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랜스포머:최후의 기사] 리뷰: 마이클 베이의 열정과 막장 사이 ★★
17.06.21 11:16
[트랜스포머:최후의 기사, 2017]
감독: 마이클 베이
출연: 마크 월버그, 안소니 홉킨스, 로라 하드독, 조쉬 더하멜, 이사벨라 모너
줄거리
옵티머스 프라임은 더 이상 인간의 편이 아니다. 트랜스포머의 고향 사이버트론의 재건을 위해 지구에 있는 고대 유물을 찾아나선 옵티머스 프라임은 인류와 피할 수 없는 갈등을 빚고, 오랜 동료 범블비와도 치명적인 대결을 해야만 하는데…
2007년부터 [트랜스포머]를 이끌어온 마이클 베이 감독의 마지막 시리즈 연출작으로 남겨질 작품이지만, 3편 이후 실망스러운 연출력과 완성도를 선보였던 행보를 생각해 볼 때 [트랜스포머:최후의 기사]는 그의 자존심과 명예가 걸린 작품이다. 매번 성공적인 흥행 기록을 이어나가고 있지만, 부실한 이야기 전개 방식으로 비난을 받았던 것을 의식한 탓인지 할리우드 최고의 각본진이 투입된 소식만으로도 어느 정도 기본적인 완성도를 유지할 것으로 기대되었다.
하지만 이번 영화를 통해 그동안 잔재된 [트랜스포머]의 문제는 확실해졌다. 원인은 역시 마이클 베이 감독의 존재였다. [트랜스포머:최후의 기사]는 최고의 작가진이 구성한 각본이라도 그것을 연출할 감독이 누구냐에 따라 정반대의 결과가 나올 수 있음을 확인시켜준 사례로 남겨지게 되었다.
돌이켜보면 [트랜스포머]가 처음부터 비난을 받았던 것은 아니다. 최고의 오프닝으로 평가받은 1편은 오락 영화의 장점적 요인을 모두 지닌 무난한 작품이었다. 로봇을 실사화한 혁신적인 시각효과, [E.T.]를 연상시키는 소년과 미지의 존재가 모험을 하게되는 이야기 구성, '기-승-전-개'의 단계대로 등장하는 액션과 비주얼의 강도 조절, 개성에 맞게 구성된 로봇 캐릭터는 SF 액션 영화가 흥행할 수 있는 교과서적인 면을 모두 지니고 있었다.
마이클 베이 감독과 제작진은 당시의 초심을 떠올리며, 이야기 구성을 재정비하는데 심혈을 기울여야 했지만, 그들이 노력한 것은 파괴 지향적인 비주얼의 난립이었다. 여기에 도저히 공감할 수 없는 과한 유머 코드와 수다스럽고 산만한 캐릭터의 등장은 [트랜스포머] 시리즈의 장점을 갉아먹은 요인이 되었다.
트랜스포머:최후의 기사]는 완성도 면에서 완벽한 실패로 평가받는 전작 [트랜스포머:사라진 시대]의 실수를 답습하고 있다. 오프닝부터 시작된 사건 설명은 산만한 편집으로 인해 이해하기 어려웠으며, 느닷없이 등장하는 도발적인 캐릭터, 개연성을 무시한 인물간의 관계 설정, 수다스러운 농담만 난무하는 재미없는 B급 유머 코드, '기-승-전-결'의 강도를 무시한 비주얼 효과는 이번 영화를 역대 [트랜스포머] 시리즈 사상 가장 지루한 작품으로 전락시켰다.
[트랜스포머:사라진 시대]에서 부터 주인공 이었던 마크 월버그의 케이드 예거의 존재는 이번에도 무의미하게 그려졌다. 1~3편의 주인공이었던 샤이아 라보프의 샘이 성장기 소년이라는 단순화된 이미지를 지닌 것과 달리 케이드는 아버지와 재혼을 꿈꾸는 남자 사이에서 방황하는 모습을 보여주며 인물에 대한 친근감과 공감대를 형성할 수 없게 만들었다.
주연 캐릭터에 대한 확실한 설정이 보이지 않은 탓에 그 외 조연들의 존재도 미미한 편이다. 매번 주인공을 교체한 탓에 관객들이 새로운 주인공에 대해 공감대를 형성해야 할 시간과 여유를 줘야 했지만, 마이클 베이에게는 그러한 계산이 전혀 없었다. 인물에 대한 묘사와 사연을 설명하는 방식도 과거 플래시백 같은 촌스러운 장면들을 선보이는 수준이다.
처음부터 중후반까지 산만한 설정을 난립하던 영화에 대한 희망이 도저히 보이지 않은 그때, 막판 모든 것을 집약한 최후의 전투신은 다시금 [트랜스포머] 시리즈에 대한 희망의 불씨를 켜게 되는 요인이 된다. 시리즈 사상 거대한 스케일을 보여주며, 인간과 트랜스포머 로봇들이 공중 상륙전을 감행하는 과정이 흥미진진하게 전개되었다. 인류를 파괴하는 거대행성 사이버트론의 등장과 오토봇, 디셉티콘 그리고 그들이 창조주 쿠인테사의 격돌 과정은 지루하던 영화에 막판 최고의 재미를 가져다준 순간이었다. 그 순간은 전자에 지적한 산만한 요인을 벗어나 순차적으로 볼거리를 선보여 오락적 흥미를 높여주었다.
마이클 베이와 마크 월버그의 하차와 함께 향후 속편을 향한 예고도 실망스러웠던 [트랜스포머] 프랜차이즈를 향한 새로운 기대감을 높여준다. '끝판왕'이라 불린 거대 로봇 유니크론이 직접적으로 언급돼 속편의 등장을 암시하는 대목이 그것인데, 이는 앞으로 남겨질 [트랜스포머] 시리즈와 스핀오프에도 큰 영향을 줄 것으로 보인다. 새로운 출발을 알리는 프랜차이즈가 된 만큼 다시금 초심으로 돌아가 본래의 장점을 찾았으면 한다.
[트랜스포머:최후의 기사]는 절찬리 상영중이다.
작품성:★☆
오락성:★★★
연출력:★★
연기력:★★☆
총점:★★
최재필 기자 (보도자료/제휴 문의/오타 신고) movierising@hrising.com
(사진=롯데엔터테인먼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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