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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집안의 '왠수'에서 화려하게 '금의환향'한 [부라더]의 이동휘

17.11.06 13: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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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응답하라 1988] 시리즈 출연 이후로 본격적인 주연 행보를 이어나가고 있는 이동휘. 출연작마다 희극적인 모습을 매번 보여준 탓에 그의 실제 모습도 유쾌할 거로 생각했으나, 인터뷰에 나선 그는 많이 긴장한 모습이었다. 주연으로 출연한 작품에 대한 막중한 책임감을 느껴서 그런지, 그의 대답은 사뭇 진지했다. 하지만 그 진지함 속에는 우리가 몰랐던 그의 진중한 연기 철학과 진심이 담긴 겸손함이 담겨있었다. 어쩌면 우리는 이동휘가 지닌 배우다운 가능성을 발견하는 대신 한없이 가벼운 희극배우로만 인식하려 한 것 아니었을까? 앞으로도 오늘과 같은 겸손함과 긴장하는 마음씨를 지니고 있다면, 지금의 희극적인 면보다 더 무한한 모습을 보여줄 것 같은 배우가 될 것 같았다.

다음은 일문일답.


-연기를 본 소감은?

일단 아직 체감이 잘 안된다. 언론시사회 때 처음 봤고, 주변 환경이 우측에 감독님 좌측에 제작사분들이 계셔서 어떤 표정을 지어야 할지 몰랐다. 그래서 나중에 조용히 극장가서 확인하려 한다. (웃음)


-'안동 미남' 설정을 받았을 때 기분은 어땠나?

(웃음) 그게 사실 처음 시나리오서 부각되지 않은 설정이었는데, 감독님께서 첫 촬영에 이 부분을 다시 살리자고 하셨다. 그래서 내가 감독님께 제발 그러지 말자고 했는데…(웃음) 결국 감독님의 설계대로 되었다. (웃음) 이런 믿기 힘든 상황을 믿어준 동료 배우분들께 감사할 따름이다. (웃음)


-그래도 감독님이 믿고 캐스팅 한 거 아닌가?

내가 받은 시나리오서는 그런 설정이 없었다. (웋음)


-본인이 봐도 영화 속 모습이 잘생겼다고 생각하나?

일하게 되면서 너무 잘생긴 사람들을 많이 봐서…(웃음) [감시자들] 처음 봤을 때 정우성 선배를 보고 깜짝 놀랐다. 진짜 완벽한 미남이셨다. 나중에 집에 가서 거울을 보니 내 얼굴을 못 보겠더라. (웃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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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 주연이다. 거기서도 웃기는 역할로 소비가 되다 보니, 이미지가 소비되는 것 같은 우려가 있었을 것 같다.

그래도 이번 출연작이 신선하게 느껴진 이유가 장르가 코미디인데, 내 캐릭터가 웃기지 않다는 점이다. 웃긴 설정이 딱 하나 있다. 내가 뱉은 침을 마동석 선배가 받아주는 장면이 그것이다. (웃음) 그래서 이 영화는 나에게는 신선한 도전이 될 수 있다고 생각했다. 극 중 주봉은 직업적인 책임감과 같은 여러 사명감을 지니고 있는 인물이다. 너무나 엘리트 한 캐릭터이기에 그가 망가지는 모습 자체가 코미디가 될 수 있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그 부분에 집중했다. 그런데 관객들은 계산된 장면보다는 전혀 생각지도 못한 장면을 더 좋아하는 것 같았다. 동석 선배가 옆에 누웠는데 얼굴이 떠 있는 그 장면을 관객분들이 좋아하시더라. (웃음) 나는 현장에서 그 모습을 처음 봤다. (웃음) 심지어 다리 치우라고 외치는 장면도 일부러 웃기려고 한 대목이 아니었다. 진짜 그렇게 느껴졌으니까. 선배님 팔뚝이 실제로도 다리처럼 느껴졌다. (웃음) 


-평범한 장면에서도 잔 동작이 많다. 그런 부분들이 계산이 돼 있는것 같다. 

주봉의 경우는 해프닝에 처한 인물이다 보니 그런 면을 많이 강화해야 할 것 같았다. 이 캐릭터는 과장은 못 하지만 어느 정도 표현이 필요하다고 생각해서 캐릭터에 대한 약간의 제스처가 필요하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내 캐릭터가 조금이라도 감정을 보이기 위해서는 표정의 변화를 많이 줘야겠다고 생각했다. 


-희극배우로서 추구하는 나름의 방식이 있다면?

나는 표현을 덜 압축하는 방식을 좋아한다. 어떤 큰 의미를 주기보다는 대사를 툭 건네거나 감정을 지나치지 않은 상태에서 내 자신을 표현하는 것이 내 연기가 지향하는 부분이다. 벤 스틸러, 라이언 고슬링이 하는 연기 방식이 그것이다. 내가 웃고 있는 것 같지만, 사실은 울고 있다. 그 연기를 장르마다 정확히 해야하는 지점이 있다. 그 부분에 있어서는 감독님과 상의해서 살리고 덜어내야 한다고 생각했다. 개인적으로 내 연기 중 가장 기억에 남는 장면이 [공조]에서 순간적으로 돌변하는 장면이다. 처음에는 가볍게 여겨지는 캐릭터였지만, 총을 꺼내는 부분에서는 표정이 없어진다. 그 부분은 충분히 계산한 것이다. 그래서 연기를 적당히 하는 게 참 힘들다. 


-대부분 작품서 소화하는 역할이 얍삽하고 배신하는 역할들이었다.

그런데 가장 사랑받았던 캐릭터가 그렇지 않은 캐릭터다. 그래서 나도 내가 어디에 맞춰야 할지 잘 몰라 혼란스러울 때가 많다. 나는 신인일 때도 그렇고 지금도 마찬가지지만, 내가 어떤 기준을 두고 작품을 선택하기에는 시간이 걸릴 것 같다. 맡은 캐릭터를 정확히 완수해야겠다는 목표 의식만이 아직은 내게 존재하는 것 같다. 지금은 캐릭터의 방향성보다는 캐릭터를 완벽히 표현하는 데 집중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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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품 선택에 있어 희극적 캐릭터의 여부를 우선으로 선택하는 편인가?

드라마 스페셜 [빨간 선생님]을 하면서 깨달은 게 있었다. 시청률이 오르는 작품은 아니었지만, 굉장히 느낀 게 많았다. 짧은 시간 안에 작품을 만들게 되면서 시나리오의 힘을 느꼈고, 시나리오가 중요하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그 이후로 작품을 대하는 시야가 달라졌다. 공교롭게도 [부라더] [자체발광 오피스]를 올해 다 찍었고 그게 다 이제야 공개되어서 내가 활동을 많이 한 것처럼 보인 것 같다. (웃음) 지금처럼 사람들에게 사랑받는 캐릭터를 할 수 있는 것만으로도 감사하다. 지금은 흔들리지 않고 연기 활동을 하려고 한다. 


-출연작 중 실제 본인과 가장 잘 맞았던 캐릭터는? 

사람은 기본적으로 다양한 모습들을 갖고 있다고 본다. 삶을 살면서도 어머니가 일과를 물어보면 선의의 거짓말을 하게 된다. 사람들을 대할 때 마다 다른 모습을 보여야 하듯이 나 또한 연기할 때 그래야 한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내가 딱히 어떤 모습을 갖고 있는지 생각되지 않는다. 한가지 모습으로 그 사람을 정의할 수 없듯이 나 또한 그렇다. (웃음)


-캐릭터에 대한 고충은 없었나?

없었다. 원작인 공연은 생략과 생략의 연속이었다고 한다. 오로라 역할은 일인 다역의 캐스팅이었다고 한다. 그러다가 영화로 옮기다 보니 원작과 달라진 게 많은 것 같다. 생략되어도 관객들에게 어떻게 다가갈 수 있는지가 중요하다. 주봉이 왜 석봉을 싫어하고 그러는지에 대한 정보가 필요하다. 형이 동생의 파혼을 모르고 맞고 응급실에 실린 이야기가 말이 안 되지만 전사를 알 수 있는 유머코드다. 그래서 그러한 대사들을 함께 만들어 가며 캐릭터와 이야기를 동시에 살리려 했다. 감독님이 원작 뮤지컬을 진행한 분이시다 보니 조금 쉽게 진행되었다. 


-연기였지만 마동석의 힘을 직접 느껴보니 어땠나?

그냥, 그런 순간이 있지 않은가? 왜 화났을 때 벽치면 손 아픈 것 말이다. (웃음) 그거랑 똑같았다. 화났다고 벽을 치면 안 되듯이 정말 그런 심경이었다. 지나고 나니까 선배의 몸이 진짜 벽이었나 싶을 정도로 정말 단단했다. (웃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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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응답하라 1988] 이후로 인기가 높아졌다. 본인이 느낀 변화는?

외로웠던 시절에서 관심과 사랑을 받으면 책임감이 커지는 것 같다. 사실 예전 영화를 찍을 때는 중간투입 역할이었는데, 그때마다 나는 내 자신에 집중하려고 했다. 이제 처음으로 [부라더] 같은 긴 호흡의 작품을 하게 되니 이제는 숲을 볼 줄 알아야겠다고 생각했다.


-여러 배우 또는 콤비를 이룰 수 있을 정도로 배우와의 호흡, 친화력이 좋은 것 같다. 그 비결은?

평소 연기는 혼자 하는 게 아니라 생각했다. 연기는 축구나 스포츠와 같이 한팀이 같이 움직이는 거라 생각한다. 서로 패스를 주고받고 양보하고 골을 넣고 어시스트를 해야 하듯이 이것들이 조화롭게 진행되야 한다고 본다. 그 부분을 생각하며 연기에 초점을 맞추다 보니, 상대 배우들과 호흡을 맞출 수 있었던 것 같다. 


-[부라더]가 '장손' 같은 귀한 집 자식 이야기를 중점적으로 다루고 있다. 실제 이동휘 배우는 집안에서 어떤 존재인가?

예전보다 많이 좋아진 것 같다. (웃음) 대학 시절 동아리 연극인 '그리고 아무도 없었다'를 할 때 부모님을 초대해 드린 적이 있었다. 당시 모든 것이 어설펐던 때였다. 심지어 내가 총을 쓸 때도 입으로 빵 해야 했을 정도로 열약한 무대 상황과 어색한 연기를 보여줘야 했다. (웃음) 그래도 부모님이 그 연기를 재미있게 보시는 거였다. 그걸 보면서 계속 연기를 해야겠다고 생각했는데 나중에 내가 연기로 힘들어하는 모습을 보시고는 "이제라도 그만두렴" 라며 말씀하시는 거였다. (웃음) 그때는 내가 집안의 '왠수'였다. (웃음) 이제는 잘해서 나를 자랑스럽게 생각해 주시는데, 그게 참 반전이다. (웃음) 


-앞으로 어떤 배우로 기억되고 싶은가?

그 부분에 대해 오랫동안 생각하고 있다. 아직은 잘 모르겠다. 지금은 해야 할게 산더미처럼 쌓여 있어서, 차기작에서 더 좋은 모습을 보여드리는 게 우선이라고 본다. 아마 40대가 되어야 어떤 배우가 될 수 있을지 방향을 잡을수 있지 않을까?


최재필 기자 (보도자료/제휴 문의/오타 신고) movierising@hrisi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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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화이브라더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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