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상예술대상 특집' 대상과 작품상을 받은 [아가씨][곡성]의 비하인드 스토리
17.05.03 21:40
제53회 백상예술대상에서 영화 분야 대상을 차지한 [아가씨]와 작품상을 수상한 [곡성]의 흥미로운 비하인드 스토리를 정리해봤다.
*[아가씨]의 흥미로운 비하인드
1. 김태리 자신의 우상 김민희를 만나다
김태리는 김민희를 만나기 전부터 그녀의 팬이었다. 오디션을 지원하는 동안에도 김민희가 히데코 역할을 맡게 될 줄은 전혀 몰랐다고 한다. 오디션 합격 후 박찬욱 감독과의 만남에서 박감독이 마음에 드는 배우가 있느냐고 묻자 곧바로 김민희와 함께하고 싶다고 대답했다. 두 배우는 2014년부터 함께 작품 준비를 하며 서로에 대한 우정과 신뢰를 쌓아왔다. 김태리는 2016년 부일영화제에서 신인여배우상 수상소감에서 "첫눈에 반했던 김민희 선배님…"을 언급한 부분은 바로 그러한 의미가 담겨있다.
2. 외설적으로 느껴진 동양의 춘화와 고전은?
▲카츠시카 호쿠사이의 '카나가와의 파도'
제 1부에 등장한 문어가 등장한 춘화는 '카나가와의 파도'를 그린 18세기 일본의 대표적인 화가 카츠시카 호쿠사이의 작품 '어부 아내의 꿈'으로 인간의 성적 욕망을 다양하게 정의한 작품으로 평가받고 있다. 제 2부에 히데코의 이모(문소리)를 통해 전해지는 야한 이야기는 중국의 성인 고전물인 '금병매'의 내용이다.
3. 히데코와 숙희의 이름은 어디서 왔나?
▲일본 여배우 히데코 타카미네
김민희가 연기한 히데코의 이름은 일본의 여배우 히데코 타카미네의 이름에서, 김태리의 숙희는 [아가씨]의 원작 [핑거 스미스]의 여주인공 수 (수잔 트린)의 이름에서 따왔다고 한다.
4. [아가씨]의 각본을 본 원작자의 반응은?
▲영국에서 드라마된 [핑거 스미스]의 한 장면
박찬욱 감독은 [아가씨]의 각본을 완성하자마자 원작자인 사라 워터스에게 각본을 보냈다. 워터스스는 각본에 매우 만족스럽다는 반응을 보였지만, 영화 각본이 원작의 내용과 많이 달라보여서 "소설 '핑거 스미스'의 영감을 받은 작품이라 하는 것이 적절하다고 본다." 라고 대답했다.
5. 두 여배우 베드신의 흥미로운 비하인드
다음은 화제가 된 베드신 장면과 관련해 박찬욱 감독이 밝힌 비하인드
"두 여성의 베드신이 나오는 장면인 만큼, 이 부분이 남성의 시각으로 그려지지 않기 위해 얼마나 고민했는지 상상할 수 있겠는가? 이 장면을 진정한 사랑처럼 표현하기 위해 문제의 장면에서 오랫동안 고심해야만 했다. 이 영화는 기본적으로 남성의 시선에서 주제를 취하고 있지만, 동시에 그 시선에서 벗어나려 하는 여성에 관한 이야기다. 그녀가 이 상황에서 벗어날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은 다른 여성을 찾아 연대를 형성하고 남성의 압박으로부터 저항하는 것이다.
나는 먼저 배우들(김민희, 김태리)에게 이 장면(베드신) 이후 그들에게 어떤 변화가 올 것인지에 대해서 분명하게 이야기했다. 그리고 그들의 이해를 돕기이해 신체의 어느 부분을 어떻게 노출할지를 담을 스토리보드를 상세하고 구체적으로 만들었다. 그녀들이 이것을 통해 "저는 이런 앵글이 싫어요."와 같은 상세한 피드백과 의견을 나에게 줄 수 있도록 하기 위해서였다.
촬영 당일 날, 나는 촬영장에 있는 모든 남자 스태프들을 세트 밖으로 나가도록 했고, 붐 마이크를 사용할 수 있는 여성 스태프만 남겼다. 카메라는 원격 조종하도록 설정해 세트장에 두 여배우만 남기도록 했다. 그리고 세트장 안에 잔잔한 음악을 틀고, 향초를 피우고, 와인을 배치해 배우들이 부담 없이 편안하게 휴식을 취할수 있도록 배려했다. 동시에 나는 가능한한 모든 장면을 빨리 끝내기 위해 한번 혹은 두 번의 테이크로 문제의 장면을 완성 시켰다.
또 하나 고심했던 부분은 노출의 초점이었다. 이 장면에서 배우들의 가슴과 엉덩이가 잠깐이라도 관객의 눈에 강조되게 들어온다면, 그 부분이 이 장면의 포커스가 될 수 있기에 최대한 여성들의 얼굴을 보여주는것에 집중했다. 그 장면에는 두 여성의 친밀감, 감정적인 교감을 남기고 싶었으며, 그것이 이 베드신이 필요한 이유였다. 나는 최대한 이 장면에서 그 점을 강조하려고 노력했다."
자료참조: 벌쳐의 'How Do You Direct a Sex Scene? 10 Directors Tell Their Secrets' 기사
*[곡성]의 흥미로운 비하인드
1. 원래 주인공은 곽도원이 아니었다?
[곡성]의 투자, 배급을 맡은 20세기 폭스 코리아는 곽도원의 당시 인지도를 우려해 다른 배우의 캐스팅을 원했으나, 나홍진 감독의 신뢰와 의지로 결국 캐스팅될 수 있었다.
2. 무명 VS 외지인의 격돌 장면이 있었는데…
원래 시나리오에는 무명(천우희)과 외지인(쿠니무라 준)의 격돌 장면이 포함되어 있었다. 한국과 일본의 영적 존재의 격돌이 기대될법 했지만, 나홍진 감독은 흐름상 맞지 않다는 이유로 이 부분을 삭제했다.
3. [곡성]의 뿌리에 네팔의 민속 신앙이?
나홍진 감독은 [곡성]은 총 세 개의 전통 신앙이 포함되었다고 말했다. 한국과 네팔의 전통시앙과 가톨릭 신앙이 기초가 되어 만들어졌다고 한다. 외지인에 의해 보여지는 엑소시즘 장면이 바로 네팔의 샤머니즘적인 장면이었다고 한다.
4. 기이한 영화 속 탄생된 커플
살벌하고 섬뜩한 장면이 많은 [곡성]에서 아름다운 사랑이 꽃피웠으니 바로 극 중 부부로 출연한 곽도원과 장소연 이었다. 처음 장소연이 곽도원에 호감을 표시했고, 처음 곽도원이 이를 거절했으나 결국 그녀의 마음을 받아주며 자연스럽게 연인 사이가 되었다고 한다.
5. (스포) 극 중 무속 행위들이 가진 섬뜩한 의미
-일광(황정민)이 종구(곽도원)의 집에 들어와 휘파람을 부는 장면은 무속에서 '소법'으로 불리는 행위다. 보이지 않는 영을 부르는 주파수 대역과 같은 장면이라 하는데, 이를 통해 일광은 장독대 안에 있는 '장독대 안의 까마귀'를 발견하게 된다. '장독대 안 까마귀'는 저주를 상징하는 악의적 주술을 상징하는 행위다.
-일광이 무명을 만나 토하는 장면은 주술을 썼다가 상대방에 효과가 없을때 주술사가 역으로 당할 때 발생하는 장면이라 한다. 실제로도 저주 굿을 하다 상대방이 영향을 못받아 역풍을 받는 일이 있었다고 한다.
-동전점 쌀점과 방울을 흔드는 행위는 일반 무속 행위에도 쓰이는 설정이다.
-장승에 못을 박는 장면은 마을을 지켜주는 수호신을 죽인다는 의미다. 일광이 굿에서 장승에 못을 박는 것은 마을 전체에 저주를 내리려는 의미로 무속에 관심 있는 사람이었다면 이 장면에서 일광을 의심했을 것이다.
-종구 집앞에 죽은 염소가 매달린 장면은 '저주'의 의미가 담긴 장면으로, 집안의 '횡액'(닥쳐올 불행)을 끌고 오려는 의미다. 주술 세계에서는 모든 살아있는 생명체에 혼이 있다고 정의하며, 힘없는 짐승을 제물로 바치는 것은 상위 포식자인 영과 혼을 불러온다는 것을 의미한다. 그 혼은 집안의 수호신 역할이 될 수 있지만, 반대로 그 집안의 악을 불러올 무서운 적이 될 수 있다. 외지인이 주술을 하며 생닭을 죽이고 것도 그러한 저주의 의미가 담긴 '제물'을 바치는 것과 같다.
-종구 가족과 같은 일을 당했을 경우 매우 큰 규모의 제례 굿을 해야 한다. 저주를 풀지 못한 채 마을을 벗어난다 하더라도 그 영이 계속 따라다닌다 한다. 그렇기에 어떤 식으로든 그 영과 살을 풀어서 해결해야 한다.
자료참조: 팟캐스트 방송 [비대위] '비주류 지식의 대중화 위원회'의 '현직무당 혜정법사의 영화 '곡성' 전격 해부!'
최재필 기자 (보도자료/제휴 문의/오타 신고) movierising@hrising.com
(사진=[아가씨][곡성] 보도스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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