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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반게리온:Q 리뷰] 진짜 새로운 '신세대'에반게리온

13.04.22 00:06

 
-<서><파> 新극장판의 4부작의 3부
-비주얼은 매력적 이지만 기승전결 부족한 전개는 아쉬워
 
*리뷰에 들어가기 앞서…
로봇 보다는 인간형상의 괴물에 가까운 로봇 에반게리온,인류를 공격하는 사도,’에바’의 조종사 신지,레이,아스카, 미스터리 조직 네르프,제레,아담 그리고 악명 높은 난해하고 모호한  결말에 기독교와 같은 종교적 색체가 강했던 여러 상징물과 단어들 까지…

<에반게리온>이라는 만화가 남긴 유산은 이루 말할 수 없을 정도로 거대했다. 단순하게 방황하는 소년의 성장기 라고 정의하기에는 소년 주변의 주인공들도 비정상 이었고 만화의 작화 마저도 너무나 기괴하고 무수한 상징적인 의미들은 그냥 지나칠수 없었다. 그럼에도 <에반게리온>(이하:<에바>)은 95년에서 2000년 사이를 살아가던 청소년 들에게는 하나의 바이블과 같은 작품이었다.
 
매력적인 미소녀,미소년의 주인공들이 보여주는 사이코 드라마와 하나하나 밝혀지는 거대한 음모와 묵시록적인 세계관 까지 <에바>는 호기심과 흥미면에서 관심을 둘 수 밖에 없는 작품이었고 이러한 거대한 세계관은 수많은 ‘오타쿠’(일명:덕후)들을 생산하기에 이르렀다. 필자가 청소년 이던 시절에 일부 친구들중 이러한 재페니메이션의 오타쿠 기질을 보여준 친구들이 많았는데 대부분 공통적으로 <에바>에 대한 애정이 깊었던 아이들 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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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쩌면 필자의 학창시절은 <에바>를 아는 아이와 모르는 아이 구분되었다 해도 과언이 아니었다. 국내 기준에서 선정적이고 폭력적인 장면 때문에 정식으로 국내에 소개되기 힘든 탓에 어둠의 경로(?)를 통해 보면서 이 시리즈를 탐구하고는 할 정도였다. 어찌됐든 95년 TV 방영을 시작으로 97년 <엔드 오브 에반게리온>이라는 극장판으로 시리즈를 사실상 종결 시켰던 <에바>는 여전히 '전설'로 기억되는 작품이었고 2007년 이 '전설'은 4부작 극장판 이라는 새로운 미명하에 다시 우리에게 돌아왔다. 이 4부작의 탄생의 의미는 조지 루카스가 <스타워즈>를 새로운 세대를 위해 프리퀄 형식으로 다시 시작했듯이 <에바>의 아버지 안노 히데아키도 신세대를 위해 계획했던 극장판이 바로 이것이었다.
 
그것은 예전 <에바>에 열광하던 세대를 위함이기도 했으며 전작에 없었던 새로운 이야기와 메시지를 전달하기 위한 목적이었다.
이 극장판은 어쩌면 필자와 같은 사람들을 위한 작품이라 봐도 무방하다. 사실 나는 <에바>의 열광적인 '덕후'는 아니었으며 이 시리즈를 제대로 접한 것도 또래들 보다 매우 뒤늦은 시기였기에 <에바>를 새로접할 신세대의 관객들의 시선과도 비슷하다 봐도 무방하다. 이번 <에반게리온 Q>의 리뷰를 팬심을 가진 오타쿠의 시선과 이 시리즈를 극장판을 통해 새로접하고 있는 관객의 시선에서 쓰도록 하겠다. 
 

*'덕후'의 시선에서 본 Q (몇몇 팬들의 도움이 있었음)
2007년 공개된 <에반게리온:서>,<파>를 연이어 본 덕후들은 공통적으로 느꼈을 것이다.
 
"이거 그동안본 에바 시리즈와 전혀 다른데"
 
그랬다. 혹시나 이 작품을 기존의 TV판의 줄거리를 그대로 가져와 화질과 특수효과만 더 좋은 버전으로만 나왔다면 모두들 적지않게 실망했을 것이다. 그렇게 나온다면 극장판은 굳이 의미가 없는 것이다. <서>에서는 원작의 TV판의 무언가 생략되고 편집되고 주인공들의 설정과 대사가 달라짐을 느꼈고 <파>에서는 원작에 없는 새로운 캐릭터의 등장(가설 5호기 파일럿 마리)과 기존 캐릭터들의 역할이 파격적으로 변했다. (아스카가 신형 에바를 타다 사고를 당하는 부분은 원작에서는 신지의 친구 토우지 였다.) 게다가 시리즈의 핵심 키워드인 카지가 몰래 후송한 가방에는 태아의 모습을 한 '최초의 인간 아담' 이 아닌 '느브갓네살의 열쇠'가 나왔다는 점은 새로운 결말과 설정을 예고하고 있었다. 아직 4부가 시작되려면 멀었는데도 불구하고 2부의 결말에는 벌써 '니어 서드 임팩트'가 일어났다. 이렇게 된다면 다음에는 무슨 이야기가 벌어지는 걸까?
 
<에반게리온 Q>는 너무나 생소하게 시작된다. 우주에서 부터 사도를 맞이하고 새로운 주인공 마리와 죽은줄 알았던 아스카가 한쪽 눈에 안대를 낀채 등장한다. 그리고 설정상 배경은 인류가 파괴된 14년 후의 이야기다. 네르프는 이제 둘로 나뉘어 신지 아버지인 겐도 사령관이 지휘하는 '네르프'와 마사토가 지휘하는 반 네르프 단체인 '뷔레'가 서로 대립한다. '대폭발' 이후 에바 1호기의 동면상태에서 깨어난 신지는 영문을 모른체 혼란스러움을 느끼고 자신의 선택으로 세상이 파괴됨으로써 생존자들과 주인공들이 자신을 증오하고 있음을 깨닫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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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처럼 는 원작에 없는 전혀 새로운 이야기와 설정으로 오타쿠들을 맞이한다. 이 새로운 이야기에 누군가는 주인공 신지 처럼 혼란스러움을 또는 흥미를 느끼게 된다. <서><파>에서의 기존의 원작의 뼈대를 유지하며 일부를 비틀어대는 방식에 재미를 느꼈다면 는 모든것이 새로워 졌기에 오타쿠와 새로운 팬들의 경계를 순식간에 무너뜨린다.
 
는 스토리에서의 변화만 주지 않는다. 원작이 그나마 유지하고 있었던 일부 유머스럽고 유쾌했던 캐릭터들의 설정은 어두운 미래처럼 전부 사라졌다. 맥주를 마시며 삶의 기쁨을 느끼고 신지의 조력자 역할을 해준 마사토는 너무나 냉정하고 진지한 캐릭터로 변해버렸다. 그만큼 캐릭터들이 모두 진지하고 어둡게 변했으니 가뜩이나 난해하고 어두운 작품의 흐름을 쉬어가게 해주는 부분이 없어 심심할수 있다.

신지는 자신의 선택으로 세상이 파괴되고 주변인물들이 변해버린 것에 자괴감과 더불어 더 나약해진 캐릭터로 그려지고 아야나미 레이는 완전히 '사이보그'화 되었으며 '아스카'는 오로지 에바를 조종하며 신지에게 인생을 가르치려 한다. 이러한 어두운 주인공들 사이로 원작에서 신지와 우정을 쌓았던 감성적인 카오루와 언제튈지 모르는 성격을 가지는 새로운 주인공 마야가 작품의 무거운 분위기를 조금 덜어내려고 하지만 메인 캐릭터들의 어두움 때문에 작품은 한없이 어둡다. 하지만 에바의 팬들은 이러한 변화에 어느정도 적응할수 있을것이다. 원래 어둡고 싸이코 스러운 캐릭터들의 성격은 에반 시리즈의 주인공들이 하나씩 보유하고 있었던 본성 이었으니까. 상황은 바뀌어도 역할과 본성이 변하지 않는 캐릭터들에 재미를 느낄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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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에 에바 특유의 강렬한 비주얼과 작품을 더욱 감성있게 만들어주는 사기스 시로의 음악이 더욱 강렬하게 다가온다. 이미 비주얼은 <서>와<파>를 통해서 CG와 원화가 결합된 형식의 스케일은 를 통해 진일보 했다. 특히  이번 시리즈를 통해 처음 등장하게 되는 뷔레의 전함이 보여주는 비주얼에 웅장하게 울리는 음악은 이번 시리즈의 압권이다. 그리고 이번 시리즈의 특징은 '에바VS에바'가 서로 싸우는 로봇대전 형식이다. 헐리웃 영화 방식으로 이번 시리즈를 비유해 본다면 <트랜스포머>와 <스타트렉>이 결합했다고 말하면 이해가 쉬울것이다.  
 
전체적으로 새로운 스토리는 기존의 팬들의 관심을 끌기에는 충분하며 기술적으로 진일보한 면은 에바 팬들을 즐겁게 해줄 것이다. 다만 에바의 거대한 세계관을 이해하고 있는 팬들의 입장에서 일부 이해가 안가는 뒤바뀐 세계관과 상징이 약간의 혼란을 줄수 있어 이것을 이해하는데 시간을 할애하다 극의 흐름을 놓칠수 있다는 점이 아쉽다. 의 분위기는 너무나도 묵시록 적이어서 종말론적 비주얼과 스토리를 보여주었던 시리즈의 마지막 극장판 <엔드 오브 에반게리온>과 비슷해 이를 생각하고 본다면 를 조금이라도 이해할수 있지 않을가싶다.
 

*新극장판만 본 일반관객의 시선
이제부터가 문제다. 설령 <에반게리온 Q>를 통해 '에바' 시리즈를 처음 접하려는 사람은 없을것이지만 아무런 예습없이 를 처음 접하게 된다면 낭패를 당하기 십상이다. 모든 TV 시리즈까지 설렵하지 못하더라도 전작인 <서><파>는 기본적으로 봐야한다. 그렇게라도 본다면 작품의 장점이 비주얼적인 면은 충분히 즐길수 있을것이다. 왜냐하면 이번 에바 시리즈의 로봇액션은 기괴하리만큼 잔혹한 '폭주' 장면이 많은점을 생각한다면 는 그러한 폭주 액션의 정점이기 때문에 전작의 '폭주'를 본다면 어느정도 적응될 것이다. 
 
하지만 일반관객의 시선에서 이 작품은 이해못할 부분이 있다. 바로 에바 특유의 우울하면서도 어두운 묵시록적 메시지가 담긴 이번 시리즈를 감당하기에는 약간의 무리가 있을것이며 무엇보다도 미완성의 모호한 결말부분은 이해할수 있을까이다. (이미 에바팬들은 TV와 극장판을 통해 두번의 악명높은 멘붕을 맞이했기에 그 어떠한 결말에도 면역이 된 상태다. 그에 비해 이번 결말은 의미심장하다.) 그렇다고 이 시리즈는 이게 끝이 아니니 안심해도좋다. 엔딩 크레딧의 마지막 극장판의 예고편을 본다면 다음 시리즈는 충분히 기대해도 좋게 만들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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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여전히 일반관객들이 보기 힘든 부분은 주인공 아키라 신지의 온전치 못한 정신상태이다. 동면에서 깨어나 몹시 큰 혼란을 느끼고 이기적인 데다가 자신의 연이은 잘못된 선택에 자페증상 까지 보이는 철이 덜든 신지를 일반관객에게는 짜증만 날 뿐이다. 그동안의 두편의 전작의 이야기가 기승전결과 선악구조가 분명한 반면 네르프와 뷔레의 대결과 같은 인간들의 대결구도를 과연 즐길수 일을까? 게다가 후반부 등장하는 '릴리스'에게 꽂힌 롱기누스의 창과 카시우스의 창의 의미와 '13번째 사도'의 정체를 이해하며 보기에는 다소 무리가 있다. (에바 팬들은 이부분에 엄청난 긴장감을 느끼겠지만...)
 
는 에바의 모든 시리즈를 섭렵하지 않고 무작정 본다면 이해가 어렵다. 이왕이면 新극장판을 넘어 TV,원작을 보거나 인터넷을 통해 '에반게리온 시리즈'를 복습할것을 권하는 바이다. 왜그래야 하냐구? <스타워즈>도 <제국의 역습>과 같은 어두운 시리즈도 있었고 <매트릭스>도 <매트릭스- 리로리드>같은 이해못할 시리즈를 인내하고 봐야 종결부를 이해할수 있었듯이 이왕 시작한'에바'의 끝장을 보는 노력을 해보는것도 나쁘지 않다. 이 기회에 '전설'의 애니를 체험해 보는 계기가 될수 있다.

<에반게리온 Q>는 결론적으로 팬과 일반관객 모두를 만족시킬만한 작품이 아닐수 있다. 우리가 알던 '에바'가 아니며 누군가에게는 난생처음 보는 기괴작이 될수도 있다. 하지만 이것은 우리가 '에바'를 처음 접했을때의 묘한 기분이 아니었을까? 그만큼 새로운 '에바'시리즈는 이제 신세대의 '덕후'들을 위해 만들어진 작품이다. 물론 이제 더이상 '덕후'들은 없다. 한때 비주류 매니아들의 작품이며 어둠의 경로를 통해 전파되었던 이 시리즈가 정식으로 극장에 개봉한다는 사실이 지금 생각해 보면 신기할 따름이며 '에바'의 주제가 자기만의 세계에 빠져있던 '오타쿠'들에게 세상으로 나오라 라는 진실한 메시지 라는 점을 생각해 본다면 더이상 '에바'는 '그들'만의 작품이 아니다. 이유없이 슬퍼하고 외로워 하고 그리고 반항심이 생겼던 우리의 불안했던 청소년 시절을 가르치려하기 보다는 '공감'을 하며 우리의 시선에서 이야기 하려했던 만화였다는 점에서 '에바'는 현재 방황하는 '신세대'를 위한 작품이며 다시 돌아왔다. 세상에는 '아키라 신지'와 같은 불안정한 영혼들은 나올수 밖에 없는게 현실이니까.

한때 그 신지와 같았던 우리들의 그 시절을 추억한다는 점에서 '에바'는 우리들의 불안정한 시기를 공감해 주려는 <400번의 구타>와 같은 작품이다. 그것은 현세대 에게도 전해줄 필요가 있는 충분한 작품이다 
 

극장 평점: ★★☆
TV,VOD 평점: ★★★☆
(난해함과 기괴함은 VOD 로 혼자 봐야 이해가 쉬울 것이다.)
 
 
 
(사진=<에반게리온 Q> 보도자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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