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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거 영웅 맞죠?" 해외에서 제작된 기괴, 황당한 히어로 영화들

17.10.24 17:39


마블과 DC로 대변되는 미국식 히어로 영화와 다른 제 3세계 히어로들은 어떤 모습일까? 전자서 언급한 마블, DC 히어로에 익숙함을 느끼고 있는 우리에게 이들의 모습은 생소함을 넘어서 기괴하게 느껴질 수도 있을 것이다. 하지만 그러한 독보적인 모습이 기존의 히어로 영화와 사뭇 다른 분위기를 자아내며 컬트적인 묘한 매력을 불러오기도 한다. 오늘은 아직 우리가 접하지 못한 비(非) 할리우드 영화권에서 제작된 나름 매력적인 개성을 지닌 히어로 캐릭터와 영화들에 대해 알아보도록 하겠다. 


진정한 동양의 [미녀 삼총사] 시리즈! [동방삼협] (199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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할리우드의 [미녀 삼총사]가 더욱 대중적인 이름을 알렸지만, 동양에는 이미 1992년 이보다 더 앞선 [미녀 삼총사] 시리즈가 있었다. 그것도 8, 90년대 홍콩 액션 무협 영화의 전성기를 이끈 세 명의 미녀 배우 양자경, 매염방, 장만옥 이 전설의 배우들이 한 작품에 모였으니 꼭 봐야 할 작품이다. [천장지구][지존무상 3][흑사회]를 통해 국내에도 상당한 매니아를 거느린 두기봉 감독의 1992년 작품 [동방삼협]은 고대, 현대의 중국이 아닌 미래를 배경으로 한 무협 액션 영화다. [매드맥스]를 연상케 하는 우울한 디스토피아 적 세계관에 무협 액션이 결합하였으니, 그야말로 독특한 설정을 지닌 영화가 아닐 수가 없다. 현대적인 복장을 한 미녀 무술인과 백발 마녀와 좀비를 연상케 하는 적들이 등장한 탓에 지금 보면 상당한 B급 성향의 기괴한 영화로 보여질 수 있지만, 시대를 앞서나간 설정, 매력적인 여주인공들, 컬트 영화에 대한 지금의 긍정적인 평가를 고려해 본다면 나름 획기적인 히어로 액션물로 평가 받을만 하다. 1992년 개봉 당시에도 큰 인기를 불러모으며 후속편이 제작되기도 했다. 해외 영화 매니아들 사이에서도 컬트적인 히어로 물로 평가받으며 뒤늦인 인기를 구가하는 중이다. 전성기 시절 세 배우의 모습을 보는 것만으로도 반갑게 느껴질 작품이다. 



무기력한 중년이여 일어서라! [제브라맨] (20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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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디션][이치 더 킬러][착신아리] 등 호러와 B급 분야의 영화에서 독특한 개성과 기괴한 상상력을 드러낸 미이케 다카시 감독이 2004년 히어로 영화를 제작했다. 또다시 그의 엽기적인 색채가 담긴 영화가 될 것이라 예상했지만, 이 영화는 그동안 미이케 다카시의 영화서 보기 드문 코믹, 유머, SF에 진한 감동까지 곁들인 그만의 전대물 드라마였다. 주인공 신이치는 콩가루 집안의 무능한 가장이자 직장인 학교에서 무시를 당하는 교사. 아들은 무능한 아빠 때문에 따돌림을 당하고, 아내는 바람을 피우며, 딸은 원조교제에 빠진다. 그런 그의 유일한 낙은 TV 시리즈의 주인공 제브라맨의 의상을 입으며, 영웅적인 상상을 하는 것. 그러던 어느 날 제브라맨 의상을 입고 길을 나서던 그가 엄청난 힘을 발휘해 거리의 악당들을 처리하게 되면서 자신에게 초능력이 있음을 직감하게 된다. 이후 그는 지구를 정복하려는 외계세력의 음모를 간파하고 이를 무찌르려 하는데…전대물 시리즈의 흔한 이야기 구성 속에 무기력한 중년 가장의 일탈을 결합해 예상치 못한 깊은 여운이 담긴 드라마를 완성했다. 지금보면 '병맛'이라 느껴질 전대물의 일부 장면을 패러디한 파격적인 묘사 방식과 '유치함'을 대놓고 드러낸 시각효과와 구성이 묘한 재미를 전해준다. 1편이 기대 이상의 '대박'을 터뜨린 바람에 6년 후 [제브라맨 2]가 제작되었지만, 전편보다 못하다라는 혹평을 받고 역사속으로 사라졌다. 



'불곰국'의 히어로는 역시 '불곰' 이었다! [더 가디언즈] (20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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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이 2차 세계대전 당시 비밀 실험을 통해 캡틴 아메리카를 만들었다면, 구소련은 윈터 솔저를 아니 이상한 돌연변이 인간인 닥터 쿠라토프를 탄생시켰다. 그는 자신이 가진 힘을 이용해 지구상의 모든 기계를 조종할 힘을 갖게 되고, 자신들의 수하를 이끌고 러시아와 전 세계를 위협하게 된다. 그를 막기 위해 더 가디언즈라 불리우는 초능력 군단이 결성되는데, 이들은 염력, 순간이동, 투명화 기술 그리고 곰으로 변신해 모든 것을 때려 부수는 능력들을 지니고 있다. 팀의 외형적 형태만 봤을때 마블의 [판타스틱 4]를 연상시키지만, 그 수준에 훨씬 미치지 못하는 시각효과와 조잡한 이야기로 엄청난 실망감을 안겨주었다. 그나마 눈길이 가는 건 곰으로 변신하는 캐릭터의 존재로 러시아의 특징을 상징하는 캐릭터라는 점에서 조금이나마 인상적이었다는 것. 그만큼 히어로 캐릭터도 자국의 특징과 문화에 맞는 요소가 있어야 매력적이라는 것을 인지시켜 준 값비싼 교훈 극 이었다.



핀란드에서 제작된 살벌한 길거리 히어로 [렌델] (20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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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크라우드 펀딩 사이트 ‘인디고고(Indiegogo)’를 통해 겨우 제작비를 마련한 핀란드의 히어로 영화 [렌델]. 핀란드와 북유럽을 장악한 거대 범죄 조직 VALVA로 부터 가족을 잃은 렌델은 가면을 쓴 자경단을 자처하며 복수를 위해 VALVA와의 전면전을 선언한다. 초능력은 없지만, 맨몸으로 악당들을 상대하는 모습과 가죽으로 만든 검은 옷과 마스크를 착용하며 자신의 이름만으로 악당들에게 두려움을 불러일으키려는 모습은 DC의 배트맨과 마블의 데어데블을 연상케 한다. 하지만 액션 연출과 볼거리, 이야기 전개가 엉성하게 구성돼, 분위기만 다크 히어로를 따라한 괴작 히어로 취급을 받게 되었다. 



한때 짝퉁 영화의 원조였던 나라 터키의 히어로물 [쓰리 슈퍼맨 앤 매드걸] (197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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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 70년대 터키는 미국과 전 세계의 유명한 히어로 캐릭터들을 불법 사용해 악명 높은 짝퉁 영화들을 제작한 것으로 유명했다. 당시는 저작권에 대한 인식과 법적 규약이 적다 보니 이러한 문제의 작품들이 엄청나게 쏟아져 나올 수 있었다. 그것도 제대로 만들었으면 됐지만, 대부분 '막장'에 가까울 정도로 못 봐줄 영화들이 대다수였다는게 문제였다. 1973년 제작된 [3 dev adam] 이라는 영화에는 캡틴 아메리카와 멕시코의 인기 프로레슬러 산토가 팀을 이뤄 악당이 된 스파이더맨을 상대한다는 내용이었으니, 그야말로 짝퉁에 줄거리마저 제멋대로인 막장극에 가까웠다. 같은 연도에 제작된 [쓰리 슈퍼맨 앤 매드걸]이란 작품도 이와 비슷한 류의 영화였다. 느닷없이 세 명의 슈퍼맨이 등장해 사악한 적 매드걸을 상대하는 내용으로, 도저히 눈뜨고 보기 힘든 조악한 특수효과와 액션으로 65분의 시간을 낭비한다. 그나마 복면 마스크를 쓴 강도 같은 터키판 슈퍼맨의 모습과 매드걸이 준비한 비장의 무기인 골판지로 만든 특수 로봇(?)의 모습이 순수한 정감을 불러오게 해 이들의 불법 행위를 애잔하게 만든다. 



인도의 [아이언맨] [라.원] (2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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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자에 언급한 터키 못지않게 수많은 짝퉁 영화들을 양산해 왔던 인도. 그럼에도 [슈퍼영웅 크리쉬][로봇]등 시각적으로 볼만한 SF 히어로 시리즈들을 연속으로 제작해 나름 괜찮은 영화들을 완성해왔다. 2010년 제작된 [라.원]의 경우도 마블의 [아이언맨]과 [트론:새로운 시작]의 특징을 노골적으로 이어받았지만, CG와 촬영기술만큼은 할리우드에 뒤지지 않음을 증명했다. 줄거리는 게임 프로그래머가 실제 슈트를 입고 하는 게임을 개발하던 중, 게임 속 악당 '라 원'이 현재 세계로 오게 되면서 이를 수습하게 되는 내용이다. 인도의 국민 배우 샤룩 칸과 카리나 카푸르가 주연을 맡았다.



대놓고 코미디를 지향했던 호주의 히어로 무비 [캡틴 인빈서블의 귀환] (198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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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은 원로 배우이자 고인이 되신 앨런 아킨과 故 크리스토퍼 리가 주연을 맡은 코미디 뮤지컬 영화. 붉은 망토를 휘날리며 2차 세계대전 당시 나치와 싸우며, 세계 평화를 지키던 미국의 슈퍼 영웅 캡틴 인비서블. 하지만 1950년대 냉전 시대가 시작되면서 공산주의의 상징인 붉은 망토와 속옷을 입는다는 이유로 캡틴 인비서블은 슈퍼영웅으로서의 활동을 제약받고 호주로 도피한다. 30년 후 악당 미스터 미드나잇이 전 세계를 위협하자 호주에 살고있는 캡틴 인비서블이 다시 한번 나서게 된다. 냉전 시대, 파시스트 사상에 대한 풍자와 슈퍼 히어로 물의 유형을 비틀어버린 여러 장면이 컬트적인 재미를 가져다준다. 특히 예상치 못한 뮤지컬 장면이 압권인데, 평소 노래와 메탈 기타 연주를 즐겨하던 크리스토퍼 리의 보컬 장면이 기괴하면서도 중독적인 재미를 가져다준다.

▲[캡틴 인빈서블의 귀환] 예고편

▲크리스토퍼리의 노래가 담긴 장면

▲크리스토퍼리와 앨런 아킨이 노래를 부른 장면


유치하지만 '캡틴 멕시칸'이 출연한 서민 히어로 영화 [산토 대 더 마션 인베이젼] (196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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멕시코의 전설적인 프로레슬러이자 국민적 사랑을 받은 대스타 엘 산토. 서민들의 영원한 친구로 불린 그는 프로레슬러, 자선 활동 외에도, 영화배우로도 활약한 독특한 이력을 지니고 있다. 대부분의 출연작은 그가 직접 히어로가 되어 외계 영웅, 흡혈귀를 비롯한 악당들을 상대하는 시리즈물이었다. 우리나라로 치면 심형래 주연의 '영구' 시리즈 격의 작품들이다. 대부분 조악한 완성도를 보이고 있지만, 현재는 컬트 영화팬들의 많은 사랑을 받고있는 영화로 추대되고 있으며, 총 50편의 작품이 나왔을 정도로 멕시코 국민들이 사랑하는 시리즈로 인식되고 있다. 대표작인 [산토 대 더 마션 인베이젼]은 화성의 외계인들이 지구로 쳐들어오자 우리의 주인공 산토가 프로레슬링으로(?) 외계인들을 무찌른다는 내용이다. 



권태기에 접어든 슈퍼 히어로 부부의 평범한 (?) 일상 [신기협려] (20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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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영화의 영문 제목은 [미스터 앤 미세스 인크레더블]. 제목 때문에 [미스터 앤 미세스 스미스]와 [인크레더블]을 떠올리게 하지만 [신기협려]는 이 두 영화의 특징 속에 홍콩 무협과 주성치식 코미디를 절묘하게 혼합시킨 작품이다. 홍콩 최고의 인기스타 고천락과 오군여가 주연을 맡았고, 주성치의 절친 곡덕소 감독이 메가폰을 잡은 이 영화는 은퇴한 지 10년이 지난 슈퍼히어로 커플이 결혼 권태기를 맞이하게 되자, 우연히 마을에서 진행된 무술 대회에 참석해 다시금 슈퍼히어로의 위력을 되찾게 된다는 이야기다. 히어로물 특유의 원형보다는 고천락과 오군여의 환상의 부부 호흡과 슬랩스틱과 패러디를 오가는 코믹 액션이 시종일관 웃음을 불러오게 한다. 


자료출처: looper.com, thechive.com, IMDB 트라비아


최재필 기자 (보도자료/제휴 문의/오타 신고) movierising@hrisi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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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IM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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