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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급기밀] 리뷰: 현재 진행중인 이 시대의 '적폐'! 그래서 더 화가난다 ★★★

18.01.22 16: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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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급기밀,2018]
감독:홍기선
출연:김상경, 김옥빈, 최무성

줄거리
국방부 군수본부 항공부품구매과 과장으로 부임한 박대익 중령(김상경)에게 어느 날, 공군 전투기 파일럿 강영우 대위가 찾아와 전투기 부품 공급 업체 선정에 대한 의혹을 제기한다. 이에 대익이 부품구매 서류를 확인하던 중 유독 미국의 에어스타 부품만이 공급되고 있음을 발견한다. 한편 강영우 대위가 전투기 추락 사고를 당하고, 이를 조종사 과실로 만들어 사건을 은폐하는 과정을 지켜본 대익은 큰 충격을 받는다. 그리고 은밀한 뒷조사 끝에 차세대 전투기 도입에 관한 에어스타와 연계된 미 펜타곤과 국방부 간에 진행되고 있는 모종의 계약을 알게 된다. 딸에게만큼은 세상에서 가장 바보 같지만 세상에서 제일 용감한 군인으로 남고 싶은 대익은 [PD25시]의 기자 김정숙(김옥빈)과 손잡고 국익이라는 미명으로 군복 뒤에 숨은 도둑들의 만행을 폭로하기로 결심하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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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의 사회적 이슈인 '적폐 청산'과 연계해서 본다면 더 크게 와닿을 작품. 무엇보다 지금 현재도 진행 중인 '방산 비리' 문제를 직접 다뤘다는 점에서 앞으로도 지속 언급될 영화가 될 것으로 보인다. 영화의 제목답게 은밀하고 어두운 시선으로 시작하지만, 주연인 김상경이 지니고 있는 활기찬 모습을 부각하며 방산비리 문제를 최대한 대중 친화적인 시선에서 부각하려 했다.

주인공의 직접적인 증언과 진실을 접하는 제삼자의 등장과 내부 조직의 압박이 담겼다는 점에서 정지영 감독의 [부러진 화살]을 연상시키는 전개 구조를 지니고 있다. 다른 점이라면 [부러진 화살]의 주인공이 간접적으로 부패 조직의 실체를 알고 맞섰다면, [1급기밀]의 주인공은 그 조직의 일원으로, 내부고발자가 되어 상대방과 그들과 맞선다는 점이다. 

영화는 바로 이 내부고발자의 시선을 통해 우리 사회의 진정한 적폐 청산은 진실을 추구하는 양심 있는 내부자에 의해 완성된다는 메시지를 전하며, 그들을 보호하는 사회적 시스템과 인식의 변화를 강조한다. 영화는 그러한 메시지를 주인공 박대익의 시선에서 진행되는 이야기와 사건을 통해 그려내며, 내부고발자의 고뇌를 공감 있게 전하려 한다. 

올바른 군인의 표본인 박대익은 군 최고 기관인 국방부로 발령받아 '가족' 같은 분위기의 부서의 편의와 안락함을 누리게 되지만, 그들이 말하는 가족의 정의는 마피아와 카르텔 같은 범죄조직의 '패밀리' 철학이다. 그가 조직으로부터 받게 된 이득은 비겁한 내부거래와 진실 은폐로 완성된 결과물로 부패한 정부 조직은 범죄집단과 다를 바 없음을 보여준다. '정도'를 지켜야 할 군대가 진실을 감추기 위해 급급한 모습이 추하게 느껴지지만 정계, 언론, 경제계 등 연줄을 통해 진실을 은폐하는 모습을 부각하며 이들의 무서움을 전면적으로 드러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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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는 이러한 거대 조직의 부패와 은폐 과정을 면밀하게 그려내며 박대익 같은 내부고발자가 진실을 추구하려다 사회적인 불이익을 당하게 되는 과정을 상세하게 보여준다. 정의로운 행동이 악의로 변하게 되고, 그로 인해 쥐도 새도 모르게 희생될 수 있는 현실이 내부고발자가 느끼게 될 고통임을 보여준다. 이처럼 주인공의 자각 과정과 갈등을 유심히 보여준 [1급기밀]은 이러한 부패를 눈감아준 사회적 안일함이 '세월호 참사'와 같은 현실의 문제로 직결될 수 있음을 보여주며 우리 사회의 변화를 공감있게 전달한다. 

김상경, 김옥빈의 안정된 연기력을 기반으로 최무성, 최귀화 등 조연급으로 인식된 배우들이 주연급의 위치에서 보여주는 연기 장면은 이들의 무궁무진한 가능성을 더욱 기대케 하고 있다. 특히 표정과 대사 하나만으로도 엄청난 위압감을 선사하는 최무성의 연기는 단연 이 영화의 압권이다. 

배우들의 연기와 강렬한 메시지 구조만으로 충분히 제 할 말을 전하고 있는 영화로 故 홍기선 감독의 노력과 의지가 돋보였지만, 안타깝게도 영화적인 측면에서 아쉬움을 남기고 있다. 범죄 스릴러를 기반으로 두고 있지만, 긴장감 있게 그려져야 할 진실에 다가서는 과정과 내부 조직의 압박이 평범하게 그려진다. 치밀한 전개의 부재와 이를 뒷받침 해줘야 할 에피소드의 부족으로 이 모든 과정이 짧은 편집을 통해 연이어 등장하는 식이다. 

배우들이 연기를 통해 무서운 분위기를 조성하고 있지만, 이야기와 각본이 그 기반이 되어주지 못하고 있다. 이러한 장르적 치밀성의 부재로 인해 후반부 카타르시스가 다소 부족한 점도 아쉬울 따름이다. 주요 인물의 비중을 줄이고 중후반부의 이야기 구성에 좀 더 심혈을 기울였다면 어땠을까? 그럼에도 적은 예산과 어려운 환경 속에서도 의미 있는 메시지를 전하려 한 감독과 제작진의 진심이 잘 담겨져 있어 사회적으로 의미있는 작품으로 남겨질 것으로 기대된다.

[1급기밀]은 1월 24일 개봉한다. 
 
작품성:★★★
오락성:★★★
연출력:★★★ 
연기력:★★★☆

총점:★★★



최재필 기자 (보도자료/제휴 문의/오타 신고) movierising@hrisi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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