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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짧지만 긴 여운] 2분 간의 압도적인 추격신! 강도질에 맛들린 육상 선수 [런닝맨]

17.09.28 12: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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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런닝맨, 2017]
감독: 최봉석
출연: 김신의, 정의성, 전상진, 김은주, 이하나

줄거리
육상 금메달을 꿈꾸며 살지만, 현실은 강도 행각으로 먹고 사는 한 남자의 갈등을 그린 단편 영화


▲[런닝맨] 바로 감상하기


프리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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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쾌함이 가득한 동명의 예능 프로그램과 달리, [런닝멘]은 오로지 뛰어야만 하는 육상선수의 애환 속에 인간적인 갈등과 딜레마를 곁들인 작품이다. 생계형 육상선수의 이야기라는 점에서 자칫 무겁게 다가올 수도 있는 영화지만, [런닝맨]은 지금껏 공개된 단편 영화들에서 좀처럼 보기 힘든 생동감 넘치는 촬영술과 스피드한 연출력을 통해 박진감 넘치는 볼거리가 가득 담긴 재미있는 오락 영화다. 

주인공 병훈은 낮에는 육상을 밤에는 편의점 아르바이트를 하며 생계를 꾸려나가고 있는 운동선수. 일과 가장으로 해야 할 역할에 지칠 대로 지친 상태에서, 라이벌이자 육상 후배였던 정민과 그의 여자친구와 마주하게 된다. 올림픽 금메달 후보로 거론될 정도로 잘 나가고 있는 후배가 자존심까지 긁어댄 행동을 하자, 병훈은 자괴감이 들 정도로 괴로움을 느끼게 된다. 그러한 압박감 속에 살고있는 어느 날, 통장 잔고에 돈이 얼마 없다는 사실을 확인하게 된 병훈은 충동적으로 거금을 들고 길거리를 지나가는 행인의 지갑을 훔쳐 뛰기 시작하고, 뒤따라 오던 경찰까지 따돌리게 된다. 첫 강도 행각에 성공한 이후 병훈은 자신이 경찰에 잡히는 환영에 시달리게 되는데, 그러한 부담감이 병훈이 육상 기록을 낼 수 있는 원동력이 된다. 

[런닝맨]의 주인공에게 있어 달리기는 단순한 직업이 아니다. 가장으로서의 부담감, 육상 선수로서의 갈망, 자존감 하락, 충동적 강도질로 인한 죄책감등 여러 현실적인 압박감을 한꺼번에 맞이한 청년 가장에게 달리기는 탈출 수단과도 같다. 하지만 그러한 달리기를 통해 병훈이 느끼게 되는 것은 자유가 아닌 지속되는 부담이다. 

냉정한 육상 세계에서 인정받지 못한 하찮은 달리기 실력이 현실에서 유용하게 사용될 수 있는 범죄의 수단(혹은 생계 수단)이 되자, 병훈의 강도 행각은 대담해지고, 그로 인해 육상 기록도 향상된다. [런닝맨]은 평범한 개인이 범죄에 맛 들이게 되는 상황을 '육상 트랙'으로 상징되는 '뫼비우스 띠'처럼 묘사해 악한 행동과 생계가 운명처럼 연결되는 상황을 아이러니하게 그려냈다. 현실과 생사를 위해 뛰어다닌 달리기는 운동으로 인한 결과가 아닌 그 안에 내재된 두려움이 만들어낸 자극이었던 셈이다. 생계를 위해 뛰고 강도질을 한 그의 행동은 자신의 이러한 일탈의 끝을 향해 나아가고자 한 몸부림과도 같다. 

[런닝맨]은 그러한 주인공의 몸부림이 담긴 달리기 장면을 핸드헬드 화면 연출과 생동감 넘치는 촬영을 통해 담아내며 관객들도 그의 심리상태에 동화될 수 있도록 만들었다. 2, 3분이 넘는 긴 추격전이 짧게 느껴질 정도로 [런닝맨]의 달리기는 최고도의 긴박감을 선사한다. 특히 전자서 언급한 주인공의 심경을 이해한다면 이 추격전은 더할 나위 없이 흥미롭게 다가올 것이다. 

과연, 병훈은 자신을 괴롭히고 압박하는 현실의 굴례를 탈출할 수 있을까? 그 끝을 모른 채 그는 지속해서 뛰고 또 뛴다. 


결정적 장면

# 라이벌 VS 라이벌의 추격전 (12분 54초~ 15분 20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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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의점 아르바이트 도중 만났던 정민의 여자친구의 지갑을 훔쳐 달아나는 병훈. 이때 그를 추격하는 상대는 다름 아닌 라이벌이자 올림픽 금메달 후보로 거론되고 있는 정민이었다. 악역의 상대를 생사가 걸린 상황서 만나게 되자 병훈은 그 어느 때 보다 이를 악물고 뛰게 된다. 카메라는 두 사람의 추격전을 다양한 각도와 컷으로 담아내며 박진감 넘치는 추격신의 흥미를 높여준다.특히 손끝 하나 차이로 잡힐듯 말듯한 쫄깃한 상황이 압권이다. 


최재필 기자 (보도자료/제휴 문의/오타 신고) movierising@hrisi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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