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파이더맨:홈 커밍] 리뷰:'웃어라 피터야' 십 대 흙수저 히어로의 유쾌한 귀환 ★★★☆
17.07.03 11:51
[스파이더맨: 홈커밍, 2017]
감독: 존 왓츠
출연: 톰 홀랜드, 마이클 키튼, 로버트 다우니 주니어
줄거리
‘시빌 워’ 당시 ‘토니 스타크’(로버트 다우니 주니어)에게 발탁되어 대단한 활약을 펼쳤던 스파이더맨 ‘피터 파커’(톰 홀랜드). 그에게 새로운 수트를 선물한 ‘토니 스타크’는 위험한 일은 하지 말라며 조언한다. 하지만 허세와 정의감으로 똘똘 뭉친 ‘피터 파커’는 세상을 위협하는 강력한 적 ‘벌처’(마이클 키튼)에 맞서려 하는데…
샘 레이미의 [스파이더맨]과 마크 웹의 [어메이징 스파이더맨]의 공통점을 찾자면 '삼촌 벤의 죽음' 이라는 묵직함을 안고 간다는 점이다. 영화의 전체적인 분량으로 봤을 때, 극히 일부에 불과한 장면이지만 '큰 힘에는 큰 책임이 따른다'라는 교훈과 삼촌의 죽음에 책임을 느끼게 되는 피터의 트라우마에 해당하는 장면이라는 점에서 극의 분위기를 무겁게 만드는 대표적인 요소이기도 하다.
[스파이더맨:홈 커밍]은 [스파이더맨] 프랜차이즈의 족쇄와도 같았던 이러한 무거운 요소를 완전히 벗어던진 채, 시종일관 유쾌한 분위기를 안고가는 신나는 어드벤처 영화의 전형을 이어받았다. 특히 역대 가장 어린 외형(?)을 지닌 피터 파커의 모습과 발랄한 성격이 극의 활기를 더해주고 있다.
2017년 버전의 스파이더맨/피터 파커는 더 이상 삼촌의 죽음이라는 책임감 속에 매여있지 않다. 아이언맨을 만나고, 시빌 워 사건에 참여한 것에 크게 흥분해 전투의 와중에도 스마트폰 셀카로 이 순간을 남기려 하는 장난기와 순수함을 지니고 있다. 학교에서는 유능한 과학도인 동시에 '절친' 친구와 [스타워즈] '덕후질'을 하며, 관심 있는 이성에 짝사랑 앓이만 하는 평범한 소년이다.
미국 십 대 영화에 등장할 전형적인 캐릭터를 주인공으로 내세운 덕에 [스파이더맨:홈 커밍]은 십 대 성장 드라마를 보는 듯한 정서적 여운을 지니고 있다. 소년 피터는 기존 히어로들이 지니고 있는 정체성, 책임감에 대한 고민보다는 장래, 연애에 대해 우선적으로 고민하는 평범한 소년에 가깝다. 심지어 제목인 '홈 커밍'은 미드타운 고등학교의 파티 이름으로, 소년에서 히어로 영웅이자 인간 성인으로 성장하는 피터의 이야기를 상징적으로 담고 있다.
[시빌 워]에서 보여준 재기발랄한 명랑한 모습을 그대로 담은 스파이더맨의 활약과 루저, 괴짜 성향의 주변인 캐릭터들과의 호흡, 위트 넘치는 '아이언맨' 토니 스타크와 해피 호건과의 호흡도 극의 분위기를 유쾌하게 만들어 주는 요인이 된다. 지나치게 긴 유머적 요소는 마블 프랜차이즈가 지닌 상징적인 정서지만, 동시에 치명적인 단점을 불러오는 부분이다. 진지해야 할 상황과 긴장감이 넘쳐야 할 부분을 제대로 살려주지 못해 기, 승, 전, 결의 상황을 이해하지 못할때가 있다.
그 때문에 마블의 고질적인 문제인 카리스마 빌런의 부재가 이번에도 드러나게 된다. 마이클 키튼의 벌처는 보는이에 따라 호불호의 반응을 불러올 수 있는 빌런으로, 강렬한 모습을 지니고 있지만, 인간적인 정서가 강하게 베인탓에 긴장감을 전해줄 악당으로 보기에는 조금 무리가 있어 보인다.
결국 [스파이더맨:홈 커밍]은 기존 히어로물이 지닌 조금의 어두운 정서를 완전히 배재한체 철저히 유쾌한 분위기 속에서 감상해야 한다. 다소 산만하고 난잡해 보일수도 있었던 시리즈 였지만, [아이언맨] [캡틴 아메리카:퍼스트 어벤져]가 담았던, 히어로의 자각과 탄생의 주제를 잘 담아내며, 마블에서 스파이더맨이 지니고 있는 특유의 개성을 의미있게 담아낸다.
그러한 스파이더맨의 개성을 의미있게 담아낸 대목은 샘 레이미와 마크 웹이 중점을 두었던 슈트 액션이 아닌 '날 것'의 액션을 담대하게 담았냈다는 점이다. 그것은 [아이언맨] 1편에서 토니 스타크가 동굴에서 '마크 1'을 개발하고 맞선 듯이, 이번 [스파이더맨: 홈 커밍]도 슈트가 아닌 자신의 의지로 문제를 해결하고, 자각하게 되는 피터의 모습을 의미심장하게 그렸다.
물론 [스파이더맨:홈 커밍]은 아이언맨이 지니고 있었던 첨단 기능이 더해진 새로운 스파이더맨 슈트의 묘미를 마음껏 보여주고 있지만, 그것이 이 영화가 지닌 흥미가 아님을 강조하고 있다. 인간적인 히어로의 갈등과 고뇌를 십 대 특유의 발랄함으로 표현한 동시에, 그러한 깨달음으로 무서운 적을 직접 상대하려는 용기가 스파이더맨의 진정한 매력임을 부각해주고 있다. 그것이 처음부터 끝까지 이 영화가 특유의 유쾌함을 유지하려 한 대표적인 이유이기도 하다.
사춘기 소년의 매력과 더욱 멋있는 최첨단 기능이 더해질 슈트와 결합될 스파이더맨은 그 점에서 볼 때 가장 진보적인 캐릭터로 향후 시리즈에서 보여줄 모습도 더욱 기대된다.
[스파이더맨:홈 커밍]은 7월 5일 개봉한다.
P.S: 쿠키 영상이 등장한다. 첫 번째 엔딩 크레딧과 두 번째 엔딩 크레딧이 끝나고 난 이후에 등장한다. 특히 두 번째 엔딩 크레딧을 '강추' 하는 편이며, 무조건 끝까지(?) 기다리길 바란다.
작품성:★★★
오락성:★★★★
연출력:★★★☆
연기력:★★★
총점:★★★☆
최재필 기자 (보도자료/제휴 문의/오타 신고) movierising@hrising.com
(사진=소니 픽쳐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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