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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옥] 리뷰: 김혜수의 파격 변신으로도 수습할 수 없었던 총체적 난국의 누아르 ★★

17.11.07 11: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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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옥,2017]
감독:이안규
출연:김혜수, 이선균, 이희준, 최무성, 김민석, 오하늬, 안소영

줄거리
범죄조직을 재계 유력기업으로 키워낸 언더보스 ‘나현정’(김혜수)은 새로운 시작을 꿈꾸며 은퇴를 준비한다. 그녀를 위해서라면 어떤 일도 서슴지 않았던 조직의 해결사 ‘임상훈’(이선균)은 그런 그녀를 이해하지 못한다. 한편, 법조계 라이징스타 ‘최대식’(이희준)은 자신의 치명적인 약점을 붙잡은 ‘나현정’으로 인해 궁지에 몰리게 되고, ‘임상훈’을 이용해 악에 찬 복수를 준비한다. 걷잡을 수 없는 세 사람의 욕망은 점점 파국을 향해 치닫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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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작부터 전라 노출을 한 여성들과 노골적인 정사신을 오랫동안 담아낸 탓에 다소 어둡고 선정적인 누아르를 지향할 것 같았다. 그 부분에서 살짝 불안감이 느껴졌다. 영화가 노골적인 설정을 밀고 나가려 한다는 것은 이야기 부분에 있어 치명적인 문제를 안고 있다는 것을 암시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런데 이 영화의 치명적인 문제점을 발견하게 되는 대목은 다른 곳에 있다. 이상하리만큼 이야기의 개연성이 끊어진 듯한 흔적이 곳곳에서 발견된다는 점이다. 이 영화의 러닝타임은 예상보다 짧은 91분. 이야기와 캐릭터의 깊이를 유심히 담아내어 깊은 여운을 남겨야 할 누아르 장르의 기준에서 볼 때는 한 없이 부족한 분량이다. 

인물들은 모두 과거의 사연속에 살고 있지만, 영화는 이들에 대한 '과거사'를 직접 보여주기보다는 짦은 회상신과 대사로 이 부분을 넘어가려고 한다. 차라리 과거시간대 순으로 순차적으로 전개한 방식이 무난하게 느껴졌을 정도로 [미옥]은 캐릭터와 이야기에 대한 이해도가 너무나도 부족하다. 대체 왜 이런 자충수를 둘 편집을 감행했을까? 

그 이유는 후반부 주인공 현정의 모성애가 강조되는 부분에서 알 수 있다. 강렬한 누아르를 지향하려 했으나, 모성애가 등장하면서부터 이야기의 분위기와 흐름이 다소 이상하게 흘러가기 시작한다. 모성애적인 설정이 식상해서 나쁘다기보다는 이야기의 흐름과 분위기에 어울리지 않게 등장해 '뻔한 출생의 비밀' 식으로 보인다는 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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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러한 식상한 요소를 영화의 메인정서로 담고 싶었다면, 기획단계에서부터 분명한 방향성을 갖고 이야기를 완성했어야 했다. [미옥]이 지향하려는 이야기는 범죄물인지, [달콤한 인생]식의 개인의 이야기인지 분명하지가 않다.

결국 개연성의 부실함으로 [미옥]은 이야기와 캐릭터 모두가 실종된 어정쩡한 이상한 결과물이 되었다. 김혜수를 비롯한 베테랑, 신인 출연진 모두 고군분투했으나, 이들의 열연은 조악한 연출과 구성 속에서 방황한다. [미옥]은 좋은 배우들의 재능을 낭비한 아까운 사례로 남겨질 것으로 보인다.  

[미옥]은 11월 9일 개봉한다. 

작품성:★
오락성:★★
연출력:★☆
연기력:★★★

총점:★★



최재필 기자 (보도자료/제휴 문의/오타 신고) movierising@hrisi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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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씨네그루(주)키다리이엔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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