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패터슨] 리뷰: 평범하고 지루한 일상만 담은 영화…그런데 왜 이렇게 흥미롭지? ★★★★
17.12.19 14:00
[패터슨, 2016]
감독:짐 자무쉬
출연:아담 드라이버, 골쉬프테 파라하니, 리즈원 맨지, 카라 헤이워드, 메소드 맨
줄거리
미국 뉴저지 주의 소도시 ‘패터슨’에 사는 버스 운전사의 이름은 ‘패터슨’이다. 매일 비슷한 일상을 보내는 패터슨은 일을 마치면 아내와 저녁을 먹고 애완견 산책 겸 동네 바에 들러 맥주 한 잔으로 하루를 마무리한다. 그리고 일상의 기록들을 틈틈이 비밀 노트에 시로 써내려 간다.
영화는 패터슨이라는 도시에 사는 평범한 버스 기사 패터슨의 지극히 평범한 일상을 담았다. 주인공 패터슨은 버스 기사 일을 하면서 틈날 때 마다 시를 쓰며 나름의 예술혼을 키우고 있는 캐릭터로 미국의 유명 예술인들을 배출한 패터슨 시(市)에 대한 상징이다.
영화는 패터슨의 시각에서 보이는 도시의 모습, 반복적으로 진행되는 일상, 그리고 주변인들의 모습을 담아내며, 일상의 소소한 변화에 주목한다. 패터슨이 아내 곁에서 깨어나는 아침 장면을 시작으로 버스를 운전하고, 아내와 일상에 관해 이야기 하다가, 저녁마다 단골 술집에서 여러 인간 군상을 마주하는 과정이 반복적으로 진행된다.
지극히 평범한 방식이지만, 짐 자무쉬는 이 기본적인 패턴에서 조금의 변화를 주는 방식으로 이야기 흐름의 파급력을 높이고 있다. 마치 조용한 물가에 낙엽을 떨어뜨려 큰 파장을 만드는 식이다. 패터슨이 아침에 깨어나는 다음날에는 아내를 껴안는 장면에서 시작되며, 전날 운영하던 버스에서 두 아이의 대화에 관심을 보이더니, 다음날에는 두 성인 남녀의 대화에 관심을 갖게 된다.
이처럼 어제와 오늘의 일상이 조그만 달라져도 너무나 다른 정서를 불러오게 되고, 영화를 보는 이들은 패터슨의 나날이 달라지는 일상과 정서에 흥미를 갖게 된다. 때로는 예상치 못한 돌발적 상황도 그려져 일상이 항상 같은 패턴으로 움직이지 않다는 것을 강조한다. 패터슨은 이러한 일상에서 느낀 소소한 감정과 느낌을 시로 표현하려 한다.
시를 표현하는 방식 또한 매우 특별한데, 스마트폰, 노트북을 쓰는 현시대의 방식을 거부하고, 오로지 노트와 연필로 시를 쓰는 아날로그적인 방식을 고집한다. 나날이 변화하는 일상 속에서 자신만의 방식을 고수하는 패터슨은 영화의 배경인 패터슨 시의 예술혼과 열정을 대표하는 영혼과 같은 존재다. 비록 그가 쓰는 시가 대중에게 알려지지 않은 그 혼자만의 소박한 시에 불과하지만, 그것은 시대가 변해도 절대로 사라지지 않는 존재인 셈이다.
어쩌면 그것은 자신만의 영화 철학과 예술적 가치관을 고수하는 짐 자무쉬 본인에 대한 이야기이자 세상의 모든 예술가들 (혹은 예술을 사랑하는 이들)에 대한 그만의 헌사라 볼 수 있다. 아담 드라이버의 평범하지만 울림을 주는 연기 또한 영화의 연출력만큼 강렬하게 다가온다. 여기에 그의 아내로 출연하는 이란 출신의 배우 골쉬프테 파라하니와의 호흡도 인상 깊게 그려졌다. 넉넉하지 못한 삶 속에서도 서로의 예술적 가치를 인정하고 응원하는 두 부부의 모습을 통해 예술이란 바로 그러한 진심이 담긴 애정에 의해 탄생된 결과물임을 이야기한다.
[패터슨]은 12월 12월 21일 개봉한다.
작품성:★★★★
오락성:★★★
연출력:★★★★
연기력:★★★★☆
총점:★★★★
최재필 기자 (보도자료/제휴 문의/오타 신고) movierising@hrising.com
(사진=그린나래미디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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