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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대립군] 김무열 "마음속 촛불을 들며 연기에 임했다."

17.05.30 19: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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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립군]의 언론시사회가 끝난 후 기자들의 공통된 반응은 '곡수'역을 맡은 김무열의 열연에 관한 칭찬이었다. 그동안 차갑고 바른 사나이의 모습이 강한 배우였으나, 이번 [대립군]의 곡수는 전작에서 보기 드문 다혈질과 인간미를 지닌  캐릭터였다. 사실 그와의 인터뷰는 계획에도 없었지만, 그만큼 이번 영화서 보여준 영향력이 큰 탓에 그의 연기 방식과 태도에 대한 호기심이 절로 생겨 진행하게 되었다. 

다음은 일문일답. 


-이번 연기에 대한 칭찬이 자자하다. 본인 연기에 대해 평가하자면?

(웃음) 쑥스럽네…나는 항상 내가 연기한 장면을 볼 때마다 부족함과 아쉬움을 느낀다. 내 연기에 대한 평가는 관객분들에게 맞기며, 그분들이 잘 채워주실 거라 생각한다. 개인적으로 이번 영화는 신기한 경험이었다. 아마도 지금의 시국과 맞아떨어진 이야기였기 때문인것 같다. 


-[대립군]이 김무열의 대표작이 될 거 같다는 반응들이 크다. 그렇지 않은가?

(웃음) 나 혼자가 잘했다기보다는 이정재 형님과 다른 선배님들의 도움을 받았기에 내 캐릭터와 연기가 돋보일 수 있었다. 우리 대립군팀은 기본적인 선후배 사이를 넘어선 편안함이 있었던 그룹이었다. 쉬는 시간에 동전 던지기 같은 소소한 게임을 즐기는 등 재미있는 추억을 많이 쌓았다. 무엇보다 우리 배우들은 서로에 대한 눈빛만 봐도 그 사람의 기분과 감정을 이해할 수 있다. 그 점에서 정재 형님을 비롯한 선배님들의 눈빛을 보면 그들이 나를 많이 도와주고 신뢰하고 있다는 것을 느꼈다. 


-거친 곡수 캐릭터는 지금까지 반듯한 이미지의 김무열과는 많이 다른 도전적인 캐릭터다. 그럼에도 성공적인 변신이 가능했던 비결은 무엇인가?

분장의 힘이 아니었을까? (웃음) [대립군]에 캐스팅 되기 전 참여한 연극에서 욕쟁이 형사 캐릭터를 맡은 적이 있었다. 마침 정윤철 감독님께서 그 연극을 보셨고, 내 캐릭터를 통해 곡수 캐릭터에 대한 영감을 얻으셨다고 한다. 그러면서 자동으로 나에게 캐릭터를 맡아달라는 제안이 오게 되었다. 각본 초안의 곡수는 원래 유머있고, 여자를 좋아하는 캐릭터였다. 그런데 촬영이 시작되면서, 생존에 우선을 둬야 하는 지금의 이야기로 포커스를 맞추게 되면서 많이 변하게 되었다. 


-극 중 본인 아이디어가 반영된 부분이 있었나?

있다. 별로 큰 부분은 아닌데, 대사 끝에 욕설을 내뱉는 부분을 제안했다. (웃음) 아무래도 남성스러운 곡수가 욕을 자주 해야 캐릭터가 살 수 있다 생각되어서, 그 점을 유심히 담아야겠다고 생각했다. 영화의 오프닝이라 할 수 있는 대립군들이 앞으로의 일에 대해 의논하는 장면이 있었는데, 사실 그 장면이 애드립 잔치였다. 경험 많은 선배님들이 애드립을 자유자재로 던지셔서 정말 재미있고, 웃겼다. 안타깝게도 내가 이 부분을 살리지 못한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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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곡수의 캐릭터를 직접 살려낸 만큼 많은 애정을 가졌던 것으로 보인다. 곡수와 현실 속 본인은 얼마나 닮았나?

곡수의 모습은 모든 대한민국 남자들의 모습이 아닐까? (웃음) 나뿐만 아니라 모든 남자의 본성을 대변한 캐릭터라 생각한다. 개인적으로 화를 내고 삐뚤어지는 모습에서 많은 공감을 느꼈다. 토우의 답답한 선택과 방해가 되는 광해의 존재는 다른 대립군들이 표출하지 못한 남다른 감정이었을 거라 생각한다. 곡수는 그런 울분과 답답함을 나타내는 캐릭터다.


-곡수가 노래 부르는 대목을 길게 잡은 만큼 감독님의 관심과 사랑이 컸던 것 같다. 노래 부르는 장면이 인상적이었는데, 이와 관련한 에피소드는 없었나?

감독님의 그 관심과 사랑이 부담스러웠다. (웃음) 사실 노래 장면은 촬영 전날 선정된 장면이었다. (웃음) 그래서 진구와 함께 모텔방에서 연습을 했는데, 나는 노래 부르고 진구가 그에 맞춰 춤을추니 아주 장관이었다. (웃음) 연습할 때는 참 웃겼는데, 막상 이 장면을 촬영하니 감정이 복받치기 시작했다. 다같이 공감할 수 있었던 소름 돋는 순간이었다. 감동적인 장면이었지만, 이것을 바라보는 백성 역할을 한 보조 출연자들의 모습을 보니 울컥했다. 그러고 보니 지금 현실과 맞닿아 있는 부분이 아닌가 생각한다. 


-그만큼 즉석에서 완성되는 장면과 감정 장면이 많았던 것 같다.

맞다. 배우 미팅 시간에 감독님과 여러 번 회의를 했다. 그날그날 대사 수정이 이뤄져서, 감독님에게 우리를 각색자 이름에 올려 달라고 요청까지도 했다. (웃음) 내가 성벽 앞에서 성안에 있는 일행과 광해에게 나오라고 소리 지르는 장면을 촬영한 날이 하필 4차 촛불집회 행사가 있던 날리었다. 그러다 보니 내 감정도 특별했고, 있는 힘껏 소리를 질렀다. 현장에 있는 여자 스태프들까지 울정도였다. (웃음) 그렇다고 정말 우리 영화는 촛불 집회와 시국에 관한 분위기를 의도한 건 아니다. (웃음) 대신 마음으로 촛불을 들며 한마음으로 변화를 외쳤다. 


-원래는 마지막에 물어보려 했는데, 이 분위기를 몰아 지금 물어봐야겠다. (웃음) [대립군]이 현시대에 던지는 메시지는?

(웃음) 결국에는 희망을 이야기한 영화라고 본다. 그 안에서 살아온 인생의 단편적인 모습이었다고 본다. 결국, 어딘가를 향해 나아가고자 하는 인간적인 의지와 희망에 관한 이야기가 우리 영화의 주제라고 본다. 아마도 많은 분이 이 영화를 보고 공감해주고 많은 질문을 던질 거라 본다. 결국에는 힘든 시간을 보낸 많은 분에게 공감을 전해 줄 것이며, 작게나마 위로와 응원의 메시지를 던져주는 영화였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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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윤철 감독님은 [대립군]을 통해 계약직, 비정규직과 관련한 현실적 문제를 언급했다.

누구나 그런 비슷한 생각을 가졌을 것이다. 사실 이 영화를 선택한 계기는 이를 통해 현실의 다양한 이야기와 메시지를 발견 할 수 있는 영화라 생각했기 때문이다. 


-어떤 점에서?

정말 교과서적인 답이다. 과거를 통해 현재에 대한 교훈을 발견하게 되고, 그로 인해 과거를 살다 온 느낌을 전해준다. 그 감정이 정말 남달랐다. 


-곡수가 광해에게 가르쳐주고 영향을 끼친 게 있다면?

아마 광해의 목에 칼을 겨눈 장면에서 영향을 주지 않았을까? 왕 목에 칼을 들이댄다는 것은 죽음을 불사한 것이다. 그런 나의 몸부림이 광해에게 작은 영향을 주지 않았나 생각한다. 그걸 통해 광해는 백성들이 이렇게 힘들다는 것을 피부로 느꼈을 것이다


-영화는 토우와 광해의 관계를 부각하지만, 곡수와 광해의 관계도 인상적이다. 

곡수는 윗사람에 대한 불신이 있었고 그래서 왕에게 칼을 들이댄 사람인데 이름 한번 불러준 것만으로도 칼을 내린다. 그러고 보면 이 영화는 소통의 중요성을 이야기해 준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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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평해전]에 이어 리더와 관련한 영화를 연속적으로 작업해 왔다. 김무열이 생각하는 이상적인 리더는?

리더는 일단 본인 스스로가 태어나는 게 아니라 만들어 진 거라고 생각한다. 개인이 있어야 집단이 있고 그 집단 속에서 개인이 나온다고 본다. 그래서 소통이 중요하고, 그래서 따르는 사람들도 중요하다. 리더를 따라가는 사람들이 그래서 중요하다. 지금도 아주 좋지만 그럼에도 우리는 계속 생각하고 깨어 있어야 한다고 본다. 


-만약 곡수가 일본군의 편에서 사다리를 타고 성벽에 올라갔다면 어떤 행동을 했을 거라 생각하나?

만약 그랬다면 광해를 납치했을 것이다. 왜군은 광해가 왕세자라는 사실을 알고 있을 테니 그를 죽이지 않을 거란 걸 잘 알고 있다. 그게 바로 곡수가 생각한 모두가 다 함께 사는 방법이었을 것이다. 그만큼 곡수는 전쟁에 대해 잘 알고 있는 인물이다. 


-이제 이 영화를 통해 로맨스, 사랑꾼 이미지를 버린 것 같다. 

이 정도는 다하지 않나 생각했다. (웃음) 아마 그것은 대중들의 기대가 아닌가 생각한다. 물론 나도 수긍한다. (웃음) 와이프와는 소소하게 살아가는데 대중들의 기대가 증폭해서 그렇게 비춰진 것 같다. 그렇다고 부정하면 안된 것 같다. (웃음) 작품을 통해서 그 이미지를 벗어날 수 있다는 점이 좋았다. 그 이미지를 벗어나기 위해 더 노력할 것이다. 


-배우가 아닌 인간 김무열로서의 고민과 화두가 있다면?

잊혀져 가는 것에 대한 두려움이 있다. 얼마 전 '쓰릴 미'라는 공연의 10주년 공연에 참여하게 되었는데, 옛 기억이 새록새록 떠올랐다. 그러면서 내가 다시는 이 연기를 못하겠다는 고민을 하게 되었다. 그리고 무서운 게 이게 잊혀져 있다는 사실이었다. 그러면서 내가 중요하게 생각하고 사랑하는 일조차도 내가 어떤 의미서 소비하고 있다고 생각했다. [대립군] 같은 경우도 치열했던 사람들의 시간을 통해서 지금의 내가 있을 수 있다고 생각했다. 지금 우리 현장에도 그런 사람들이 많은데, 이것들을 우리가 다 잊고 살지 않았나 생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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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김무열을 행복하게 하는 것은?

소소한 삶인 것 같다. 삼시 세끼 무엇을 먹고 강아지 산책을 하는 순간이 나에게 있어 가장 행복한 순간이다. 


-지금 현재 본인의 버킷리스트를 이야기하자면?

배우로서의 버킷 리스트는 공연을 많이 하고 싶다. 이왕이면 광화문 광장 처럼 사람들과 마주 할 수 있는 공간에서 해보고 싶다. 그 정도로 많은 사람들과 소통하고 공감하고 싶다. 개인적인 버킷 리스트는 잘 떠오르지 않는다. 아무래도 행복에 취해서 그런 것 같다. (웃음) 

[대립군]은 5월 31일 개봉한다.



최재필 기자 (보도자료/제휴 문의/오타 신고) movierising@hrisi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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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이십세기폭스코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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