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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누가 이 분 좀 말려줘요!" 유쾌한 수다쟁이 [대장 김창수]의 조진웅

17.10.22 22: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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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진웅과의 인터뷰를 준비하면서 [해빙] 당시 그를 만났을 때를 회상했다. 전혀 생각지도 못한 그의 엄청난 수다에 빠져들어 사실상 키보드에 손을 떼며 이야기를 듣던 그때를 생각하며, 이번에는 아무런 준비를 하지 않고 즉석에서 생각나는 걸 바로 이야기해야겠다 다짐했다. 연기관에 대해 물으면, 대학 시절 MT 활동때 있었던 일화와 개인적인 고민, 일상에서의 에피소드까지 이야기할 정도로 재미있는 이야기와 끝나지 않는 수다를 즐기는 사람이었다. 

그때도 언젠가 함께 술자리를 하고 싶은 사람이라 생각했는데, 역시나 이번 인터뷰 장소를 삼청동의 조용한 카페로 정한 것은 큰 실수였다. 그나마 카페에서 한 시간 동안 이야기한 게 이 정도였으니, 실제 회식 자리에서 만나게 된다면 어느 정도의 이야기를 풀게 될지 사뭇 궁금해졌다. 덕분에 이번에도 멈추지 않는 일화와 에피소드를 들려주며 적은 질문에도 한 시간을 꽉 채워준 그가 참 고마웠다. 기사 제목 그대로 누가 이분을 말려줘야 할 정도로 엄청난 수다와 이야깃거리를 푼 그의 입담에 대한 기록은 아래와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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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를 본 소감은?

[대장 김창수]는 충분히 소화할만한 영화였다. 영화를 보면서 어려운 느낌, 상징 미장센 같은 게 없어 좋았던 것 같다. 대신 그런 기분이 느껴졌다. 예전 김해숙 선배님과 [암살]을 함께 촬영했을 때, 선배님께서 "지금 우리 촬영도 쉽지 않은데, 그 당시 운동하시던 투사분들은 얼마나 힘드셨을까?"라고 하신 말씀이 떠올랐다. [암살] 촬영 당시 해숙 선배님이 카메라 앵글에 잡히시기 전 먼저 준비하셨는데, 이후 진행된 선배님의 카메라 단독샷이 너무나 멋져 보인 것이었다. 그만큼 당시 독립운동가들과 혼연일체가 되어 연기를 하신 거였다. 이번 김창수를 연기할 때 선배님의 당시 그 모습을 생각하며 작업에 임했고, 나름의 결과물이 잘 나왔던 것 같다. 


-청년 시절의 백범 김구 제안을 받았을 때 기분은 어땠나?

아마 제안을 받았던 시기가 3년 전이었을 것이다. 그때, 첫 제안을 받았을 때는 덜컥 겁이 났다. 김구 선생님이라는 위대한 인물의 이야기였기 때문이다. 그래서 차마 제안을 승낙하기가 어렵다고 하니, 감독님께서 그분의 젊은 시절 이야기라며 안심시켜 주셨다. (웃음) 게다가 실제 이 이야기가 진행되던 시기 선생님의 나이는 지금의 나보다 곱절이나 어릴때였다. 이거야말로 왜곡이지 않은가? (웃음) 그래서 고사하려 했는데, 이상하게 계속 이 작품 생각이 나는 거였다. 위대한 인물이자 지금의 한국인들에게 긍정적인 메시지를 주신 분이셨으니, 내가 좋은 모습을 보여주면 되지 않을까 생각했다. 극 중 이런 대사가 있었다. "할 수 있을때 하는 게 아니고, 아무도 안 하니 내 차례인 것 같다." 그런 마음가짐으로 김구 선생님을 연기할 수 있었다. 


-원본 시나리오와 완성된 영화의 차이가 있다면?

우선 제목이 바뀌었다. 원제는 [사형수]였다. 김창수는 사실 감옥을 두 번이나 갖다 왔고, 그곳에서 두 번의 대형 공사를 경험했다. 첫 옥중 생활에 경험한 공사는 인천항만 공사였고, 두 번째 옥중 생활에서는 영화에서 나온 철도 공사를 경험하게 된다. [대장 김창수]는 김구 선생님의 두 번의 옥중 생활을 한 번의 수감 생활로 표현했다. 김창수 개인에게 있어 철도 공사가 조선땅을 가로지르는 뼈아픈 순간으로 회상되었기에, 그 장면을 이야기에 과감하게 넣기로 했다. 실제 공사 때도 많은 사람들이 죽었고, 자살을 생각할 정도로 고생들을 많이 했다고 한다. 그 당시 수감자들에 대한 표현도 실제보다 완화된 채 그려졌다. 그 당시 대부분의 죄수들은 발에 칼을 찬 채로 옥중 생활을 해야 했다. 그래서 실제로 그것 때문에 죽은 사람들이 많았다. 그것까지 상세하게 그려졌다면 영화가 너무 잔혹하게 그려질 수 있기에 제외해야만 했다. 


-어떤 장면을 촬영할 때 김구 선생님 생각이 났나?

일상적인 장면을 연기할 때 실제 김구 선생님을 만나 묻고 싶었다. (웃음) 김창수라는 인물로 분해서 연기를 할 때 당시 사람들과 어떤 말을 했을까? 그 부분을 중점적으로 고민했다. 중요한 대사들은 백범일지를 통해 나와 있지만 실제로 나눈 말들은 조금 다르지 않았을까? 수의를 받거나 사형장 앞에서 섰을 때의 장면은 역사적으로 나와 있으니 직접 할 수 있었다. 엄마에 대한 감정과 친구를 잃어버린 인간적인 감정은 금방 이해하기 쉬웠으니까. 그런 장면을 찍을 때는 배우로서의 경계가 없어서 참 즐거웠다. 민식이 형님과 [명량]을 같이 작업했을 때, 형님이 "이순신 장군님의 실제 숨소리라도 듣고 싶다"라고 말씀하신 적이 있었는데, 그 기분을 알겠더라. (웃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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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가 [쇼생크 탈출]을 많이 연상시킨다는 말이있었다. 

맞다. [쇼생크 탈출]과 비슷한 요소가 꽤 많다. 교도소 분위기를 바꾸고, 수감자들에게 글을 가르치고, 나중에는 탈옥을 시도하는 부분에서 비슷하다는 느낌을 많이 받았을 것이다. 하지만 이 요소들은 [쇼생크 탈출]이 아닌 실제로 있었던 이야기를 기반으로 한 것이다. 영화에서 '독립신문' 기자가 김창수의 일화를 기사로 적었듯이, 이와 관련한 실제 기록들이 다 남아있다. 사실 처음 이 영화를 출연 안 하려 한 것도 [쇼생크 탈출]과 비슷해서였는데, 나중에 이 모든 게 실제 있었던 이야기라 하니 다르게 보였다. 


-[암살] [아가씨]에 이어서 이번에도 개화, 강점기 시대를 배경으로 한 영화다. 강점기 시대 전문 배우라 불려도 무방할 정도인데, 강점기 시대를 연이어 연기 해본 소감은 어떤가?

참 재미있는 게 대한민국 사람이라 그런지 일제 강점기에 대해 학교에서 교육받은 내용과 거기에 대한 의식이 남아있는 건 어쩔 수 없는 것 같다. 하지만 우리가 지내오면서 일본에 대한 좋은 것은 배우고, 나쁜 것은 걸러야 하는 게 원칙이다. 사실 [암살]이란 영화도 반일 영화라기보다는 독립운동을 한 사람들에 대한 인간적인 이야기다. 그러고 보니 갑자기 [아가씨]를 촬영했을 때의 일화가 생각난다. 극 중 나고야에서 촬영한 장면이 있는데, 사실 나는 그 부분에 등장하지 않으려 했다. 

[암살]을 찍은 지 얼마 되지 않았고, 그 영화로 인해 독립운동 관련 기관의 홍보대사까지 맡게 된 상황이어서 일본에 가서 영화 찍기가 불편하다고 감독님께 말씀드렸다. 박찬욱 감독님도 이해해 주시면서 그 부분을 삭제하려 했는데, 영화의 완성도와 설정을 위해 하루만 와서 촬영해 달라고 부탁하신 거였다. 그러니 어쩌겠어? 결국 작업을 해야지. (웃음) 결국 나고야에 오게 되었고, 내가 일본에 대해 너무 편견을 지니고 있었구나 라는 걸 알게 되었다. 어느 날 촬영을 하고 나서 주변 산책을 하고 있는데, 누가 계속 나를 뒤쫓아오는 거였다. 한 일본인 노인이셨는데, "스미마센" 하시면서 내 발밑에 있는 전단지를 주우려고 하신 거였다. 그 전단지가 자기 집에 나온 쓰레기라며, 그 쓰레기를 치워주겠다며 가시는 거였다. 그게 뭐라고…(웃음) 그걸 보면서 일본에 대한 나쁜 편견을 어느 정도 덜 수 있었다. 그때까지만 해도 반일적 사람이었는데 이런 계기를 통해서 인식이 바뀌었다. 


-앞으로 어떤 배우가 되고 싶은가?

[대장 김창수]의 시나리오를 자세히 읽어보면서 김구 선생님의 이야기지만, 충분히 내 자신이 느낄 수 있는 이야기라고 생각했다. 동학 운동을 했고, 사형수가 된 드라마틱한 경험까지 한 사람이다. 내가 사형수였다면 과격한 삶을 보내다 끝날 수 있었겠지만, 그는 주변 수감자들의 삶을 보게 되면서 자연히 변하게 되었다. 조금 다른 관점에서 보자면 이것은 누구나 위인이 될 수 있다는 이야기다. 남의 이야기를 들어주고 관심을 가져다주는 것이 변화라 생각하게 되었다. 

그러다가 예전 민방위 훈련을 갔을 때, 어떤 강사님이 한 이야기가 오랫동안 생각났다. 그분이 하신 말씀이 '삶의 GPS'를 켜라라는 이야기였다. 그게 뭔 소리인가 했더니 사람과의 관계와 자기 심리에 대한 이야기였다. 아내 또는 주변인과 싸우거나 기분이 나빴던 일이 있다면 여러 사람과 이야기하고 나누라는 내용이었다. 그 선택이 결국 사람을 살린다는 이야기였다. 그 강의 내용이 오랫동안 뇌리에 남아서 나중에는 아내한테고 이야기해 주었고, 주변인 모두에게 전파하게 되었다. (웃음) 그러다 문득 예전 어떤 후배가 연락이 안 된다는 이야기가 생각나서 그 후배에게 겨우 전화를 하게 되었다. 왜 그랬냐 했더니 자기 소속사와 문제가 생겨서 며칠 동안 잠적을 하게 되었다고 말하는 거였다. 그때 그 친구를 불러서 함께 맥주를 마시며 이야기를 들어주고 격려를 하게 되었다. 

그 일을 경함 하면서 사람 간에 있어 대화가 얼마나 중요한지 배우게 되었고, 그것이 바로 [대장 김창수]가 꺼낸 메시지가 아니었나 생각했다. 여러 사람의 도움으로 목숨을 건지고, 변하게 된 김창수는 "오늘의 나는 죽었고, 남은 생은 나를 살려준 이 나라를 위해 삶을 바치겠다"라며 각오하고 이름을 김구로 바꾸게 된다. 그동안 여러 영화의 홍보 활동을 해왔지만, 이번처럼 당당한 느낌을 전해준 건 이 작품이 처음이다. 하여튼 그래서 앞으로는 여러 사람들과 소통하고 귀를 여는 배우이자 사람이 되어야겠다 다짐했다. 내가 원래 뒷담화를 싫어한다. 그래서 이야 할 건 바로 하는 편이다. 그럴 때 마다 다들 솔직하게 말해줘서 고맙다고 말한다. (웃음)


-그걸 실천한 적이 있었나?

예전에 우리 친누나와 아내가 의견 차이로 싸운 적이 있었다. 두 사람이 오랫동안 삐져있길래 내가 두 사람을 불러서 딱 10초간 아이컨택을 시켰다. 처음에 다들 거부하다가 막상 하게 되니 나중에 서로 울면서 미안하다고 했다. (웃음) 배우들끼리 이런 식으로 연습을 하고 감정을 나누는데, 이런 식으로 두 사람이 감정을 나누며 이해하도록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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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 그대로 이번 영화서 대장이 되었는데, 좋은 리더란 무엇이라 생각하나?

영화 때문은 아니고, 평소 김구 선생님 같은 리더가 좋은 리더의 본보기라 생각했다. 대학 때 김구 선생님에 대한 이야기를 참 좋아했고, "하얀 눈밭을 홀로 걸어가면, 그 뒷사람이 따라간다"라는 명언이 너무 멋있어서 대학 후배, 선배들에게도 문자로 보내기도 했다. (웃음) 결국 옳은 길을 가고 우러러 보는 행동을 하는 리더가 좋은 리더라 생각했다. 그래서 그것을 따르려고 노력한다. 사람들의 정확한 이야기와 비판이 나에게는 큰 발자취와 표본이 된다. 그런 것에 대해 나는 고맙게 생각한다. 나뿐만 아니라 당신 또는 우리 모두가 리더가 될 때가 언젠가 올 것이다. 누구나 가장으로서의 책임이 있을 시기가 오기 때문이다. 그러니 힘들 때는 손도 잡아주고 위로도 받아야 한다. 그렇게 사람들이 서로를 위로하고 도움을 준다면 누구나 리더이자 위인이 될 수 있다고 생각한다. 


-촬영장 배우들과의 에피소드는 없었나?

촬영 중간 때였다. [시그널] 김은희 작가, [끝까지 간다]의 김성훈 감독이 응원차 커피차를 대동해 촬영 현장에 왔었다. 덕분에 잠시나마 화기애애한 시간을 보낼 수 있어고, 다들 기분이 업되어 있었다. 마침 극 중 양원종 영감을 맡은 정규수 선배님이 눈에 띄었는데, 그분이 우리나라 연극계의 전설적인 존재로, 그 유명한 1대 '품바'를 맡은 분이시다. 잘나가시다가 어떤 계기로 인해 이제 '품바' 공연을 안 하신 사연이 있으신데, 그 자리서 선배님께 짧게나마 '품바' 각설이 공연을 부탁했다. 당연히 선배님이 못하시겠다 하셔서, 막둥이에게 '품바' 노래를 가르치며 천천히 유도했더니, 보다 못한 선배님이 가르쳐 주겠다며 직접 '품바' 시범을 보여주시는 거였다. (웃음) 

그 전설의 연극과 노래를 현장에서 보게 되다니 너무나 역사적인 순간이었고, 나중에는 다들 빠져들며 선배님의 타령에 맞춰서 완창을 하게 되었다. 그 분위기에 이어서 정진영 선배님이 기타를 치며 노래를 불러주셔서 나중에는 거의 콘서트장으로 변하게 되었다. (웃음) 다들 눈물흘리고 좋아하며 남은 촬영 열심히 하자고 힘을 냈다. 그 정도로 한국 배우들이 응어리가 많다. (웃음) 다음날 김성훈 감독이 문자로 "너에게 힘줄려고 여기 왔는데, 너 덕분에 내가 힘을 얻고 떠났다. 정말 고맙다" 라고 보내줬다. 혹여나 이번 영화가 흥행이 잘 안된다 하더라도 후회하지 않을 이유는 바로 이것이다. 좋은 사람들과 함께하며, 좋은 흔적을 남겼기 때문이다. 어쩌면 바로 이렇게 사람들과 어울리며 자신의 앞날을 찾게 된 것이 그 당시 청년이었던 김구 선생님의 모습이 아니었을까? 


최재필 기자 (보도자료/제휴 문의/오타 신고) movierising@hrisi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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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주)키위컴퍼니/씨네그루(주)키다리이엔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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