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과함께-죄와 벌] 리뷰: 지옥에서 완성한 '뜨끈뜨끈'한 신파 판타지 ★★★
17.12.15 18:40
[신과함께-죄와 벌,2017]
감독:김용화
출연:하정우, 차태현, 주지훈, 김향기, 김동욱
줄거리
화재 사고 현장에서 여자아이를 구하고 죽음을 맞이한 소방관 자홍, 그의 앞에 저승차사 해원맥과 덕춘이 나타난다. 자신의 죽음이 아직 믿기지도 않는데 덕춘은 정의로운 망자이자 귀인이라며 그를 치켜세운다. 저승으로 가는 입구, 초군문에서 그를 기다리는 또 한 명의 차사 강림, 그는 차사들의 리더이자 앞으로 자홍이 겪어야 할 7개의 재판에서 변호를 맡아줄 변호사이기도 하다. 염라대왕에게 천년 동안 49명의 망자를 환생시키면 자신들 역시 인간으로 환생시켜 주겠다는 약속을 받은 삼차사들, 그들은 자신들이 변호하고 호위해야 하는 48번째 망자이자 19년 만에 나타난 의로운 귀인 자홍의 환생을 확신하지만, 각 지옥에서 자홍의 과거가 하나 둘씩 드러나면서 예상치 못한 고난과 맞닥뜨리는데…
동명의 웹툰을 원작으로 하고 있지만, 원작의 줄거리와 특성을 그대로 스크린에 옮긴다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다. 그렇기에 [신과함께] 역시 [강철비] 처럼 원작의 뼈대만 빌려온 새로운 작품으로 인식하고 바라봐야 한다. 저승이라는 무한의 공간과 상상의 세계를 배경으로 둔 만큼, 영화는 저승 세계를 신비의 공간으로 바꾸는 데 주력한다.
일곱 개의 지옥을 상징하는 거대한 스케일과 각 지옥의 특징을 보여주는 기괴한 감성이 더해졌다. 지옥에서의 재판이 열릴 때 마다 등장하는 형벌 장면과 각기 다른 개성을 지닌 판관들의 다양한 모습은 현대적 감성과 한국적 정서가 결합된 판타지임을 보여주고 있다. 여기에 놀이공원의 롤러코스터 코스를 연상시키는 지옥으로 가는 험난한 여정과 이승에서 벌어지는 사건으로 인해 저승 세계가 영향을 받게 되는 독특한 세계관은 영화만의 흥미이자, 이야기의 긴장감을 높여주는 대표적인 요소다.
원작 웹툰에서 맹활약하는 변호사 진기한의 역할은 하정우, 주지훈, 김향기로 대변된 저승삼차사들에 의해 맡겨지게 된다. 이들은 주인공 김자홍을 보호해야 하는 동시에 그의 변호인 역할까지 해야 하며, 저승을 위태롭게 만드는 이승 세계의 혼란을 잠재워야 하는 막중한 임무를 지고 있다.
원작의 형태에 맞춰 인물들을 등장시키는 방식은 영화의 러닝타임상 무리로 느껴질 수 있기에, 이들에게 일을 분담하려는 것은 이해가 간다. 문제는 캐릭터를 줄였지만, 한 캐릭터에 너무 많은 의미부여를 두었다는 점과 그로 인해 복잡해진 이야기를 제대로 풀지 못했다는 점이다.
재판이 진행될수록 김자홍의 숨겨진 사연과 비밀이 차례대로 등장해 재판의 변수가 되지만, 이 무수한 변수들이 자홍과 남겨진 가족들 간의 얽히고설킨 이야기로 만들어 버린다. 자홍이라는 인물의 어두운 면을 부각시키고, 그와 가족들 간의 사연에 집중하는 것까지 나쁘지 않았으나, 드라마 강조를 위해 또 하나의 요소를 빌려오게 되면서 이야기는 산만해지게 된다.
복잡한 가족 사연에 대한 이해가 필요한 상황에서, 원작에 등장한 군부대 사고까지 자홍의 가족사와 연결하려는 무리수를 둔다. 결국, 자홍의 어머니와 그 집안을 너무나 가련하게 만든 대목으로 영화의 드라마적 감성이 다소 과한 신파적 정서를 택했음을 보여주고 있다. 지옥 묘사에 힘쓴 상황에서 문제의 군부대 사고까지 언급하려 하고 있어, 이 부분에 대한 전개와 이해가 미흡하게 그려질 수 밖에 없다.
가족사와 군부대 사고를 연결해 후반부의 하이라이트로 귀결되는 과정도 작위적인 개연성에 의해 완성돼 아쉬움을 전해준다. 그러한 부자연스러운 구성에도 불구하고, 배우들의 안정적인 연기와 신파적 감성을 가족적인 정서로 풀이한 대목과, 극적인 시각효과가 눈물샘을 자극하는 감동으로 무난하게 이어진다. 과정에서의 아쉬움이 남겨져 있지만, 일반 오락 영화로 감상하기에 충분한 볼거리와 감동을 제공해 주고 있어 재미있게 감상할 수 있다.
2부작으로 나누어진 만큼, 후속편에 대한 예고가 담긴 '떡밥'과 마지막에 등장하는 짧은 쿠키 영상은 원작 팬들에게 큰 기대감을 전해줄 것이다.
[신과함께-죄와 벌]은 12월 20일 개봉한다.
작품성:★★☆
오락성:★★★☆
연출력:★★★
연기력:★★★
총점:★★★
최재필 기자 (보도자료/제휴 문의/오타 신고) movierising@hrising.com
(사진=롯데엔터테인먼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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