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빠는 딸] 리뷰 :아빠와 딸 콤비, 제2의 '럭키'를 만들다! ★★★
17.04.05 20:04
[아빠는 딸,2017]
감독:김형협
출연:윤제문, 정소민, 이일화, 이미도, 도희
줄거리
딸이 꿈꾸던 첫 데이트가 현실이 되던 찰나, 아빠가 절실한 승진의 기회를 잡나 싶던 그때 두 사람의 몸이 바뀌는 청천벽력 같은 일이 벌어진다! 서로의 몸으로 살아야 하는 아빠와 딸. 첫사랑 사수 vs 직장 사수를 위해 상상을 초월한 노력을 하지만 상황은 오히려 꼬여만 가고, 사생활은 물론 마음까지 엿보게 되면서 서로 몰랐던 점을 점점 알아가게 되는데...
서로의 소중함을 모르고 지낸 가족 또는 친구가 영혼이 뒤바뀌는 체인지 설정은 코미디 장르 영화에서는 너무나 익숙한 소재. 상반된 인생을 경험하며, 좌충우돌하게 되는 과정이 웃음을 유발하는 동시에 타인의 소중함을 일깨워주는 드라마를 불러온다. 체인지 영화의 전형적인 공식을 너무나 잘 따르고 있는 [아빠는 딸]은 그 점에서 식상한 영화로 인식할 수밖에 없다.
하지만 [아빠는 딸]은 이러한 전형성 속에 조금의 변화를 볼 수 있는 자신만의 강점을 부각하며, 기대보다 재미있게 감상할 수 있는 오락 영화의 틀을 완성한다. 소프트웨어인 기본 바탕이 식상하다면, 하드웨어인 볼거리와 양질의 유머 요소를 적재적소로 배치해 다양한 흥미 요인을 선보인 것이다. 이는 마치 작년 개봉해 의외의 뜨거운 반응을 일으킨 [럭키]가 만들어낸 방식과 비슷했다.
부녀로 출연한 윤제문과 정소민은 초반부터 꼰대 중년과 사춘기 십 대라는 극과 극 캐릭터를 선보이며 어색한 부녀의 전형을 보여준다. 이후 영혼이 체인지 되는 설정이 등장하면서 상황은 180도 달라진다. 십 대 딸의 육신에 갇힌 아빠가 오랜 친구에게 거친 욕설과 언변을 쏟아 내고, 딸이 짝사랑하는 학교 선배와 다정한 연애를 즐기는 상황이 연출된다. 아빠의 육신에 갇힌 딸은 중요한 거래처와의 회식에 파격적인 섹시 댄스를 선보이는가 하면, 연애고자인 부하직원의 연애 상담을 해주며, 여성들이 좋아하는 립스틱과 화장품을 직접 선보이며 회사 영업에 기여하게 된다.
영혼이 체인지 되는 상세한 설명과 개연성이 부재된 상태에서도, 유머를 즐길 수 있었던 것은, 말도 안 된 상황을 그럴듯하게 연기한 두 배우의 활약 덕분이었다. 아빠와 딸이라는 상반된 성(性)의 모습을 선보이며, 터프한 십 대 소녀와 청순한 중년 남자는 정소민과 윤제문의 파격 연기를 통해 큰 웃음을 불러온다. 씨스타의 '나 혼자'에 맞춰 절묘한 댄스를 선보이는 윤제문과 치마 대신 바지를 입고 털털한 목소리로 담임에게 소리 지르는 정소민의 모습이 어색하지 않은 것은, 그 만큼 두 배우가 댄스 동작과 목소리 톤 등의 세세한 부분에 심혈을 기울였다는 것을 느끼게 한다.
가족, 친구, 학업, 회사 등의 일상적인 소재를 유머로 소화시킨 영화는 이를통해 부녀간의 진한 정을 나누게 되는 분위기를 형성해 전형적 이지만 불필요하지 않은 따스한 드라마를 무난하게 완성한 연출력이 인상적이다. 8, 90년대 추억의 음악을 간접적으로 공유하며 세대간의 정서를 이해하게 되는 과정도 의미있는 설정이었다. 이를통해 서로의 인생을 경험한 부녀가 각자에 처해진 문제들을 해결하며 고마움의 정서를 공유하는 과정은 세대별 가족의 이해와 공감을 강조하는 영화만의 특별한 주제를 완성한다.
현실 속에 담겨진 가족의 갈등과 문제를 무난한 유머로 소화하며 따뜻한 드라마를 선보인 [아빠는 딸]은 모든 세대별 관객이 공감하고 즐길수 있는 재미있는 가족 코미디 영화라는 점에서 오랜만에 가족 관객들이 편하게 즐길 수 있는 한국 영화가 되지 않을까 기대해본다.
[아빠는 딸]은 4월 12일 개봉한다.
작품성:★★☆
오락성:★★★★
연출력:★★★
연기력:★★★☆
총점:★★★
최재필 기자 (보도자료/제휴 문의/오타 신고) movierising@hrising.com
(사진=영화사 김치(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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