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말에 뭐볼까? 10월 25, 26일 개봉작 별점 및 간단평 모음
17.10.27 00:35
마블, 너무 많은 '약'을 과다 흡입하다 [토르:라그나로크]
[토르:라그나로크, 2017]
감독:타이카 와이티티
출연:크리스 헴스워스, 마크 러팔로, 톰 히들스턴, 케이트 블란쳇, 테사 톰슨
줄거리
죽음의 여신 ‘헬라’가 아스가르드를 침략하고, 세상은 모든 것의 종말 ‘라그나로크’의 위기에 처한다. 헬라에게 자신의 망치마저 파괴당한 토르는 어벤져스 동료인 헐크와도 피할 수 없는 대결을벌이면서 절체절명의 위기에 빠지게 되는데…
간단평
이번에 영화의 유머느 미국식 너드 코미디의 형태를 유지하고 있다. 강한 개성과 우스꽝스러운 면모가 강한 캐릭터들이 출연하는 만큼 주인공을 비롯한 조연들까지 유머 적 소재와 도구로 적절히 사용된다. 기존 [토르] 시리즈로 이어진 캐릭터 간의 갈등, 대립 구조와 오딘, 그랜드마스터 같은 진지한 성향이 강한 캐릭터를 유쾌하게 비틀며 신선한 느낌의 유머를 구축하다. 그동안의 마블 영화서 보기 힘든 재기발랄한 편집 방식은 빠른 전개를 이어나가며 유쾌한 분위기를 이어나간다. 볼거리 면에서도 SF와 판타지의 최대 규모를 적절히 섞어내 화려함을 보여줬다. 특히 헐크의 존재는 이번 영화의 액션 비주얼의 완성도를 높여주는 중요한 요소가 되었다. 전체적으로 유쾌하고 즐거운 액션물이지만, 마블의 고질적인 문제인 악역에 대한 비중과 활용도, 그리고 유머 요소가 너무 많은 탓에 영화가 지나치게 가벼운 점이 큰 단점으로 적용된다.
작품성:★★★
오락성:★★★★
연출력:★★★
연기력:★★★
총점:★★★
절대 고어물이 아닙니다…당신을 울릴 영화입니다 [너의 췌장을 먹고 싶어]
[너의 췌장을 먹고 싶어,2017]
감독:츠키카와 쇼
출연:하마베 미나미, 키타무라 타쿠미, 키타카와 케이코, 오구리 슌
줄거리
스스로를 외톨이로 만드는 ‘나’, 학교 최고의 인기인 ‘그녀’, 어느 날, 우연히 주운 [공병문고]를 통해, 나는 그녀와 비밀을 공유하게 되었다. “너 말이야, 정말 죽어?” “...응, 죽어” 그날 이후, 너의 무언가가 조금씩 내게로 옮겨오고 있다.
간단평
주요 인물을 최소화 한 점이 눈에 띈다. 주연에서부터 조연까지 다양하게 활용하는 일본 영화 특유의 특징과 달리 영화는 주인공 '나'와 '사쿠라'에 집중하며 이 두 인물 사이에서 발생하는 에피소드와 심리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두 사람의 관계는 여느 평범한 연인, 단순한 친구 관계가 아닌 '썸'에 가까운 위치로 시종일관 아슬아슬한 애틋함과 발칙함을 오가는 식이어서 지속적인 흥미를 이어나간다. 로맨스 영화에서 흔히 느낄 수 있는 친구에서 연인이 되어가는 전형적인 과정 같지만, 직접적인 고백과 애정표현은 전혀 등장하지 않는다. 제목의 의미는 서로의 육체적, 마음의 아픔을 가진 소녀 소년이 함께 공감대를 이루며 타인에 대한 친근감과 애정을 표현하는 반어적 또는 비유적인 표현인 셈이다. 영화가 전해주는 궁극적 메시지는 타인에 대한 편견 없는 애정과 포옹이라는 여운을 남기고 있어, 이 영화가 단순한 연인의 사랑이 아닌 인간애와 관계에 관해서도 이야기하고 있음을 강조한다.
작품성, 오락성, 연출력, 연기력:★★★☆
총점:★★★☆
아름다움과 기괴함 사이에 놓은 문근영의 섬뜩한 순수 [유리정원]
[유리정원, 2017]
감독:신수원
출연:문근영, 김태훈, 서태화, 박지수
줄거리
엽록체를 이용한 인공혈액을 연구하던 과학도 ‘재연’(문근영)은 후배에게 연구 아이템을 도둑맞고 사랑하는 사람마저 빼앗겨 어릴 적 자랐던 숲 속의 유리정원 안에 스스로를 고립한다. 한편, 첫 소설의 실패로 슬럼프를 겪던 무명작가 ‘지훈’(김태훈)은 우연히 알게 된 재연의 삶을 훔쳐보며 초록의 피가 흐르는 여인에 대한 소설을 연재해 순식간에 인기 작가 반열에 오른다. 그러던 어느 날, 충격적인 미제 사건의 범인으로 재연이 지목되고, 이 사건이 지훈의 소설 속 이야기와 동일하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세상을 시끄럽게 만드는데...
간단평
전작을 통해 사회의 다양한 이면을 적나라하면서도 강렬한 정서로 표현한 신수원 감독의 시선이 이번 영화를 통해 아름다움과 기괴함이 조화를 이루는 새로운 시도를 선보였다. 문근영의 순수하면서도 여린 이미지를 통해 자본사회로 대변되는 인간의 이기심에 의해 상처받는 영혼의 분노를 강렬하게 담아내려 한다. 숲, 나무로 상징되는 자연의 의미를 통해 인간의 탐욕을 정화하키려는 상징적인 대목이 다소 충격적으로 그려진다. 선악의 개념을 완전히 배제한 인물 간의 관계는 서로에게 해를 입힐 수 밖에 없는 인간의 추악한 본성과 운명을 분명하게 보여주고 있다. 인간, 자연, 과학을 결합한 미스터리적 구조에 소설의 액자식 구성까지 더한 흥미로운 전개방식을 통해 드라마의 여운에 힘을 실어주고 있지만, 영화의 기반을 유지해줘야 할 장르적 경계성이 모호한 점이 아쉽게 느껴진다.
작품성:★★★☆
오락성:★★☆
연출력:★★★☆
연기력:★★★★
총점:★★★☆
영국 여왕과 인도인 시종이 친구가 된 '서프라이즈'한 사연 [빅토리아 & 압둘]
[빅토리아 & 압둘, 2017]
감독:스티븐 프리어즈
출연:주디 덴치, 아릴 파잘, 마이클 갬본, 아딜 악타르, 팀 피곳 스미스
줄거리
18세, 지켜야 할 국민이 생겼다. 21세, 함께 할 가족이 생겼다. 81세, 처음으로 친구가 생겼다. 위대한 빅토리아 여왕과 평범한 인도 청년 압둘 모두가 반대했지만 누구도 막을 수 없었던 역사상 가장 특별한 우정이 시작된다
간단평
신분, 국경, 인종을 넘어선 우정의 이야기를 한편의 동화이자 설렘이 가득한 로맨스로 그려냈다. 당시 왕실문화에 대한 진풍경과 빅토리아 여왕을 연기한 주디 덴치와 압둘역의 알리 파잘의 좋은 호흡과 함께 이들의 우정을 유머와 정서적 교감의 드라마로 풀이한 부분이 흥미를 유발한다. 서구 사회의 편견과 이를 걷어내기 위한 두 사람의 노력이 의미 있게 그려지고 있지만, 인도인 압둘의 무조건적인 충성심과 같은 캐릭터에 대한 묘사와 행동이 다소 이해가 가지 않을 때가 있다.
작품성:★★★
오락성:★★★
연출력:★★☆
연기력:★★★☆
총점:★★★
답답하고 화나지만…잠시나마 박사모가 되어보자 [미스 프레지던트]
[미스 프레지던트,2017]
감독:김재환
줄거리
청주에 사는 농부 조육형 씨는 매일 아침 일어나 의관정제하고 박정희 사진에 절하며 국민교육헌장을 암송한다. 새마을 운동 역군으로 자신의 존재를 불러주었던 박정희 대통령에 대한 감사가 삶의 힘이고 사람의 도리라 여긴다. 울산에 사는 김종효 씨 부부는, 6.25 직후 동네마다 굶어죽는 사람이 흔하던 시절에 배고픔이란 원초적 공포를 해결해준 박정희 대통령만 생각하면 두 눈에 눈물이 고인다. 흰 한복을 입고 병든 자를 안아주었던 육영수 여사 이야기만 나오면 돌아가신 엄마를 그리워하듯 슬픔과 추억에 잠긴다. 박정희 육영수의 딸 박근혜의 탄핵이란 충격적인 상황 앞에서 이들은 세상이 뒤집힌 듯한 혼란을 느끼는데...
간단평
이 영화가 비판과 풍자의 시선이 없어 애매하게 느껴졌다면, 잠시나마 카메라의 시선에 온전히 집중해보자. 이해하고 어렵기 힘든 박사모의 목소리를 온전히 듣게 되지만, 그렇다고 이들의 생각과 사상에 동화시키려 하지 않는다. 단지 그들의 이야기를 듣는데 집중할 뿐, 그들에 대한 명확한 정의와 결론을 내리려 하지 않는다. 판단은 관객의 몫에 맡긴다. 그러한 중립적 관점을 유지했다는 점에서 [미스 프레지던트]는 한동안 잊고 있던 다큐멘터리가 기본적으로 지향해야 할 중립적인 원칙을 충실하게 수행한 작품이며 그러한 관점에서 영화를 평가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8
작품성:★★★★
오락성:★★★☆
연출력:★★★★☆
총점:★★★★
최재필 기자 (보도자료/제휴 문의/오타 신고) movierising@hrising.com
(사진=무비라이징 DB)
※ 저작권자 ⓒ 무비라이징.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