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안관] 리뷰: '마초의 귀환' 유쾌한 부산 사나이 영화 ★★★
17.04.25 11:40
[보안관,2017]
감독:김형주
출연:이성민, 조진웅, 김성균, 김종수, 조우진, 임현성, 배정남, 김혜은
줄거리
과잉 수사로 잘리고 낙향한 전직 형사 대호(이성민) 보안관을 자처하며 바다만큼 드넓은 오지랖으로 고향 ‘기장’ 을 수호한다. 평화롭던 동네에 비치타운 건설을 위해 성공한 사업가 종진(조진웅)이 서울에서 내려온 그때, 인근 해운대에 마약이 돌기 시작한다. 종진의 모든 행보가 의심스러운 대호는 그를 마약사범으로 의심해 처남 덕만(김성균)을 조수로 ‘나 홀로 수사’에 나서지만 민심은 돈 많고 세련된 종진에게로 옮겨간 지 오래…
초식남, 댄디 가이가 대세인 이 시대에 올백 머리, '라이방' 선글라스, 금목걸이를 한 채 경상도 사투리로 대꾸하는 마초남들이 돌아왔다. [보안관]은 한때 한국 영화서 유행했던 '조폭 영화'의 정서를 대변한 마초남 캐릭터를 전면에 내세웠다. 조금은 식상하게 느껴질 법하지만, 왠지 모를 반가움이 느껴지는 설정이다.
[보안관]이 완성한 마초남에 대한 시선은 카리스마와는 거리가 먼 '유치함'과 '투박함'이다. 동네의 보안관을 자처하며 선글라스와 금목걸이를 치장하며 오버스러운 남성미를 뽐내는 대호 일행의 모습이 우스꽝스럽게 그려지지만, 과거의 임무 실패로 인해 형사 자리에서 물러나야 했던 상처와 생계로 인한 현실에 지친 성인 남성들의 해방감을 담은 애잔함으로 표현했다는 점에서 꽤 의미심장하다. '루저'로 표현될 수 있는 남성 집단이 보안관을 자처하는 것은 그들만의 자신감을 찾는 과정이기도 하다.
현실에 지친 성인 남성들의 해방이라는 주제로 시종일관 부산 사투리와 유쾌한 농담과 유머러스한 분위기를 진행한 [보안관]은 마을의 사업을 진행하기 위해 나타난 엘리트 한 사업가 종진을 등장시키면서 외부인의 접근을 경계하는 원주민들의 관계에 초점을 맞춘다. 처음 종진의 사업에 반기를 든 주민들은 친절한 종진의 접근에 점차 환영하는 시선으로 바뀌게 되지만, '형사의 직감'을 믿는 대호만이 종진을 의심하게 된다.
이후 영화는 종진을 몰래 수사하다 의심되는 정황을 발견해 주민과 경찰에 알린 대호가 '양치기 소년'으로 몰리게 되는 이야기를 집중적으로 그린다. 유머, 애잔한 에피소드와 투박한 추격 극으로 흥미를 돋우워 주는 부분이지만, 약간은 식상하게 느껴지는 양치기 소년 스토리를 길게 끌고 가려는 부분이 다소 아쉬운 대목이다.
하지만 앞서 기사 제목을 통해 강조한 유쾌한 사나이 영화답게 배우들의 시원하면서도 유머러스한 연기가 깔끔하면서도 통쾌한 마무리를 만들어내며, 이야기 구조에 대한 전체적인 아쉬움을 털어내기에 이른다. 당당하게 주연 자리를 꿰찬 이성민의 유쾌한 마초 연기와 조연에서 더욱 빛나는 김성균의 콤비 연기가 무난함을 전해주며, 영화만의 재미있는 볼거리를 만들어낸다. 조진웅은 [끝까지 간다]서 보여준 악역의 정석을 그대로 이어나가며, 자신만의 개성을 살리는 데 성공했다.
투박한 개성이 인상적이었던 [거북이 달린다]와 [끝까지 간다]의 정서가 부산 사투리의 구수함을 만나 유쾌한 부산 사나이 영화를 만들어냈다. 한국 남성 액션 영화의 전유물과 같은 과한 욕설과 폭력장면이 많이 배제되어 졌다는 점에서 오랜만에 부담없이 편하게 볼 수 있는 남성 영화가 될 것이다. 정감 있는 부산의 정서와 캐릭터가 강하게 담긴 영화라는 점에서 향후 속편을 기대해 봐도 될 것이다.
[보안관]은 5월 3일 개봉한다.
작품성:★★☆
오락성:★★★☆
연출력:★★☆
연기력:★★★☆
총점:★★★
최재필 기자 (보도자료/제휴 문의/오타 신고) movierising@hrising.com
(사진=롯데엔터테인먼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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