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옹 재개봉 기념] 전설로 돌아온 킬러와 소녀
13.04.01 12:52
<레옹,1994>
장르: 액션/ 러닝타임: 133분
감독: 뤽 베송/ 출연: 장 르노,나탈리 포트만,게리 올드만
장르: 액션/ 러닝타임: 133분
감독: 뤽 베송/ 출연: 장 르노,나탈리 포트만,게리 올드만
한 손엔 우유 2팩이 든 가방, 다른 한 손엔 화분을 들고 뿌리 없이 떠도는 킬러 레옹은 어느 날 옆 집 소녀 마틸다의 일가족이 몰살 당하는 것을 목격한다. 그 사이 심부름을 갔다 돌아 온 마틸다는 가족들이 처참히 몰살 당하자 레옹에게 도움을 청하다. 가족의 원수를 갚기 위해 킬러가 되기로 결심한 12세 소녀 마틸다는 레옹에게 글을 알려주는 대신 복수하는 법을 배우게 된다. 드디어 그녀는 가족을 죽인 사람이 부패 마약 경찰 스탠스임을 알게 되고, 그의 숙소로 향하게 되는데…
*재개봉 하는 레옹
도시를 뒷배경으로 비니와 선글라스를 쓰며 덮수룩한 수염을 보이며 어딘가를 쳐다보는 남자 레옹. 이 포스터의 이미지는 도시속의 고독한 한 남자의 모습을 상징하는 이미지가 되었다. 포스터에 끌려 극장에 들어온 사람들은 필름속의 화면에 다시금 빠져들게 된다. 그동안 영화속에서 마초적이고 터프한 이미지를 보여주는 근육질의 남자 주인공들과 달리 고독하고 무뚝뚝하지만 순수한 감성을 지니 이 킬러의 또다른 모습에 관객들은 열광했다. 그리고 그를 사랑하는 소녀 마틸다는 세대를 초월해 모든 남성들의 마음을 사로잡았고 광기와 잔인함을 오고가는 게리 올드만의 연기는 단연 압권이었다. 그리고 영화 내내 울려퍼지고 대미를 장식하는 스팅의 'Shape of my heart'... 폭력적이고 잔인한 액션 느와르에 아름답고 슬픈 감성을 더한 <레옹>은 지금도 강렬한
작품이었다.
작품이었다.
<레옹>은 90년대를 살아간 모든 사람에게 영원히 기억에 남는 명작이었다. 이미지와 음악으로 만으로도 영화를 생각나게 만드는 작품은 흔치않다. 그만큼 레옹은 이미지에 있어 강렬한 인상을 주었던 작품이었다. 그리고 무엇보다도 이 영화는 외롭고 고독해져 버리는 도시속의 현대인들에게 있어 '공감'의 영화였다. 그런 <레옹>이 2013년 4월 11일 HD 디지털 리마스터링 으로 다시 부활해 우리를 찾아온다. 이미 이 영화를 수십번 또는 수백번 볼 정도로 질리게 본 사람들은 많지만 그때의 감동을 선명하게 고음질로 다시 확인한다면 그 가치는 남다를 것이다. 그리고 이 영화 를 처음 접하게 될 영화팬들 에게는 새로운 강렬함을 선사할 작품이 될 것이라 생각한다.
90년대 모든 젊은이와 현대인들의 마음에 강렬함을 선사했던 <레옹>의 매력을 영화를 대표하는 키워드를 통해 알아보도록 하겠다. 아무쪼록 이 글이 <레옹>을 처음 접하게 될 관객들과 세대들에게 도움이 될 만한 가이드가 되었으면 한다.
*'순수' 킬러
주인공 '레옹'은 한번 목표로 잡은 타겟을 절대 놓치지 않은 냉철한 킬러이며 자신보다 숫자적 우위에 있는 상대도 능수능란한 솜씨로 처리하는 프로페셔널한 능력을 보유하고 있다. 그리고 자기 관리도 철저하고 규칙도 잘 지킨다. 냉정하고 잔인함을 상징한 킬러라는 것은 그의 외형적인 모습이 말해주고 있었다.
하지만 많은 영화팬들이 단순히 그의 냉정함과 잔임하에 푹 빠진것은 아니었다. 바로 그의 킬러답지 않은 '순수성'때문이었다. 평범하고 낡은 아파트에 살지만 그의 집에는 가족과 같은 존재인 '화초'가 있다. 잔인하고 피를보는 일을 하지만 그는 '화초'에게 물을 뿌리며 정성껏 키운다. 주변엔 친한 사람들과 친구도 없고 자신의 고용주 겪인 '토니'에게 임무전달과 요구사항만 이야기 할 뿐이다. 이러한 고독함을 남들처럼 수다를 떨거나 술로 풀려고 하지 않는다. 언제나 아이처럼 우유를 마시며 고독함을 푼다. 그리고 작업에 들어갔을 때의 모습과 달리 편하게 잠을 자지 못하고 선글라스를 낀채로 쇼파에 앉아서 쉬는 그의 모습은 불안함과 피곤에 절어있는 인간의 모습이었다.
이러한 킬러 답지 않은 순수하면서도 감성적인 캐릭터에 영화팬들은 빠져들게 되었다. 거처없이 떠돌며 자신만의 방식으로 고독함을 즐기는 레옹은 한번이나마 외로움을 느꼈거나 고독함을 즐겼던 현대인들에게 '공감'을 주는 캐릭터 였다. 무엇보다도 내성적이며 과묵한 사람들의 상징과도 같았다. 킬러로서의 잔인함을 주면서 우리처럼 외로움을 느끼고 있는 이 캐릭터에 관객은 동화 되었고 그런 그에게 한줄기 빛과 같은 희망이 오길 기원하게 된다. 그리고 그 빛은 멀지 않은곳에 있었다.
*마틸다
'레옹'의 이웃집 소녀 '마틸다'는 마약 중간상인 아버지와 계모 그리고 언니,남동생과 함께 살고 있다. 하지만 언제나 집은 평화롭지 않고 마틸다는 언제아 계모와 언니에게 구박받는다. 그런 마틸다는 유일하게 자신의 남동생을 매우 잘 아끼고 사랑해 준다. 레옹과 서로 인사를 나누며 그럭저럭 잘 아는 사이가 되지만 이들의 관계에 급진전을 주게된 계기는 부패한 형사 스탠스(게리 올드만)가 등장하면서 부터였다. 스탠스는 돈을 이유로 자신의 동료들과 함께 마틸다의 가족을 몰살하고 심부름을 갔다 돌아온 마틸다는 '레옹'의 집으로 피신하면서 둘의 관계에 변화가 시작된다. 소녀다운 순수-청순함과 더불어 도발적인 감성마저 가지고 있는 '마틸다'와의 동거에 '레옹'은 자신도 모를 변화를 느끼게 된다. 연민을 넘어 사랑까지 느끼게 된것이다.
현재 헐리웃을 넘어 세계 최고의 배우로 성장한 나탈리 포트만의 연기 데뷔이기도 한 '마틸다'는 그야말로 성공적인 데뷔를 넘어 영화계의 상징으로 자리잡은 캐릭터였다. 문화적으로 도발과 논란의 상징이기도한 '로리타'적인 매력과 더불어 소녀 답지 않은 과감함에 여리고 여린 외모와 행동은 레옹과 관객의 마음을 사로잡기에 충분했다. 상황에 따라 소녀적인 감성과 섹시함과 같은 여성미를 자유자재로 발휘하는 마틸다는 그 어떤 영화의 성인 여성 캐릭터마저 압도할 정도로 사랑스럽다. 그런 마틸다가 영화에서 보여주는 스타일과 패션은 이후 하나의 스타일 아이콘이 될 정도였다.
<나탈리 포트만의 당시 '마틸다' 오디션 영상 장면>
성인 남성을 사랑하면서 그의 고독함을 이해해주는 12살의 철든(?) 소녀 마틸다는 고독하고 재미없는 킬러 무비로 끝날 이 영화의 분위기를 활기차게 만든 캐릭터이자 없어서는 안 될 존재이자 영화속의 히로인 이었다. 지금의 관객들 에게는 <블랙스완>에서 보여준 가녀린 여성으로 기억되겠지만 아이답지 않은 그녀의 도발적인 아역 연기를 통해 새로운 매력에 빠져드는 것도 나쁘지 않다.
*위험하지만 애절한(?) 관계 설정
<레옹>은 이 두 캐릭터의 영화라 해도 충분했다. 둘 다 직업,나이,성별도 확연하게 다르지만 우연치 않은 사건으로 하나가 되고 서로를 이해하게 되는 이야기는 아름답게 흘러갈꺼라 생각한다. 하지만 이후 전개되는 이들의 '러브스토리'(?) 같은 전개방식은 아슬아슬 하다. 러브신 하나 없지만 서로를 이해하고 아끼는 모습은 영락없는 '사랑'이었다. 무엇보다 후반부 급박한 상황에서 그들이 서로에게 '사랑한다' 외치는 부분은 이들의 관계를 극명하게 보여주는 대목이다. 하지만 아무도 이 영화의 이러한 논란(?) 스러울수도 있는 사랑에 이의를 제기하지 않는다. 서로 상처받고 버림받은 세상에 유일하게 서로들 의지할수 밖에없었고 언제나 규칙과 고독함에 얷매 이며 살아가는 '레옹'에게 변화를 주는 소녀는 재미와 동시에 '희망'과도 같은 존재로 자연스럽게 자리잡았기 때문이다. 그래서 이 둘의 위험한 관계가 서서히 발전되는 부분은 애절해진다.
*현대 느와르의 대표작
<레옹>의 장르는 전형적인 액션 느와르 물이다. 거칠고 냉정하고 어둡지만 마틸다의 내면처럼 순수한 감성이 잔재되어 있는 영화다. <레옹> 이후의 액션,느와르물은 이후 큰 영향을 받게 되었다. 거친 남성과 약하고 여린 여성과 아이 같은 존재가 짝이 되면서 색다른 분위기를 연출하는 방식은 유행처럼 번지기 시작했다. 조직에 상처받은 브루스 윌리스는 자페아 소년을 보호하며 마음의 상처를 치유한다.(<머큐리>) 냉정한 킬러는 약국의 청순녀를 통해 사랑을 배우게 되며 (방콕 데인저러스) ,아내를 잃은 상처로 은둔하던 전진 특수요원은 이웃집 소녀를 구하기 위해 다시금 거친본능을 깨우게 되고(<아저씨>) 우연치 않게 찾아온 사랑과 같은 감정에 표현하지 못하고 묵묵하게 그녀를 지키려 자신을 희생하려 하는 남자도 등장한다.(<드라이버)>
<레옹>이후 액션 느와르는 폭력속에서 감성을 배울수 있게 되었고 강렬함 속에 잔재된 감동은 영화를 보는 우리에게 깊은 울림을 주게 되었다. <레옹>은 바로 이러한 작품들의 시초라 봐도 무방하다. 물론 그 시작은 따로 있었겠지만 느와르의 애절한 감성을 이끌어낸 대표작은 <레옹>이 처음이었을 것이다.
*Sharp of my heart
단연 <레옹>을 언급하며 빼놓을수 없는 음악은 스팅의 'Sharp of my heart'이다. 고독하고 외롭게 싸워가는 '레옹'의 마음을 대변하는 노래이면서 처음과 마지막의 대미를 장식하게 되는 이 주제곡은 우리의 마음까지 울림을 주게 된다. 조용하고 고독을 느끼고 싶을때 느끼게 되는 이 음악은 영화를 통해 많은 사람들이 사랑하는 음악이 되었고 레옹과 마틸다 처럼 서로 없어서는 안될 매개체가 되었다. 도시와 고독함을 노래하는 스팅의 감미로운 목소리는 더 없이 느와르에 잘 녹아들며 매력적으로 다가왔다.
이제 <레옹>은 어느새 고전이 새롭게 변한 리마스터링 작품으로 우리에게 다가왔다. 90년대의 상징으로 기억되는 작품이지만 이 영화가 남긴 감성은 여전히 공감을 불러일으킨다. 여전히 인간은 혼자일수 밖에 없고 외로우며 누군가로 부터 삶의 변화를 얻길 희망하는 것은 인간의 기본적인 본질이기 때문이다. 그렇기에 <레옹>은 지금도 아니 이후에도 영원히 사랑스런 영화로 우리에게 기억되어질 작품이 될 것이라 자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