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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그것만이 내 세상] 박정민, 어마무시한 갯수의 개봉작을 기다리는 다작 배우

18.02.04 21: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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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것만이 내 세상]을 통해 주연으로서의 입지를 확인한 박정민. 여러 영화를 통해 전형적으로 활용된 서번트 증후군 캐릭터를 정감있게 연기해 관객들로부터 열화와 같은 지지를 끌어내며 영화의 흥행을 주도하고 있다. 이번 영화의 진태는 그의 연기 인생에 오랫동안 기억될 인생 캐릭터가 될 것으로 보이지만, [그것만이 내 세상] 이후 공개될 그의 출연작이 개봉을 앞둔 상태여서 새롭게 선보이게 될 그의 새로운 캐릭터의 모습들이 기대된다. 

다음은 일문일답.

-쉽지 않은 연기를 했다. 자신의 연기를 본 소감은? 

데뷔할 때 부터 내가 나온 영화를 처음 보는 날은 늘 기분이 좋지 않았다. 내가 실수한 장면을 먼저 찾으려는 버릇이 있다 보니, 내 출연작을 제대로 보지 못했다. 그런데 어제 영화를 보는데, 러닝타임 1시간 30분 정도 지나니까 내가 영화를 보고 있다는 사실을 깨닫게 되었다. 마지막 끝나고 나서는 울고 있었다. 윤여정 선생님께서 칭찬해 주셔서 기분이 좋았다. 


-출연하고 촬영까지의 기간과 준비과정이 바빴을 것 같다.

이 영화를 위해 많은 시간을 할애했다. 피아노도 계속 배우고 연습했다. 3개월 동안 촬영했고 캐릭터를 위해 자원봉사도 했다. 어설프게 했다가는 관객들에게 불쾌하게 보일 수 있기 때문이다. 


-'서번트 장애' 캐릭터는 영화적으로 자주 사용된 캐릭터다. 그래서 연기하는 데 있어 힘들지 않았나?

그렇다. 하지만 영화를 처음 보며 느끼게 된 것은 어쩌면 본듯한 전개와 감정일 수도 있지만 그 부분을 선배님들이 메꿔 주시는 걸 보며 특별한 CG와 앵글이 없어도 배우들의 연기만으로 충분히 볼거리를 만들수 있다는 것이다. 서번트 소재는 많이 사용되었다. 그래서 오히려 나는 그런 것들을 의식하지 않으려 했다. 자칫하면 내가 부담을 갖고 연기하는 것이 엎어질수 있으니, 서번트를 소재로 한 작품들을 참고하지 않으려고 했다. 선배님들도 열심히 만드셨으니, 내가 그분들의 연기를 차용하면 잘못된 방향으로 갈 거라 생각했다. 


-윤여정, 이병헌 두 선배와 함께한 소감은?

누를 끼치지 않으려 조심했다. 촬영하고 나서는 그 어머어마한 두 선배께서 어느 순간 나를 동료로 이해해 줘서 참 좋았다. 내가 뭘해도 다 받아주시고 조언보다는 함께 응원도 해주셔서 나같은 보잘것없는 인간을 동료로 대해 주셔서 참 고마웠다. 나는 어떻게든 연기만 잘하려고 고민했는데, 이 두 분은 어떻게든 좋은 영화를 만들려고 노력하시면서 큰 그림을 그리시니 그게 참 배울 만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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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선배를 극 중 엄마와 형으로 만났다. 기분은?

알게 모르게 진태에게 엄마는 소중한 존재다. 그래서 나도 모르게 촬영 내내 윤여정 선배님을 따라다녔다. (웃음) 엄마 옆에 있듯이 계속 않고 듣고 웃기만 했고, 선배님 이야기를 듣는 게 너무 재미있었다. 처음에는 너무 무서울 줄 알았는데 선배님만의 그 직설적인 농담이 참 재미있다. (웃음) 선배님이 나를 아들처럼 이해해 줘서 참 고마웠다. 병헌 선배님은 워낙 내가 좋아했던 선배님이었고, 진태 역할 하면서 선배님의 모든 행동을 관찰하고 쳐다봤다. 재미있는 농담을 해주셨고 코드도 맞아서 참 좋았다.


-게임을 좋아하는 진태가 피아노에 빠진 구체적인 이유가 있었나? 단지 한가율 때문이었나? 

실제 그분들도(서번트 환자) 무언가에 빠지게 되는 데 있어 이유가 없다고 한다. 그래서 극 중 진태의 행동은 어떤 계기가 있어서라기보다는 그냥 귀에 들려서 친 것으로 설정했다. 사실 진태에게도 전사가 있었다. 엄마가 애써 피아노 학원에 보냈는데, 거기서 천재성을 발견한 것이다. 진태가 피아노를 친 이유는 피아노 소리로 마음의 안정을 얻었기 때문이다.


-함께 자원봉사할 때, 지인이 정민씨 보고 진짜 서번트 환자와 똑같아서 놀랐다고 한다.

시사회 때 만난 복지사분도 잘 표현해 줘서 고맙다고 말씀 주셨다. 처음 자원봉사 할 때 알게 된 다섯 명의 친구들이 있었는데, 학교 측에서 그들의 특징을 따라 하지 말라고 요구했었다. 그런데 사람이 어쩔 수 없이 보고들은 게 있어서 내가 집에서 연습할 때 마다 나도 모르게 그 친구들의 특징을 따라해야 했다. 그래서 마음고생이 좀 심했다. 이게 좋은 것 같지만 그 친구들에 대한 존중이 필요하기에 그것을 버려야만 했다. 


-실제 본인은 어떤 아들인가?

불효자다. (웃음) 하다못해 내 친구들이 "아턉에 불효자상을 세워주겠다"고 했었다. (웃음) 아무래도 내가 부모님 말 안 듣고 전공도 바꾸고 내 뜻대로 간 게 많으니 그런 것 같다. 나보다는 여동생이 부모님께 잘해줘서 다행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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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캐릭터를 너무 착하게 그린 것 같아서 아쉽지 않았나?

그럴 수도 있다. 그런데 진태 같은 실제 서번트 친구가 있었다. 인터뷰때 무표정했는데, 피아노 칠 때는 세상 참 환하게 웃는거였다. 그것을 보면서 이게 진태의 표정이라고 생각했다. 진태로 인해 가족이 하나가 되었으니 그 순간은 힐링의 순간이었을 것이다. 실제 그 친구들이 나를 봤을 때 처음에는 불편해했는데, 어느 순간에는 나를 보고 씩 웃어줬다. 왜 웃는지 모르지만, 그 모습이 참 예뻤다. 진태가 우울하지 않고, 그런 밝은 아이였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의상, 소품까지 아이디어가 더해졌다고 들었다. 구체적으로 어떤 부분이 본인 아이디어였나? 

감독님과 처음 이야기 했을 때 기본적인 컨셉은 엄마가 입혀주는 옷을 입는 아이라고 생각했다. 내가 어렸을 적 엄마를 통해 옷을 처음 사기 전 스타일은 어떨까 생각했더니, 약간 진태같은 모습이 있었던 것 같다. (웃음) 샌달에 양말 신고 바지를 크게 입는 등 기본적으로 그 시절의 기억을 살리며 생각을 했다. 처음에 미술 피팅을 할 때 새 옷이어서 좀 남루한 의상을 하자고 결정했다. 그러다 아버지 장롱의 의상을 보고 이게 어울린다 생각하고 입게 되었다.  


-배우들과 눈빛 교환을 할 수 없어서 어렵지 않았나?

오히려 편했다 (웃음) 어떻게 선배님들의 눈을 함부로 보겠나? (웃음) 그런데 눈을 안 보니 기본적으로 산만해졌다. 저 사람이 말할 때 눈을 봐야 집중이 되는데 그게 그렇지 않아서 불편했다. 그런데 그 모습을 통해 진태의 행동이 저절로 나오게 되었다. 


-최리, 이병헌 등 삼인방이 만들어졌을 때의 모습이 동네 친구들을 보는 것 같았다. 함께 있을 때 에피소드는 없었나?

에피소드라기 보다는 최리가 촬영전에 긴장을 많이 했다. 촬영 전날에는 나에게 연락해서 "어떻게 연기해야 할지 모르겠어요"라고 토로해서 함께 연습을 많이 했다. 촬영때 긴장을 많이 해 실수가 많았는데, 시간이 흘러서 긴장이 풀렸고 그때부터 이 친구가 잘하게 되었다. 게임하는 그 씬이 초반 장면 이었는데, 그 부분에서 최리가 긴장을 많이 했다. 최리가 극 중 게임 캐릭터의 대사를 말하는 장면도 이 친구가 직접 연습해서 완성한 것이다. (웃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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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케스트라를 만나 좋아하는 모습은 즉흥적인 연기였나?

약간의 설계가 있었다. 즉흥적인 것도 있었고 설정도 있었다. 내가 한분 한분 하이파이브를 하려고 나올 때 그분들이 당황해 하셨다. 


-시종일관 스마트폰의 게임을 보며 피아노를 치는 장면이 많았는데, 어렵지 않았나?

정말 어려웠다. 그래서 감독님이 건반 보지 말고 게임만 보라고 했다. (웃음) 그런데 아무리 생각해 봐도 말이 안 되는 거여서 내가 그 상황을 재연해서 보여줬다. 이건 조성진을 데려와야 가능한 거라고...(웃음) 감독님도 보시고 수긍하면서 내가 편한 대로 하라고 했다. 


-그전부터 작업해온 작품도 많은데, 곧 개봉 예정인 작품도 많다. 원래 다작이 체질인가?

아니다. 갑자기 그렇게 되었다. (웃음) 운이 좋게 함께 영화를 만들어 보자는 분들이 많으셔서 그 힘으로 하게 되었다. 초반에는 조금 체질이 아니어서 힘들었다. 쉬어야 하는데 쉬지 않아서 힘들었는데, 그때 이준익 감독님이 좋은 말씀을 해주셨다. "너무 목숨 걸지 말아라"라는 말씀이었다. [변산] 때 내가 연기로 힘들어하는 모습을 보시니 즐기면서 취미로 하라고 말씀해 주셨다. 선배님들의 조언과 감독님들의 조언 그리고 첫 주연이고 장르물이니 연기하는 기분이 남달랐다. 처음에는 좀 불편했지만 모니터를 보면 좀 괜찮았다. 그래서 감독님과 더 많이 대화를 나누게 되었다. 그 때문인지 쉬어서 뭐하나 내가 즐거운데 하면서 한 달만 쉬고 다시 하자라고 파이팅 하게 되었다.


-과거에 연기 패턴에 힘들었다고 들었다. 지금은 장르를 바꾸니 괜찮은가?

그런 것 같다. 그전에는 인간 박정민에 대한 이미지 소비 였다면 지금은 운이 좋게도 여러 개의 모습을 보여줄 기회다. [그것만이 내 세상] [염력] [변산] [사바하] [사냥의 시간] 등등 (웃음) 너무 많지 않은가? (웃음) 캐릭터마다 각각의 다른 모습이 있어서 참 재미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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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는 오디션을 안 보고 찾는 배우가 되었다. 소감은?

그러게 어느 순간 오디션 하지 않는 위치에 왔다. (웃음) 내가 그거 때문에 좋다라는 생각을 한적이 없었다. 그런네 예전 생각을 해보면 이게 참 과분하고 행복하구나라고 깨닫게 되었다. 며칠전 친구와 이야기를 나눴는데, 대화를 나누다 보니 내가 오디션을 안 본 지 꽤 됐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그렇다고 내가 이게 일이 많다고 불평하면 안되고 감사해야겠다고 생각했다. 


-이병헌 배우가 영화가 아닌 실제 게임에서는 본인이 다 이겼다고 자랑했는데, 사실인가?

사실이다. 정말 병헌 선배님이 다 이기셨다. (웃음) 


최재필 기자 (보도자료/제휴 문의/오타 신고) movierising@hrisi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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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CJ엔터테인먼트/(주)JK필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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