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짧지만 긴 여운] 헤어진 남녀, 밀폐된 택시서 만나다…재미있는 공감 드라마 [이별택시]
17.09.07 19:16
[이별택시,2017]
감독:하상명
출연:지찬, 한지은
줄거리
택시 알바를 하는 남자 배우가 옛 여자친구를 승객으로 태우면서 벌어지는 이야기의 단편 영화.
프리뷰
[이별 택시]는 아마도 한 번쯤 이별을 겪어본 모든 독자에게 그 어느때 보다 긴 여운을 남겨줄 작품으로 기억될 것이다. 특히나 알량한 자존심 때문에 진심 아닌 이별을 할 수 밖에 없었던 당사자들이라면 이 영화의 모든 순간이 잠깐의 현실이 되기를 바랄 것이다.
연기 지망생을 꿈꾸는 주인공 상규는 오늘도 '약간의 경제적 안정'을 위해 택시 알바를 하고있다. 늦은 시간대의 운전인 탓에 진상 승객과 어처구니없는 상황을 연이어 맞이해 서서히 지쳐가기 시작한다. 바로 그때 상규에게 매우 익숙한 손님이 택시에 타게 된다. 승객은 바로 성규의 옛 여자친구 시원. 상규는 반가운 마음에 시원에게 인사를 건네지만, 시원은 갑자기 마주한 상규가 매우 불편하다.
어색하고 불편한 상황 속에 긴 침묵이 이어지는 가운데, 두 사람은 한참 시간이 지나서야 제대로 된 대화를 나누게 된다. 연기의 꿈을 놓지 않는 성규와 가망 없는 길을 포기하고 취업의 길을 택한 시원. 한때 같은 길을 걸었지만, 지금은 갈라진 두 사람은 각자의 근황과 계획을 칭찬하며, 훈훈한 분위기를 이어가게 된다. 그리고 두 사람은 아련했던 자신들의 연애 시절에 대한 추억의 대화를 나누게 되는데… 과거의 좋은 추억을 공유한 두 사람에게 이후 무슨 일이 벌어지게 될까?
연인이 아닌 택시운전사와 승객으로 만난 두 남녀라는 상황이 로맨스물 특유의 흥미를 불러온다. 다시 만난 연인이란 설정 때문에 설렘의 감정을 자극하는 동시에 택시라는 밀폐된 공간이 가져다주는 긴장감을 자극한다. 티격태격으로 만난 남녀가 어느새 훈훈한 감정을 이어나가며, 서로 사랑했던 과거를 회상하며 유쾌하게 말장난을 하는 모습이 다시 시작하는 둘의 인연을 기대하게 한다.
한편의 시트콤과 단막극을 보는듯한 기분을 느끼게 할 정도로 익숙하면서도 친근한 상황 전개와 남녀의 대화가 많은 공감을 불러오게 한다. 하지만 가장 큰 공감대를 불러오는 대목은 당연히 영화의 마지막 장면일 것이다. 서로에게 상처를 준 사이라 하더라도 마주한 상황에서는 서로에 대한 미움보다는 그리움과 좋은 기억을 떠올리는 순간이 한때 사랑했던 이들에 대한 진심어린 마음이 아닐까? [이별택시]가 전해주는 메시지는 공감적인 여운을 남긴다.
영화를 보는 관객들의 기대 심리와 익숙한 정서를 절묘하게 활용하는 연출 방식이 돋보인 가운데, 능글맞은 감정과 애틋한 정서를 자극하는 주연배우 지찬의 연기도 깊은 인상을 남긴다.
[이별택시]는 기사의 맨 하단에 위치한 영상을 통해 바로 감상할 수 있다.
결정적 장면
# 두 남녀의 눈치 (9분 35초~11분 44초)
시원이 잠시 자리를 비우던 사이, 상규가 몰래 그녀의 핸드백을 살핀다. 옛 애인의 근황이 궁금한 탓에 하지 말아야 할 짓을 하게 된 것이다. 돌아온 시원은 자신의 핸드백이 상규의 옆자리에 놓여있는 것에 대해 개의치 않은듯한 모습을 보이며, 그의 옆자리에 않는다. 아마도 그의 행동을 알면서도 일부러 모른 척 하려는 그녀의 배려였을까? 시원에 대한 마음을 놓지 못한 상규의 심정과 조금씩 성규에게 편안한 마음을 갖게 되는 시원의 모습이 인상 깊게 묘사된 장면이다.
▲[이별택시] 감상하기
최재필 기자 (보도자료/제휴 문의/오타 신고) movierising@hrising.com
(사진, 영상=퍼니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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