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운더] 리뷰: 평범한 중년남은 어떻게 맥도날드를 집어삼켰나? ★★★☆
17.04.14 12:56
[파운더,2017]
감독:존 리 행콕
출연:마이클 키튼, 닉 오퍼맨, 존 캐럴 린치, 로라 던, 린다 카델리니
줄거리
1954년 미국. 52세의 한 물 간 세일즈맨 레이(마이클 키튼)는 밀크셰이크 믹서기를 팔며 전국을 돌아다니던 중 캘리포니아에서 ‘맥도날드’라는 식당을 발견한다. 주문한 지 30초 만에 햄버거가 나오는 혁신적인 스피디 시스템과 식당으로 몰려드는 엄청난 인파, 그리고 강렬한 ‘황금아치’에 매료된 ‘레이’는 며칠 뒤 ‘맥도날드’ 형제를 찾아가 그들의 이름을 건 프랜차이즈를 제안한다. 오랜 설득 끝에 계약을 체결하지만 공격적인 사업가 ‘레이’와 원칙주의자 ‘맥도날드’ 형제는 사사건건 갈등을 빚는다. 답답함을 느낀 ‘레이’는 ‘맥도날드’ 형제의 의견을 무시한 채 사업을 확장하기 시작하는데…
마이클 키튼이 연기한 포스터 속 주인공 레이 크록의 모습은 맥도날드의 성공 신화를 탄생시킨 신화적인 남자가 된 그의 모습을 정면으로 다루고 있지만, 웃고 있는 그의 미소에는 이상하리 섬뜩한 여운이 느껴진다. 마치 자신의 탐욕을 이루고 또 한 번의 욕망을 꿈꾸는 현대인의 모습을 보는 것 같았다.
[파운더]는 바로 그러한 두 개의 관점을 지닌 성공 신화의 이면을 이야기하는 영화다. 다소 지루하고 무거울 법한 소재지만, 주인공 레이 크록의 시선을 벗어나지 않는 전개 방식을 유지하며, 인물의 굴곡진 삶에 초점을 맞춘다. 덕분에 지루한 분위기를 배제한 채 흥미로운 인생사와 호기심을 불러오는 기업 탄생 비화가 이어진다.
한 인물의 모습을 시종일관 보여주는 영화인 만큼 그 인물을 부각해줄 특화된 부분이 돋보여야 한다. 스토리텔러인 레이 크록이 관객에게 어필하려는 부분은 바로 동정심이다. 팔리지 않는 밀크셰이크 기계를 어떻게든 팔기 위해 미국 전역을 돌아다니지만, 연이은 외면과 무시를 받는 모습과 중년의 나이에도 성공에 대한 집착을 놓지 못하는 그의 내면은 막막한 현실과 장래를 걱정하는 지금의 현대인들이 공감할 만한 부분이다.
그러한 침체한 삶을 살아가는 주인공이 맥도날드 형제를 만나 인생의 돌파구를 찾게되는 지점에서부터 이야기가 시작된다. 여타의 기업 성공드라마와 다른 승승장구의 전개 대신에 기회와 위기가 오가는 긴장감을 통해 흥미진진한 기업 드라마의 기본 전개를 유지한다.
[파운더]는 이러한 긴장감이 담긴 부분에서도 레이 크록이 지닌 인간적인 양면성을 부각하려 한다. 성공적인 영업 방식과 맥도날드 형제와 시종일관 경영 방식에 대해 갈등하고 싸우는 여러 순간들을 통해 그가 왜 성공할 수밖에 없는 기업인인지를 자본주의 성공 관의 시점에서 풀이하는 모습이 대표적이다.
여러 번의 실패를 통해 승리하는 방법을 터득한 그만의 경영 전략과 시대의 발맞춰 새로운 장비와 인재를 적극 영입하는 방식을 통해 성공하는 인간의 면모를 보여주는 모습은 지극힌 교훈적인 부분이다. 한 순간의 성공과 갑작스러운 위기 상황을 통해 굴곡진 그의 경영자적인 삶을 보여주며 중년 남성의 극적인 성공 신화를 보여주는 듯한 영화는 후반부에 들어서며 레이 크록의 어두운 인간상을 반영하며 영화가 말하고자 한 주제관을 선명하게 드러낸다.
포기할 줄 모르는 성공에 대한 집착과 욕망은 막장 드라마와 같은 사생활 문제로 넘어서, 성공을 위해 한배를 탄 맥도날드 형제를 향한 냉정하면서도 잔인한 배신으로 이어진다. 성공할 수밖에 없는 인간의 모든 면모를 지녔지만, 그로 인해 괴물 같은 본성을 드러내는 부분은 탐욕과 자본에 잠식되어 인간성을 잃어버린 인간의 이중성을 상징한다.
[파운더]는 영화의 마지막에 레이 크록이 그토록 맥도날드를 원했던 진심이 담긴 대사를 통해 아메리칸 드림, 넓게는 지금의 미국을 만든 자본주의 사회의 이면을 적나라하게 풍자하며, 맥도날드의 성공 신화를 완벽하게 해체한다. 그 욕망은 아름답고, 그 욕망을 통해 자라난 국가는 정의로운지 관객에게 의미심장한 질문을 던진다.
영화가 끝난 후 성공에 취한 레이 크록의 표정에 가려진 맥도날드 형제의 처량한 모습은 타인의 탐욕에 희생된 순진한 소시민의 모습을 떠올리게 한다. 어쩌면 이 영화에서 동정심을 갖고 봐야 할 인물은 그들이지 않았을까?
[파운더]는 4월 20일 개봉한다.
작품성:★★★★
오락성:★★★
연출력:★★★☆
연기력:★★★★
총점:★★★☆
최재필 기자 (보도자료/제휴 문의/오타 신고) movierising@hrising.com
(사진=(주)크리픽쳐스/CGV아트하우스)
※ 저작권자 ⓒ 무비라이징.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