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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토믹 블론드] 리뷰: 여성 '성(性)'을 뛰어넘은 샤를리즈 테론의 터프한 열연 ★★★☆

17.08.29 14: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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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토믹 블론드, 2017]
감독:데이빗 레이치
출연:샤를리즈 테론, 제임스 맥어보이, 소피아 부텔라, 존 굿맨, 토비 존스, 빌 스카스가드

줄거리
냉전시대 스파이 전쟁의 주무대가 된 베를린, MI6의 요원을 살해하고 핵폭탄급 정보를 담고 있는 전 세계 스파이 명단을 훔쳐 달아난 이중 스파이를 잡기 위해 MI6 최고의 요원 ‘로레인’이 급파된다. 각국의 스파이들은 명단을 차지하기 위해 혈안이 되고, 로레인 역시 동독과 서독을 오가며 미션을 수행한다. 하지만 생각지도 못한 음모로 인해 정체가 밝혀져 목숨까지 위협받게 되고, 마침내 베를린 장벽이 무너지기 하루 전날 결전의 밤을 맞이하는데... 누구도 믿을 수 없는 상황, 미션을 완수할 수 있을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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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언컨대 [아토믹 블론드]의 로레인 만큼 가장 터프한 여성 캐릭터가 또 있을까? [매드맥스:분노의 도로]에서 삭발 열연을 펼친 샤를리즈 테론은 이번 영화에서 영혼마저 터프한 여성 아니 극강의 스파이로 변신하며, 자신의 이력에 남겨질 또 하나의 인상적인 캐릭터를 완성했다. 

[존 윅] 감독이 연출한 영화로 알려진 탓에 [아토믹 블론드] 또한 시종일관 액션으로 시작해 액션으로 끝나는 영화로 예상하겠지만, 이 영화는 [팅커 테일러 솔저 스파이]와 같은 냉정하고 어두운 첩보 스릴러만의 정서를 색다르게 재해석한 작품이었다. 액션물을 기대한 관객 입장에서는 예상외의 전개에 당황할 수 있지만, 데이빗 레이치 감독은 [존 윅]에서 보여준 독특한 세계관 구성과 스타일리시한 영상과 편집으로 지루하지 않은 흥미로운 실험성을 이어나간다.

냉전 시대의 막바지인 동베를린을 배경으로 8, 90년대 문화로 대변되는 음악과 패션이 시종일관 등장해 독특한 분위기를 형성해 나간다. 스파이들의 비밀스럽고 조용한 심리전과 대립이 당시 유행한 펑키한 리듬의 음악에 맞춰 장난스러우면서도 파격적인 편집으로 묘사되는 식이다. 어쩌면 남자들의 전유물 일수도 있는 첩보물에 여주인공인 로레인이 메인으로 등장하는 것 자체도 파격적인 시도일 것이다. 여성의 신체와 옷만 입었을 뿐 터프한 말투와 거침없는 잔혹한 액션으로 적들을 상대하는 샤를리즈 테론의 액션 연기는 그야말로 처절하면서도 현실적으로 다가온다. 

이러한 색다른 첩보물의 재해석은 감독의 전작 [존 윅]이 지니고 있는 킬러 물에 대한 재해석을 저절로 연상시키게 한다. 독특한 시도속에서도 장르물의 기본 정서를 지켰던 데이빗 레이치 감독 답게 [아토믹 블론드]는 언제든지 조국과 집단으로부터 냉정하게 버려질 수 밖에 없는 스파이들의 잔혹한 운명과 외로움을 강렬하게 담고있다. 주인공 로레인을 비롯한 타국의 스파이와 악역으로 밝혀지게 되는 배신자는 바로 그러한 운명속에 살고있는 인물들로 냉전시대의 종말과 함께 사라질 수 밖에 없는 자신들의 운명을 위해 처절하게 싸운다. 

임무를 위해 눈치 싸움을 벌인 첩보 기관이 정면으로 부딪치게 되는 액션신은 그야말로 [아토믹 블론드]의 백미이자, 이 영화의 액션을 기대했던 관객들의 욕구를 충분히 만족시켜줄 장면이다. 샤를리즈 테론이 직접 열연한 롱테이크의 액션은 총, 육탄전, 막싸움, 자동차 추격전으로 연이어 진행된다. 자신보다 더 강한 힘과 신체를 지닌 남성들에 맞서 주변의 도구를 활용해 무기처럼 활용하는 순발력과 짐승과 같은 소리를 지르며 달려드는 로레인의 모습은 그 어느 여배우도 감히 해내기 힘든 처절한 연기다.

샤를리즈 테론이 이 영화서 터프하게 느껴지는 것은 액션 연기 뿐만이 아닌 일상에서의 로레인을 표현하는 방식에 있다. 담배를 문채 과감하게 노출하는 모습을 비롯해, 열을 식히기 위해 얼음 목욕을 하고, 상관에게까지 거침없는 욕설을 퍼붓는 그녀의 캐릭터는 두려움과 압박감 없이 자신의 길을 향해 나아가는 개인을 상징한다. 어쩌면 그것이 지금껏 샤를리즌 테론이 추구하고자 한 자신이 창조한 캐릭터의 전형이 아니었을까?

[아토믹 블론드]는 8월 30일 개봉한다. 

작품성:★★★☆
오락성:★★★☆
연출력:★★★☆
연기력:★★★★

총점:★★★☆



최재필 기자 (보도자료/제휴 문의/오타 신고) movierising@hrisi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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