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슬][비념] 논란의 사이버 이념 전쟁 '씁쓸'
13.04.20 11:39
-<지슬><비념>등 포털 영화란에 이념 논쟁
-논쟁을 넘어 사이버 테러 수준으로 변질
제주 4·3 사건을 소재로 선댄스 영화제에서 호평과 더불어 선댄스 영화제 심사위원 대상을 수상한 <지슬>과 제주 4·3과 강정을 함께 다룬 최초의 다큐멘터리 <비념>에 대한 관객의 호평이 줄을 잇고있는 가운데 인터넷 에서는 이와다른 사이번 논쟁이 벌어져 씁쓸함을 주고있다. 별 다섯 개 10점 만점으로 계산되는 모 포탈사이트의 경우,<비념>의 평점란에는 최저 점수인 별 반 개(1점)와 최고 점수인 별 다섯 개(10점)가 번갈아 평점 댓글란을 장식하며 상반된 양상을 보이는 이상현상에 가까운 극단적인 상황이 엇갈렸다.
"평점 조절하러 왔습니다(높은 평점을 유지할 수 없도록 적은 점수를 주겠다는 뜻)" "**충(특정 사이트의 유저들을 칭하는 속어)들이 몰려왔군. 영화도 안 보고 매도하지 마라" 등의 글들이 <비념>의 게시판에 난무하면서 이제는 사이버 이념 논쟁의 장이 되었다. 이는 비단 <비념>에만 국한된 문제는 아니다. <비념>의 4월 개봉에 앞서 3월 개봉한 <지슬>, '천성산 도롱뇽' 보존과 '4대강' 반대 운동을 하며 환경 운동을 펼친 지율스님의 연출작 <모래가 흐르는 강>의 경우에도 이런 현상은 마찬가지다. 4.3사건을 다룬 <지슬>에는 "거짓 역사"라며 매도하는 댓글이 달리고 <모래가 흐르는 강>의 지율스님에게는 "당신이 파계승이냐"는 인신모독적인 댓글이 달려 있기도 했다.
이처럼 역사의 진실, 정치적인 이슈, 사회 문제, 현실비판적인 내용을 담은 영화의 경우 포탈사이트 평점 댓글란에는 어김 없이 '사이버 전쟁'이 벌어지고 있다. 영화의 의도와 다르게 사이버 이념 논쟁이 영화에서 까지 퍼지고 있는 현실은 안타깝고 씁쓸하기만 하다. 이념과 사상이 다른 사람들이 함께 공존하는 것이 민주주의 사회인 만큼 서로의 이해속에서 함께 답을 찾아 나서는 것이 이러한 현실 문제를 담은 영화들의 진정성 아니었을까? 논쟁이 있더라도 서로를 이해하며 답을 찾는 '필요한 논쟁'이 있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