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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잃어버린 도시 Z] 리뷰: 원조 인디아나 존스는 왜 미스터리 탐험에 집착했나? ★★★★

17.09.19 12: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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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잃어버린 도시 Z, 2016]
감독:제임스 그레이
출연:찰리 허냄, 로버트 패틴슨, 시에나 밀러, 톰 홀랜드

줄거리
아마존 탐사 중 지금껏 알려지지 않은 문명의 증거를 발견한 퍼시 포셋(찰리 허냄)은 이 문명을 인류 역사의 마지막 퍼즐 ‘Z’라 부르며 탐사에 열을 올린다. 하지만 예기치 못한 사고로 번번히 탐사에 실패한 그는 ‘Z’를 찾는 일에 더욱 집착하게 되고, 포기를 모르는 그의 집념은 점차 광기로 변해간다. 그리고, 마지막 탐사라는 이름으로 아들 잭(톰 홀랜드)과 함께 아마존 정글로 다시 들어가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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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인이 사랑하는 영화 캐릭터 [인디아나 존스]의 실제 모델의 이야기란 점과 포스터가 가져다주는 신비한 이미지 때문에 어드벤처물을 기대했다면 곧바로 실망할 것이다. [잃어버린 도시 Z]는 분명 모험 영화지만, 인류사에 한 획을 그은 역사적 탐험가의 내면과 그의 인간적인 모습을 담은 실화에 집중한 작품이다. [이민자]를 통해 특정 시대와 장소를 살아간 인간의 내면과 심리에 관심을 뒀던 제임스 그레이 감독은 이번에도 정적인 정글의 영상미 속에서 복잡한 심리적 변화를 겪게 되는 인물의 내면을 유심히 관찰하려 했다. 화려한 모험 영화는 아니지만, 위험천만한 정글과 왜곡된 세상에 놓여진 한 개인의 내면을 유심히 탐구하는 영화라는 관점으로 감상한다면 충분히 영화가 의도하고자 한 재미를 즐길 수 있다. 

영화는 주인공 퍼시 포셋이 어떤 인물인지를 보여주며 시작한다. 사냥 대회에서 출전한 그가 남들이 가지 않은 다른 루트를 이용해 가장 먼저 사냥감을 잡는 모습을 통해 그의 모험, 개척가 적인 면모를 강조하는 의미심장하게 다룬다. 포셋은 이때의 활약 덕분에 정부의 명령을 받아 아마존 탐험에 나서게 되고, 그곳에서 자신이 가야 할 중요한 지표를 찾게 된다. 그 누구도 가지못한 정글을 최초 발견하게 되면서, 포셋은 원주민들을 통해 전설로 언급된 황금의 도시에 대해 듣게 되고, 인류사의 최대 발견이 될 수 있을 거라 자신한다. 

영화는 포셋이 스스로 명칭한 문제의 유적지 'Z'를 찾기 위한 모험기를 총 세 번 다룬다. 포셋의 도전과 이를 위한 고군분투를 통해 영화가 유심히 다루려 한 부분은 바로 당시의 시대상 이다. 남극 탐험과 마추픽추의 발견으로 탐험과 유적 발굴이 세계적으로 인정받는 시대였으나, 식민지를 보유한 서구 문명 (혹은 제국주의자들)은 이를 자신들의 우위로 사용할 뿐, 원주민들을 야만의 문명으로 취급하는 정복자의 마인드를 버리지 못했다. 퍼시 포셋의 Z를 향한 집착적인 모험 또한 그러한 서구 문명에 대한 우수함을 드러내려 한 행위로 보일 수도 있었다.

하지만 제임스 그레이 감독이 퍼시 포셋에게 관심을 두고 있었던 것은 이러한 당시의 시대적 가치관을 거부한 그만의 진보적 사상과 마인드 때문이었다. 포셋은 단순한 탐험가가 아닌 타문화와 문명에 진심 어린 존경과 애정을 갖고 있는 겸손한 서구인이었던 것이다. 그의 탐험은 정복이 아닌 타 문명에 대한 존경과 인류사의 위대한 현장과 마주하고 싶어 한 학자로서의 순수한 마음 때문에 시작된 것이었다. 이는 곧 스티븐 스필버그가 창조한 [인디아나 존스] 시리즈가 강조하는 본 메시지로 귀중한 문화재와 유적지에 대한 반환과 같은 맥락을 두고 있다. 제임스 그레이 감독은 퍼시 포셋을 서구 제국주의의 역사관을 거부한 위대한 문명인이자, 20세기 초 사람들의 가치관을 바꿔놓은 위대한 인물로 그리려 했다. 이 관점에서 영화를 본다면 분명 흥미로운 요소들을 충분히 발견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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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잃어버린 도시 Z]는 그러한 특별한 인물인 포셋의 시선에서 이야기를 진행해 그가 타문화와 문명과 소통하고 받아들이는 과정을 유심히 다룬다. 원주민에 대항하지 않고, 지속적으로 소통을 시도하는 장면과 원주민의 풍습과 지혜에 감탄하며 이를 배우는 모습은 포셋의 시선에서 이 모든 순간을 바라보는 관객에게 온전히 전달된다. 위험 가득한 정글의 풍경을 화려하고 긴장감 있게 담기보다는 정적인 시선으로 유지되는 화면의 앵글이 그것을 의미한다. 

반면 원주민의 문화를 거부하며, 정글에서 적응하지 못하는 제임스 머리(앵거스 맥페이든)는 이와 대비되는 모습을 보여준다. 제임스 머리는 서구 문명과 당시의 편협한 유럽의 현실을 상징한다. 그로 대변되는 당시의 서구 제국 주의는 원주민을 야만인으로 취급하며, 동료를 배신하고, 타인의 앞선 의견을 비웃으며, 여성을 차별하는 이기적인 문명이다. 그러한 서구의 이기심과 편협함은 제1차 세계 대전이라는 비참한 결과를 불러와 인류사에 큰 비극을 남기게 된다. 

이와 달리 그들이 야만인으로 본 아마존의 원주민 문명은 부족이 화합을 강조하며, 여성을 동등한 부족의 일원으로 인정하는 가장 이상적인 사회상을 추구하고 있는 종족의 모습을 보여준다. 자신이 살고있는 현존하는 세계의 절망적인 순간과 대비되는 남미 원주민 문명은 퍼시 포셋이 추구하고 싶었던 이상적인 세계처럼 비춰졌을 것이다. 그가 그렇게 Z라 불린 도시를 찾으려 한 것은 엘도라도와 같은 황금의 도시가 아닌 모두가 평등하고, 평화를 추구하는 안정된 세상의 이상향을 발견해 인류사에 공헌하고 싶었던 것 아니었을까? 

시대를 앞서간 이상주의자이자 영웅이었던 그의 모습과 함께 영화는 완벽하지 못한 그의 인간적인 모습도 비중 있게 다룬다. 가족을 사랑했지만, 탐험에 집착해 가장으로서의 제구실을 제대로 수행하지 못한 그의 모습은 무책임하면서도 서글퍼 보인다. 그로 인한 아내, 자녀와의 갈등은 그의 정서적 부제를 상징하는 동시에 그가 탐험을 꼭 완수하고 자 한 또 하나의 목표로 그려진다. 이 탐험을 통해 자신의 꿈을 가족과 공유하고 싶었던 것이 그의 유일한 욕망이었음을 이야기하고 있다. 포셋의 그러한 모험을 지지하면서도, 당시 사회의 일원으로 인정받지 못한 채 서운함을 드러내는 그의 아내 니나(시에나 밀러)와 포셋을 증오하면서도 존경한 큰 아들 잭(톰 홀랜드)의 존재는 퍼시 포셋의 또 다른 내면의 자아이자 그가 채우지 못한 부분임을 의미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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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러한 요소들은 미스터리로 끝난 포셋의 마지막 탐험을 제임스 그레이 감독 특유의 상상으로 마무리되는 엔딩을 위한 연결점이다. 결국, 그가 최종적으로 발견한 것은 도시 'Z'가 아닌 모든 것의 끝인 'Z' (알파벳의 마지막 단어라는 점을 유추해 보자) 였음을 정의하고 있다. 그것은 서구 제국주의의 종말과 함께 가족을 통해 느끼고 싶었던 평화를 찾으려 한 그의 마지막 종착점이었던 셈이다. 

[잃어버린 도시 Z]는 퍼시 포셋의 탐험 과정을 통해 당시 서구 문명에 대한 비판과 그러한 유산을 물려받은 지금의 자본 사회를 돌아보게 한다. 그리고 인류가 그토록 새로운 문명을 찾고 탐험하는 것에 대한 근원적인 질문을 지속해서 던지며, 서구 문명의 정복으로 대변된 인류의 정복사를 부끄럽게 만들어 퍼시 포셋이 추구한 메시지를 강렬하게 전한다. 오늘날 인류의 탐험과 발견은 정복이 아닌 위대함과 마주해 인류의 화합을 이루기 위해서라는 것을…  

모험 물로 대변된 대중적인 요소를 과감히 배제한 체 인물의 복잡한 내면 심리를 유심히 담으려 한 제임스 그레이의 분명한 연출관이 영화가 전하고자 한 본래의 메시지를 의미 있게 전달한다. 대중이 원한 오락 영화의 시선에서 아쉬움이 많지만, 그가 설정한 인물의 시선에서 영화를 감상한다면, 영화가 숨겨놓은 오락적 요소를 발견할 수 있다. 탐험과 시대에 따른 인간의 갈등과 충돌이 묘한 긴장감을 만들어내며, 탐험의 모든 과정과 이를 통한 접근 방식은 지적 호기심을 불러오게 한다. 

특히 가장 유심히 봐야 할 부분은 천부적인 재능과 안정된 연기력을 갖고 있었지만 좀처럼 인정받지 못했던 찰리 허냄, 시에나 밀러, 로버트 패틴슨을 비롯한 출연진의 열연이다. 정글로 화려함보다는 인물의 진심 어린 모습을 담는데 집중한 다리우스 콘쥐의 카메라 앵글이 말해주듯이 출연진 모두가 각자 표현하는 캐릭터들이 더욱 생동감 있게 다가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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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험가이자 혁신가의 포셋의 복잡한 내면을 카리스마와 정겨운 인간미로 담아낸 찰리 허냄과 사랑하는 아내의 모습이자, 세상의 변화를 꿈꾼 여성의 이상향을 몸소 표현한 시에나 밀러의 모습은 영화가 끝난 이후까지 오랫동안 기억될 표상이자 [잃어버린 도시 Z]가 남긴 귀중한 대발견이다. 

[잃어버린 도시 Z]는 9월 21일 개봉한다. 

작품성:★★★★☆
오락성:★★★
연출력:★★★☆
연기력:★★★★

총점:★★★★



최재필 기자 (보도자료/제휴 문의/오타 신고) movierising@hrisi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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