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aseballrising

[침묵] 리뷰:흥미로웠지만…치명적인 단점에 '침묵'할 수 없는 이유 ★★☆

17.10.30 16:09


15.JPG

[침묵,2017]
감독:정지우
출연:최민식, 박신혜, 류준열, 이수경, 이하늬

줄거리
재력과 사랑, 세상을 다 가진 남자 ‘임태산’(최민식) 모든 것이 완벽히 행복하다 믿었던 그 날. 약혼녀이자 유명 가수인 ‘유나’(이하늬)가 살해 당하고, 용의자로 딸 ‘임미라’(이수경)가 지목된다. 세간의 이목이 집중된 사건 임태산은 그날의 일을 기억하지 못하는 딸을 무죄로 만들기 위해 자신만의 방식으로 사건을 쫓기 시작한다. 그리고 최고의 변호인단을 마다한 채, 미라의 무죄를 믿고 보듬어줄 젊은 변호사 ‘최희정’(박신혜)을 선임한다. 미라가 기억하지 못하는 7시간의 진실을 둘러싼 치열한 법정 공방 하지만 사라진 그날의 CCTV 영상을 갖고 있는 유나의 팬 ‘김동명’(류준열)의 존재가 드러나며 사건은 예상치 못한 방향으로 흘러가는데...

17.jpg


[침묵]은 2014년 중국 영화 [침묵의 목격자]를 리메이크한 작품으로, 원작의 줄거리와 인물 구성을 그대로 가지고 오는 대신 얽히고설킨 인물들의 유기적인 관계와 이들이 가진 감정을 활용한 정서적 요인에 초점을 둔 스릴러 형태의 드라마다. 

임태산을 중심으로 그와 관련한 인물 간의 파장을 담은 구성을 추구하는 방식이어서, 최민식의 비중과 역할이 매우 클 수밖에 없다. 애인, 원수 같지만 안고 가야 하는 문제아 딸, 태산의 가족과 인연이 있는 변호사, 평소 그를 예의 주시한 독사같은 검사, 그리고 애인의 광팬 등 모두가 하나같이 임태산을 통해 연결되어 있다. 누군가와는 긴밀한 관계를 유지하면서, 다른 누구와는 대립할 수밖에 없는 관계를 형성하고 있다.

관계를 중요시하는 작품인 만큼 [침묵]이 가져다주는 드라마적인 정서와 파급 효과는 매우 강렬하게 다가온다. 대립과 긴장감이 담긴 법정과 진실을 좇고 은폐하는 스릴러물의 전형적인 형태가 진행되지만, 그 안에는 다양한 인간 군상의 고뇌가 깊이 있게 담겨있어 장르적 흥미보다는 정서적인 여운을 우선적으로 전달한다. 

그러한 여운을 남겨주는 대표적인 장면이 이 영화의 큰 반전이 등장하는 후반부로 강렬한 여운과 함께 [침묵]이 전하려 했던 실질적인 메시지를 담은 장면이다. 반전의 여운을 해칠 수 있는 긴 분량이지만, 정지우 감독 특유의 드라마적인 정서가 강렬하게 담긴 의미 있는 대목이다.  

18.jpg

이렇듯 의미 있는 여운과 정서를 내포하고 있지만 [침묵]의 허술한 구성은 눈에 보이는 치명적인 단점들을 덮어줄 수 없을 정도로 문제가 많다. 영화의 대표 장르로 언급되고 있는 법정 스릴러를 기대했다면 부실한 전개 과정에 크게 실망할 수밖에 없다. 장르적 원형을 그대로 따르고 있으나, 치밀해야 할 이야기 흐름과 개연성이 제대로 연결되어야 할 부분이 다소 미흡했다. 

인물들의 갑작스러운 도발적인 행동과 예상치 못한 흐름에는 다 그럴만한 정당한 이유가 있어야 하는데 [침묵]은 그러한 부분에 대한 설명을 대충 얼버무리며 넘어가는 식이다. 이야기가 임태산의 시선에서 최희정 변호사와 동성식 검사의 대립으로 넘어가지만, 두 인물의 치열한 법정 공방 대신 엉뚱한 관계 형성 과정에만 초점을 두고 있다. 

중요한 중반부에 밋밋하면서도 개연성이 떨어지는 전개 과정을 이어나간 탓에 수많은 의문을 던지는 부실한 이야기와 질문들이 지속해서 발생한다. 후반에 들어서야 이 모든 요소가 사실은 반전을 위한 복선이었음을 드러내고 있지만, 반전을 위해 중요한 구성과 요소들을 희생시키는 과정은 결코 좋은 방법이라 할 수 없다. [유주얼 서스펙트][식스센스] 등 대반전을 기반으로 한 스릴러물이 초중반에 이어진 치밀한 구성을 통해 이 모든 과정을 완벽하게 구축했듯이, [침묵] 또한 긴장감 있는 전개 과정에서 복선을 만들어야만 했다. 

결국, [침묵]은 스릴러의 기준에서 정의하자면 잘못된 방식으로 단서를 던졌고, 후반 반전에 지나치게 기댄 영화였다. 그럼에도 최민식을 필두로 한 드라마의 구성이 나쁘지 않았으며, 베테랑 출연진과 젊은 배우들의 연기적 조화가 매우 좋게 다가왔다. 특히 [특별시민]에 이어 최민식과 두 번째 부녀 호흡을 맞춘 이수경의 열연이 매우 인상적이어서, 이 영화 이후로 많은 러브콜을 불러오게 될 한국영화의 새로운 기대주로 떠오를 것으로 예상한다. 

[침묵]은 11월 2일 개봉한다.

작품성:★★☆
오락성:★★★
연출력:★★☆
연기력:★★★☆

총점:★★☆



최재필 기자 (보도자료/제휴 문의/오타 신고) movierising@hrising.com
 
무비라이징 바로가기 www.hrising.com/movie/
미디어라이징 바로가기 www.hrising.com/

(사진=CJ엔터테인먼트/용필름)
※ 저작권자 ⓒ 무비라이징.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newbes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