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말에 뭐볼까? 8월 15, 17일 개봉작 별점 및 간단평 모음
17.08.18 13:29
슬프지만 당연한 인류의 멸망과 유인원의 승리 [혹성탈출:종의 전쟁]
[혹성탈출:종의 전쟁, 2017]
감독: 맷 리브스
출연: 앤디 서키스, 우디 해럴슨, 스티브 잔, 아미아 밀러, 카린 코노발, 테리 노터리
줄거리
전 세계에 퍼진 치명적인 바이러스 ‘시미안 플루’로 인해 유인원들은 나날이 진화하는 반면, 살아남은 인간들은 점차 지능을 잃고 퇴화해 간다. 인간과 공존할 수 있다고 믿었던 진화한 유인원의 리더 시저(앤디 서키스)는 유인원들을 몰살하려는 인간군 대령(우디 해럴슨)에 의해 가족과 동료들을 무참히 잃고 분노한다. 진화한 유인원이 언젠가 인간을 지배하게 될 지도 모른다는 두려움과 인류의 생존을 위해서 인간성마저도 버려야 한다는 대령과 더 이상의 자비와 공존은 없다며 가족과, 자유와, 터전을 위해 전쟁에 나서게 된 시저. 종의 운명과 지구의 미래를 결정할 피할 수 없는 전쟁. 과연, 최후는 어떻게 될 것인가!
간단평
시리즈를 이끈 주인공 시저의 시선을 오랫동안 담아내며 시간의 흐름에 따른 심리적 변화를 유심히 포착한다. 이번 영화의 포인트는 거대한 스케일과 볼거리 같은 시각적 요소가 아닌 시저의 시선에서 진행되는 드라마에 있다. [혹성탈출:종의 전쟁]은 초반부터 로드무비의 형태를 띄게 되는데, 이는 피터 잭슨의 [반지의 제왕][호빗]에 가깝게 그려졌다. 친구들과의 모험, 새로운 동료들과의 만남, 진실과 마주하는 과정, 그리고 각성의 단계가 자연스럽게 이어지며, 한 캐릭터의 변화를 흥미롭고 의미 있게 담아낸다. 로드무비가 끝난 이후에는 2차 세계 대전 홀로코스트 수용소를 배경으로 한 드라마가 진행되며, 대령과의 대립이 긴장감 있게 전개된다. 막판에는 [대탈주]를 연상시키는 긴장감 높은 밀도 높은 탈출 액션 스릴러의 묘미를 전달해 주게 된다. 이러한 긴장감의 흐름은 마지막 치열하고 거대한 전투신으로 대미를 장식하며, 볼거리에 대한 아쉬움을 단 한 번에 덜어주게 된다. 긴장감과 치열함이 가득한 영화의 마지막 메시지와 여운에는 맷 리브스가 오래전부터 예고한 성경적 요소를 등장시켜 [혹성탈출]이 시저로 상징되는 위대한 영웅의 이야기이자 유인원 종족의 탄생 신화였음을 강조한다. 그 신화의 이면에는 인류의 멸망이라는 서글픈 현실이 담겨 있지만, 이현재의 인간 문명사회가 인간의 주요 가치와 본성을 잃고 야만의 길로 가고 있지 않은지 다시금 돌아보게 한다.
작품성, 오락성, 연출력, 연기력:★★★★
총점:★★★★
왜 장산범이 등장하지 않을까? [장산범]
[장산범, 2017]
감독: 허정
출연: 염정하, 박혁권, 허진, 신린아
줄거리
도시를 떠나 장산으로 이사 온 희연(염정아)은 무언가에 겁을 먹고 혼자 숲 속에 숨어있는 여자애(신린아)를 만난다. 희연은 소녀를 집으로 데려오지만, 남편(박혁권)은 딸 준희의 목소리를 흉내 내는 이 소녀를 수상하게 여긴다. 소녀가 찾아온 뒤 하나 둘씩 실종되는 사람들 사라진 시어머니(허진)와 남편…그리고 들려오는 ‘그것’의 목소리
간단평
소리로 사람을 홀리게 하는 독특한 특징을 가진 한국 전통 괴수라는 특별한 소재적 장점을 지니고 있지만, [장산범]은 엉뚱한 방향으로 이야기를 진행한다. 관객들이 심리적으로 기대하고 있는 장산범에 대한 외형은 끝까지 등장하지 않고, 오로지 소리를 활용한 공포에 집중하고 있다. 그런데 이 소리도 눈에 보이는 분명한 시각적 요소가 있어야 가능한 것이다. 장산범의 소리는 그저 기분 나쁜 소음에 가까울 뿐 섬뜩함과는 거리가 멀다. 간혹 섬찍한 분위기가 담긴 설정이 등장하지만, 흐지부지 되거나 기대했던 장산범의 특징과 거리가 먼 장면들의 연속이다. 한국 스릴러, 호러 영화에 고질적인 문제로 인식된 정서적 드라마에 대한 집착이 이 영화의 장르적 특성을 하락시키는 요인이 된다. 모성애를 활용한 드라마와 이야기 구조는 나쁘지 않지만, 이 요소가 호러물인 이 영화의 분량 절반 이상을 차지할 정도로 중요했을까? 지나치게 감정적인 여주인공, 장산범에 대한 전설과 사연을 알고도 정보만 알려주고 떠나는 무당의 존재, 문제의 동굴을 발견하고 제대로 수사하지 못하는 경찰에 대한 설정은 [장산범]의 각본이 얼마나 심각한 오류를 지니고 있는지 보여주는 대목이다.
작품성:★★
오락성:★★☆
연출력:★★
연기력:★★★
총점:★★
페넬로페 크루즈의 모성애 열연이 돋보인 [내일의 안녕]
[내일의 안녕, 2015]
감독: 훌리오 메뎀
출연: 페넬로페 크루즈, 루이스 토사, 에시어 엑센디아
줄거리
남편과의 별거 중 느닷없이 마그다에게 찾아온 시한부의 삶. 그러나 불행의 시간에 허덕이기보다는 홀로 남게 될 아들과 주위 사람들의 아픈 가슴을 보듬어줌과 동시에 여성으로서의 의미 있는 삶을 택하는데...
간단평
페넬로페 크루즈의 열연과 하나만 남겨진 가슴에 대한 상징을 강렬한 모성애로 표현한 드라마가 인상적이다. 아쉬운 점은 지나치게 극단적 상황에 놓인 인물 간의 만남을 어떻게든 강조하려 한 탓에 감정 과잉적인 요소가 난무한다는 점이다. 그 때문에 주인공 마그다 보다는 그와 함께하는 아르투로이 인생이 더 가엽게 느껴지는 건 왜일까?
작품성:★★☆
오락성:★★★
연출력:★★☆
연기력:★★★☆
총점:★★☆
MBC가 엠빙신이 된 슬픈 사연 [공범자들]
[공범자들, 2017]
감독: 최승호
출연: 이명박 김재철, 김장겸
줄거리
2008년 미국산 쇠고기 수입문제 보도로 MB정부가 큰 타격을 입자 본격적인 언론 장악이 시작된다. 첫 타겟이 된 KBS가 권력에 의해 점차 무너지고, 2010년 ‘4대강 사업’의 실체를 고발한 MBC 도 점령당한다. 결국 방송 검열이라는 최악의 상황으로 치닫으면서, 더 이상 공영방송이 아닌 권력의 홍보 기지로 전락한 KBS와 MBC. 2014년 세월호 참사의 오보와 2016년 최순실 국정농단 사건의 진실마저 은폐하려 한다. 최승호 감독은 지난 10년 동안 공영방송을 망친 주범과 그들과 손잡은 공범자들의 실체를 밝히기 위해 다시 한 번 움직이기 시작하는데…
간단평
정치적 이념과 소재를 떠나 의도하고자 한 주제를 논리적이면서, 설득력 있게 전달한 모범적인 다큐가 무엇인지를 보여주었다. 사실적인 증거인 당사자들의 증언과 현장 영상에 의존하면서, 이를 의도에 맞게 적절하게 배치한 편집의 묘미가 깊이있게 다가온다. 이명박, 박근혜 시절의 참담한 방송가의 현실을 공감있게 표현한 동시에 현장에서 발생한 자연스러운 상황을 유머와 정서적 요소로 활용한 대목이 인상 깊다. 언론의 가치와 정의를 강조하는 메시지도 무난하게 전달돼 부담 없이 볼 수 있는 흥미로운 다큐의 구조를 끝까지 유지한다.
작품성:★★★☆
오락성:★★★
연출력:★★★☆
총점:★★★☆
보이스 오프 팔레스타인! [노래로 쏘아 올린 기적]
[노래로 쏘아 올린 기적, 2015]
감독: 하니 아부 아사드
출연: 타우픽 바롬, 카이스 아타라, 히바 아타라, 아메드 콰셈
줄거리
세상에서 가장 큰 감옥, 팔레스타인 가자 난민 지구에 살고 있는 소년 아사프 노래를 좋아하는 그의 꿈은 누나와 함께 카이로의 오페라 하우스 무대에 서는 것이다. 하지만 악기 하나 구하기 힘든 현실, 갑자기 불어 닥친 불행은 소년의 꿈을 송두리째 빼앗아 버린다. 어느 날, 전 세계 오디션 열풍을 몰고 온 ‘아랍 아이돌’ 예선 소식이 들리고, 아사프는 실낱 같은 희망으로 방송에 출연하기로 결심한다. 삼엄한 국경을 넘어 이집트로의 목숨 건 탈출을 감행한 아사프. 생방송 무대에 오른 그의 노래는 전 세계에 생중계 되는데…
간단평
중동에도 음악 영화가 있음을 보여준 작품. 실화에 의존하고 있지만, 팔레스타인의 냉혹한 현실을 잔인하게 그리지 않고 유머와 드라마로 풀이한 부분이 매우 인상 깊다. 유년기 시절 인물들의 사연을 성인 시절의 관계와 드라마로 연결하는 복선의 묘미도 흥미롭다. 생소하게 느껴질 법한 중동의 음악과 창법이 묘한 중독성을 불러오는데, 이는 극의 드라마와 노래가 정서적으로 좋은 조화를 이뤘기 때문이다. 기적적 실화의 묘미와 중동 음악이 가져다주는 감동과 흥미를 동시에 느낄 수 있는 무난한 음악 영화.
작품성:★★★
오락성:★★★☆
연출력:★★★
연기력:★★★☆
총점:★★★☆
최재필 기자 (보도자료/제휴 문의/오타 신고) movierising@hrising.com
(사진=무비라이징 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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