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이라] 리뷰: 공포와 유머가 공존한 톰 크루즈의 '다크'한 모험물 ★★★
17.06.07 11:39
[미이라, 2017]
감독: 알렉스 커츠만
출연: 톰 크루즈, 소피아 부텔라, 애나벨 월리스, 러셀 크로우, 제이크 존슨
줄거리
사막 한 가운데, 고대 이집트 미이라의 무덤을 발견한 닉(톰 크루즈)은 미이라의 관을 수송하던 중 의문의 비행기 추락사고로 사망한다. 그러나 죽음에서 다시 깨어난 닉! 그는 자신이 발견한 미이라 무덤이 강력한 힘을 갈구한 잘못된 욕망으로 인해 산 채로 봉인 당해야 했던 아마네트 공주의 것이며, 자신이 부활하게 된 비밀이 이로부터 시작됨을 감지한다. 한편, 수천 년 만에 잠에서 깨어난 아마네트는 분노와 파괴의 강력한 힘으로 전 세상을 자신의 것으로 만들려 하고, 지킬 박사(러셀 크로우)는 닉에게 의미심장한 이야기를 전하게 되는데...
이모탭, 아낙수낙문 등의 캐릭터가 등장한 1999년 [미이라]를 재미있게 본 관객에게는 새롭게 리부트된 이번 [미이라]가 조금은 반가우면서도 생소한 느낌을 불러오게 한다. 유머와 모험적인 장면으로 어드벤처 영화만의 흥미를 불러운 1999년 [미이라]의 줄거리와 구도를 이어받고 있지만, 어두워진 화면에 공포적 설정과 분위기를 자아내는 모습에서는 한참 원작인 1932년 [미이라]의 정서를 이어받으려 했음을 보여주고 있다.
2017년 버전의 [미이라]의 우선적인 관람 포인트는 톰 크루즈의 출연작에 공통으로 등장한 흥미 적 요소 보다는 제작사인 유니버셜이 야심 차게 기획한 '다크 유니버스' 세계관을 이해하는 관점에서 바라 봐야 한다. 다크 유니버스의 첫 포문을 여는 작품인 만큼 [미이라]는 앞으로의 이 시리즈가 지니게 될 대표적인 특징들을 선보이는데 우선을 두고 있다. 그 때문에 [미이라]는 새롭게 창조된 세계관이 지닌 색다른 특징과 분위기에 강점을 두고 있지만, '특징'에 힘을 쏟은 나머지 기본기를 놓친 문제점도 갖고 있었다.
[미이라]는 고대와 현대가 공존하는 모범 영화의 기본을 갖추며 빠른 전개를 이어나간다. 톰 크루즈 주연의 액션물이 지닌 화려한 액션과 위험천만한 스턴트는 기본으로 등장한다. 특히 전통적인 괴물들이 등장하는 작품답게 고전 영화 시대 부터 내려온 어두운 분위기와 공포 영화가 지닌 섬뜩한 비주얼과 설정을 우선적으로 이어나가려 했다.
아마네트 공주가 부활하는 과정을 신비스러운 자연 현상과 일반 공포물에 등장한 섬뜩한 효과로 연결해 다크 유니버스가 지닌 공포적 특징을 분명하게 보여주려 한다. 이를 강화해 호러 영화 특유의 장르 성을 강화하기보다는 대중성에 맞춰 유머와 결합시킨 '다크 유머' 적 설정도 인상적이다.
이처럼 다크 유니버스가 지닌 세계관을 분명하게 정의한 특징들이 눈에 띄지만, 너무 급조해서 완성된 듯한 이야기 전개 과정과 허무하게 마무리된 결말이 큰 아쉬움을 주고 있다. 전체적인 모험과 사건 과정에 중점을 둔 빠른 전개는 흥미를 돋우워 주고 있지만, 주인공 닉, 제니를 비롯한 주요 인물들의 관계와 특징을 설명하는데 있어서는, 에피소드 대신 배우들의 연기로 만회하려는 듯한 모습을 보여주고 있어 캐릭터에 대한 매력과 흥미가 다소 떨어지는 편이다. 빠른 전개를 위해 인물 관계를 함축적으로 다루려 한 탓에 이들이 보여주게 될 드라마의 여운과 감동이 떨어지는 건 당연할 수밖에 없다.
이런 전개 과정에서 완성된 결말은 당연히 아쉬울 수 밖에 없다. 시각효과와 공포가 가져다주는 카타르시스의 묘미도 기, 승, 전, 결에 맞지 않게 선보인 탓에 아쉽게 다가온다. 종결부에 어울리는 여운 있는 결말과 볼거리를 보여주려 했으나, 블록버스터와 공포물의 정서 사이에서 다소 방황한듯한 인상을 지우기 힘들었다.
그럼에도 어느 정도 볼만한 수준의 액션 모험물의 정서를 이어받은 편이며, 다크 유니버스 세계의 중심에 위치한 러셀 크로우의 헨리 지킬 박사의 존재 덕분에 앞으로 전개될 이 시리즈의 흐름이 궁금할 따름이다.
[미이라]는 절찬리 상영 중이다.
작품성, 오락성, 연출력, 연기력:★★★
총점:★★★
최재필 기자 (보도자료/제휴 문의/오타 신고) movierising@hrising.com
(사진=UP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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