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연보다 강렬한 조연] 한국인의 피가 흐르는 [가.오.갤]의 우주미녀 폼 클레멘티프
17.05.11 12:02
마블의 [가디언즈 오브 갤럭시.VOL 2]에 눈에 띄는 독특한 캐릭터가 합류했다. 긴 더듬이를 지닌 채 상대방의 마음을 읽고 감정을 조작하는 신비스런 능력을 지닌 맨티스는 이번 시리즈의 유머와 반전과 같은 결정적 단서를 제공하는 비중있는 캐릭터였다.
다소 신비스러운 이미지가 강한 맨티스를 정감있게 연기하며 [가디언즈 오브 갤럭시] 특유의 유머러스한 분위기를 구축하는데 기여한 이 배우는 한국인의 피를 이어받은 프랑스의 혼혈 배우 폼 클레멘티프라 한다.
이름:폼 클레멘티프 (Pom Klementieff)
출생:1986년 5월 3일 (만 31세), 프랑스
폼 클레멘티프는 1986년 5월 3일 캐나다 퀘벡 시에서 한국인 어머니와 프랑스 영사관에서 일하는 프랑스계 러시아인 아버지 사이에서 태어났다. 독특하게 느껴지는 '폼'이라는 이름은 한국어의 '봄'과 호랑이를 의미하는 '범'에서 따왔다고 한다. 클레멘티프는 아버지의 직업 덕에 캐나다에 1년밖에 거주하지 못했으며 일본, 코트디부아르 등 여러 곳을 오가다 프랑스에 정착하게 되었다.
클레멘티프의 가족사는 다소 우울하면서도 비극적이다. 클레멘티프가 5살이 되던 해에 아버지는 암으로 사망했으며, 어머니는 정신분열증으로 아이를 키울 수 없게 되었다. 이 때문에 클레멘티프는 삼촌과 이모 밑에서 자라게 되었다. 클레멘티프에게는 오빠가 한 명 있었는데, 오빠는 그녀가 25살이 되던 해에 자살했다. 삼촌은 그녀가 18살이 되던 해 사망했다.
클레멘티프는 삼촌의 사망 후, 직업을 구하려고 했지만 구하지 못했고, 프랑스에서 웨이트리스와 판매원으로 일했다. 연기를 시작한 것은 19살이 되던 해에, 파리의 연기 학교인 쿠르 플로랑에 들어오면서 부터였다.
그녀의 첫 연기 데뷔는 2007년 프랑스 독립 영화인 [그가 떠난 후]란 작품으로 프랑스의 명배우 카트린느 드뇌브의 의붓딸로 출연했다. 흥미로운 사실은 이 영화속 그녀의 출연 장면이 무려 3일동안 촬영된 장면이었다는 것. 클레멘티프가 계단에서 누군가를 밀어내려는 장면이었는데, 연출을 맡은 가엘 모렐의 완벽주의와 예상치 못한 사고가 더해져 그녀의 첫 데뷔가 예상보다 길었다고 한다. 오히려 그때의 경험이 클레멘티프가 연기에 집중할 수 있었던 계기였다.
동양인의 피가 섞인 이국적인 외모로 영화계에 주목을 받은 그녀는 2009년 늑대와 인간의 우정을 그린 영화 [울프]를 통해 첫 번째 주연을 맡게 된다. 특유의 자유분방함을 가진 덕에 클레멘티프는 영화 촬영이 진행된 시베리아 산 인근에 머물며 실제 늑대를 다루는가 하면, 순록과 말을 타고 얼음물에 수영을 하는 등 현지 생활에 잘 적응했다. 그러다 결국 그곳에서의 유목민 남성을 만나 짧게나마 연인 사이를 유지했다.
▲2009년 영화 [울프]
▲2012년 영화 [레스 카이라]
▲2013년 영화 [파리지엔느 프로젝트]
▲2013년 영화 [올드보이]
▲2017년 영화 [가디언즈 오브 갤럭시 VOL. 2]
이후 프랑스 TV 드라마와 여러 영화에 주연과 조연을 오가며 활발한 활약을 선보인 그녀는 2013년 박찬욱 감독의 영화 [올드보이]의 할리우드 리메이크 버전에 캐스팅되면서 전 세계의 주목을 받기에 이른다. 이 영화에서 그녀는 샬토 코플리가 연기한 에이드리안의 경호원 '행복'역을 맡아 거친 액션과 특유의 무표정으로 매혹미를 선보여 영화에서 가장 인상적인 캐릭터로 남게 되었다.
원작 [올드보이] 영화의 팬이었던 그녀는 [올드보이] 리메이크 버전의 오디션에 직접 참여하게 되었고, 합격을 위해 복싱과 태권도를 비롯한 각종 무술을 배우며 캐릭터에 대한 열정을 쏟아부었다. 물론 그녀는 무난하게 '행복'역에 캐스팅되었지만, 제작을 맡은 로이 리 프로듀서에 의하면 그녀의 여성스러움과 신비한 페이스에 끌려 캐스팅을 결정했다고 한다.
또 하나의 흥미로운 사실은 극 중 '행복'이란 이름은 그녀 자신이 직접 선택한 이름이었다. 제작진은 캐릭터의 성격에 어울릴 법한 이름을 연구해 오도록 요구하자, 클레멘티프는 평소 좋아한 한국어인 '행복'이란 단어를 이 캐릭터의 이름으로 사용하기로 했다.
[올드보이] 촬영 이후 클레멘티프는 본격적인 할리우드 진출을 위해 로스앤젤레스로 이사하게 되었고, 2015년 해커들의 이야기를 다룬 [해커스 게임]의 주연으로 캐스팅돼 서서히 존재감을 알리기 시작한다. 이 영화에서 그녀는 [밀레니엄] 시리즈의 리스베트와 비슷한 성향을 지닌 해커 주인공을 맡아 [올드보이]에서 보여준 복싱 연기를 재연 했으며, 저예산 영화인 탓에 나홀로 메이크업과 분장까지 해야 했다.
짧은 경력 이지만, 단 시간 동안 다양한 일과 역할을 경험한 덕분에 개성강한 캐릭터를 유연하게 연기할 수 있었던 그녀는 [가디언즈 오브 갤럭시 VOL. 2]에 캐스팅 되어 향후 속편과 [어벤져스:인피니티 워]의 캐스팅 명단에도 이름을 올리게 되었다.
멘티스 캐스팅도 [올드보이]와 같은 오디션 과정이 있었고, 수많은 경쟁자들을 제치고 당당히 캐스팅 된 것. 제임스 건 감독은 그녀의 캐스팅에 대해 "맨티스 처럼 완벽하게 캐릭터에 녹아들어 감정을 표현해내는 뛰어난 감정 표현력이 그녀를 선택한 이유였다."라고 밝혔을 정도로 신비스러운 외모와 다양한 감정 표현이 그녀의 장기임을 증명해 주었다.
마블의 새로운 여성 캐릭터이자 할리우드의 감초 배우로 떠오른 만큼 앞으로의 행보가 기대된다.
-화보 & 일상 사진들
▲[가.오.갤] 출연진과 함께 (사진출처:엔터테인먼트 위클리)
최재필 기자 (보도자료/제휴 문의/오타 신고) movierising@hrising.com
(사진=IMDB, 폼 클레멘티에프 인스타그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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