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무현입니다] 리뷰: '대통령'을 지웠더니…'그리운 바보'가 남겨졌다 ★★★☆
17.05.22 13:34
[노무현입니다,2017]
감독:이창재
출연:노무현, 이화춘, 유시민, 안희정, 문재인
줄거리
국회의원, 시장 선거 등 출마하는 선거마다 번번이 낙선했던 만년 꼴찌 후보 노무현이 2002년 대선 당시 대한민국 정당 최초로 도입된 새천년민주당 국민참여경선에 당당히 출사표를 던진다. 제주를 시작으로 전국 16개 도시에서 치러진 대국민 이벤트. 쟁쟁한 후보들과 엎치락뒤치락하며 제주 경선 3위, 울산 1위, 그리고 광주까지 석권한 지지율 2%의 꼴찌 후보 노무현이 전국을 뒤흔들기 시작한다.
많은 이들의 존경과 사랑을 받는 위인이라 하더라도, 그의 전기를 다룬 작품을 만든다는 것은 영화적으로 매우 민감한 부분이다. 지지자들의 만족도, 정치적 민감성을 고려하며 제작해야 한다는 것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 하지만 [노무현입니다]는 그러한 고민을 뒤로하고 철저히 한 사람의 '인간성'을 비추며, 그동안의 뉴스와 매체에서 다루지 못한 '인간 노무현'을 그려낸 독특한 휴먼 다큐멘터리였다.
故 노무현 전 대통령(이하:노무현)의 정치적 삶을 주로 다루고 있지만, 일반 정치극이 지닌 진중함 보다는 '흥미'에 집중한 편. 공교롭게도 [노무현입니다]가 중점적으로 다루는 흥미 요소가 이 영화의 주제관과 같은 맥락을 두고 있다. 2002년 새천년민주당의 국민참여경선 과정을 전반적인 배경으로 두며, 아무도 기대하지 못한 꼴찌 후보가 막판 대역전극을 통해 대선후보가 된 과정을 드라마틱하게 재조명하고 있기 때문이다.
'꼴찌의 반란'이란 소재는 영화적인 동시에 오락적 관점에서 흥미롭게 그려지기 마련. 다큐는 이러한 영화적 흥미를 높여주기 위한 의도와 주제관 강조를 위해 노무현의 독특한 인간관을 주목한다. 상고 출신 변호사, 보수적인 한국 정치의 이단아, 정직과 옮음을 실천하고자 한 사람, 실패할수 밖에 없는 정치적 루트를 고집하는 바보의 모습이 부각되었기에 그의 캐릭터는 단연 '괴짜'로 느껴질 수 밖에 없다.
하지만 그의 소탈한 인간미가 담긴 생전의 모습과 주변인들의 증언들로 이뤄진 장면은 그를 인간적 으로 표현라며 공감의 정서를 강하게 불러오게끔 한다. 여기에 15년 전 한국 정치의 모습을 그려낸 대목도 흥미롭다. 정치적인 쟁점과 건설적인 논의 보다는 지역 감정 조장, 이간질, 거짓 유인물 배포로 표를 얻어내려는 당시 정치계의 부끄러운 현실은 노무현이 걸어온 외길을 의미있게 그려내는 장치가 된다. (동시에 우리 정치사를 반성하는 시간이 된다.)
노무현 개인의 이야기만큼 그의 지지세력인 '노사모'(노무현을 사랑하는 사람들의 모임)도 의미 있게 재조명된다. '노사모'는 노무현 정치 인생에 대한 결실이자, 한국 정치사의 의미 있는 대안으로 정의되며 그의 정치적 신념이 외길 인생이 아님을 정의한다. 영화의 결말부인 '노제' 장면은 '노사모'를 넘어서 마음속으로 그를 지지하고 아꼈던 대중들의 본심으로 연결돼 우리 가슴속에 담긴 이상과 희망을 돌아보게 만드는 의미 있는 주제를 결말로 내세우게 된다.
흥미롭게 구성된 전개 방식을 비롯해 유머와 감동을 자극하는 재치있는 편집과 장면 구성이 인상적이다. 故 노무현 전 대통령의 지지자가 아니어도 부담 없이 즐길 수 있는 요소들이 많아 '인간 노무현'을 흥미롭게 추억할 수 있는 시간이 될 것이다.
[노무현입니다]는 5월 25일 개봉한다.
작품성, 오락성, 연출력:★★★☆
총점:★★★☆
최재필 기자 (보도자료/제휴 문의/오타 신고) movierising@hrising.com
(사진=CGV아트하우스/영화사 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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