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조선명탐정 3' 김지원, 신인의 자세로 영화에 임한 '로코 여신'
18.02.18 23:26
촬영장에서 공주 같은 대우를 받았다고 하지만 그렇다고 본업인 연기마저 허투로 한 것은 아니다. 김명민의 말처럼 <조선명탐정:흡혈괴마의 비밀>(이하:<조선명탐정 3>)은 김지원의 역할이 중요했고, 김지원은 자신의 역할에 맞게 캐릭터를 연기하며, 극의 분위기를 드라마틱하게 끌어냈다. 근래 들어 '로코 여신' 이라는 말을 들으며 브라운관을 주도하고 있는 그녀지만, 영화에서만큼은 신인의 자세로 작업에 임하며 새로운 캐릭터를 연기하려는 열정을 쏟아부었다.
다음은 일문일답.
-김명민 배우가 출연, 스태프 모두 김지원 배우를 공주처럼 극진하게 모셨다고 자신 있게 말했다. 정말인가?
(웃음) 맞다. 과장이 아니었다. (웃음) 너무 잘 챙겨 주셨고, 사랑받으면서 연기했다.
-본인의 첫 등장씬을 봤을 때 어떤 기분이 들었나?
좀 낯설기도 했다. 아무래도 첫 등장이기도 하고 미스터리한 여인이 누구인가가 이 영화의 중심이어서 호기심도 컸다. 결과물을 보니 감독님께서 잘 만들어 주신 것 같다.
-지원 씨를 배려하는 샷이 참 많은 것 같았다. 보면서 어땠나?
(웃음) 진짜 너무 감사했다. 정말 배려를 많이 해주셔서 고마웠다. 두 선배님이 촬영하셨을 때와 달리, 내가 촬영하는 장면에서부터는 "가져와"라고 하시면서 큰 조명을 설치해 주시는 거였다. 덕분에 비주얼 적인 부분에 대해서는 무난하게 완성되었다. 나를 위해서 그렇게 뛰어다녀 주신 것 지금도 감사드린다.
-가장 기억에 남는 샷은?
예고편에도 나왔던 장면인데, 바람에 휘날리는 천에 얼굴이 보여지는 장면이 인상적이었다. 예쁘게 나왔지만, 그 신을 위해 노력해 주신 스태프들의 사랑이 기억에 남는다.
-한편으로는 그런 샷들이 과할 수도 있고 튈 수도 있는 부분이다.
나는 <조선명탐정> 1, 2편을 보면서 여주인공들이 느리게 잡히는 장면이 기본이라고 봤다. 그래서 여주인공이 어떻게 등장할지 기대했다. 여주인공이 슬로우로 인상 깊게 그려짐으로써 김민이 얼마나 여자를 좋아하는지를 보여줄 수 있을 거라 생각했다.
-<조선명탐정>의 등장인물들은 그동안 현실적인 캐릭터였는데, 이번에는 판타지에 가까운 캐릭터다. 이 캐릭터를 현실에 맞춰야 해서 어렵지 않았나?
이미 시나리오를 받았을 때부터 그런 설정의 캐릭터로 되어 있었기에 어떻게든 현실로 끌어내려 하지 않았다. 어떤 감정씬들은 판타지가 있지만, 모성애는 현실에 있기 때문에 보시는 분들에게는 그런 감정선이 담겼다고 본다.
-극 중 김지원 씨의 대사가 배경이 된 조선 시대와 다른 현대적인 문어체다. 이것에 대한 고민은 없었나?
드라마와 달리 영화만의 장점이 있다면 제작진과 문의할 시간이 많다는 것이다. 이 부분에 대해서는 감독님과 촬영하면서 유심히 의논했다. <조선명탐정>은 고전 사극이라기보다는 현대극과의 퓨전이 있는 장르이기에 그런 현대적인 대사가 담겨 있었다고 본다. 그 중간 지점을 찾기 위해서 감독님과 많은 대화를 나눴고, 결과적으로는 감독님이 잘 해주셨다. 사실 "나는 누구냐?" 라는 첫 대사가 굉장히 어려웠다. 게다가 사극이 처음이다 보니 그런 대사를 말하는 데 있어 고민이 컸다. 다행히 감독님께서 명쾌한 답을 제시해 주셔서 부담이 덜했다.
-7년 전 인터뷰를 보니 고등학생 연기를 하기 싫다고 말한 적이 있다. 그런데 벌써 애 엄마 역을 했는데 당황스럽지 않았나?
(웃음) 내가 그런 말을 했나? 왜 그랬지? (웃음) 그렇게 말해놓고 결국 <상속자들>을 했는데... (웃음) 당황했다기보다는 조금 도전해 보고 싶다는 생각을 했다. 걱정이야 있었는데, 이번에는 특수성이 있었기에 고민하고 연기했다. 그리고 두 선배님이 함께 해주셨기 때문에 자신 있게 할 수 있었다.
-<태양의 후예><쌈 마이 웨이> 등 드라마를 통해 상승세 중이었는데, 왜 하필 영화를 선택했나?
생각하신 것만큼 많은 대본을 접하진 못했다. 사람과의 관계에도 인연이 있듯이, 시나리오도 인연이 있다고 본다. <조선명탐정> 대본을 받으면서 그런 인연을 느꼈고, 재미있게 읽혔다.
-본인이 연기한 월령의 매력은?
굉장히 많은 매력을 지닌 캐릭터라 생각한다. <쌈 마이웨이>의 모습이 귀엽고 밝았다면 월령은 모성애를 지니면서 그로 인해 변해가는 감정들을 지닌 캐릭터다. <조선명탐정>을 원래부터 재미있게 봐왔고 김명민, 오달수 두 선배님의 팬이었다. 이때가 아니면 함께 연기할 기회가 없을 거라 생각해 덥석 물었다. (웃음)
-흡혈귀 배역을 보면서 전작 <무서운 이야기>에서 보여준 사탄희 캐릭터가 생각났다. '로코 여신'인 지금의 이미지와 너무 상반된 캐릭터인데, 그때 당시 사탄희 캐릭터는 어떤 생각으로 임한 것인가?
그때는 그런 사차원적인 캐릭터가 매력적으로 보였다. 일단 시나리오를 받았을 때부터 병맛적인 코드가 잘 와닿았다. 그런 와일드한 모습을 경험한 적이 없어서 꼭 해보고 싶었다. 그 캐릭터를 연기할 수 있어서 참 속 시원했다.
-갓 쓰고 곱게 입은 모습이 잘 나왔다. 그런 세세한 모습을 보여줘서 재미있지 않았나?
감독님의 배려가 참 고마웠던 장면이었다. 그런 기회를 주셨기에 잘 나올 수 있었던 것 같다. 한복 입은 것도 이번이 처음이었다.
-드라마와 영화 촬영의 차이는 무엇이라 생각되나?
사실 스크린 경험이 많이 없다. 어떻게 보면 영화라는 장르가 나에게는 도전적이다. 확실히 촬영하면서 영화만의 매력이 있는 것 같다. 사람이라는 게 욕심이 있는 것 같다. 어떤 한쪽으로 치우치기보다는 두 가지를 고루고루 하는 연기자가 되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최대한 노력하는 연기자가 되고 싶다.
-김민과의 로맨스 라인은 마음에 들었나?
그 씬이 참 따뜻하게 느껴졌다. 멜로를 떠나서 김민이라는 사람이 얼마나 따뜻한 사람인지를 보여준 씬이었다. 말도 안 되는 농담을 하면서 도 한번 웃을 수 있게 해주는 편안한 사람이라고 할까? 첫 기억을 잃은 사람에게 호칭을 줬다는 점에서 이 캐릭터는 참 따뜻했다고 본다.
-극 중 김명민 배우의 수염이 인상 깊게 묘사된다. 콧수염 있는 남자에게 매력을 느끼는 편인가?
(크게 웃음) 김민에게 콧수염 있으니 너무 귀엽게 느껴졌다. 수염은 중요하지 않다. 사람이 중요하다.
-김명민 배우는 그동안 함께 호흡을 맞춘 남자 배우들과 어떤 점이 달랐나?
아시겠지만. 그분은 솔직하시면서도, 리더십이 있다. 어떻게 보면 김민과 가장 마 닿아 있고, 김민보다 더 밝으신 분이시다. 그동안 작품에서 보여준 근엄한 모습과 달리 선배님은 매력 있고, 밝으신 분이시다. 함께 작업하면서 의외성을 많이 발견했다. 인간적인 부분과 함께 배울 점을 많이 발견했다.
-두 선배의 농담에 세대 차이를 느낀 적은 있었나?
오히려 내가 재미없는 타입이다. 일단은 조용한 타입이어서... 그래서 선배님들께서 가끔씩 말을 툭 던질 때 재미가 있었다. 선배님들 덕분에 많이 웃었다.
-걸크러쉬한 연기의 재미도 느끼지 않았나?
정말 많이 느꼈다. 그런 액션 연기를 할 때마다 선배님들이 반응해주셔서 너무 즐거웠다. 두 선배님께서 그런 연기를 할 수 있도록 환경을 조성해 주셨기에 잘 표현되었던 것 같다.
-로맨스 캐릭터를 많이 연기했지만 그동안 선택한 배역들을 보면 개성 강하거나 능동적인 여성 캐릭터들이다. 그러한 능동성을 지닌 캐릭터에 더 끌리는 편인가?
아무래도 좀 더 명분이 있는 캐릭터에 더 끌린다. 그런 게 있어야 연기하는데 좀 편하기도 하고, 사람들이 더 공감하며 봐줄 수 있다고 생각한다. 그런다 보니까 능동적이고 주체적인 캐릭터를 선택하게 된다. 내 캐릭터들이 극에서 활발하게 활동한 편이라 너무 좋다.
-예전에 가수도 하고 싶다고 했었는데... 도전할 의향은 있으신가?
가수할 시간이 없어서... (웃음) 당시 연습생이어서 그런 말을 했던 것 같다. (웃음) 지금 감사하게도 연기적인 부분을 좋게 봐줘서 여기에 전념 중이다.
-4편에 다시 등장할 의향은?
글쎄 어떻게 될지 모르지만 만약에 불러주면 언제든 열려있다.
-올해 이루고 싶은 소망은?
시간이 지나면 바뀔 수도 있지만...연초니까.(웃음) 조금 더 많이 움직이고 바쁘게 움직이는 사람이 되고 싶다. 그래서 그런 것들이 통해서 연기로 보여주고 싶다. 아직은 좀 더 경험하고 싶다.
-이제 쉬어야 할 때 아닌가?
영화를 하면서 체력적인 부분이 보완되었다. 어떻게 될 지 몰랐지만, 좋은 작품이 있으면 바로 할 수 있다.
-지금까지 연기한 캐릭터 중 실제 본인과 가장 잘 어울린 캐릭터는?
반반씩 닮았다고 하는데... 다 비슷하다. (웃음) 참 그러고 보니까 선배님들이 여러 인터뷰를 통해서 내 칭찬을 많이 해주셨는데, 나도 이번 기회를 통해서 선배님들께 존경한다고 전하고 싶다. (웃음)
최재필 기자 (보도자료/제휴 문의/오타 신고) movierising@hrising.com
(사진=(주)쇼박스)
※ 저작권자 ⓒ 무비라이징.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