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납량특집? 염정아가 밝힌 [장산범] 촬영장 귀신 비하인드
17.08.21 10:51
[장화, 홍련]의 섬뜩한 캐릭터를 연기한 탓이었을까? 우리는 염정아가 강심장을 지닌 여배우로 알고 있었고, 호러 스릴러 같은 섬뜩함을 즐기는 사람으로 인식하고 있었다. 인터뷰를 위해 만난 첫인상만 해도 그렇게 느껴졌다. 하지만 막상 만난 그녀는 공포 영화를 혼자 못 볼 정도로 무서움을 많이 타는 성격이라고 한다. (물론 그녀 자신의 의견이다) 오히려 지금의 작품을 출연할 수 있었던 것은 '모성애'와 같은 감성적인 드라마 때문이었다고 하니…공포물보다는 로맨스에 특화된 성격을 지닌 배우였다. 영화에 대한 이야기부터, 엄마인 그녀가 전하는 가족들에 대한 이야기와 공포 영화 촬영장에 흔히 발생하는 귀신 목격담까지…배우 염정아와 오랜 시간 동안 다양한 이야기를 나눠봤다.
-이 영화를 선택한 이유는?
스릴러 적인 요소와 함께 희연의 이야기로 대변되는 따뜻한 드라마가 적절하게 배치되어 좋았다. 희연 이라는 주인공의 상황과 입장이 강하게 공감됐다.
-영화와 자신의 연기에 대해 자평하자면?
영화는 재미있었다. 소리로 자극하는 영화라 했는데, 그 부분에 맞춰 감상했더니 너무 놀랐다. 내 연기는 내 입으로 말하기가 조금 그렇다. (웃음)
-무서운 캐릭터들이 등장하는데, 실제 촬영장에서 가장 무서웠던 캐릭터는?
아무래도 연기를 잘한 아역 신린아의 캐릭터가 종종 무서울 때가 있었다. 그리고 스포일러가 될 수 있는 부분인데, 후반부에 등장한 말할 수 없는 '그 분'의 연기를 볼 때마다 너무 놀랬다.
-희연이라는 인물이 너무 감정적이면서 모성애가 상당한 편이다. 그 부분에 공감이 됐나?
완전 공감됐다. 평생을 가슴에서 지울 수 없는 자식을 잃어버린 엄마이기에 그녀의 그런 감정적인 모습이 절로 이해가 됐다.
-필모를 보면 임팩트가 강한 역을 주로 많이 했음을 알 수 있다.
그랬다. [장화, 홍련]을 비롯한 대부분 출연작의 캐릭터가 좀 강한 편이다. 이번의 희연 같은 경우는 모성애가 주가 되는 캐릭터이다 보니 감정적으로 욕심이 났다.
-스릴러 장르에 주로 많이 출연했는데, 출연 기준을 그 부분에 놓고 보는 편인가?
스릴러는 좋아하는데, 사실 내가 보기와 다르게 겁이 많다. (웃음) [장화, 홍련]이 잘되고 나서 나한테 스릴러, 공포물의 제안이 계속 들어오고 있는데, 개인적으로는 로맨틱한걸 해보고 싶다. (웃음)
-요즘 영화계의 흐름 추세가 여성 원탑 작품이 많이 나오고 있다. 이 부분에 대해서 어떻게 생각하나?
여성 캐릭터가 많이 나와서 좋긴 한데, 요즘 그런 영화 편수가 줄고 있는 것 같다. 우선적으로 그런 영화의 각본이 나한테 왔으면 한다. (웃음)
-남편 역할인 박현권 배우와의 호흡은?
너무 좋았다. 워낙 편한 분이고, 너무 쉬워서 당황스러웠다. 평소에 대화를 많이 하거나 만나는 일이 거의 없었다. 오히려 이번에 함께 하면서 그분에 대해 알게 됐고, 밥도 먹은 적이 별루 없었는데, 요새는 이번 영화 홍보 때문인지 거의 같이 먹는다. (웃음) 우리가 엄청 친하다고 생각했는데, 혁권씨는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 것 같다. (웃음)
-배우 염정아의 터닝 포인트적인 작품에 관해 이야기하자면?
당연히 [장화, 홍련]이다. 배우이자 인간 염정아로서의 구분이 있었고, 그로 인해 지금처럼 다작을 할 수 있었다. 인간으로서는 그 때문에 결혼할 수 있었던 것 같다. 한 가정을 키우다보니 미혼에는 나혼자 잘하면 된다고 생각했는데, 기혼에는 남편과 함께 육아를 해서 그런지 성격과 생각이 많이 변한 것 같다.
-근래 들어 한국영화의 변화를 느낀 부분이 있다면?
제작 시스템은 변하지 않은 것 같다. 대신 스태프들이 젊어졌다. 나를 선배님이라 부르는 사람이 많아졌다.
-과거에 작업한 스릴러 영화와 현재 스릴러 영화의 달라진 부분이 있다면?
그동안 각본을 읽으며 어떤 요소가 있는지 몰랐고 정말로 감독님이 끌어준 대로 했다. 연기를 이렇게 하면 좋다고 생각하며 함께했다. 그런 연기의 맛이라는 걸 처음으로 느꼈다. 장르만 바뀌었지 연기를 계속 해왔기 때문에 좋아했다. 모성애 부분이 있다면 내가 만들어 나가야겠다고 생각했다.
-어떤 부분인가?
디테일한 면이 필요했다. 바로 자연스러운 감정선이다. 나중에 희연이 매우 중요한 선택을 하는 것에 있어서 자연스럽게 받아가는 것이 좋았다. 촬영장 내에서 그런 부분을 안고 가려 했다.
-아역 배우 신린아는 어땠나?
현장에서도 너무 잘했다. 아이니까 신경을 써줘야 하는 부분도 있었지만, 성인 배우 못지않게 너무 잘했다. 캐릭터의 섬뜩한 감정을 끌어내기 위해서 무서운 설정을 드러내고 했는데 그 아이는 그걸 너무 쉽게 이해하더라.
-시종일관 지속해서 당해야 하는 캐릭터여서 힘들지 않았나?
그동안 여러 작품에서 사람들을 많이 공격해봐서 당해보고 싶었다. (웃음)
-비슷한 나잇대의 김희선, 고소영을 보면 녹색 어머니회 같은 걸 많이 한다. 엄마 염정아로 활약한 부분이 있다면?
급식 회를 많이 나갔다.(웃음) 그리고 영어 말하기 대회 페스티발에도 나가서 아이들이 잘 하는지 체크하는 것을 도왔다. 나중에는 선물까지 줬다. (웃음)
-감정적인 캐릭터를 연기한 탓에 일상에서도 그러한 감정을 조절하기가 어렵지 않은가?
그 부분에 있어 훈련을 잘 받은 편이다. 연기가 끝났으면 바로 그 감정에서 끝내야 하는 게 배우이다. 내가 힘든 것 때문에 가족들까지 힘들게 해서는 절대 안 된다.
-인간 염정아의 실제 성격은 어떤가?
보기와 다르게 차갑지 않다. (웃음) 외모에서 그런 면이 강하고, 말투를 딱딱 끊는 형태라 아마 다들 그렇게 느꼈을 것이다.
-지금까지 찍은 작품 중 본인과 가장 닮은 캐릭터가 나온 영화는?
[여선생 대 여제자]다. 그 영화속 캐릭턱가 평소 내모습과 잘 맞는 것 같다.
-그러고 보니 아역 배우들과 함께 호흡한 작품이 많다. 그들과 잘 어울리며 작업할 수 있는 비결은?
여진구, 이세영을 비롯해 함께한 아역들이 참 좋았다. 내가 운이 좋은 거다. 원래 내가 애들을 좋아해서 그런 어린 배우들과 잘 호흡할 수 있었던 것 같다.
-혹시 자녀들이 엄마의 영화를 본 적이 있나? 봤다면 어떤 영화를 좋아하나?
[여선생 대 여제자]를 애들이 가장 좋아한다. 재작년에는 [카트]를 보여줬는데, 애들이 내가 고생하는 장면을 보고 울더라. (웃음) 그래서 괜히 보여줬다고 생각했다. (웃음)
-아무래도 연출자를 이해하기 위해 허정 감독의 전작인 [숨바꼭질]을 봤을 것 같다.
그랬다. 무서운 영화인 줄도 모르고 보다가 호되게 당했다. 우리 생활속 이야기이다 보니, 집안 문단속을 열심히 하고, 초인종, 엘레베이터도 일일이 확인하게 되었다. 그리고 애들한테 차에 타고 있으면 절대 문 열어 주지 말라고 강조했다. (웃음)
-이번 영화는 어땠나?
약간 우리 생활에 있을 법한 이야기가 아니었다. 그래도 촬영 이후 영향 탓인지 거울을 보는 게 무서웠다. (웃음)
-대개 스릴러, 공포 영화 촬영장에 귀신을 목격한 에피소드도 등장하고는 하는데, 그런건 없었나? 섬뜩한 경험이라도…
나는 없었다. 그런데 스태프들이 숙소에서 어떤 꼬마가 숫자를 세고 갑자기 사라지는 걸 자주 목격 했다고 한다. (웃음) 나중에는 그 아이 귀신이 화장대 밑에 등장해 또 숫자를 샜다는 목격담 까지 등장해서 촬영 중에 화장대 밑을 직접 확인하기 까지했다. (웃음)
-로맨틱 코미디를 좋아한다고 했는데 대표적으로 좋아하는 작품이 있다면?
맥라이언, 줄리아 로버츠가 나오는 영화를 좋아했다. 최근에 [라라랜드]를 봤는데 너무 좋았다. 엠마 스톤의 역할을 해보고 싶지만, 현실적으로 생각해 봤을 때 [맘마미아]의 메릴 스트립을 하는 게 나을것 같다. (웃음)
-현재 흥행 중인 비슷한 호러 장르이자 정통 호러물인 [애나벨:인형의 주인]과 비교해 [장산범] 만의 차별 포인트가 있다면?
공포 마니아분들께 어떻게 보일지 모르겠지만, 우리 영화는 감성적인 부분이 꽤 큰 작품이라 생각하며 그것이 장점이라 본다. 그런 요소가 있기에 우리 영화의 공포가 조금은 더 섬뜩하지 않을까?
-그렇다면 만약 [장산범]이 모성애와 같은 감성 요소가 없는 호러물 이었다면 출연하지 않았을 것인가?
아마 그랬을 것이다. 이 영화에 모성애가 없었다면 출연을 망설였을 것이다. (웃음)
최재필 기자 (보도자료/제휴 문의/오타 신고) movierising@hrising.com
(사진=NEW)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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