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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레리안: 천 개 행성의 도시] 리뷰: 경이로운 시각효과! 안드로메다로 간 이야기 ★★★

17.08.28 19: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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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레리안:천 개 행성의 도시, 2017]
감독: 뤽 베송
출연: 데인 드한, 카라 델레바인, 클라이브 오웬, 리한나

줄거리
수천 종의 외계종족이 평화롭게 살고 있는 28세기의 우주. 에이전트 발레리안과 로렐린에게 30년 전 사라진 행성 뮐의 마지막 남은 컨버터를 되찾아 오라는 미션이 내려진다. 그들은 키리안 행성의 빅마켓에서 컨버터가 거래되고 있다는 정보를 입수해 미션을 수행하지만, 뜻하지 않게 암흑시장 외계종족의 표적이 되어버린다. 가까스로 컨버터를 구출해 낸 그들은 우주수호부의 본거지 알파로 향하고, 제한된 시간 안에 평화를 위협하는 레드존에 진입해 위협 요소를 제거해야 하는 새로운 임무를 받게 된 발레리안과 로렐린. 하지만 이 모든 사건이 자신들이 구출한 컨버터와 연계되어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되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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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레리안: 천 개 행성의 도시](이하:[발레리안])는 오프닝에서부터 SF 영화사에 길이남을 명장면을 선보인다. 데이빗 보위의 명곡인 'Space oddity'를 배경으로 인류가 최초로 우주선을 발사한 이후 우주 기술을 발전시켜 새로운 우주와 조우하게 되는 장면으로, [스타트렉]이 지니고 있었던 인류의 미래에 대한 긍정의 메시지를 한 단계 진일보시킨 의미 있는 장면이었다. 

[스타워즈][아바타]의 탄생에 크게 기여한 피에르 크리스틴의 전설적인 SF 그래픽 노블을 원작으로 한 [발레리안]은 SF 영화에 남다른 애정을 지닌 뤽 베송 감독의 열망이 그 어느 때 보다 강렬하게 담겨있었다. 원작에 담긴 스펙터클한 장면을 비롯해 그 누구도 생각지 못한 외계종족과 세계관에 대한 묘사가 여느 영화서 보기 힘든 창의적인 수준으로 완성되었기 때문이다. 

[발레리안]은 최초의 우주 영화인 [달나라 여행]이 지닌 고전미와 [아바타]로 상징되는 진일보의 상징성을 기반으로, SF 영화가 지니고 있는 시각적 재미의 진수가 무엇인지를 보여주고 있다. 인상적인 오프닝과 함께 이어지는 진주 족 행성에 대한 묘사는 [아바타]도 감히 그려내지 못한 아름다운 영상미와 진주를 만들어내는 생명체와 [아바타] 나비 족의 원조 격이라 할 수 있는 진주 족의 묘사는 경이로움을 불러오게 할 정도다. 

이처럼 [발레리안]이 보여주는 창의적 시각효과는 시종일관 호기심을 불러오게 만드는 묘한 매력이 있다. 마치 어린 시절 동물원의 모든 생명체를 호기심 어리게 바라봤듯이, 영화속에 등장하는 모든 외계종족과 배경이 너무나도 세부적으로 그려졌기 때문이다. 각기다른 모양새는 물론이며, 독특한 언어와 행동은 [스타워즈]를 처음으로 마주한 관객들의 심경이 어느 정도인지 이해하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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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에 주인공인 발레리안과 로렐린이 사용하는 첨단 우주선과 장비에 대한 묘사도 큰 흥미를 전해준다. [매트릭스][스타트렉]을 연상시키는 첨단 기술에 영화만의 독특한 재미가 담긴 장면들에서는 기발함이 느껴질 정도다. 알파 행성의 위기 상황에서도 설렘과 아슬아슬함과 같은 '썸'의 관계를 유지하는 두 사람의 묘한 관계도 시종일관 흥미로움을 전해준다. 여기에 [맨 인 블랙][제5원소]로 대변되는 개성적인 외계 종족 캐릭터의 지속적인 등장은 [발레리안]의 활력을 불어 넣어주는 원동력이 된다. 

경이로운 볼거리와 유쾌한 캐릭터의 향연으로 이야기를 전개해나가는 [발레리안] 이지만, 애석하게도 이를 뒷받침해줘야 할 이야기의 부실함으로 완벽한 정점을 찍는 데 실패했다. 제아무리 '볼거리'에 초점을 맞춘 시각효과라 해도 기본적인 이야기가 기반이 되어야 볼만할 수준이 될 수 있는 것이다. 만약 그러한 이야기를 완성하는데 자신 없다면 적당한 분량의 러닝타임을 유지해야 한다. [발레리안]은 시간 낭비에 가까운 지루한 이야기 속에 지나치게 긴 분량을 유지하고 있다. 

발레리안과 로렐린의 묘한 관계는 정서적인 측면에서 적당하게 다뤄야 했지만, 기본적인 메인 이야기의 전개를 방해할 정도로 거대한 농담 요소로 활용된다. 이 밖에 리한나가 특별출연한 분량을 이야기 속에 적절하게 녹여내지 못한채 볼거리 용도로 치부해, 환상적인 시각효과를 단순한 눈요기로 낭비하는 실수를 범하고 만다. 기본적인 이야기 전개를 건너뛴 탓에 카타르시스적 쾌감이 느껴져야할 후반부 설정이 다소 느닷없이 진행되는 느낌을 전해준다. 

이야기를 중시하는 관객에게는 엉뚱하게 느껴질 SF 영화로 보이겠지만, 앞서 언급한 이 영화의 아름다운 시각효과와 흥미로운 외계 종족에 대한 묘사는 단점들로 묻혀지기에 다소 아쉬운 [발레리안]이 완성한 위대한 성과다. 그 점에서 볼 때, SF 마니아들에게는 오랫동안 기억에 남을 특별한 작품이 되지 않을까 생각하며, 향후 재평가의 여지가 남겨질 것이라 본다. 

[발레리안:천 개 행성의 도시]는 8월 30일 개봉한다. 

작품성:★★☆
오락성:★★★
연출력:★★☆
연기력:★★★
시각효과:★★★★☆

총점:★★★



최재필 기자 (보도자료/제휴 문의/오타 신고) movierising@hrisi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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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판씨네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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