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정사회 리뷰] AZOOMA가 제시한 공정사회
13.04.02 10:53
<공정사회,2012>
장르: 범죄-드라마 / 러닝타임:74 분 / 개봉: 04.18
감독: 이지승 / 출연: 장영남, 마동석, 황태광, 배성우
감독: 이지승 / 출연: 장영남, 마동석, 황태광, 배성우
보험회사에 다니며 10살 딸아이를 홀로 키우는 그녀(장영남 분).
늦은 귀가로 딸의 하교를 챙기지 못한 그날, 딸은 돌아오지 않았다.
만신창이가 되어 돌아온 어린 딸을 안고 오열하는 그녀. 딸을 유린한 성폭행범을 잡기 위한 수사가 진행되지만 담당형사는 절차상 문제를 운운하며 육체적 상처보다 더 가혹한 정신적 고통만을 딸에게 안겨준다. 현재 별거 중인 유명 치과의사인 남편은 자신의 명예가 실추될까 오히려 사건을 은폐하려 전전긍긍 하는데…
늦은 귀가로 딸의 하교를 챙기지 못한 그날, 딸은 돌아오지 않았다.
만신창이가 되어 돌아온 어린 딸을 안고 오열하는 그녀. 딸을 유린한 성폭행범을 잡기 위한 수사가 진행되지만 담당형사는 절차상 문제를 운운하며 육체적 상처보다 더 가혹한 정신적 고통만을 딸에게 안겨준다. 현재 별거 중인 유명 치과의사인 남편은 자신의 명예가 실추될까 오히려 사건을 은폐하려 전전긍긍 하는데…
<공정사회>의 원제이자 영어제목은 <AZOOMA>이다. 한국에서 아이를 낳은 어머니들을 지칭하는 단어로 쓰이지만 이 영화에서의 의미는 남다르다. 영화는 2003년 성폭행당한 12세 여아의 어머니가 경찰의 부실수사를 참다못해 직접 조사해서 성폭행범을 잡아낸 실화를 바탕으로 만들어졌다. 무엇이 이 어머니를 직접 발로 뛰게 하면서 직접 성폭행범을 잡게 만들었을까? 한 지역 경찰서의 부실수사? 영화는 그것보다 더 큰 이 사회를 통틀어 책임을 묻고있다.
영화의 러닝타임은 예상보다 짧은 70분대 이기에 그만큼 핵심에 초첨을 맞춘다. 이혼한 그녀와 딸의 일상과 삶은 간략한 영상으로 축약하고 성폭행 당한 딸의 이야기,부실한 수사,엉망이된 우리사회에 대한 이야기를 하고있다. 영화는 이러한 간략한 에피소드들을 순차적으로 진행하지 않고 핵심이 되는 부분들을 반복 편집해서 보여준다. 어찌보면 영화가 서두가 없는 영상물 처럼 느껴질수도 있지만 핵심부분의 반복은 영화를 집중할수 있게 해주는 '친절한 가이드'(?)의 역할과 메시지 전달력에 큰 힘을 보태준다. 아쉽게도 이러한 축약편집이 지나쳐 범죄물의 핵심이기도 한 범인의 정체를 알아내는 상세과정이 약간 무시당한 것은 아쉽게 느껴지는 대목이다.
그래서 영화가 전달한 메시지는 제목의 반어법인 '불공정한 사회'다. 성폭행 재범을 사회에 방치시키고 경찰은 여러 이유로 수사를 기피하며 사회 지도층을 상징하는 그녀의 전남편은 자신의 명성에 흠이 갈까봐 사건을 무마시키려고만 한다. 이 상황에서 피해자는 '나약한 여성과 아이들'일수 밖에 없다는 메시지를 이야기 하는데 이 묘사 방식이 조금 지나치다 싶을 정도로 과장된것 같다 생각하지만 실제통계를 의미하는 대사를 통해 이 모든것이 현실이며 사실이다 라는 것을 증명하고 있다. 부실수사와 성범죄가 판을 칠수 밖에 없는 현실을 말해주는 이 대목은 짧지만 영화의 전체를 아우르고 있다. 결국은 사회의 잘못된 인식과 관념이 이와같은 최악의 상황을 만들었다는 것을 말해주고 있는 셈이다.
<도가니> 처럼 잘못된 사회와 현실을 고발하는 사실적인 현실을 이야기 하는 영화로 끝나나 싶더니 후반부 결말 부분을 통해 픽션영화 임을 말해준다. 실제사건은 범인을 잡은것으로 끝났지만 과연 그 범인은 제대로 된 법의 심판을 받았을까? 전자의 통계를 말해주는 대사를 통해 유추해 보자면 그 또한 제대로 된 심판을 받지 못했을 것이다. 이러한 현실을 빗대어 볼때 <공정사회>의 결말은 판타지와 같다. 최근의 '성범죄'가 이슈가 되고 있는 현실을 생각하자면 이 영화의 결말에 아마도 관객들은 대리만족을 하며 통쾌해 하지 않을까?
실제로 시사회에서 엔딩 크레딧이 올라가자 영화의 결말 덕분인지 이례적으로 주변에서 박수소리가 울려퍼지기도 했다. 한니발 렉터의 잔인성 만큼은 아니어도 그와 비견되는 잔인한 장면이 삽입된 이 부분을 상세하게 보여주면서 불편하지만 '대리만족'이라는 요소가 강해 이 부분이 불편하게 보이지 않는것은 그 때문일 것이다. 그렇다고 영화는 이 방식을 옹호하는 것은 아니다.
"도대체 어디서 부터 잘못된 거지...이 모든 게 일어난 일이 아니었으면 좋겠다"
극중 장영남의 대사를 통해 범죄에 '심판'이 아닌 '복수'를 할수밖에 없는 잔인한 현실을 이야기 하며 이 모든 과정이 환상이기를 바라는 대목이다. 그렇기 위해서는 약자를 보호하기 위해 최선을 다하는 사회를 희망하고 있지만 현실에서는 사치일까? 잔인함에 '대리만족'의 통쾌감이 느껴진후 씁쓸함이 느껴지는건 그 때문일 것이다. <공정사회>를 보고 단순 통쾌함으로 끝나지 않을 영화로 남겨지지 않기를 바란다.
극장 평점: ★★★
TV및 VOD평점: ★★☆
(반복 편집과 강조방식이 TV,VOD 보다는 극장에서 집중도가 더 높을 것이다.)
P.S1: 장영남은 이 영화로 초청받은 5개의 국제영화제 에서 2개의 여우주연상을 수상했다. 그녀에게 첫 여우주상이란 의미있는 수상이지만 그만큼 영화에서의 열연이 매우 돋보였다.
P.S2: 실제 초등학교 3학년인 아역배우를 배려하기 위해 범인역의 배우와 아이가 실제로도 마주치지 않도록 연출했다고 한다. 실제 성폭행 묘사도 없었고 배우와 아역 배우가 한공간에 있는 방식은 철저히 편집의 힘이었다고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