정을 쏟아부은 과학자 휴 (앨리욘 버케어)는 생명체의 긍정을 발견하려는 과학도의 순수함을 상징하지만 그의 그러한 행동은 재앙을 불러오는 원인이 된다. 용기있고 위트있는 모험가를 대표하는 우주 비행사 로리(라이언 레이놀즈)와 사랑하는 가족에 대한 애정 탓에 다소 과한 생존본능을 일으키는 쇼(사나다 히로유키), 헌신적인 우주인과 대를위해 희생을 불사하는 인간의 표본을 보여준 카트리나(올가 디호비치나야), 미란다(레베카 퍼거슨), 데이빗(제이크 질렌할)은 재앙의 순간에 인간이 보여주게 되는 다양한 본성을 상징하는 존재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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약육강식의 상황 속에 저마다의 신념과 이성을 고집하려 한 행동은 순수한 생존 본능을 지닌 캘빈의 습격에 무방비로 당하기에 이른다. 이들의 행동과 결정이 옳았는지는 보는 이에 따라 다양하게 해석 할 수 있는 여지를 남기며, 인간의 내면과 본성을 담은 심리 드라마적인 정서를 남긴다. 그리 길지 않는 각자의 분량에도 최고의 연기력을 선보인 배우들의 연기가 인상적으로 다가온다. 

시종일관 긴장감과 흥미를 유지하는 [라이프]는 다소 지나칠 정도로 호러 영화적 호흡을 유지한 탓에 반복적인 내러티브와 상황을 연출하다 일부 이야기의 개연성에 미흡한 부분을 더해주기에 이른다. 밀폐된 공간에서의 대결 설정과 장면이 다양하게 등장하지만 호러물의 전형적인 분위기와 흐름을 유지한 탓에 어느 정도 예상할 수 있는 전개를 이어나간다.

하지만 이러한 단점들은 [라이프]가 지닌 상징성과 흥미로운 요소를 가리는 방해요소가 되지 못한다. SF 호러 장르라는 측면에서는 잘 만든 수준이며, 우주라는 공간서 그려지는 치열한 생존 대결이라는 관람 포인트 만으로도 충분히 부합했다. 무엇보다 자연의 법칙과 인간 이성의 충돌이라는 주제관은 긴 여운을 남기며 많은 것을 시사하게 한다.  

영화가 끝나는 마지막까지 긴장감을 놓지 못하게 하는 SF 호러물 [라이프]는 4월 5일 개봉한다. 

작품성:★★★
오락성:★★★★
연출력:★★★☆
연기력:★★★☆

총점:★★★☆



최재필 기자 (보도자료/제휴 문의/오타 신고) movierising@hrisi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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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소니 픽쳐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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