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이즈 러너:데스 큐어] 리뷰:잘 뛰었던 영화…스스로 만든 덫에 걸리다 ★★☆
18.01.18 12:09
[메이즈 러너:데스 큐어, 2017]
감독:웨스 볼
출연:딜런 오브라이언, 토마스 생스터, 카야 스코델라리오, 이기홍, 로사 살라자르
줄거리
미스터리한 조직 ‘위키드’에게 잡힌 ‘민호’(이기홍)를 구하기 위해 ‘토마스’(딜런 오브라이언)와 러너들은 ‘위키드’의 본부가 있는 최후의 도시로 향한다. 인류의 운명이 걸린 ‘위키드’의 위험한 계획을 알게 된 ‘토마스’와 러너들은 마지막 사투를 준비하지만, ‘토마스’는 친구와 인류의 운명 앞에서 딜레마에 빠지게 되는데…
[메이즈 러너] 시리즈의 1편이 등장했을 때만 해도 틴에이저 프랜차이즈의 새로운 지평을 열 것으로 기대했다. 기존 액션 어드벤처물에서 보기 힘든 공간적 배경부터 아직은 성숙하지 못한 소년들이 힘을 합쳐 위기를 극복해 나가는 과정이 긴박한 재미와 인상 깊은 드라마를 완성하며 특유의 흥미 요소를 완성했다.
하지만 이 시리즈의 가장 큰 매력은 이 영화의 근간인 세계관에 대한 설정으로 현실, 판타지, SF로 정의할 수 없는 미스터리한 미로 속 세계에 대한 배경이 두려움과 호기심을 절로 불러일으켜 어둡고 미스터리한 작품만의 분위기를 더욱 배가시켜 줬기 때문이다. 신선했던 첫 출발을 알린 이 시리즈가 2편으로 들어서면서 식상하게 느껴진 것은 바로 이러한 미스터리한 세계관을 넘어서게 되면서, 1편에 느낀 '신비감'이 사라졌기 때문이다.
이미 [트와일라잇][헝거게임]을 비롯한 틴에이저 프랜차이즈에 대한 제작붐이 한창 유행을 타던 시기였기에, [메이즈 러너]가 이와 비슷한 방향으로 줄거리와 세계관을 선회하는 것은 스스로 '아류작'이 되겠다는 선언과도 같았다. 물론 이것은 제임스 대시너의 원작 소설의 영향탓으로 봐야하지만, 최대한 1편의 분위기와 장점을 지속적으로 끌고 나가는 과정을 좀 더 고민해 봤다면 어땠을까?
미로의 신비감이 사라지고, 포스트 아포칼립스 적인 세계로 들어오면서부터 기존 액션물에서 보던 장면과 설정이 그대로 드러나기 시작했다. 3편인 [메이즈 러너:데스 큐너]는 이러한 문제들이 총체적으로 집약된 결과물로 진부한 캐릭터와 정서, 액션적 요소를 그대로 차용하는 데 그치고 만다. 정체불명의 미로와 괴물들을 피해 다니던 소년들이 어느 순간 만능 액션 스타로 변하게 되었고, 신비감 넘치는 비주얼은 총, 폭탄, 미사일이 난무하는 액션으로 대체되고 만다.
시리즈의 종결이 되어야 한다는 압박감 탓인지 어떻게든 인물들의 최후를 그려내기 위해 갑작스러운 인물의 등장과 배신, 죽음이 난무하는 과정은 이야기의 개연성을 떨어뜨리는 요소가 된다. 백신으로 그동안의 모든 문제가 해결되는 설정은 1편부터 이어진 미로 제작에 대한 설정을 무의미하게 만들어 이 프랜차이즈에 대한 의문만 더해준다.
이야기 전개의 단점을 최대한 많은 볼거리를 제공하는 데 공을 들였지만, 시리즈만의 특징을 스스로 갉아 먹은 탓에 이러한 시도는 [메이즈 러너] 시리즈를 그저 그런 영화로 기억되게 만들었다. 그동안 열심히 뛰었던 출연진의 노력에 비하면 결과적으로 아쉬운 마무리다.
[메이즈 러너:데스 큐어]는 절찬리 상영중이다.
작품성:★★
오락성:★★☆
연출력:★★☆
연기력:★★★
총점:★★☆
최재필 기자 (보도자료/제휴 문의/오타 신고) movierising@hrising.com
(사진=20세기 폭스 코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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