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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리개 리뷰] 그들은 이 영화를 보게 될까?

13.04.10 11: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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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리개,2013>
장르: 법정 드라마/러닝타임: 95분
감독: 최승호/출연배우: 마동석,이승연,민지현,이도아
 
 
이 영화의 모티브는 오래전에 소개해 드렸던대로 루머로만 들려오던 '연예계 성상납 비리 의혹'이며 이 사건으로 인해 안타깝게 목숨을 잃어야만 했던 '故장자연'씨의 이야기가 배경이다. <도가니><부러진 화살>과 같은 사회적인 문제에 대한 여론화를 위한 영화이기도 하며 이에대한 관심탓에 대국민 크라우딩 펀드로 제작되어져 매우 큰 성과를 올리기도 했다. 어쩌면 이러한 영화들이 계속 만들어 지고있다는 사실이 서글프면서도 우리사회의 불완전한 이면을 이야기 하고 있다는게 아이러니할 뿐이다. 이제는 이러한 문제가 영화화 되고 여론의 관심을 갖게되었으니 더이상 이 문제가 음지의 사건으로만 기억되어지는 일은 없을것으로 보인다. 그만큼 이 영화가 관심을 이끌어 냈다는 것만으로도 성공이며 <노리개>라는 조금은 자극적인 제목보다도 그 의도면에서 만큼은 훌륭하다는 것을 미리 말해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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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영화를 다 보고 나서 느꼈던 점은 "대체 이 영화를 어떻게 평가 해야 하나"였다. <노리개>의 의도와 방향은 훌륭하고 좋았지만 그 관심만큼 만듦새가 더욱 좋았다면 어땠을까 하는 아쉬움이 더 컸다. 그렇다고 못 만든 작품은 절대 아니다. 마동석,기주봉,서태화를 비롯해 여타의 상업영화에서 조연으로만 출연했던 배우들이 주연으로의 출연은 나쁘지 않았으며 사건을 추적하는 과정도 나쁘지 않았다. 하지만 영화는 사건의 소재가 이미 대중들이 알고있는 사실이란 점에서 방심했는지 상세한 설명과 진실을 하나하나 밝혀나가는 과정에서는 흥미를 주지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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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인공인 전직 해직 언론인인 이장호(마동석)는 1인 인터넷 언론으로 활동하고 있지만 그 집요함 만큼은 대단한 캐릭터다. 영화가 이 메인 주인공인 이장호의 집요한 추적극에 바탕을 두면서 스릴러적인 면모를 더 강조했다면 어땠을까? 메인 포스터의 주인공인 마동석은 분명 주연이기는 하지만 비중이 생각보다 그리 크지 않으며 피의자들을 처벌하기 위해 갖은 노력을 하는 여검사의 활약상이 담겨진 비중이 의외로 더 컸다. 그러나 마동석의 캐릭터는 자기 뜻대로 추적만 하고있고 여검사(이승연)도 자기 일만하며 법정에서만 싸우려고만 한다. 이러한 두 캐릭터의 연관성이 영화를 보는내내 전혀 없으니 영화에 정을 붙이고 봐야할 캐릭터들의 매력을 느끼기에는 어렵다. 물론 마지막에 두 캐릭터의 협조가 이루어 지지만 이미 영화가 다 끝나는 후반부에서는 의미가 없다. 영화를 보면서 내심 비슷하다고 느꼈던 작품인 <부러진 화살>의 안성기와 박원상이 성격이 달랐지만 법정내에서 함께 싸웠던 캐릭터로 서로 협력한 것과는 너무나 대조적 이었다. 영화의 초반부터 이 둘이 협력을 하며 진실을 발견하며 자신들의 이야기를 함께 섞었다면 괜찮은 드라마가 나왔을 테지만 그러지 못해 아쉬웠다. 무엇보다 이러한 캐릭터들의 설정 설계에 아쉬움이 드는데 영화가 한국사회에서의 여성 차별,인권에 관한 문제를 이 여검사 캐릭터를 통해 부각시키려 한 의도가 있었지만 영화의 진행상 굳이 그런게 필요했었는지도 의문이었다.
 
감독은 영화적인 재미보다도 이미 다 알고 있는 사실을 좀 더 부각시키려는데 초점을 잡으려 했던것 같다. 그러면서 추적극과 법정 스릴러 드라마를 정교하게 섞어나가려 했지만 이러한 여타의 장르가 섞이면서 관객이 이 영화의 어느부분에 초점을 맞춰야 하는지를 헷갈리게 만든다. 러닝타임 95분이라는 길지 않은 시간을 추적극으로 보기에는 주변인물들은 너무 쉽게 증언해 버리고 감독이 가장 신경을 쓴 법정물에 대체로 신경을 쓴것 같지만 이미 이 사건의 공판결과를 알고있는 관객들이 이 부분에 흥미를 가질수 있을까? 차라리 영화보다는 인터뷰 장면이 많았던 것을 생각해 본다면 다큐를 보는것 같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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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러면에서 <노리개>는 아쉽다. 분명 많은 사람들의 관심을 높여줄수 있는 작품이었겠지만 현실만큼 영화에서도 진실을 밝혀낼수 없는것은 당연하고 영화 또한 그러한 의도로 만들어진 작품은 절대 아니다. 그렇기에 영화는 픽션의 위치에서 현실의 문제에 관심을 유도할수 있는 방향으로 나아가야 했지만 픽션을 너무 현실화 시키려 하는 오류를 범해 영화에 대한 매력을 떨어뜨린 점이 아쉽다. 최근에 공개된 <공정사회>식의 현실소재 픽션 설정이 이 영화에 필요했다. 별로 좋지못한 평을 했지만 영화의 구성적인 면에서는 문제는 없었고 전체적으로 무난하게 만들었지만 <부러진 화살>만큼의 큰 방향을 일으키지는 못할것 같다. 단지 극장 보다는 TV,VOD,IPTV와 같은 2차 컨텐츠 시장에서 관람한다면 영화가 달리 보일수도 있으니 그 방식을 통한 관람을 추천하는 바이다.
 
아무튼 이 영화의 완성도를 떠나 많은 사람들이 이 영화를 통해 이 문제에 관심을 가져 현실속 사건의 진실과 처벌이 제대로 이루어 졌으면 하는 바이고 더이상 이러한 악습이 한국사회에 막연하게 방치되지 않기를 진심으로 바라는 바이다. 무엇보다 사건의 당사자들인 그들이 이 영화를 보고 조금의 두려움과 진심어린 반성의 기미를 보이길 바라면...(그런걸 기대하기에는 사치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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극장 평점: ★★
TV,VOD 평점: ★★★
(별 넷 만점 기준)
 
 
P.S: 주인공 이장호 기자의 이름과 그가 운영하는 1인 언론사를 볼때 前MBC 기자인 이상호 기자의 '고발뉴스'를 모티브로 하지 않았나 생각했다. 마동석의 체격과 외모를 생각해 볼 때 적합했던 캐스팅 같기도 했다. 
 
 
(사진=배급,홍보사 보도자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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