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나벨: 인형의 주인] 리뷰: 역대 [컨저링] 시리즈중 가장 무섭다! ★★★★
17.08.08 14:07
[애나벨:인형의 주인, 2017]
감독: 데이비드 F. 샌드버그
출연: 스테파니 시그만, 탈리타 베이트먼, 룰루 윌슨, 안소니 라파글리아, 미란다 오토
줄거리
인형장인과 그의 아내는 비극적인 사고로 어린 딸을 잃는다. 그리고 12년 후, 그 집에 고아원 소녀들과 수녀가 함께 살게 되는데…
간혹 본편보다 더 나은 후속작에 "형보다 나은 아우 없다"라는 표현을 쓰지만 [컨저링] 시리즈의 확장판이라 할 수 있는 스핀오프 작인 [애나벨: 인형의 주인]은 공포적 관점에서 '본편을 이긴 스핀오프'라는 이색적인 타이틀을 지닌 작품으로 기록되지 않을까 생각해 본다. [라이트 아웃]을 통해 인상적인 데뷔를 한 데이비드 F. 샌드버그 감독은 이번 작품에서 자신이 지니고 있는 공포 영화적 재능을 총동원 해 공포 영화가 지니고 있는 매력과 예술적 가치를 한 단계 끌어올리며, 제작자인 제임스 완에 이은 차세대 공포물의 장인이 되겠다는 야심을 드러냈다.
사실 [애나벨:인형의 주인]은 1편인 [애나벨]이 기대 이하의 결과물을 내놓은 탓에 심리적 기대치가 다소 낮은 작품이었다. 인형이 가져다주는 공포에 대한 컨셉이 부재된 상태에서, 무분별하게 진행된 설정과 익숙한 구조의 전개는 공포 영화가 전해주는 특유의 긴장감마저 하락시키는 요인이 되었다. 후속작인 [애나벨:인형의 주인]은 전작의 실수가 무엇이었는지를 인지하며 문제가 된 부분을 완벽하게 보완해 한층 진화된 작품으로 재탄생했다.
우선적으로 [애나벨:인형의 주인]은 공포 영화가 지녀야 할 적절한 컨셉을 갖추고 있었다. 공포물을 보더라도 이 작품이 슬레셔물인지, 심리물인지 분명해야 한 것처럼, [애나벨:인형의 주인] 유령의 집이라는 공간적 배경이 담긴 공포를 메인 컨셉으로 두고 있었다. 유령의 집이 집안의 물건, 구조, 특수한 공간이 전해주는 심리적 공포를 전해주듯이 [애나벨:인형의 주인]은 전체적 배경이 되는 집안의 구조, 이동식 의자와 같은 특수한 장치, 인형들, 인물 관계를 소재로 활용한다.
유령의 집 소재의 공포 영화가 지닌 전형 속에 또 다른 주인공인 애나벨 인형의 특성을 활용한 공포를 부각하는 데 집중했다. [애나벨:인형의 주인]이 애나벨을 다루는 방식은 온전한 인형의 모습 그대로를 담아내는 것이었다. 특수효과와 같은 시각적인 요소를 최소화 한 채 다양한 카메라 구도와 영상미를 통한 방식으로 인형의 모습을 신비롭게 다루려 한다.
그 때문에 영화 속 인형은 현실적으로 조명되고, 그로 인해 현실에서도 느낄수 있는 체감적인 공포가 완성된다. 가만히 있는 인형이 가져다주는 공포와 심리적 긴장감은 의외의 몰입감을 전해주는 동시에 오랜 여운을 남길 순도 높은 공포를 형성한다.
현실에서 느껴지는 심리적 긴장감의 극대화는 샌드버그 감독의 전작 [라이트 아웃]에서 그려진 어둠과 빛의 조화를 적절하게 활용한 영상미를 통해 밀도있게 그려진다.
50:50의 완성된 화면비의 왼편에 사람이 있다면, 그 반대편 여백에는 어두운 방의 모습이 담겨지는 식이다. 겁에 질린 사람의 표정과 무언가 있는듯한 반대편 어둠속에 대한 두려운 호기심을 모두 담아내 최대치의 긴장감을 이끌어 낸 것이다. 이처럼 [애나벨:인형의 주인]의 공포 포인트는 카메라가 갖고있는 다양한 기법이 가져다주는 영상에 있다. 현실적으로 다가온 화면을 통해 재현되는 공포는 그야말로 너무나 현실적이다.
공포 영화의 기본적 장치인 '놀람' 효과와 반복되는 공포의 연속에도 영화가 지루하지 않은 긴장감을 끌고 나갈수 있었던 것은 다른 컨셉의 공포를 지속적으로 선보이고 있었기 때문이다. 소녀들을 서서히 위협하며 힘을 키우는 악령, 정지된 인형의 주변에서 벌어지는 공포, 유령의 집이라는 구조에서 벌어지는 공포, 심리적 공포 등 여러 종류의 공포적 요소들이 적재적소로 사용되고 등장해 예상치 못한 두려움을 선사한다.
공포물에 특화된 완벽한 연출력 외에도 주인공인 아역 배우들의 놀라운 심리 연기와 반응도 이 영화의 공포를 최대치로 이끌어낸 주요 요인이 된다. 특히 [인보커머스][위자:저주의 시작] 등 공포 영화 전문 아역으로 출연한 룰루 윌슨의 열연이 이번 작품에서 가장 두드러지게 드러났다.
무엇보다 이번 영화가 역대 [컨저링] 세계관 시리즈중 가장 돋보일수 있었던 것은 [컨저링] 본편이 갖고있는 바탕과 정서를 그대로 계승했기 때문이다. [컨저링] 영화를 본 관객이라면 금방 눈치 챌 수 있는 연상되는 장면을 비롯해 유령의 집, 악령의 힘, 악령에 당하는 소녀들, 저주의 미스터리 등의 요소와 분위기는 제임스 완이 구축한 [컨저링]의 정서를 대변하는 요소들이다.
[컨저링] 1편이 선보인 악령에 대한 두려움을 계승해 [라이트 아웃]에 선보인 영상과 시각이 가져다 주는 공포로 합친 시도는 [애나벨:인형의 주인]을 레전드로 재탄생 시켰다. 아마 이것이 앞으로 지속될 것으로 보이는 [컨저링] 유니버스 영화에 어떤 영향을 끼칠지 귀추가 주목된다.
[애나벨:인형의 주인]은 8월 10일 개봉한다.
P.S: 두 개의 쿠키 영상이 등장한다. 첫 번째 엔딩 크레딧이 올라오고 나서 등장한 쿠키는 [애나벨] 영화에 대한 공포적 여운을 남겨주는 장면이며, 두 번째 엔딩 크레딧 이후 영상은 후속편인 새로운 스핀오프 시리즈에 대한 예고다. [컨저링 2]를 본 관객이라면 금방 눈치 챌 것이다.
작품성:★★★
오락성:★★★★☆
연출력:★★★★
연기력:★★★☆
총점:★★★★
최재필 기자 (보도자료/제휴 문의/오타 신고) movierising@hrising.com
(사진=워너브러더스 코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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