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aseballrising

[꾼] 리뷰: 사기급 캐릭터는 다 모였는데…그럼에도 아쉽'꾼' ★★

17.11.20 14:08


6.jpg

[꾼,2017]
감독:장창원
출연:현빈, 유지태, 배성우, 박성웅, 나나, 안세하, 최덕문, 허성태

줄거리
대한민국을 발칵 뒤집어 놓은 ‘희대의 사기꾼’ 장두칠이 돌연 사망했다는 뉴스가 발표된다. 그러나 그가 아직 살아있다는 소문과 함께 그를 비호했던 권력자들이 의도적으로 풀어준 거라는 추측이 나돌기 시작한다. 사기꾼만 골라 속이는 사기꾼 지성(현빈)은 장두칠이 아직 살아있다며 사건 담당 검사 박희수(유지태)에게 그를 확실하게 잡자는 제안을 한다. 박검사의 비공식 수사 루트인 사기꾼 3인방 고석동(배성우), 춘자(나나), 김 과장(안세하)까지 합류시켜 잠적한 장두칠의 심복 곽승건(박성웅)에게 접근하기 위한 새로운 판을 짜기 시작한다. 하지만 박검사는 장두칠 검거가 아닌 또 다른 목적을 위해 은밀히 작전을 세우고, 이를 눈치 챈 지성과 다른 꾼들도 서로 속지 않기 위해 각자만의 계획을 세우기 시작하는데… 

7.jpg

범죄, 사기 소재의 영화가 한 해마다 한 번씩 등장하는 만큼 흔한 소재가 되었기에, 그 장르에 적응된 관객의 높은 눈을 충족시켜줄 수준급의 뒷받침도 필요했다. [꾼]은 그 출발 부분인 기획단계에서 나쁘지 않아 보였다. 사기꾼에게 사기를 치는 전문'꾼'이라는 독특한 소재와 범죄 물을 화려하게 빛내줄 개성 있는 배우들의 출연으로 충분히 주목받을만했지만, 결과적으로 눈에 보이는 '뻔한 사기극'을 선보였다. 

좋은 점을 먼저 이야기하자면 어설픈 구성을 처음부터 끝까지 인내심을 갖고 지켜보게 만드는 배우들의 활약상이 큰 비중을 차지한다는 점이다. 주인공 현빈은 이 작품에서 전작에서 볼 수 없는 발랄한 '끼'를 지닌 전문 꾼으로 등장하지만, 조금은 미완성에 가까운 존재감이 미미한 연기력을 보여줘 아쉬움을 더해준다. 하지만 상대역인 유지태의 카리스마 연기와 배성우의 감초 연기, 유머와 섹시함을 오가며 활력을 불어 넣어주는 나나의 존재감을 비롯해 안세하, 최덕문, 허성태 등의 전문 조연진의 연기가 충분한 볼거리를 선사한다. 

그나마 이러한 장점이 없었다면, 영화는 '허무맹랑한 사기극'으로 끝날을 것이다. [꾼]은 어설픈 설정과 개연성 없는 전개 속에 작위적인 상황과 반전을 강조하며, 완벽한 범죄 물을 완성한 듯한 뻔뻔함을 내세우고 있다. 

기본 메인 줄거리에서부터 장두칠로 대변되는 사기극 끝판왕과의 대결을 예고하고 있지만, 영화는 지성과 담당 검사의 박희수의 애매한 협력과 그 사이에서 벌어지는 둘의 대결로 이야기를 끌고 가려 한다. 핵심적인 선과 악의 존재가 모호한 상황에서, 두 사람의 갈등을 더하려 한다. 지성으로 대변되는 특수한 사기꾼의 장점을 우선적으로 보여줘야 하는 상황에서 박희수와의 인과적 관계와 과거 행적을 언급하는 것은 산만함만 더하는 식이다. 

8.jpg

영화는 이것을 후반부 반전의 복선으로 연결하려 하지만 이러한 흐름은 복선이 아닌 느닷없는 전개와도 같다. 상황을 복잡하게 꼬았으면 그에 따른 상세한 설명이 필요하지만, [꾼]은 그에 대한 설명을 하려 하지 않는다. 오히려 설명을 했다하더라도 이야기만 떠 꼬이게 만드는 이도저도 못하는 상황을 연출했을 것이다. 굳이 이 영화가 왜 이렇게 반전을 강조하려 했는지도 이해가 가지 않는다. 

[꾼]과 같은 케이퍼 범죄 물은 영화가 지닌 특수한 상황을 더 강조하며, 이 소재만의 흥미를 더 끌어내 이 흐름 속에서 발생하는 이야기에서 자연스러운 반전을 만들어 냈어야 했다. [꾼]은 그러한 범죄 요소를 우선적으로 보여주며 지속적인 에피소드를 이어가야 할 상황에서 이해가 가지 않는 인물 간의 대립과 현재 벌어지는 상황과 전혀 상관없는 과거 사연을 복선으로 활용하려 했다. [꾼]의 반전이 작위적 설정처럼 느껴지는 것은 바로 이런 이유이며, 스릴러와 범죄물에 적응된 관객이라면 중반부터 미리 눈치챌 수 있을 정도다. 

제대로 된 개연성과 상세한 설명 없이 진행된 반전에 관객이 느끼는 것은 소름과 통쾌함이 아닌 '황당함' 이다. 꼬여버린 각본과 설명이 삭제된 편집, 산만한 구성이 난립한 사기극은 결국 어설프게 끝나버렸다. 그럼에도 전자에 언급한 출연진이 제역할을 해줬다는 점에서 [꾼]은 기대치를 내리고 본다면 어느정도 볼만한 팝콘 무비로 다가올 것이다. 

[꾼]은 11월 22일 개봉한다. 

작품성:★★
오락성:★★☆
연출력:★☆
연기력:★★★☆

총점:★★



최재필 기자 (보도자료/제휴 문의/오타 신고) movierising@hrising.com
 
무비라이징 바로가기 www.hrising.com/movie/
미디어라이징 바로가기 www.hrising.com/

(사진=쇼박스)
※ 저작권자 ⓒ 무비라이징.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newbes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